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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
월호 지음 / 마음의숲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했다. 언제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는 끝없는 슬픔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무엇보다도 삶의 마지막 즉 죽음에 대한 절묘한 균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죽음을 삶의 안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그동안 죽음을 터부시하여 삶의 바깥쪽으로 밀어내며 쉬쉬했는데 이 책은 죽음을 당당히 말하고 있다. 더구나 보통 사람인 아닌 월호스님이라는 분이 깨달음을 맑고 향기롭게 들려주고 있다.
그러나 종교적인 차원에서 죽음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는 삶을 구원하는 측면에서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 를 묻고 있다. 약간은 당황스럽겠지만 죽음을 통해 삶을 치유하는 것이 결코 나쁘지 않았다.
이 책에서 월호스님은 웰빙이 아닌 웰다잉(well-dying)으로 삶을 변화하길 바란다. 죽음을 불교에서 보면 ‘몸 벗는다’ 혹은 ‘몸 바꾼다’ 고 말한다. 한평생 쓰던 몸뚱이를 벗어 놓고 다른 몸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죽음이란 기뻐할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슬퍼할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잘 사고 죽느냐는 것이다. 그래야 더 나쁜 옷으로 갈아 입지 않을 것이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마음을 잘 살게 하는 짧은 메시지들이 많다. 가령, 주인된 삶을 사는 것,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다는 것, 사랑하는 마음이 사랑을 보는 것, 지금 여기서 후회없이 사랑해야 한다는 것, 웃을 일이 생길 거라며 웃으라는 것, 복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짓는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스트레스를 영(0)으로 하라는 것이다.
바야흐로 웰다잉(well-dying) 시대다. 지난 날 숨가쁘게 살면서 잘 먹는 것이 잘 사는 것인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너무나 불편하다. 아무래도 죽음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인생의 마침표를 어떻게 남길 것인가, 에 대한 시간은 매우 각별한 의미일 것이다. 좋은 죽음이 좋은 삶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