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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 미국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허먼 멜빌 외 지음, 한기욱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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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평소 문학선집에 탐닉해온 사람도 아니다. 최근 들어 몇 출판사에서 기획한 세계문학선집이 선을 보이고 있고 그 중 창비에서 펴낸 열권 중 미국 편을 읽어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고 기회였다. 미국 문학 하면 몇 작가의 이름이 떠오르긴 하지만 이렇게 한권으로 몰아서 읽어서 느껴지는 것이 확실히 있었다. 기획자에 의해 어떻게 선택이 되었느냐의 영향도 물론 있겠지만 그 나라 작가들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읽어지는 경향이라는 것이 나 같은 문외한에게도 느껴진다는 것은 역시 문학도 예술도, 시대적인 배경과 상황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모두 열 한 작가의 열 한 작품이 실려 있는데 너새니얼 호손이나 에드거 앨런 포우, 마크 트웨인, F. 스콧 피츠제럴드 처럼 이름이 친숙한 작가도 있었지만 샬롯 퍼킨스 길먼이라든지 스티븐 크레인 같은 사람은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이름이었다.
읽으면서 나름대로 '+' 갯수로서 각 작품의 등급을 매겨 보기도 했다.
우리에게 '주홍글씨'로 잘 알려져 있는 너새니얼 호손의 작품으로 이 책에 실린 것은 '젊은 굿맨 브라운'이라는 단편이다. 그 시대 종교적인 배경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이해가 될 작품인데 상징적, 우화적 표현 기법때문에 더 이해가 쉽지 않을 수 있겠다. 비슷하면서 다른 두 세계의 내면적 갈등, 표리 부동 등을 그린 내용. 글 중에 '짙붉은'이란 단어를 보았다. 우리 말에 이런 단어가 있었던가, 아니면 역자의 고민 끝에 탄생한 말일까. (++++)
에드거 앨런 포우'검은 고양이'는 많이 알려진 작품인데, 이것 역시 인간의 한 모습이라고 인정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섬뜩함 이면에 감춰진 인간의 본성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하였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
이 책의 타이틀이 되기도 한 허먼 멜빌'필경사 바틀비'에서 작가는 나 자신의 양심, 또다른 나, 무의식적인 자아에 대한 것을 필경사 바틀비라는 존재를 통해 묘사했다고 말하면 어떨까. 떼어내버리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이유없는 연민의 감정이 드는 알 수 없는 근원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했다. 바틀비의 최후는 결국 자아와 타협하지 못하고, 공존시키지도 못하면서 내치지도 못하는 약한 인간의 한계를 그렸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이 작품, '캘레바래스 군의 명물, 뜀뛰는 개구리'. 이것이 제목이다. 그 유명한 마크 트웨인의 작품 중에서 짧디 짧은 이 글이 선택된 의도가 궁금했다. 짧은 글 중에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그의 위트를 보여주기 위해서? 나의 안목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가 전부였으니. (++)
