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본심 - 스탠퍼드 교수들이 27가지 실험으로 밝혀낸
클리포드 나스.코리나 옌 지음, 방영호 옮김 / 푸른숲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게되기까지:

서재 친구분께서 댓글에, 누군가를 따라하는 행위는 그 사람에 대한 최대의 칭찬의 표현이라는 글을 인용해주셨기에 출처를 여쭤보았더니 이 책을 말씀하셨다. 책을 구입하고 보니 원제는 번역본 제목과 매우 달랐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원제와 번역본 제목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때였나? 문과냐 이과냐를 정하기 위해 학교에서 적성검사라는걸 했는데 검사 결과는 문과 성향 ~%, 이과 성향 ~%, 이렇게 나오고 우리는 그 결과를 문과, 이과반 나눌때 참고 할 수 있었는데, 항간에 나는 반드시 어느 쪽 성향이라고 굳게 믿고 검사를 받으면 진짜 적성에 상관없이 결과가 믿는 그대로 나온다고 했다. 예를 들어 '나는 꼭 의대에 갈 것이고 그러니까 이과라는 결과가 나와야 해' 이런 마음으로 검사를 받으면 결과도 그쪽으로 치우쳐 나온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기억나는 일은 고등학교때 사회문화인지 국민윤리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이다. 우리 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면 그 결과를 그대로 다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어떻게 행동하십니까, 이런 문항에 대해 실제 자기가 행동하는 방식으로 답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래야한다고 믿는 대로 답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아마 그 설문 조사의 성격이나 주위 상황, 분위기, 결과에 따른 결과 예측등, 여러 가지 요인이 설문조사에 응하는 사람에게 작용하여 자기도 모르게 솔직하게 답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책의 원제를 보며 떠오른 기억이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말이나 행동, 결정을 보면서 그 사람의 본심을 얼마나 알 수 있을까? 매우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 있을 것 같은데 의외로 저자는 말한다. 세상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고. 아마 그 말은 이미 세상은 복잡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자의 문제 접근 방식:

자기의 경험과 지식에만 근거해서 쓰지 않았다. 지식과 겨험을 바탕으로 하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직접 실험을 해보고 관찰된 결과를 해석하여 결론을 얻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실험은 꼭 실험실에서 흰 가운 입고 자연현상의 이치를 밝히기 위해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신선함이랄까. 여기에 컴퓨터가 참여했다는 것은 어쩌면 부정적으로 볼 일이 아니라, 사람의 행동양식을 그만큼 컴퓨터가 상당 수준까지 모사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했다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컴퓨터가 여러 가지 상황을 설정함으로써 실제사람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류들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즉, 사람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는 어느 정도 배제하되, 예측 가능한 변수는 포함시킬 수 있는 방식. 실제로 이런 실험을 고안하고 실행하기까지 그것을 주관하는 인간의 머리는 컴퓨터보다 얼마나 정교하게 돌아가야 할까.

 

이 책에서 알게 된 것:

 

● 칭찬에 관한 실험 결과

- 칭찬은 그것이 아첨의 의도에서 나오든 그렇지 않든 일단 듣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들이고 호의적으로 평가한다. 이것은, 칭찬을 해야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더라도 칭찬을 아끼지 말라는 사회적 규칙이 먹힌다는 것을 암시한다. (37쪽)

- 가령 일을 시작도 안 했는데 "분명히 성공할 거예요" 같은  경직된 마음 구조에서 뻔한 칭찬을 하면, 칭찬 받은 사람은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겠지만,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칭찬을 했음이 밝혀질 경우, 자신의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칭찬한 사람에게 반감을 느끼게 된다. (74쪽)

- 사람들은 비판과 지능을 무의식적으로 연결 짓는 경향이 있다. 즉,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는 사람을 유능하게 보는 현상을 말한다. (82쪽)

- 겸손해보이고 싶은가, 유능해보이고 싶은가?

호감이 아니라 능력을 평가할 때에는 겸손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결과를 보였다. 겸손은 이율배반적이라서 칭찬할 만한 성품이지만 능력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 성격이 다른 사람과 같은 사람, 어느 쪽을 더 원하는가

- 자기와 유사성을 가진 쪽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성격이 반대인 사람에게 끌리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서서히 서로 비슷해지면서 상대방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게인 효과 (gain effect) : 사람들은 처음에 큰 보상을 한 번 받는 것보다 처음에 작은 보상을 받았다가 서서히 큰 보상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부터 성격이 비슷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보다, 성격이 나와 다른 사람이 나의 성격에 맞춰주는 것을 볼때 더 기분 좋다. 사람들은 그런 태도를 무언의 칭찬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자존감을 지키기 어려운 이 세상에서 사람들이 나를 닮으려고 하는 것보다 기분 좋은 일이 또 있을까? 닮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가장 진심 어린 아부다. (123쪽)

