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기도하게 하소서 라고 시작되는 김현승님의 시 처럼

올해 가을은 내게도 기도하고 싶은 계절이다.

조금만 더워도 맥을 못추는 내게 지난 여름은 너무 더웠지.

이렇게 높은 하늘과 살랑살랑한 바람과, 한낮의 한바탕 강한 햇살과, 모습을 바꾸는 나무, 나뭇잎들과...

어떤 결과에도 담담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약한 발이나마 내가 그 길을 열심히 걸을수 있게 하소서.

지금 우리집엔 동네 여기저기서 주워온 밤이 쌓여 있다.  올해 송편 속은 저 밤들을 삶아서 꿀, 계피에 버무려 만들면 되겠다.

추석이 다가온다. 잘은 못하지만 올해도 차례상 정성껏 준비해야지.

어제 오후에 구운 카스테라. 구멍이 숭숭 뚫린게 아직도 어슬프다. 꼭 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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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런스 2006-10-0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에치나인님이 어설프다면, 헉.. 전 접시물에 코박아야해요^^ 바라시는 일 잘 이루어지길 같이 소망할께요.

hnine 2006-10-03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고맙습니다. ㅋㅋ 접시물에 코박는다는 말 오랜만에 들어보니 그도 정겹네요.

2006-10-04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0-04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rine 2006-10-07 0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봐서는 침이 꼴딱 넘어가는 멋진 카스테라인데요??^^

hnine 2006-10-07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마린님, 예, 맛은 괜찮았어요 ^ ^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박영숙 지음 / 알마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호기심은 모든 걸 배우게 만드는 힘이고, 어른들이 할 일은 서둘러 가르치려 드는 일이 아니라, 호기심이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자극이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아이들은 놀면서 배우고 놀면서 자란다. 놀면서 궁금한 게 생기고 하고 싶은 것도 생긴다. 그래, 책이 있는 놀이터를 만들자! 이런 생각으로 만들게 된 느티나무 도서관이란다. 여섯 달 동안 준비하여 2000년 2월 이 도서관이 문을 열기 까지의 여정, 그리고 느티나무의 생각, 추구하는 방향, 또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만난 여러 아이들의 이야기 등이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들어, 결국 하루 온 종일, 그리고 다음 날 새벽까지 다 읽고 말았다.

이제 7년 째 자리 매김 하기까지 도서관을 이끌어 온 힘은 바로 참여한 모든 사람들 마음 속의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었다. 내 아이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이 이 도서관을 이끌어 가는 두 바퀴였음을.

아이들은 부모가 앞에 앉혀놓고 가르치는대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자기들 방식대로, 우선은 부모가 하는 것을 보고 뒤에서 따라하며 배운다는 것. 아이에게 보장된 미래를 열어준다는 부모 마음으로, 부모의 잣대로, 이들의 인생을 계획하고 규정지으려 하지 말자. 무작정 칭찬을 쏟아 부음으로써 아이로 하여금 그 칭찬에 부응할 만큼, 보모의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을 만큼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을 은연중에 만들지 말자.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틀림없이 잘 해내기를 바라기 보다는, 틀리면 어떻게 하나 두려움 없이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에 호기심을 느끼고 해보고자 하는 아이로 내버려 두자.

아이를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너그러움 이라고.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계속 이 너그러움과의 싸움이다.

왜 도서관을 살아있는 유기체라고 했는지 이제 이해가 된다.

 

책이 있는 아이들의 놀.이.터.

이런 놀이터가 곳곳에 많이 생겨나기를, 저자와 같은 마음과 눈으로 아이를 보고 대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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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1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6-10-0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어떻게 가리는지 몰라 (^ ^) 그냥 글만 올리는 것으로 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비자림 2006-10-01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그러움. 참 가슴 깊이 다가오는 말입니다. 제가 잘 그러지 못해서 더욱 다가오는것 같아요. 건강한 철학을 지닌 지은이를 저도 조만간에 만나봐야겠네요.
hnine님, 추석 잘 보내시구요, 또 밝은 모습으로 뵈요~~~~

hnine 2006-10-01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추석때 어디 가시나요? 저는 저희 집에서 차례지내요. 비자림님도 가족과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래요 ^ ^