다음 작품은 미국 문화와 유럽 문화를 비교하는 일에 관심이 있었다는 작가 헨리 제임스'진품'인데, 헨리 제임스는 미국 태생이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영국이고 발표한 곳도 영국의 문예주간지였다. 자신들이 진짜 진품이라 주장하여 귀족 모델로 써줄 것을 부탁하기 위해 화가의 작업실을 찾아온, 멋진 외모와 옷차림의 모나크 부부가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귀족으로서 손색없는 그들의 외모와 차림새에도 불구하고 화가는 오히려 하급 출신의 모델을 귀족처럼 꾸며 그린 그림으로 더 좋은 평을 받게 되는데, 진품과 진품처럼 보인다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그런 생각꺼리를 주는 내용이었다. 끝까지 귀족 모델 일에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모나크 부부의 모습에서 보여지는 쓸쓸함의 정체는 또 무엇인지, 사람 사는 세상에 과연 진품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지 생각하며, 이 세상에 진품 아닌 사람은 없다고 결론을 지어보았다. 자기 모습대로 살아가기만 한다면 말이다. (++++)
이 책에 수록된 유일한 여성 작가 샬롯 퍼킨스 길먼 '누런 벽지'를 읽기 전에 우선 어린 시절에서부터 생의 마감까지가결코 순탄치 않아보이는 저자의 이력에 눈길이 머물렀다. 여자는, 아니 인간은 어떻게 미쳐가는가. 그 집에 이사올 때부터 맘에 안들던 그 방의 누런 벽지. 다른 방을 사용하고 싶다는 것을 포함해서 그 여자의 생각이나 의견은 가족 그 누구에게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여자는 마침내 그 벽지 속에서 어떤 여인의 형상을 발견하고 나중에는 결국 행동과 거주의 제약을 받고 있는 자신과 그 여인을 동일시 시키는, 착란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해설에서 언급된 것처럼 여성의 사회적 활동 영역에 대한 가부장적 제약의 의미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 실현에 제약으로 작용하는 사회적, 심리적 요인과 상황들을 그려보게 한다. (++++)
찰스 W. 체스넛 '그랜디썬의 위장'의 원제는 'The Passing of Grandison'이다. Grandison이 글 중의 흑인 노예 이름인 것은 금방 알았는데, passing과 우리말 '위장' 사이에 금방 연관이 안되어 의아함을 안고 읽기 시작한 작품이다. 내용을 다 읽고 나니 좀 이해가 되는 듯 하지만 '통과, 간과, 눈감아주기'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passing을 '위장'이라는 뜻으로 까지 의미를 확장시켜 받아들이는 일이 내게는 영 어색하다. 번역자는 많이 고심하여 붙인 제목일텐데 말이다. 흑인 정체성을 지닌 미국인으로 자란 저자 찰스 체스넛은 흑인을 중심으로 한 인종 문제, 흑인 지위 향상과 관련된 소설들을 많이 써냈다고 한다. 이 작품 역시 백인 노예주의 얄팍한 이기심과 위선, 그리고 거기에 이용당하는 그랜디썬이라는 흑인 노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예상치 못하던 반전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명쾌하고 색다른 울림을 준다. 편견과 선입관에 사로 잡혀 있던 것은 글 중의 백인 노예주 뿐 아니라 결말 부분에 놀란 반응을 보이는 독자들 당신들도 마찬가지라는 듯. (+++)
스티븐 크레인 자신이 특파원으로 일하던 시절의 체험을 바탕으로 썼다는 작품 '소형 보트'는, 타고 있던 증기선 코모도어호가 침몰하자 거기서 탈출해나와 겨우 욕조만한 소형 보트에 의존하여 표류하는 네 사람의 이야기이다.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는 급박하고 불안한 상황을 겪어나가는 과정을, 사람들의 구체적인 심리묘사보다는 상황의 사실적인 묘사 방식을 택하여 그려나간다. 결말 부분의, 마지막에 살아서 구조되지 못한 한 사람은 누구일까 하는 것은 읽는 사람의 추측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
셔우드 앤더슨은 Death in the woods로 귀에 익은 작가이다. '나'가 화자가 되어, 제목처럼 '달걀'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통해, 양계업, 식당업을 거치면서 성공을 꿈꾸는 자기 가족의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미국적 정신이 아버지를 사로잡은 것이다. 아버지 역시 야망을 갖게 된 것이다. 별로 할 일이 없는 긴긴 밤이면 아버지는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 그게 아버지를 파멸시킨 원인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과거에 그리 쾌활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으니 앞으로는 쾌활한 인생관을 갖기로 결심했다. (262쪽)
 