 

●한 팀이 된다는 것

- 함께 실패한 경험은 오히려 유대감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팀워크 강화 훈련이 동질감과 상호의존감을 고취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면 별 효과가 없을 수 있다. (153쪽)

- 한 팀이라는 것이 의사결정 기구라는 생각을 지워야 한다. 즉, 한 팀이 되었으면 명시된 팀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무조건 의견 일치를 보고 반대 의견을 묵살하려는 잘못된 태도를 버려야 한다. 의견 일치를 추구하는 집단은 극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166쪽)

 

● 타인의 감정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대한 실험 결과

- 우울할 때는 우울한 사람이 위로가 된다. 실험 과정중 슬픔에 젖은 운전자는 행복감에 젖은 승객보다 슬픔에 젖은 승객과 함께 할때 운전을 더 안전하게 했을 뿐 아니라 안정된 기분을 느꼈다. 깊은 좌절감에 빠진 사람에게 삶의 밝은 면을 보라고 말하는 것은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 상대방의 슬픔을 공감하되 슬퍼보인다고 말하지 말라. 상대방이 슬퍼보인다는 것을 감지했으면 너무 긍정적인 태도를 취해서 상대방의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서도 안되고, 동질감을 키워가면서 차츰 행복한 측면을 강조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 좌절과 우울 사이에는 미묘하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다. 사람들은 좌절감을 느낄 때 흥분 상태로 인해 부정적 감정과 연결된 행동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다가 흔히 부정적 감정을 일으켰다고 생각되는 원인에 관심을 집중한다. 이와 반대로, 우울한 기분을 느끼면 문제나 그 밖의 다른 일들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심리적인 차이를 안다면 부정적으로 흥분한 사람들 (좌절하거나 분노한 사람들)과 울적해하는 사람을 상황에 맞게 달랠 수 있지 않을까? (225쪽)

좌절감을 느낀 사람들을 대할 때는 그들이 느끼는 부정적이고 흥분된 감정을 분명히 인정하고 문제의 원인을 개선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울적한 사람에게는 부정적 사건이 어쩔 수 없는 일임을 넌지시 일러준다. (229쪽)

- 인지 재해석 (cognitive reappraisal): 의식적으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

이것이 "자기 합리화", "둘러대기"와 다른 점은, 인지 재해석은 사실과 증거를 바탕으로 상황을 현실적으로 재해석한다는 것이다.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척 하거나, 문제를 합리화해봤자 아무런 도음이 안된다. 상황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지 재해석을 통해서 앞에 놓인 상황과 그에 대한 애초의 생각을 합리적으로 평가한다. 상황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235쪽)

 

다 읽고난 느낌:

사람의 의식이 작동하는 한, 본심만 담긴 말과 행동을 하며 살 수는 없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였다. 그것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떠나, 혼자 살고 있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려야 하고, 때로는 내 의견을 상대방에게 설득시켜야 할 경우도 있으며,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상대방이 알지 못하게 해야 더 좋은 경우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사람 심리 자체가 궁금한 심리학자가 아니다. 사람의 심리를 더 잘 알아서 일상에 적용하게 하고, 더 나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이용하고 싶은, 즉 커뮤니케이션학자에 가깝다고 할까?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컴퓨터가 이용되고, 그렇게 알아낸 결과를 다시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에 이용하고. 우리 사회의 한 패러다임을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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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7-20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서로 마음을 즐겁게 읽고
기쁘게 나누면서
삶을 빛낸다면 참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마음을 살피거나 읽는 뜻도
서로 아름답게 살아갈 길을 찾고 싶기 때문이겠지요..

hnine 2013-07-21 04:54   좋아요 0 | URL
그렇겠지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안녕미미앤 2013-07-22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완전 여자를 이해하기 위해 남자들이 읽어야할 책으로 보이네요^^

hnine 2013-07-22 04:37   좋아요 0 | URL
여기선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서 보는 관점보다는 고객과 주인, 사장과 사원등, 갑과 을의 관점에 더 중점을 두었어요. 번역본 제목에선 그런 관점이 잘 안드러나지요.

서니데이 2013-07-29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인의 감정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대한 실험 결과, 특히 인지재해석 부분이 보고싶어요. 이 책은 나와있는 소개내용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보고 싶어지는 내용이 많았어요.

hnine 2013-07-29 09:59   좋아요 0 | URL
읽어볼만해요. 여기 소개된 내용 자체도 흥미로왔지만, 사람들의 어떤 심리를 알기 위해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실험을 기획하는지, 그것을 보는 것도 흥미로왔어요. 제가 알고 있던 것 이상이더군요.
 

