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부풀리세요!

짧은 귀 토끼 ㅣ 모두가 친구 1
다원시 지음, 심윤섭 옮김, 탕탕 그림 / 고래이야기 / 2006년 10월

동동이를 아세요? 동동이는 앙증맞은 꼬마 토끼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토끼 귀가 짧습니다. 그래서 동동이는 짧은 귀 토끼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말이 좋아 그렇지 듣기 좋은 말은 아닙니다. 동동이는 애써 이런 사실을 모른 척 하려고 해도 자꾸만 주위에서 놀리는 탓에 마음 아파합니다.

정작 토끼에게 중요한 것은 빨리 달리고 높이 뛰는 것인데도 다른 동물들은 다르다는 것에만 입방아를 찧습니다. 그 따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해 동동이는 귀를 길게 늘이려고 온갖 방법을 해보는데 과연 동동이는 귀를 늘릴 수 있을까요?

너무 궁금한 마음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 표지에 나와 있듯 빨래 집게에 자신의 귀를 매달고 있는 동동이의 애틋한 모습을 보니 달려가서 성형(?)이라도 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동동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발랄해서 좋습니다. 아이만이 가지고 있는 기발한 상상력이 재밌습니다.

돌이켜 보면 동동이 말대로 귀가 길고 짧은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됩니다. 그런데도 누군가가 조금만 이상해도 우리는 싫어하고 맙니다. 그럴수록 정상적인 우리가 놀랍게도 비정상적으로 되고 맙니다.

우리가 이래서는 안 됩니다. 삶을 긍정적으로 서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신의 결함이 곧 장점으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습니다. 동동이 마냥 남들이 놀린다고 모자를 계속 쓸 수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귀를 길게 하기 위해 만든 토끼 빵이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정성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둔 부모 마음으로 읽으니 동동이가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귀가 짧아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동동이가 자신의 고민을 풀어나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감동적이며 벅차고 풍요롭습니다.

앞으로도 토끼 귀 빵집이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그 빵을 먹고 자신이 열등하다고 생각했던 마음을 맛있게 부풀렸으면 합니다. 앞서 말했듯 중요한 것은 신체적인 결함이 아닙니다. 결국 자신이 가장 잘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찾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이들에게 멋지고 신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