향기로운 2006-10-14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책에 무관심하던 엄마가 작년부터 늦은 발걸음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막상 어떤 책을 아이에게 읽도록 할 것인지 막연했었는데.. 간혹 아이들을 위해 엄마아빠가 어떤 노력쯤은 해야한다는 정도의 글을 보게 되면 정말 반갑거든요. 책만 사주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책 속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hnine님의 리뷰 잘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hnine 2006-10-14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로운님, 책 내용에 비해 보잘것 없는 리뷰였는데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좋아하게끔 해주는 것은 어릴 때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수 있는 가치있는 일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요...
 
시간의 마스터 - 성경에서 배우는 리더의 시간관리
한홍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아프고 나서 절실한 기독교 신자가 된 여동생. 내가 힘들어 할때마다 나를 전도하기에 바쁘다.  몇달 전 택배로 내게 보낸 세권의 책들, 일부러 보내주었으니 읽긴해야 하는데 하며 차일 피일 미루다가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금방 읽었다. 아마도 저자의 설득력있는 필치 때문이 아닐까 한다.

책 속에서 밑줄 친 구절 몇 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임을, 성공이 아니라 의미임을 (13)

 

*매뉴얼을 만드는 인간과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인간은 천지 차이다. 매뉴얼은 최소한의 가본을 알기 위해서, 최악의 상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존재할 뿐이다. 출발역이지, 종착역이 아니란 얘기다.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인간은 스스로 계획을 세우거나 순서를 정하지 못한다. 그래서 상황에 맞고 융통성 있게 일을 처리할 수도 없다. 로봇과 별 차이 없다. (64)

 

*자신들의 능력에 맞는 일을 달라 하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일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달라고 기도했다. (85)

 

*시간 관리의 핵은 집중력 (91)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되는 책, 기독교인이라면 더욱 도움이 될거라 생각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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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로 간 또또 어른이 읽는 동화
강석경 지음, 박문선 그림 / 열림원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동화를 쓰기로 하면서 작가가 등장 인물의 성격을 궁리하다가, '말괄량이 삐삐'를 떠올리고 남자 삐삐를 생각하며 썼다는 개구장이 또또. 그림그리는 엄마를 따라 2년 동안 인도로 가서의 이야기이다. 엉뚱한 짓을 잘 하고, 아직 때묻지 않은 소년 또또. 참나리 아파트 몇동 몇호가 자기의 고향이라고 믿고 있던 또또에게 인도에서의 생활은 전혀 다른 세계였을텐데, 나름대로 즐기며 커가는 모습, 그리고 새로운 사건, 또는 인물, 풍경을 만날 때마다 나름대로 고민하고, 궁금증을 풀려 애쓰는 모습이, 꼭 아이만으로 보이진 않는다. 사람은 나이가 많든 적든 모두가 나름대로 하나의 우주이며 세계인것이지.

내가  대학생 시절에, 강석경의 '숲속의 방'이라는 소설은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과 함께 거의 교과서 격이었다. 아니, 교과서보다 더 영향력을 행사하던 책이었다. 너무 좋았다, 생각보다 별로였다, 도대체 무얼 말하려는 건지 시시하다...주위에서 읽고 난 의견이 이렇게 천차 만별인가 했었다. 우리 과 어느 친구의 느닷없는 휴학이, 이 책을 읽고나서라는 말도 있었는데, 정말 그렇고 안 그렇고를 떠나, 적어도 구실이 될 여지가 있는 책이었으니까.

이후로 성장소설 비슷한 '청색시대' , 그리고 '내 안의 깊은 계단', '일하는 예술가들' 이후에 오랜만에 읽은 강석경의 작품이다. 큰 사건 없이, 그냥 흘러가는 강물 같은, 그러나 여기 저기 특유의 깊은 사유의 흔적이 묻어 나는 그녀의 글은, 이 책에서도 '또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냥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인도로 간 또또는, 인도로 또또를 데려간 또또의 엄마는, 거기서 무엇을 담고 돌아왔을까. 아니면 버리고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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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으로 이사오기 전 살던 동네에서 아이 데리고 즐겨 찾던 우리 동네 자그마한 어린이 도서관이 있었다. 걸어서 2분, 우리 아파트 상가 지하의 '느티나무 도서관'.