 

 

내가 사는 곳은 지방광역시이지만, 버스 타고 조금만 벗어나도 소위 말하는 '시골'이 나온다.

아침 첫 버스가 8시인 것을 확인하고 우산을 챙겨 집을 나섰다. 7시 20분.

갑사가는 버스를 타는 곳엔 5~60대 쯤 되는 아주머니들 대여섯분이 앉아계셨다.

작은 배낭을 메고 계신 저분 배낭엔 뭐가 들었을까.

모두 편한 바지에 운동화 차림. 나만 원피스에 구두를 신고 있었다.

평소에 치마를 즐기지 않는 편이지만 비오는 날엔 치마, 그 중에서도 원피스가 제일 편하기 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입고 나온거였다.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았더니, 40여분 버스가 달리는 동안 자리가 들썩 들썩.

논이 보이고 밭이 보이고, 일하는 사람은 그 속에서 드문드문 보일뿐.

사람의 물결, 높은 건물, 바쁜 걸음. 도시의 풍경과 얼마나 다른가.

가는 동안 읽으려고 가지고 갔던 책은 꺼내지도 않았다.

버스 창 밖으로 능소화, 배롱나무, 나리꽃, 접시꽃 등 구경하는게 더 재미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10여분 쯤 걸어올라간다.

아직 손님있을 시간도 아닌데 입구의 음식점들은 벌써 장사 준비를 하고 있다.

예전에 아이를 데리고 왔을 때 생각이 났다. 길에서 파는 군밤 사달라, 음료수 사달라, 공룡 장난감 사달라 졸라댔었지.

비는 오지 않고 있었지만 길은 젖어 있고, 나무도 젖어 있고, 물소리가 더 맑고 크게 들렸다.

 

종무소 들어가기 전에 가방에서 양말을 꺼내 신느라고 앞마루에 잠시 앉아 앞을 보니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이 참 소박하고 고즈넉하고, 그냥 그렇게 앉아 있고 싶었다.

종무소에서 나와 대웅전에 들어갔다. 들어왔으니 절을 올렸는데 이번에도 역시 아무것도 빌지 않았다.

 

경내를 한바퀴 주욱 둘러보고, 버스 시간에 맞춰 방금 올라왔던 길을 내려왔다.

 

 

 

 

 

 

 

 

 

 

오늘 좀 이상하네.

'갑사에 다녀왔다' 이렇게 한줄이면 될 것을

이렇게 죽죽 늘여쓰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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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5 0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7-15 08:29   좋아요 0 | URL
네, 이번 여름은 단순하고, 조용하고, 천천히 가고 있네요 아직까지는. 이렇게 가는 시간들도 마음 속에 어떤 결을 남길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제가 원래 더위를 무척 많이 타는 편이었는데, 해가 갈수록 더위를 느끼는 정도가 점점 약해지네요. 요즘은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서늘함을 느끼기 시작해서, 잘때는 영낙없이 이불을 덮고 잔답니다.
아침에 일찍 집을 나섰더니, 왔다 갔다 두시간이 걸리는 거리지만 집에 돌아온 시간이 오전 11시가 채 안되더군요. 연꽃은 칼라 사진이 더 예쁘긴 한데 그냥 여기엔 무채색으로 올리고 싶었어요.

파란놀 2013-07-15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것도 빌지 않은 마음을 빈 셈 아닐까요? ^^;
느긋하게 즐거웠으니
여러모로 느긋하고 즐거운 이야기가
되었구나 싶어요.

hnine 2013-07-15 08:32   좋아요 0 | URL
저도 뭔가 빌어보고 싶은데 막상 절을 하는 동안은 아무것도 머리 속에 떠오르지가 않아요. 이상하지요.
이제 버스편도 잘 알아놓았으니 앞으로도 저곳은 자주 가게 될 것 같아요.

상미 2013-07-15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즈넉한 느낌이 나는걸~~
혼자 다녀온거야?
우리 한번 봐야지? 언제쯤 볼까나??

hnine 2013-07-15 13:07   좋아요 0 | URL
응, 혼자~ ^^

icaru 2013-07-15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홀로 우연히 다녀온 외출이었는것 마냥, 홀가분하고 고즈넉하니 좋네요.
시내 버스 잡아타면, 괜찮은 절이나 산이 나오는 광역시 정말 근사해요! ㅎ

hnine 2013-07-15 20:28   좋아요 0 | URL
일단 집을 나서면 되는데, 그 한발자국 떼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홀가분, 고즈넉, 그 두 단어가 정말 딱 맞는, 짧은 외출이었어요.

