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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 강양구의 과학.기술.사회 가로지르기 ㅣ 세 바퀴로 가는 과학자전거 1
강양구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6년 12월
평점 :
이 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소 충격적이다. 여기에 나오는 과학적 사실들이 정말일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몰랐던 과학에 대한 치명적 오류가 있는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한마디로 불량과학이라는 것이다. 즉 과학기술의 발달이 인류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품이라는 수단으로 매매되는 현실이 너무나 불량하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저자는 제목에 나와 있듯 오늘날 과학은 세 바퀴로 가는 자전거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과거 자전거가 두 바퀴였다면 지금은 과학, 기술, 사회라는 세 바퀴이다. 이 세 바퀴가 서로 균형있게 작동하면서 전진해야 한다. 만약 과학, 기술만이 강조된다면 과학은 여전히 상품이라는 효율성을 내세워 괴물이 되고 말 것이다.
가령,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를 경악하게 한 황우석 사태에 비친 자화상은 많은 문제점과 위험성을 보여주었다. 우리 과학자에게 의해 줄기세포가 연구된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장애인을 위해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으니 휴머니즘 관점에서 이 보다 좋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휴머니즘 사기에 농락되고 말았다. 줄기세포의 장밋빛에 가려진 가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환상에 사로잡혀 허점을 놓치고 말았다.
우선적으로 연구를 위해 난자를 제공하는 여성들의 고통이 심각하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점은 줄기세포의 결과가 앞서 말했듯 상품으로 매매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소외된다는데 있다. 생각할수록 이상한 일이다.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했는데 정작 비싼 치료약이 목구멍을 막아버린다. 글리벡이라는 백혈병 치료제에서 발생했던 상황이 반복되고 만다.
이밖에도 환경 문제, 정보 문제, 복제 문제에 관련된 과학 기술에 대해 저자는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러면서 과학 기술의 결과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때로는 당신의 차(車)와 이혼하라고 한다. 이로 인해 어느 누구는 대한민국을 구했다고 한다. 반대로 어느 누구는 비전문 과학자라는 오명을 감정적으로 공격하기도 한다. 지난 날 기념비적인『침묵의 봄』을 통해 환경호르몬의 역습을 주장했던 레이첼 카슨을 “미친 여자”라고 했듯이 “미친 남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불량과학에 대한 저자의 고발은 호기심 차원에서 지식을 남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 분야의 과학 기술에 대한 겉과 속을 파헤치면서 과학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또한 과학전문 기자답게 풍부한 사례를 통해 객관적이면서 설득력있게 과학 기술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전문 과학자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오히려 비전문 과학자라는 장점을 새롭게 하고 있다. 그것은 과학자들의 기술을 사회적으로 적용하고 발전시키는데 지극히 일상적으로 우리가 역할을 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과학 기술과 사회가 소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현실적인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과학 기술을 보는 눈(眼)이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