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기도하게 하소서 라고 시작되는 김현승님의 시 처럼
올해 가을은 내게도 기도하고 싶은 계절이다.
조금만 더워도 맥을 못추는 내게 지난 여름은 너무 더웠지.
이렇게 높은 하늘과 살랑살랑한 바람과, 한낮의 한바탕 강한 햇살과, 모습을 바꾸는 나무, 나뭇잎들과...
어떤 결과에도 담담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약한 발이나마 내가 그 길을 열심히 걸을수 있게 하소서.
지금 우리집엔 동네 여기저기서 주워온 밤이 쌓여 있다. 올해 송편 속은 저 밤들을 삶아서 꿀, 계피에 버무려 만들면 되겠다.
추석이 다가온다. 잘은 못하지만 올해도 차례상 정성껏 준비해야지.
어제 오후에 구운 카스테라. 구멍이 숭숭 뚫린게 아직도 어슬프다. 꼭 나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