안녕미미앤 2013-07-15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시선따라 움직임따라가니 잠깐이지만 조용하고 근사한 시간이 되는군요^^ 감사해요 앞으로도 늘여써주세요 히히

hnine 2013-07-15 20:30   좋아요 0 | URL
종교와 상관없이 가끔 산사로의 외출, 저는 좋더라고요. 가는 길에 꽃구경도 많이 했는데 사진을 미처 못 찍었어요. 여긴 벌써 목백일홍 (또는 배롱나무)이 피기 시작했더군요. 이게 핀걸 봐야 저는 진짜 여름 같아요.

세실 2013-07-16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랑 함께가 아닌 혼자....
가끔은 혼자만의 여행도 필요하지요.
전 요즘 커피숍에서 혼자 책 읽기 하고 있습니다.

hnine 2013-07-16 10:04   좋아요 0 | URL
일부러 혼자 하지는 않지만 가끔 혼자해보는 것도 잘 하는 편이어요.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지요.
커피 좋아하시고, 책 읽기 좋아하시니, 커피숍에서 혼자 책 읽기,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전 커피숍 들어가면 다른 사람들 구경하느라 책 잘 못 읽어요 ㅠㅠ

안녕미미앤 2013-07-19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종교와 상관없이 hnine님 시선따라 움직임따라 산사로의 외출^^
다시한번 갔다오니 또 하루가 풍성해지는 느낌이에요, 감사해요 헤헤
 
나의 프랑스식 서재 - 김남주 번역 에세이
김남주 지음 / 이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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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게되기까지: 결국은 책의 홍보가 목적이었겠지만, 책 소개와 함께 이 책을 보내주고 싶다는 메일을 출판사측으로부터 받았다. 이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본 적 있고, 사람들 눈길을 모으기에 제목을 잘 지었구나 생각했던 책이었다. 누구의 권유에 의해 책을 읽는다는 것이 내키지않아, 한동안 재미있게 하던 서평단 신청도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는 중인데, 책을 보내줄테니 책 소개글을 블로그에 캡쳐해서 올려주세요 라든지, 다 읽고 리뷰를 올려주세요, 라는 부탁의 말이 없기에 주소를 알려주었다. 며칠 후 감사하다는 답신과 함께 책이 집으로 배달되었다. 무채색 표지의 아담한 책이.

 

저자: 이름이 비슷해서 일어번역가 김난주와 혼동하기 쉽겠다. 이분은 프랑스어번역가인 김남주. 1960년생이니 지금 50대이고 대학 졸업후인 1988년에 번역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25년간 주로 프랑스 '문학작품'들을 번역해왔다.

 

책의 구성: '김남주의 번역에세이'라고 다소 애매한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그녀가 번역한 책들에 실린 '옮긴이의 말', 또는 그 책에 대한 해설로 구성되어 있는데, 거기엔 우리가 잘 아는 생텍쥐베리, 아멜리 노통브, 로맹 가리, 실비아 플라스, 간디 등의 책도 있고, 내게는 생소한 에드워드 베르, 마샤 스크리푸치, 가즈오 이시구로 같은 사람들의 책도 있었다. 또한 그녀가 번역한 책이 모두 프랑스어는 아니고 일부는 영어로 된 책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느낌글: 저자가 쓴 느낌글에 대한 나의 느낌글이라고 해야겠다. 여기 인용된 책들을 모두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느낌글 자체도 상당히 문학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떤 저자의 책을 번역자만큼 자세히, 고민하고, 의미를 곱씹어가며 읽는 사람이 있을까? 이십년 넘게 주로 문학작품을 번역해오면서 얼마나 수려한 문장들을 많이 봐왔겠느냐 말이다. 어쩌면 그녀의 느낌글 역시 식상하지 않고 나름대로 세련되었으며 자기만의 통찰이 담겨있었다는 것은 새삼스런 결과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본문이 시작되기도 전에, 들어가는 말에서부터 나는 줄을 치기 시작했다.

나는 줄곧 이 일을 내 삶의 징검다리 같은 것이라고 여겼다. 강 저편으로 가기 위해 딛고 가는. 오랫동안 내 시선은 내가 딛고 있는 그 징검다리가 아니라 내가 당도해야 할 강 저편 기슭에 고정되어 있었다고 고백한다. (9쪽)

아, 난 이게 무슨 말인지 너무나 잘 알것 같은데. 왜냐하면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이 사람은 그 생각을 이렇게 비유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구나 감탄했다. 이제는 안다. 내가 걷고 있는  이 징검다리가, 어디로 가기 위해 잠시 거쳐가는 과정이 아니라 이것이 곧 내가 시선을 두고 집중해야 할 길임을.

