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랑 모레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 듣고

밖에 나갈 일이 없는 나는 우산 대신 음악을 골라놓기로 했다. 일하며 들을 곡.

한 30년 쯤 전에, 비오는 날 들으면 좋다면서 나보다 네 살 위인 사촌이 틀어준 레코드가 있었다.

그 곡이 생각나 you tube에서 검색을 하려고 하니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곡을 흥얼흥얼 하면서 검색창에 내가 입력한 딱 두 단어. Vivaldi, 그리고 Romance.

왜 내가 Romance라고 쓰고 있는지 나도 모른 채 그렇게 두 단어를 쳤다.

그리고 찾았다! 바로 이곡.

 

 

 

 

 

 

그런데 제목 어디를 봐도  Romance라는 말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곡이 Romance 라는 단어로 검색된 이유는?

바로 아래 이 영화 때문이었다.

 

 

 

 

 

다이안 레인이 주연한 영화 A Little Romance에 이 곡이 쓰였기 때문이다.

생각난다, 저 영화. 그리고 저렇게 풋풋할때의 다이안 레인도.

일기장에 사진도 붙여 놓고, 사진 코팅된 책받침도 썼었지.

참 신기하다. 그 옛날 본 영화 제목중 한 단어가 나의 어떤 무의식 더미 속에 들어가 있다가 이렇게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는 것일까.

 

만약 내일 오는 비가 쏟아지듯이 오는 비라면 이 음악이 좀 안 어울릴 수도 있는데.

그럴땐 차라리 Beethoven의 Tempest를 들을까. 이 곡도 사연있는 곡이라 듣다 보면 잡념이 자꾸 떠오를 걸 각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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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느맘 2013-07-02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폰으로 접속하니까 유튜브느 안뜨네.이따 컴터로 봐야겠다.장마 시작...

hnine 2013-07-02 07:39   좋아요 0 | URL
그렇구나. 여기는 5시44분에 비 오기 시작하더니 금방 그치고 지금은 안와. 하늘에 구름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게 앉아있는 자리에서 보인다.

2013-07-02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3-07-02 12:10   좋아요 0 | URL
드뷔시 좋지요. 제가 저 곡을 고른 데는 아마 드뷔시는 오히려 청명한 날 들어야 한다는 의견과 같은 맥락일거예요. 마음이 너무 젖지 않게, 최소한 하루의 리듬을 잃지 않기 위해서 고른 곡이니까요. 그런데 비 내리면 빗소리만 들어도 충분하다는 말씀도 멋진데요? ^^ 비 자체가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땅이나 건물의 벽, 창 등 어딘가에 부딪힐때 내는 소리겠지요. 그래서 그런지 1층에 살때랑 윗층에 살때랑, 들리는 빗소리가 다르더라고요.
여긴 아직 비다운 비가 안오고 있네요.

Nussbaum 2013-07-0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이렇게 제 공간이 아닌 다른 곳에서 듣는 음악은 낯설지만, 더 마음에 착 감기는 묘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왜인지 저는 어릴 때부터 창문 밖 모습을 보는 걸 참 좋아했는데, 아침 일찍 밖에 나가 비오는 거리를 오랫동안 지켜봤습니다.
색색의 우산을 쓰고 어디론가 흩어지는 사람들, 미처 우산을 챙겨오지 못해 뛰어가는 몇 사람.

그 뜻밖의 사람과 장면, 나의 소망과 무관한 뜻밖의 날씨. 칠월은 그렇게 다가오나 봅니다.
이곳은 오늘부터 장마비가 내리고 있는데요. 눅눅하고 하늘이 낮은 하루에 기타나 류트 소리가 참 잘어울리네요.

음악을 듣고 서 있는, 잠시 멈춤의 하루. hnine. 님도 그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멈춤하고 계신자리에 허락 없이 음악 하나 두고 가겠습니다. :)


hnine 2013-07-03 07:54   좋아요 0 | URL
올려주신 음악을 새벽에 새소리와 함께 듣습니다.
'잠시 멈춤'이라는 말을 좋아하시지요? 잠시 멈추는 그 동안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 정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또하나의 다른 세계가 열리고 있다는 느낌을 늘 받습니다.
올려주신 음악 동영상에, 타오르는 불꽃과, 연주자 뒤의 그림자와, 뒤의 배경이 멋있네요. 제가 생각하는 11월의 느낌보다 음악이 훨씬 더 따뜻한 것 같아요.

동이 터오고, 열어 놓은 창 밖으로 가는 빗줄기가 보이고 있습니다.

2013-07-04 0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7-04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안녕미미앤 2013-07-04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음악 좋아요!! 다이안 레인이 저렇게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다니.. 지금도 아름답지만요! 몰랐어요. 정말 예쁘네요^^ 저도 비 오는 오늘, 음악 골라 들으며 완전 세레토닌 분비 시키고 그랬는데요 ㅋㅋ 김장훈이랑 양동근 들었어요^^ 유승준도^^ hnine님, 오랜만이에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오랜만에 뵈니까 더 반가운 거 있죠! 헤헤~

hnine 2013-07-05 11:51   좋아요 0 | URL
세레토닌 분비 팡팡 시켰나요? 김장훈이랑 양동근, 유승준 들으면 저도 세레토닌 팡팡 나올까요? 전 지금 밀린 일 하느라 세레토닌 대신 아드레날린이 팡팡 나오고 있을겁니다 ㅠㅠ
다이안 레인이 저 영화에서 천재소녀로 나왔던 기억이 나요. 하도 오래 전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요. 나이들어서의 다이안 레인은 아주 지적이 모습이던데, 조디 포스터와 다이안 레인은 십대 시절 제가 가장 좋아하던 여배우였지요. 저 동영상에서 남자애가 다이안 레인에게 하는 말 중, 나는 네가 다른 모든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나오는 것 같던데...생각해볼 만한 말 같아서요.

Grace 2013-07-05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와 함께 이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주시니
감사드려요~^^
저 영화 대사를 알아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ㅎㅎ

hnine 2013-07-05 12:26   좋아요 0 | URL
여기 대전도 지금 비가 주룩주룩 내리네요. 창문으로 비 들이칠까봐 열었다 닫았다 하고 있어요.

안녕미미앤 2013-07-0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생각해볼만한 말이네요^^ 저도 제가 다른 모든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길 원하지 않는데 말이에요, 가끔 '나는 왜 다른 사람들과 다를까..' 생각하면 슬퍼질 때가.. 있어요. 히잉.

어떻게 해요. 나 이 음악 너무 좋아요^^ hnine님 블로그 열어놓고 할 일 하기. 히히 너무 좋아요. 옛날에도 hnine님 블로그 통해 좋은 음악 감상했던 것 같은데.. 아마 김동민? 이었나? '학교 가는 길'이라는 곡이었던 것 같아요. hnine님 자주 좋은 음악 소개해주세요~~~~^_____________^* 그런데 이 곡 이름이 뭐에요? ^^; 기억해두고 싶어서요~ a little romance.. 예뻐요. 이 이름으로 기억해둘까요. 헤헤

hnine 2013-07-10 07:22   좋아요 0 | URL
학교가는길은 아마 '김광민'의 곡일거예요. 내가 좋아하는걸 같이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행복이지요. 미미앤님, 좋은 사람! ^^

안녕미미앤 2013-07-11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히히! 푸히히 푸히히 키키~
(김광민.. 맞아요! 김광민이었어요! *^___^* )

하늘바람 2013-07-1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같은 제목이네요

hnine 2013-07-13 13:00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