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간 또또 어른이 읽는 동화
강석경 지음, 박문선 그림 / 열림원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동화를 쓰기로 하면서 작가가 등장 인물의 성격을 궁리하다가, '말괄량이 삐삐'를 떠올리고 남자 삐삐를 생각하며 썼다는 개구장이 또또. 그림그리는 엄마를 따라 2년 동안 인도로 가서의 이야기이다. 엉뚱한 짓을 잘 하고, 아직 때묻지 않은 소년 또또. 참나리 아파트 몇동 몇호가 자기의 고향이라고 믿고 있던 또또에게 인도에서의 생활은 전혀 다른 세계였을텐데, 나름대로 즐기며 커가는 모습, 그리고 새로운 사건, 또는 인물, 풍경을 만날 때마다 나름대로 고민하고, 궁금증을 풀려 애쓰는 모습이, 꼭 아이만으로 보이진 않는다. 사람은 나이가 많든 적든 모두가 나름대로 하나의 우주이며 세계인것이지.

내가  대학생 시절에, 강석경의 '숲속의 방'이라는 소설은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과 함께 거의 교과서 격이었다. 아니, 교과서보다 더 영향력을 행사하던 책이었다. 너무 좋았다, 생각보다 별로였다, 도대체 무얼 말하려는 건지 시시하다...주위에서 읽고 난 의견이 이렇게 천차 만별인가 했었다. 우리 과 어느 친구의 느닷없는 휴학이, 이 책을 읽고나서라는 말도 있었는데, 정말 그렇고 안 그렇고를 떠나, 적어도 구실이 될 여지가 있는 책이었으니까.

이후로 성장소설 비슷한 '청색시대' , 그리고 '내 안의 깊은 계단', '일하는 예술가들' 이후에 오랜만에 읽은 강석경의 작품이다. 큰 사건 없이, 그냥 흘러가는 강물 같은, 그러나 여기 저기 특유의 깊은 사유의 흔적이 묻어 나는 그녀의 글은, 이 책에서도 '또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냥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인도로 간 또또는, 인도로 또또를 데려간 또또의 엄마는, 거기서 무엇을 담고 돌아왔을까. 아니면 버리고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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