삶의 반환점을 돌아, 남기는 일의 무상함과 중요함을 함께 깨닫는 나이가 되어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하는 (11쪽) 저자의 나이는 50대 중반. 무상함과 중요함을 함께 깨닫는 나이. 그래야 하는 나이.

프랑수아즈 사강의 그 이름이 본명이 아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도 우리나라 어떤 유명 소설가가 처음 한 말이 아닌, 사강의 말에서 인용되었다는 것도.<슬픔이여 안녕>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으며 평판만큼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던 내 경험에 반해, 저자는 사강이라는 인물을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설해놓았다. 사랑을 불안정하고 임시적이고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에 나는 동의하니까.

"내 나이가 되면 이건 더 이상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네." (95쪽)

에밀 아자르의 <솔로몬왕의 고뇌>라는 책에서, 화자인 장이 솔로몬에게 마드무아젤 코라를 사랑사느냐고 묻자 여든다섯 살의 그가 한 대답이라고 한다. 이것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여든다섯 살에도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고 아침은 여전히 아침일 테지만, 그 나이에는 그 이상이 있고 이제 나는 그게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고 말한다. 사랑 밖에 다른 것은 눈에 안 들어오는 때가 있는가 하면, 그것외에 다른 것도 눈에 들어오는 때가, 살다보면 온다.

 

보통 책을 한권 번역하는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엑토르 비앙시오티의 책을 소개한 글에서 그녀는 번역을 맡은지 2년 만에 끝낼 수 있었다고 밝힌다. 다른 책보다 오래 걸렸다는 의미인데, 자기에게 벅찬 책이었기 때문이었다는 말 대신 '내 위에 있는 텍스트'였다고 표현했다.

'싫어할 수는 있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이라고 한 화가 달리에 대한 표현도 마음에 든다.

 

문학을 오래 해왔다면, 책을 오랫동안 읽어왔다면, 우리의 이성과 겸손이 좀더 진화되어 있어야 한다는 그녀의 말은, 내가 이 책에서 뽑은 제일 괜찮은 말이다. 금방 동의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과연 그럴까?' 하고 생각해볼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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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미미앤 2013-07-11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글을 뽑아내시는 분이니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시는군요! 이 글.. 난 이 책 보다 좋아할 것 같아요.
안그래도 저 역시 이 책 저자이름만 보고 일본책 번역하시는 분이 서재는 프랑스식으로 꾸몄나보네? 했는데요 하하하
김남주였네요^^ 아멜리 노통 번역하신 분이구나.. 로맹 가리도.. 음..
"여든 다섯 살에도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고 아침은 여전히 아침일 테지만.." 왠지.. 모를 여운이 느껴져요.
그냥..... 사랑에, 아침에, 온전히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여든 다섯..은 어떨까 비교해서 생각해보며 말이죠.

hnine 2013-07-11 21:07   좋아요 0 | URL
그런 여든 다섯일 수도 있겠지요. 그 나이에 이르기 전까진 짐작만 할뿐 누구도 자기가 어떤 식으로 세상을 보고 있을지 모르지 않알까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경험도 많아졌다고 "안봐도 뻔해"라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일의 무상함과 중요함을 동시에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나이드는 것에 대한 위로가 되네요.
외국문학 번역을 많이 하신 분이어서일까요? 문체가 뭐랄까, 좀 이국적이랄까...그랬어요. 그럼에도 공감가는 문장들이 많았답니다.

2013-07-12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12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12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3-07-13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년 동안의 번역
아~
징검다리
많은 생각이 오가네요

hnine 2013-07-13 12:55   좋아요 0 | URL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나만 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걸 발견할때의 공감, 그리고 작은 위안. 저도 그런걸 느꼈습니다. ^^

세실 2013-07-13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받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 않아요. 프랑스 문학에 대한 관심 부족인듯~~~~
오늘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그냥 부담없이 읽으라고 했지만 부담이 되네요. ㅎ

hnine 2013-07-13 12:57   좋아요 0 | URL
저도 중간에 모르는 작가들의 책이 계속 나올때 잠시 주춤...^^
그래도 저자의 예리한 감각, 감성과 절제가 균형을 이룬 문장들이 저 역시 프랑스 문학에 대해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무사히 끌고 간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서, 공간 이동 거의 없이 한 자세로 있게 되는 날은, 저녁 무렵쯤 되면 몸이 일부 굳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벌떡 일어나 집 주위라도 한바퀴 돌고 들어온다.

 

잠깐 비가 내린 후라서 바닥이 젖어 있는거 보면서 걷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얘들을 보았다.

 

소박하면서 고왔다. 사람으로 치면 아주 착하고 때 안묻어보이는 사람을 만난 느낌이랄까?

