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랑 모레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 듣고
밖에 나갈 일이 없는 나는 우산 대신 음악을 골라놓기로 했다. 일하며 들을 곡.
한 30년 쯤 전에, 비오는 날 들으면 좋다면서 나보다 네 살 위인 사촌이 틀어준 레코드가 있었다.
그 곡이 생각나 you tube에서 검색을 하려고 하니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곡을 흥얼흥얼 하면서 검색창에 내가 입력한 딱 두 단어. Vivaldi, 그리고 Romance.
왜 내가 Romance라고 쓰고 있는지 나도 모른 채 그렇게 두 단어를 쳤다.
그리고 찾았다! 바로 이곡.
그런데 제목 어디를 봐도 Romance라는 말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곡이 Romance 라는 단어로 검색된 이유는?
바로 아래 이 영화 때문이었다.
다이안 레인이 주연한 영화 A Little Romance에 이 곡이 쓰였기 때문이다.
생각난다, 저 영화. 그리고 저렇게 풋풋할때의 다이안 레인도.
일기장에 사진도 붙여 놓고, 사진 코팅된 책받침도 썼었지.
참 신기하다. 그 옛날 본 영화 제목중 한 단어가 나의 어떤 무의식 더미 속에 들어가 있다가 이렇게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는 것일까.
만약 내일 오는 비가 쏟아지듯이 오는 비라면 이 음악이 좀 안 어울릴 수도 있는데.
그럴땐 차라리 Beethoven의 Tempest를 들을까. 이 곡도 사연있는 곡이라 듣다 보면 잡념이 자꾸 떠오를 걸 각오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