   

미국적 정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구절이다. 이 책의 다른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이 작품에서 그런 주제가 잘 드러나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인용해보았다. 야망, 그리고 쾌활한 인생관이라. 프래그머티즘이라는 철학의 한 분야를 이루기도 한 이런 정신들은 지금도 여전하지 않은가.
글에서 출세하고자 하는 야망, 즉 그 미국적 정신이 아버지를 다른 사람으로 바뀌게 하고, 부자연스런 그 행동이 달걀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어떻게 나타나고, 어떤 결말을 가져오는지를, 어떻게 보면 냉소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저자는 그 당시 그 미국적인 꿈이라는 것을 어떻게 보고 있던 것인지 짐작케 한다. 그것이 미국이란 나라의 건립과 위상에 큰 기여를 했음과 동시에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했었음을, 그래서 각 개인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었는지를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
F. 스콧 페츠제럴드는 워낙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작가여서 그런지 여기 실린 작품 '겨울꿈' 역시 어딘가 '위대한 개츠비'를 연상시키는 플롯이다. 신분의 차이가 나는 여자를 소년 시절부터 줄곧 갈망해온 주인공 남자는 결국 노력에 의해 사회적인 성공을 이루지만 그녀에 대한 그의 오랜 꿈은 이루어지질 못하고, 물질적인 성공이 그것을 대신할 수 없음을, 자신이 정말 가슴 속에 간직해오던 꿈은 그것이 아니었음을 통탄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가을에 오히려 어딘가 찬란한 구석이 있듯이 봄에는 뭔가 음울한 구석이 있다고 표현한 (274쪽) 그에게 겨울꿈은 성공에 대한 꿈이며, 그 꿈 속에는 한 여인을 자기 여자로 만들고 싶은, 자기방식의 사랑도 포함되어 있었으나, 자기와는 너무나 다른 성격과 사고 방식을 가진 그녀를 감당할 용기와 자신이 없어 결국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그가 꿈을 영원히 잃어버렸다고 깨달은 것은, 그녀를 포기한 그 순간이 아니라 몇년 후, 별로 행복하지 않다는 그녀의 소식을 들었을 때이니 그동안 그녀는 그의 마음 속에서 여전히 꿈으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그녀를 정말 사랑했을까, 아니면 소유하고 싶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위대한 개츠비'에서와 비슷하다. (+++)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것은 윌리엄 포크너 '에밀리에게 장미를'이란 작품. 이야기 속에서 에밀리는 사랑스런 이름만큼 행복한 일생을 살지 못한 여인이다. 한때 마을의 최상류층이었던 그녀의 집안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사람의 발길이 끊긴, 폐쇄적인 공간이 되어가고, 그 공간만큼이나 폐쇄적인 삶을 살아가는 그녀가 거기에 있다. 섬뜩한 결말이 섬뜩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우울하기까지 한 이 이야기를 포크너는 어떻게 소재로 택하여 쓰게 되었을까. 한때의 번성하던 집안, 또는 개인의 운명이 어떻게 바뀌어질 수 있는지, 단순히 한 여자의 불행한 일생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다기 보다는, 그것을 사회적 배경과 연관시켜 보여주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 

요란스럽지 않으면서 무게감 있고, 그렇지만 부담가는 두께나 부피가 아니어 좋았고,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손으로 몇번 쓰다듬어 보게 하던 매끌한 종이질도 마음에 들었다.
다 읽었다고 하니 옆에서 아이가 "어떤 책이요? 그 모자 그려있는 책이요?" 하고 묻게한 표지 그림, 혹은 사진도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으로 읽어본 '책을 엮으며', 그리고 뒤의 '번역자 해설' 속에 전해지는 책에 대한 정성은 읽으면서도 충분히 느꼈던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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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20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너무나 유명한 작가들이라서 뭐라 덧붙일 필요도 없겠지만, <에밀리에게 장미를>은 정말 굉장하지요? 기겁할만큼...

hnine 2010-01-20 11:32   좋아요 0 | URL
이 세계문학전집중 미국 편만 유일하게 전부 국내에서 발표되었던 작품이라고 하네요. 브론테님은 이미 다 읽으셨나봐요. 저는 귀로만 익었을뿐 이번에 비로소 처음 읽은 작품이 대부분이거든요 ^^ 이번에 아주 좋은 기회였어요.

이네파벨 2010-01-20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책 소개 너무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확 와서 꽂히는 책이네요.

너대니엘 호손의 "Young Goodman Brown"...