 

 

 

꽃 송이 전체가 헤어지지 않고 함께 떨어져있네.

 

 

 

 

 

이게 무슨 꽃이지? 하고 고개를 드니,

 

 

 

 

 

바로 이 나무였다. 노각나무.

옆 가지에 열매도 보이고,

순백색이라기 보다 약간 미색이 섞인 흰색이라서

자꾸 더

쳐다보게 만드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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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7-11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여름 나무꽃은 한결같이
하야말그스름하게
곱더라고요.
참 고와요.

hnine 2013-07-11 05:02   좋아요 0 | URL
곱죠? 흰색은 요란하지 않으면서 고울수 있는 색 같아요. 통꽃이기 때문에 떨어질 때에도 꽃잎이 따로 흩어지지 않고 꽃 모양 그대로 떨어지는거겠지요.

안녕미미앤 2013-07-11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예뻐요. 그냥 예쁘다는 말로는 부족한.. 저의 어휘력을 어쩌면 좋죠? 힝 한참을..... 쳐다보고 있어요....... :)

hnine 2013-07-11 05:04   좋아요 0 | URL
나무에 달려있는 꽃은 정작 못보고 지나쳤어요. 땅에 저렇게 떨어져있는 것을 보고 알았지요.
젖어 있는 진한 회색 바닥에 떨어져 있으니 더 눈에 띄었나봐요.

서니데이 2013-07-11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각나무 꽃도 전 처음보는 거 같아요. 예쁘고 한편으로는 낯설고, 조금은 그래요.
처음 사진, 두번째 사진은 처음엔 벽이나 담장처럼 보였는데, 다시 보니 바닥이었네요. ^^


hnine 2013-07-11 05:09   좋아요 0 | URL
아, 벽이나 담장처럼 보일수도 있었겠네요. 아파트 앞 길바닥이랍니다 ^^
안그래도 늘 이름에 관심이 있는 저는 이 나무는 왜 이름이 노각나무일까 궁금했더랬어요.
며칠만에 돌아다녀보면 그새 새로운 꽃이 몇개 피어있더라고요. 처음엔 강아지를 데리고 나가느라 카메라를 안 들고 나갔다가, 다시 나가서 찍어왔답니다.

Nussbaum 2013-07-11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종일 앉아 있는 날이면 좀 벌떡 일어나 어딘가를 걷고 싶어집니다. 사람들도 구경하고, 날마다 바뀌는 나뭇잎 색도 좀 보고, 하늘 구름도 좀 보면서..

그런데 요새 비가 끊임없이 오고 있어서 아쉬움이 드네요.
올려주신 꽃 사진으로나마 아쉬운 마음을 달래봅니다 :)

hnine 2013-07-11 10:12   좋아요 0 | URL
제가 앉아 있는 책상이 바로 창문을 향해있기 때문에 비가 잠시 그치는 순간을 포착하기가 쉬워요. 그러면 그때 나가지요. 사실은 저보다도 하루 종일 심심하게 집안에서만 왔다갔다하는 강아지 때문이기도 해요. 너는 음악도, 책도, 영화도, 그림도 없이, 하루 종일 얼마나 갑갑하고 심심하니, 혼잣말하면서요 ^^
서울은 지금 어떤가요? 여기는 현재 햇빛 작렬입니다.

무스탕 2013-07-11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점심먹고 사무실로 들어오는데 능소화가 송이째 뚝뚝 떨어져 있었던게 생각나네요.
며칠 바람이랑 비가 태풍 못지않게 불어대더니 꽃을 떨궜는데 참 아까웠어요.

끔찍하게 더운데 잘 지내고 계시죠? ^^

hnine 2013-07-11 21:11   좋아요 0 | URL
요즘 밖에 나가면 능소화가 눈에 꽤 많이 띄더라고요. 눈에 안띌수가 없는 꽃 아니겠어요? 능소화.
제가 원래 더위를 말씀대로 "끔찍하게" 많이 타는 체질이었거든요? 그런데 말이지요, 해가 갈수록 점점 더위 타는 정도가 줄어들더군요. 나이랑 상관있나봐요 ㅠㅠ
무스탕님 댓글 읽고 있자니 능소화가 눈에 아른아른거립니다. 능소화에 얽힌 이야기도 함께요.
무스탕님도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프레이야 2013-07-12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떨어져도 함께 아름답군요^^

hnine 2013-07-12 09:59   좋아요 0 | URL
나풀나풀 하얀 원피스 자락 같기도 하더라고요.
프레이야님, 부산의 날씨는 어떤가요? 어제도 서울은 비가 많이 왔다던데 여기는 아주 햇빛이 쨍쨍하더니 오늘도 그렇네요. 장마 맞나? 싶어요 ^^

