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SQ 사회지능 - 성공 마인드의 혁명적 전환
다니엘 골먼 지음, 장석훈 옮김, 현대경제연구원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0월

최후통첩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이 게임은 한쪽의 제안을 다른 쪽에서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 벌어진다. 가령, 누군가가 당신과 다른 사람에게 10달러를 주면서 둘의 합의해 나눠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서로가 만족해야 한다. 만약 서로가 불만이 가득하면 이것은 게임이 아니라 감정싸움이 되고 만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대니얼 골먼은 뇌 과학 시스템으로 접근하고 있다. 우리의 마음을 뇌가 움직이는지 아니면 뇌를 움직이는 것이 마음인지 우선 순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회적인 관계를 통해서 의사소통을 하듯 뇌 또한 예전과는 달리 사회적인 뇌를 형성하면서 우리의 마음을 돕는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적 뇌의 영역을 로 로드(low road)와 하이 로드(high road)로 구분하는데 두 로드가 번갈아 가며 우리의 사회지능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뇌의 질펀함이 있고 없음으로 설명하고 있다. 전자가 감정적으로 얼룩져 있어 질펀하다면 후자는 이성적이어서 질펀함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다채로운 내용이 가득한데 제목에서부터 매우 흥미롭다. SQ가 성공 마인드의 혁명적 전환이라는 것이다. 성공이라는 트렌트를 감안하면 한 번쯤 읽어보게 한다. 하지만 이 책을 단순히 흥미 위주로 봐서는 곤란하다. 뇌에 대한 명칭에서부터 신경 과학이론에 이르기까지 생소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소한 탓에 이 책은 신기하게도 흥미를 더한다. 더구나 SQ라는 강렬한 느낌은 우리의 욕망을 대변해주고 있다.

저자는 인간 관계의 다양한 스타일을 분석하면서 IQ, EQ에 이어 다가올 미래는 SQ가 지배한다고 한다. SQ는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잘 읽으며 타인과 잘 어울리는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찍이 부버는『나와 너』에서 사람은 세계에 대해 두 가지 태도를 취한다고 했다. 그 하나는 나-너이며 다른 하나는 나-그것이다. 전자가 타인을 인격적으로 대한다면 후자는 타인을 비인격적으로 대한다. 그래서 나는 너와 만남으로 비로소 진실한 내가 될 수 있다. 그대여 그것 없이는 인간은 살 수 없다. 하지만 그것만 함께 사는 자는 인간이 아니다, 라고 했다.

저자 또한 그것에 대해 우리의 관계가 수단으로 여긴다고 했다. 물론 그것이 너라는 관계보다 합리적인 것은 사실이나 우리의 관계가 항상 불합리한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그것을 필요로 한다. 결국 우리는 모든 사람을 너로 여길 수 없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로 인해 저자는 새로운 미래에는 SQ가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주장하면서 인간 관계의 구조를 재정립하려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얼마나 사회지능이 높은가에 따라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가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디자인하는데 있어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것-우리라는 관계에서 사회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우리의 관계도 발전해야 하는데 세상은 더욱 각박해지고 있다. 때로는 뉴스보기가 겁날 정도다.  이러한 사회적인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저자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관계가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고 한다. 그 방법으로 사회지능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라고 한다.

이러한 해결책이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높일 것이다. 더불어 사는 삶이 아닌가? 요즘 같은 시대에 이 책이 끌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SQ! 이것이 명쾌한 정답이다. 아름다운 세상과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서로가 사랑의 온도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