어린 시절 집에 있던 문학전집의 귀퉁이에서 우연히 발견해 읽고서..그 이후로....호손을 저의 가장 좋아하는(깊은 인상을 준) 작가의 전당이 고이 모셔놓게 되었죠. 대학생이 되어서인가...이 단편을 다시 보고 싶어서 호손 단편집 원서로 사서 읽었는데...휴우...영어가 무척 어렵더군요. 고어투에..낯선 단어들...(아마 번역하는 분도 고생 꽤 하셨을 거라 짐작되어요.)

이 책, 꼭 사서 읽어보고 싶네요. 허먼 멜빌, 윌리엄 포크너도 좋아하는 작가....

hnine 2010-01-20 19:46   좋아요 0 | URL
young goodman brown은 번역문으로 읽는 것도 제겐 쉽지 않았어요. 상징과 비유를 생각하며 읽느라...
어린 시절이라면 얼마나 어린 시절에 그 깊은 감동으로 호손을 만나셨던 것일까요.
허먼 멜빌과 윌리엄 포크너도 좋아하는 작가시라니, 이 책 꼭 읽으시겠네요.

비로그인 2010-01-20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밀리를 위한 장미(에밀리에게 장미를' 이라고 번역되었군요) 전 너무나도 슬펐던 느낌이. 그 숨결까지도 박제하고 싶었을 그 여인이 너무 안되어서. 너무 깜깜해 보여서 슬펐어요.



벌써 다 읽으셨군요. 전 폴란드편 절반 정도 읽는 중인데, 아, 정말 이렇게 슬픈 단편집 모음은 처음이에요. 궁상과 처량이 아닌, 슬픔의 기개가 이렇게도 펼쳐지는구나, 싶어요. 놓쳤으면 일평생 이런 느낌 알지도 못했겠지, 싶을 정도로 멋집니다.

hnine 2010-01-20 19:50   좋아요 0 | URL
'에밀리를 위한 장미'라는 미화된 제목 속의 이야기는 Jude님 말씀대로, 그리고 위의 브론테님 말씀대로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었지요.
이 책 때문에 전집 읽는 맛을 알아가려고 하는데, Jude님 덕분에 폴란드 편에 급관심입니다 ^^ Jude님 리뷰 기다리고 있을께요. 또 얼마나 아름다운 리뷰를 올려주시려나요...

비로그인 2010-01-20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passing과 관련된 책을 읽은 적이 있어요. Passing이란 단어가 인종적인 텍스트에선 인종을 속이고 다른 인종인양 행세를 하는 사람을 말하더군요. 주로 20세기초 이전 미국에서 차별을 받지않기 위해 백인이라고 거짓말을 하던 흑인 피가 약간 섞인 혼혈을 가리키지요. 체스넛은 passing을 소재로 삼은 대표적인 작가 중 한사람이고, 요즘 출간된 필립 로스의 human stain도 비슷한 내용이더구만요..

hnine 2010-01-20 21:48   좋아요 0 | URL
아, 그래서 '위장'이라고 번역될 수 있었던거군요.
manci님의 설명을 읽고 이해가 안되던 한 자락을 걷어내고 나니, 이 작품에 점수를 더 주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요.
감사합니다.

꿈꾸는섬 2010-01-20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메인에 뜨는 요책 전집이 궁금했는데 나인님의 리뷰를 보니 역시 갖고 싶단 생각이 크네요.^^

hnine 2010-01-21 03:02   좋아요 0 | URL
전집 다 가지면 참 좋겠지요.
전 서평단 도서로 받아서 읽었어요.
 

 

엄마: 다린아, 오늘 아침은 죽이야. 어제 배 아파서 고생했으니까. 

다린: 엄마, 나 죽 싫어하는 거 아시잖아요. 죽 먹기 싫어요. 

엄마: 너 어쩌면 엄마랑 그렇게 똑같니. 엄마도 너 만할 때 아픈 것 보다 아프면 죽 먹어야 하는게 더 싫었는데. 