프레이야 2013-07-12 23:36   좋아요 0 | URL
여기도 며칠째 아주 더워요. 그래도 한여름 기온은 아닌 것 같고요.
장마는 지나간 것 같은걸요^^ 나풀나풀 원피스가 좋은 계절^^

하늘바람 2013-07-1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각나무
참 곱네요

hnine 2013-07-13 13:00   좋아요 0 | URL
흰색은 무색이 아니라 참 여러가지 느낌을 주는 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짝 크림색 빛이 도는 꽃 색깔과 꽃의 모양이 서로 상승효과를 내는것 같았어요.

nama 2013-07-22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수 가서 들은 내용에 따르면, 노각나무는 1917년 미국 아놀드식물원이 지리산에서 캐내 정원수로 상품화시켰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원래 우리 것인데 로열티를 주고 미국에서 사와서 심은 것일까요? 님 덕분에 노각나무를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이런 속사정이 있는 나무네요.

hnine 2013-07-22 20:36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1917년이면 미국은 참 일찌기도 우리 나무를 캐내갔네요. 그런데 이런 경우가 노각나무 말고도 꽤 있다고 들었어요. 기억이 확실하지 않은데 라일락도 우리 나라 '수수꽃다리'를 미국에서 가져다가 상품화시켰고 그걸 다시 우리가 '라일락'이라는 이름으로 들여왔다고. 우리 나라 식물들에 대한 연구도 사실 우리 나라 사람보다 일제때 일본 사람에 이루어진 것이 많아서 우리 식물 학명에 일본인 명명자가 붙은 것들이 많지요 (Nakai).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nama님, 식물에 조예가 깊으시군요 ^^
 

내일이랑 모레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 듣고

밖에 나갈 일이 없는 나는 우산 대신 음악을 골라놓기로 했다. 일하며 들을 곡.

한 30년 쯤 전에, 비오는 날 들으면 좋다면서 나보다 네 살 위인 사촌이 틀어준 레코드가 있었다.

그 곡이 생각나 you tube에서 검색을 하려고 하니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곡을 흥얼흥얼 하면서 검색창에 내가 입력한 딱 두 단어. Vivaldi, 그리고 Romance.

왜 내가 Romance라고 쓰고 있는지 나도 모른 채 그렇게 두 단어를 쳤다.

그리고 찾았다! 바로 이곡.

 

 

 

 

 

 

그런데 제목 어디를 봐도  Romance라는 말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곡이 Romance 라는 단어로 검색된 이유는?

바로 아래 이 영화 때문이었다.

 

 

 

 

 

다이안 레인이 주연한 영화 A Little Romance에 이 곡이 쓰였기 때문이다.

생각난다, 저 영화. 그리고 저렇게 풋풋할때의 다이안 레인도.

일기장에 사진도 붙여 놓고, 사진 코팅된 책받침도 썼었지.

참 신기하다. 그 옛날 본 영화 제목중 한 단어가 나의 어떤 무의식 더미 속에 들어가 있다가 이렇게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는 것일까.

 

만약 내일 오는 비가 쏟아지듯이 오는 비라면 이 음악이 좀 안 어울릴 수도 있는데.

그럴땐 차라리 Beethoven의 Tempest를 들을까. 이 곡도 사연있는 곡이라 듣다 보면 잡념이 자꾸 떠오를 걸 각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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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느맘 2013-07-02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폰으로 접속하니까 유튜브느 안뜨네.이따 컴터로 봐야겠다.장마 시작...

hnine 2013-07-02 07:39   좋아요 0 | URL
그렇구나. 여기는 5시44분에 비 오기 시작하더니 금방 그치고 지금은 안와. 하늘에 구름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게 앉아있는 자리에서 보인다.

2013-07-02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7-02 12:10   좋아요 0 | URL
드뷔시 좋지요. 제가 저 곡을 고른 데는 아마 드뷔시는 오히려 청명한 날 들어야 한다는 의견과 같은 맥락일거예요. 마음이 너무 젖지 않게, 최소한 하루의 리듬을 잃지 않기 위해서 고른 곡이니까요. 그런데 비 내리면 빗소리만 들어도 충분하다는 말씀도 멋진데요? ^^ 비 자체가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땅이나 건물의 벽, 창 등 어딘가에 부딪힐때 내는 소리겠지요. 그래서 그런지 1층에 살때랑 윗층에 살때랑, 들리는 빗소리가 다르더라고요.
여긴 아직 비다운 비가 안오고 있네요.

