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집에서, 공간 이동 거의 없이 한 자세로 있게 되는 날은, 저녁 무렵쯤 되면 몸이 일부 굳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벌떡 일어나 집 주위라도 한바퀴 돌고 들어온다.

 

잠깐 비가 내린 후라서 바닥이 젖어 있는거 보면서 걷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얘들을 보았다.

 

소박하면서 고왔다. 사람으로 치면 아주 착하고 때 안묻어보이는 사람을 만난 느낌이랄까?

 

 

 

꽃 송이 전체가 헤어지지 않고 함께 떨어져있네.

 

 

 

 

 

이게 무슨 꽃이지? 하고 고개를 드니,

 

 

 

 

 

바로 이 나무였다. 노각나무.

옆 가지에 열매도 보이고,

순백색이라기 보다 약간 미색이 섞인 흰색이라서

자꾸 더

쳐다보게 만드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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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3-07-11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여름 나무꽃은 한결같이
하야말그스름하게
곱더라고요.
참 고와요.

hnine 2013-07-11 05:02   좋아요 0 | URL
곱죠? 흰색은 요란하지 않으면서 고울수 있는 색 같아요. 통꽃이기 때문에 떨어질 때에도 꽃잎이 따로 흩어지지 않고 꽃 모양 그대로 떨어지는거겠지요.

안녕미미앤 2013-07-11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예뻐요. 그냥 예쁘다는 말로는 부족한.. 저의 어휘력을 어쩌면 좋죠? 힝 한참을..... 쳐다보고 있어요....... :)

hnine 2013-07-11 05:04   좋아요 0 | URL
나무에 달려있는 꽃은 정작 못보고 지나쳤어요. 땅에 저렇게 떨어져있는 것을 보고 알았지요.
젖어 있는 진한 회색 바닥에 떨어져 있으니 더 눈에 띄었나봐요.

서니데이 2013-07-11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각나무 꽃도 전 처음보는 거 같아요. 예쁘고 한편으로는 낯설고, 조금은 그래요.
처음 사진, 두번째 사진은 처음엔 벽이나 담장처럼 보였는데, 다시 보니 바닥이었네요. ^^


hnine 2013-07-11 05:09   좋아요 0 | URL
아, 벽이나 담장처럼 보일수도 있었겠네요. 아파트 앞 길바닥이랍니다 ^^
안그래도 늘 이름에 관심이 있는 저는 이 나무는 왜 이름이 노각나무일까 궁금했더랬어요.
며칠만에 돌아다녀보면 그새 새로운 꽃이 몇개 피어있더라고요. 처음엔 강아지를 데리고 나가느라 카메라를 안 들고 나갔다가, 다시 나가서 찍어왔답니다.

Nussbaum 2013-07-11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종일 앉아 있는 날이면 좀 벌떡 일어나 어딘가를 걷고 싶어집니다. 사람들도 구경하고, 날마다 바뀌는 나뭇잎 색도 좀 보고, 하늘 구름도 좀 보면서..

그런데 요새 비가 끊임없이 오고 있어서 아쉬움이 드네요.
올려주신 꽃 사진으로나마 아쉬운 마음을 달래봅니다 :)

hnine 2013-07-11 10:12   좋아요 0 | URL
제가 앉아 있는 책상이 바로 창문을 향해있기 때문에 비가 잠시 그치는 순간을 포착하기가 쉬워요. 그러면 그때 나가지요. 사실은 저보다도 하루 종일 심심하게 집안에서만 왔다갔다하는 강아지 때문이기도 해요. 너는 음악도, 책도, 영화도, 그림도 없이, 하루 종일 얼마나 갑갑하고 심심하니, 혼잣말하면서요 ^^
서울은 지금 어떤가요? 여기는 현재 햇빛 작렬입니다.

무스탕 2013-07-11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점심먹고 사무실로 들어오는데 능소화가 송이째 뚝뚝 떨어져 있었던게 생각나네요.
며칠 바람이랑 비가 태풍 못지않게 불어대더니 꽃을 떨궜는데 참 아까웠어요.

끔찍하게 더운데 잘 지내고 계시죠? ^^

hnine 2013-07-11 21:11   좋아요 0 | URL
요즘 밖에 나가면 능소화가 눈에 꽤 많이 띄더라고요. 눈에 안띌수가 없는 꽃 아니겠어요? 능소화.
제가 원래 더위를 말씀대로 "끔찍하게" 많이 타는 체질이었거든요? 그런데 말이지요, 해가 갈수록 점점 더위 타는 정도가 줄어들더군요. 나이랑 상관있나봐요 ㅠㅠ
무스탕님 댓글 읽고 있자니 능소화가 눈에 아른아른거립니다. 능소화에 얽힌 이야기도 함께요.
무스탕님도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프레이야 2013-07-12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떨어져도 함께 아름답군요^^

hnine 2013-07-12 09:59   좋아요 0 | URL
나풀나풀 하얀 원피스 자락 같기도 하더라고요.
프레이야님, 부산의 날씨는 어떤가요? 어제도 서울은 비가 많이 왔다던데 여기는 아주 햇빛이 쨍쨍하더니 오늘도 그렇네요. 장마 맞나? 싶어요 ^^

프레이야 2013-07-12 23:36   좋아요 0 | URL
여기도 며칠째 아주 더워요. 그래도 한여름 기온은 아닌 것 같고요.
장마는 지나간 것 같은걸요^^ 나풀나풀 원피스가 좋은 계절^^

하늘바람 2013-07-1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각나무
참 곱네요

hnine 2013-07-13 13:00   좋아요 0 | URL
흰색은 무색이 아니라 참 여러가지 느낌을 주는 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짝 크림색 빛이 도는 꽃 색깔과 꽃의 모양이 서로 상승효과를 내는것 같았어요.

nama 2013-07-22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수 가서 들은 내용에 따르면, 노각나무는 1917년 미국 아놀드식물원이 지리산에서 캐내 정원수로 상품화시켰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원래 우리 것인데 로열티를 주고 미국에서 사와서 심은 것일까요? 님 덕분에 노각나무를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이런 속사정이 있는 나무네요.

hnine 2013-07-22 20:36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1917년이면 미국은 참 일찌기도 우리 나무를 캐내갔네요. 그런데 이런 경우가 노각나무 말고도 꽤 있다고 들었어요. 기억이 확실하지 않은데 라일락도 우리 나라 '수수꽃다리'를 미국에서 가져다가 상품화시켰고 그걸 다시 우리가 '라일락'이라는 이름으로 들여왔다고. 우리 나라 식물들에 대한 연구도 사실 우리 나라 사람보다 일제때 일본 사람에 이루어진 것이 많아서 우리 식물 학명에 일본인 명명자가 붙은 것들이 많지요 (Nakai).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nama님, 식물에 조예가 깊으시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