아파트로 이사 오기 전부터, 아파트보다 이 도서관이 가까이 있다는게 더 맘에 들었고, 또 걸어서 5분이면 개관한지 오래되지 않은 정말 멋진 시립도서관까지 있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했었지.

느티나무 도서관은 이 지역 엄마들의 자원 봉사로 운영이 되고, 작년부터인가 도서관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재단법인으로 발족, 후원회도 결성이 되었었다. 관장되시는 분은 도서관에서 몇 번 뵈었는데, 내 나이 정도 되신, 자그마한 체구에 차분한 목소리를 갖고 계신 분으로, 힘들지만 보람있는 일을 하고 계시구나, 존경과 부러움으로 쳐다보곤 했었다.

아이 책 뿐 아니라 많지는 않아도 엄마들이 볼 만한 책 들이  알차게 갖춰져 있어 나도 자주 애용했었다. 가면 늘 앞치마를 두른 엄마들이 책을 매만지고, 정리하고, 대출 해주고 하던 곳.  나는 직장을 다니고 있던 터에 참가는 못했지만 늘 아이들을 위한 행사가 심심치 않게 마련되어 벽에 포스팅 되어 있던 곳. 아직도 내 수첩에는 아이 사진이 박혀 있는 이 도서관 대출증이 고이 간직되어 있는데.

오늘 알라딘에서 발견. 이 관장님께서 책을 내셨네. 내가 살던 동네가 나오네! 당장이라도 책을 들춰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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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9-27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그런 작은 도서관을 하나 만드는게 꿈인데요..그 관장님이 존경스럽네요..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세실 2006-09-27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앞날을 생각하다보면 지금부터 딱 10년만 도서관 근무하고, 어린이 전문서점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도 해주고, 주말이면 좋은 곳 문학기행도 가고.... 여력이 되면 책도 쓰고 싶고...
참 멋진 분이네요.

hnine 2006-09-2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 포터님, 그런 꿈을 가지고 계시군요. 꼭 이루세요!

세실님, 정말 잘 하실 것 같아요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하늘바람 2006-09-27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도 세실님도 정말 멋진 꿈을 가지고 게시네요.
에이치나인님 저도 그 느티나무 도서관 궁금하네요

야클 2006-09-2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다음에 늙어서 조그만 도서관 하나 운영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

비자림 2006-09-27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이 가까이 있어 참 좋으셨겠어요. 저는 집에서 쉴 때 이동도서관버스 오는 것도 반갑더라구요.
아, 역시 책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도서관, 서점 운영이 꿈이군요.^^

전호인 2006-09-27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시는 분이 책을 내셨다니 느낌이 새로울 것 같습니다.

hnine 2006-09-27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그 도서관 홈피도 있는데...지금 생각이 안 나네요 ^ ^
야클님, 많은 알라디너께서 비슷한 계획들을 가지고 계시군요. 도서관도 좋고, 아니면 오픈된 서재라도, 책이 있는 공간을 꼭 가지고자 하는 것이 저의 노후 대책이기도 하답니다 ^ ^
비자림님, 앞으로 이사 갈 때에도 꼭 알아보고 가야겠어요 주위에 도서관과 공원 (연구단지 공원 같은)이 있는지.
전호인님, 이분 인상이, 작으면서도 강단있어 보여 일을 대충하실 분 같지 않아보였어요.

sooninara 2006-09-27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신문에서 본 책이네요. 이런 도서관 정말 가가이 있으면 좋겠어요.

hnine 2006-09-27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ooninara님, 신문에도 났었어요? 와~ 그 도서관 이제 유명해지겠어요 ^ ^

비로그인 2006-10-02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좋은데 근처에 사셨었어요? 댓글들을 보니 역시 알라디너들은 다 비슷비슷한가 봅니다...

hnine 2006-10-02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ci님, 제 서재에 들러주셨군요. 오늘 오랜만에 Manci님 페이퍼 보고 반가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