다린: 엄마도요? ㅋㅋ. 아 그런데 왜 저보고 죽을 먹으라고 하시는거예요? 진짜 왜 아프면 죽을 먹는거예요?

엄마: 그러게말이다. 엄마도 밥 하는것 보다 죽 만드는게 시간도 더 걸리고 훨씬 어렵던데 참. 

다린: 죽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된다고 책에서 본 것 같은데. 

엄마: 딩동댕~ 맞습니다. 

다린: 그런데 왜 죽을 먹으면 소화가 잘 돼요? 

엄마: 우리가 먹는 음식의 성분을 보면 탄수화물, 단백질, 또는 지방, 이런 성분으로 되어 있거든. 그런데 얘네들이 다 똑같이 소화되는 게 아니야. 소화되기 시작하는 시점, 장소, 방법이 조금씩 다르거든. 제일 먼저 소화되기 시작하는 것이 바로 이중에 탄수화물 되겠습니다~ 

다린: 먹은 것은 전부 '위'에서 소화가 일어나는 줄 알았는데...  

엄마: 위에서 소화가 일어나는 것 맞는데 '전부'는 아닌거지. 탄수화물은 위에 도착하기도 전에 소화가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다린: 잉? 위에 도착하기도 전이라면 어디요? 

엄마: 음식이 맨 처음 어디로 들어가지? 

다린: 입? 

엄마: 그렇지. 입에 들어오면 벌써 소화가 일어나기 시작해. 입에는 침이 있잖아. 침이 괜히 심심해서 나오는거 절대 아니거든. 침이 하는 일이 몇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소화효소를 그 속에 가지고 있다는거야. 

다린: 그런데 아까 탄수화물만 그렇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단백질이랑 지방은 그럼 입에서 소화가 안 일어나요? 

엄마: 아까 탄수화물이랑 단백질, 지방이 소화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고 했지?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는 일을 하는 담당자, 단백질 소화 담당자, 지방 소화 담당자가 다 다르거든. 입의 침 속에 있는 소화 담당자는 탄수화물 소화 담당자야. 그러니까 단백질이랑 지방은 입을 거쳐 가도 입에서 소화가 시작되지는 않지. 

다린: 죽 먹는 거랑 그게 어떤 상관이 있어요? 

엄마: 엄마가  샛길로 빠지려던 참인데 땡큐~ 에, 그러니까, 죽은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들지 않고 대개 간단한 재료, 즉 쌀 같은 곡류를 주 재료로 뭉근히 끓여 만들거든. 대부분이 탄수화물이란 말이지. 그래서 충분히 씹지 않아도 입에 들어가는 순간 벌써 소화가 일어나기 시작하겠지? 물론 본격적인 소화는 위와 소장을 거치면서 일어나지만 말야. 그러니까 고기라든지, 계란, 또는 기름에 볶거나 튀긴 음식 등을 먹는 것 보다 소화가 잘 되는거야. 배탈이 났다던지, 약을 먹는 중이라던지 그럴 땐 소화 기능이 약해져 있기 쉬우니까 그럴 땐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이 모두 포함된 식사를 하기보다는 탄수화물이 주 성분인 죽을 먹는거야. 탄수화물만 들어와도 우리 몸이 버틸 수 있는 에너지는 공급이 되거든. 

다린: 아, 그런데 죽도 좀 맛있을 수는 없나요? 

엄마: 맛있게 만들려면 여러가지 다른 재료, 양념이 들어가야 하는데 그러면 죽을 먹는 효과가 없겠지. 

다린: 엄마도 옛날엔 죽 싫어하셨다면서 요즘은 아플 때 죽 드시나요? 

엄마: 아니~ 죽을 먹느니 아예 아무것도 안 먹고 말때가 많지 ㅋㅋ 

다린: 엄마, 나도 아예 안 먹으면 안되요? 

엄마: 엄마는 어른이니까 안 먹고 하루쯤 버틸 수 있지만 다린이는 아직 성장기 어린이라서 안되겠습니다~ 너도 열여덟살 넘으면 네 맘대로 해도 돼.  

