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집에서, 공간 이동 거의 없이 한 자세로 있게 되는 날은, 저녁 무렵쯤 되면 몸이 일부 굳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벌떡 일어나 집 주위라도 한바퀴 돌고 들어온다.
잠깐 비가 내린 후라서 바닥이 젖어 있는거 보면서 걷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얘들을 보았다.
소박하면서 고왔다. 사람으로 치면 아주 착하고 때 안묻어보이는 사람을 만난 느낌이랄까?

꽃 송이 전체가 헤어지지 않고 함께 떨어져있네.

이게 무슨 꽃이지? 하고 고개를 드니,

바로 이 나무였다. 노각나무.
옆 가지에 열매도 보이고,
순백색이라기 보다 약간 미색이 섞인 흰색이라서
자꾸 더
쳐다보게 만드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