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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의 수학 콘서트
박경미 지음 / 동아시아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에게나 수학은 어렵다. 초등학교 시절 구구단을 제대로 외우지 못해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있어야 했다. 어쨌든 구구단을 외우기만 하면 집에 갈 수 있었지만 중, 고등학교에 올라갈수록 수학에 대한 공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우리가 알아야 할 수학 공식이 머리를 아프게 했다. 뿐만 아니라 수학 공식을 응용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럴수록 도대체 왜 수학을 배워야 하는가? 라는 문제를 푸는데 오히려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교실 밖 상황은 다르다. 아인슈타인이 “순수 수학은 그 자체가 논리적인 개념들로 씌워진 한 편의 시(詩)이다.” 라고 말했으며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근본은 수(數)이다.” 라고 했다. 이처럼 위대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수학이야말로 진리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교실 안팎의 수학 문제에 대하여 박경미의『수학 콘서트』가 명쾌하게 증명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수학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생활 속의 수학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수와 공식, 그리고 계산이라는 것이 수학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마치 전부인양 암기과목 공부하듯이 공부하고 있으니 저자말대로 모차르트 초롤릿 맛이 나는 것이다.
또한 수학의 필요성에 대해 저자는 1950년 6월 25일이 무슨 요일인지 계산해보라고 한다. 이 문제가 수학적으로 계산이 된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하지만 수학이라는 학문이 논리적인 과정을 통해 생각하는 추론의 대상임을 감안하면 얼마든지 답을 찾을 수 있다.
가령, 이 책에 나와 있듯 코끼리를 냉장고 넣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렇다고 현실세계에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학적 세계에서는 세련된 통계학자 내지 집합론 전공 수학자에게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고력을 바탕으로 하여 수를 통해 세상을 디자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수학과 거리를 두는 것은 왜일까? 이 문제에 대해 이언 스튜어트는『자연의 패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수학이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는 수학이 무대의 가장 뒤쪽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즉 우리는 텔레비전을 볼 뿐 텔레비전 신호를 전송하는 부호화 방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는 것이다.
앞으로는 누구든지 수학을 재밌게 공부했으면 한다. 수학하면 수와 공식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학에 나오는 여러 가지 수식내지 도형이 딱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 편의 시(詩)에도 언어가 감성적으로 필요하듯 수학에서 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제 수학을 즐기자. 이 책의 제목에 나와 있듯 아름답고 멋진 그러면서도 다양한 수학콘서트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학과 콘서트는 서로 불협화음일 것 같은데 음악의 원리를 알고 있으면 답은 간단하다. 음악의 아름다움은 피아노 건반 위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그 바탕에는 음의 비례(정수의 비율)에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그래서 얼마든지 수학이 콘체르토가 될 수도 있고 왈츠가 될 수도 있으며 심포니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