다린: 엄마는 뭐든지 열여덟살 넘으면 맘대로 하래... 아침 밥도 열여덟살 넘으면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된다고 하더니. 

엄마: 다린아, 열 여덟살 생각보다 금방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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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1-19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이번에도 말풍선이 보이는 듯 합니다.
근데 전 막상 열 여덟이 되어 보니 할일이 한 세배쯤은 늘어나던데요..^^
금새 그 나이가 된다는 거 약간은 씁쓸하네요..

전 서른이 이렇게 빨리 올줄 몰랐는데 말이죠~ ㅎ

hnine 2010-01-19 09:08   좋아요 0 | URL
예, 말풍선을 상상하며 읽어주시면 좋지요 ^^
할일이 세배쯤 늘어나는 나이 열 여덟...아이가 열 여덟이 되어서도 제가 이것 저것 간섭할까봐 제가 제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답니다.
서른이란 나이가 주는 잇점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항상 남보다 느린 저는 이십대보다 더 고달픈 삼십대를 보냈지만요 ^^

2010-01-19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9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0-01-1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 여덟살 생각보다 금방 온다
참~ 얼마나 아득해 보이는 말일까요?
하지만 얼마나 와닿는 말인지
저도 다린이 부러워요

hnine 2010-01-19 12:15   좋아요 0 | URL
에이, 부러우시긴요~ ^^
태은이 지금쯤 신이 나서 눈위에서 놀고 있을까요?

stella.K 2010-01-19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가 몇살이어요? 다린이. 이름 참 예쁘네요.
혹시 제가 이야기를 쓴다면 꼭 써 보고 싶은 이름이어요.
아, 저는 죽 없어서 못 먹는데...ㅋ

hnine 2010-01-19 12:18   좋아요 0 | URL
김다린은 방년 열살, 만나이 여덟살 개구장이 소년이랍니다.
stella님 죽 좋아하시는군요. 아프지 않을 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죽도 요즘은 많이 팔더군요. 저도 팥죽은 좋아하는데 아마 그건 팥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좋아서 드시는 것 말고, 아파서 죽 드시는 일은 없으셨으면 좋겠어요.

다락방 2010-01-19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린이가 무척 부러워요. 다린이는 알까요? 자신이 얼마나 멋진 엄마를 두었는지!

hnine 2010-01-19 12:19   좋아요 0 | URL
저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줄 때보다 책 찾아보라던가, 엄마도 모른다던가, 그렇게 대꾸할때가 훨씬 많은 엄마임을 고백합니다 흑흑...

같은하늘 2010-01-19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멋진 엄마를 둔 다린이...
전 그냥 먹어~~했을것 같은데..ㅎㅎㅎ

hnine 2010-01-19 12:20   좋아요 0 | URL
푸하하...'그냥 먹어~' 저도 사실 그래요 ㅋㅋ

2010-01-19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1-19 13:48   좋아요 0 | URL
에이, 왜 그러세요~ 겸손의 말씀인 줄 알지만 그래도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순오기 2010-01-19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한 이야기를 올려주셔야 우리가 배우고 실습하지요.
다린이는 엄마랑 대화가 통해서 좋겠어요~ 보기 좋아요!^^

hnine 2010-01-19 18:07   좋아요 0 | URL
제 설명이 좀 딱딱했나요? 그렇다면 알려주세요. 다린이도 완전히 이해가 안되었어도 뭔가 이유가 설명되고 있다는 것에 끄덕거렸을 수도 있어요.