Nussbaum 2013-07-0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이렇게 제 공간이 아닌 다른 곳에서 듣는 음악은 낯설지만, 더 마음에 착 감기는 묘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왜인지 저는 어릴 때부터 창문 밖 모습을 보는 걸 참 좋아했는데, 아침 일찍 밖에 나가 비오는 거리를 오랫동안 지켜봤습니다.
색색의 우산을 쓰고 어디론가 흩어지는 사람들, 미처 우산을 챙겨오지 못해 뛰어가는 몇 사람.

그 뜻밖의 사람과 장면, 나의 소망과 무관한 뜻밖의 날씨. 칠월은 그렇게 다가오나 봅니다.
이곳은 오늘부터 장마비가 내리고 있는데요. 눅눅하고 하늘이 낮은 하루에 기타나 류트 소리가 참 잘어울리네요.

음악을 듣고 서 있는, 잠시 멈춤의 하루. hnine. 님도 그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멈춤하고 계신자리에 허락 없이 음악 하나 두고 가겠습니다. :)


hnine 2013-07-03 07:54   좋아요 0 | URL
올려주신 음악을 새벽에 새소리와 함께 듣습니다.
'잠시 멈춤'이라는 말을 좋아하시지요? 잠시 멈추는 그 동안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 정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또하나의 다른 세계가 열리고 있다는 느낌을 늘 받습니다.
올려주신 음악 동영상에, 타오르는 불꽃과, 연주자 뒤의 그림자와, 뒤의 배경이 멋있네요. 제가 생각하는 11월의 느낌보다 음악이 훨씬 더 따뜻한 것 같아요.

동이 터오고, 열어 놓은 창 밖으로 가는 빗줄기가 보이고 있습니다.

2013-07-04 0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04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안녕미미앤 2013-07-04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음악 좋아요!! 다이안 레인이 저렇게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다니.. 지금도 아름답지만요! 몰랐어요. 정말 예쁘네요^^ 저도 비 오는 오늘, 음악 골라 들으며 완전 세레토닌 분비 시키고 그랬는데요 ㅋㅋ 김장훈이랑 양동근 들었어요^^ 유승준도^^ hnine님, 오랜만이에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오랜만에 뵈니까 더 반가운 거 있죠! 헤헤~

hnine 2013-07-05 11:51   좋아요 0 | URL
세레토닌 분비 팡팡 시켰나요? 김장훈이랑 양동근, 유승준 들으면 저도 세레토닌 팡팡 나올까요? 전 지금 밀린 일 하느라 세레토닌 대신 아드레날린이 팡팡 나오고 있을겁니다 ㅠㅠ
다이안 레인이 저 영화에서 천재소녀로 나왔던 기억이 나요. 하도 오래 전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요. 나이들어서의 다이안 레인은 아주 지적이 모습이던데, 조디 포스터와 다이안 레인은 십대 시절 제가 가장 좋아하던 여배우였지요. 저 동영상에서 남자애가 다이안 레인에게 하는 말 중, 나는 네가 다른 모든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나오는 것 같던데...생각해볼 만한 말 같아서요.

Grace 2013-07-05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와 함께 이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주시니
감사드려요~^^
저 영화 대사를 알아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ㅎㅎ

hnine 2013-07-05 12:26   좋아요 0 | URL
여기 대전도 지금 비가 주룩주룩 내리네요. 창문으로 비 들이칠까봐 열었다 닫았다 하고 있어요.

안녕미미앤 2013-07-0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생각해볼만한 말이네요^^ 저도 제가 다른 모든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길 원하지 않는데 말이에요, 가끔 '나는 왜 다른 사람들과 다를까..' 생각하면 슬퍼질 때가.. 있어요. 히잉.

어떻게 해요. 나 이 음악 너무 좋아요^^ hnine님 블로그 열어놓고 할 일 하기. 히히 너무 좋아요. 옛날에도 hnine님 블로그 통해 좋은 음악 감상했던 것 같은데.. 아마 김동민? 이었나? '학교 가는 길'이라는 곡이었던 것 같아요. hnine님 자주 좋은 음악 소개해주세요~~~~^_____________^* 그런데 이 곡 이름이 뭐에요? ^^; 기억해두고 싶어서요~ a little romance.. 예뻐요. 이 이름으로 기억해둘까요. 헤헤

hnine 2013-07-10 07:22   좋아요 0 | URL
학교가는길은 아마 '김광민'의 곡일거예요. 내가 좋아하는걸 같이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행복이지요. 미미앤님, 좋은 사람! ^^

안녕미미앤 2013-07-11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히히! 푸히히 푸히히 키키~
(김광민.. 맞아요! 김광민이었어요! *^___^* )

하늘바람 2013-07-1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같은 제목이네요

hnine 2013-07-13 13:00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