카스피 2010-01-20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아드님 이시네요.아마도 흰죽이라서 먹기 싫은가 보네요.건강과 원기 보강을 위해서 전복죽을 끓여주세요.전복죽을 끓이시다 전복을 꺼내 믹서에 간다음 체에 걸러 갈은 국물을 넣고 다시 끓이면 깔끔하면서도 영양가 풍부한 전복죽이 됩니다.뭐 전복 싫어하는 어린이도 맛있게 먹을수 있어요^^

hnine 2010-01-20 11:36   좋아요 0 | URL
어머, 카스피님, 전복죽도 만드시는군요. 죽 전문점에서도 전복죽이 제일 비싸더라고요. 전복이 워낙 비싸서 말이지요 ^^

상미 2010-01-2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난 죽은 언제 먹어도 좋더라구.덜씹어도 되잖아.ㅋㅋ
열여덟살 금새 오더라 .경은이 보니까....

hnine 2010-01-20 11:37   좋아요 0 | URL
너 죽 좋아하는 것 알고 있지 ^^
다린아빠가 죽 무척 좋아해. 나랑 식성도 반대~ ㅋㅋ

bookJourney 2010-01-20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에 이런 심오한 이유가 있었군요. (저는 죽 좋아해요. ^^)
이렇게 쉽게 설명해주시는 hnine님과 그걸 이해하고 대화할 줄 아는 다린이, 너무 멋져요!!!

hnine 2010-01-21 09:59   좋아요 0 | URL
애들에게 그냥 뭘 하라고 하면 말을 잘 안 듣는데, 이해가 되든 안되는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해주고 하라고 하면 그래도 듣더라고요.
다음엔 잠을 늦게 자면 안좋은 이유에 대해서 한번 써보려고요. 아이가 더 있다가 자겠다고 고집 피우는 경우 설득용으로요 ^^
 

 

자식을 부모의 자랑거리로 만들려고 하지 말고 

자식이 자랑거리로 생각할 수 있는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라. 

 

  

백번 해도 틀리지 않은 말,
자식들은 부모가 말로 하는 가르침을 따르기보다는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우고 따라한다.

나중에, 자식에게 올인하느라 나 자신을 위해서 쓸 시간과 노력은 없었노라는 말은 부모의 입장에서도 하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 아마 자식의 입장에서도 듣고 싶지 않을 말이라 생각된다. 

자식이 자랑거리로 생각할 수 있는 부모란 어떤 부모일까.
경제력? 사회적인 성공?
그보다는,
-나이와 상관 없이 늘 자신의 어떤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부모,
-작은 일에도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부모,
-내가 얼마나 가졌냐와 상관없이 남을 도와서 뭔가를 내줄줄 아는 부모,
-흥분과 감정이 아닌 침착함과 논리로 일을 처리하는 부모,
-완벽하지는 않으나 늘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
그런 부모가 아닐까 생각 되는데,
 그나마 내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마지막 항목의
'완벽하지는 않으나 늘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그것뿐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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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01-17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식이 자랑거리로 생각할 수 있는 부모가 되라,
이말 새겨갑니다. 나인님 굿모닝~~

hnine 2010-01-17 09:43   좋아요 0 | URL
결국 자식들은 부모를 보고 따라오게 마련인 것 같아요.
그런데 프레이야님, 바뀐 대문 사진 정말 예뻐요^^

비로그인 2010-01-17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조카들만 봐도 결국엔 부모님 닮아가더라구요.. 새삼 가정이, 부모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낍니다. hnine 님 날이 좀 풀렸네요^^

근데..hnine 어떻게 읽나요?? ㅎ

hnine 2010-01-17 18:18   좋아요 0 | URL
낮에는 햇볕이 제법 따뜻해서 아이랑 축구도 하고 놀았는데 저녁이 되니 다시 쌀쌀하네요.
hnine은 '에이치나인'이라고 읽습니다^^

순오기 2010-01-17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옳은 말씀이네요. 별찜해두고 종종 다시 읽으며 나를 다듬어야겠어요.
부모의 자랑거리가 되는 자식을 요구한다는 말에 찔끔해요.
결국 자식들은 제 부모가 하는 걸 본대로 배운대로 살던데 말이죠.

hnine 2010-01-17 18:19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은 순오기님 글에서 더 많이 배우는데, 제가 또 괜한 말 하나 더 보탰습니다.

bookJourney 2010-01-17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벽하지는 않으나 늘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하나만 말할 수 있겠네요. 자신 있게는 말 못하고 쪼끄만 목소리로요 ...;;
저도 이 페이퍼 별찜해두고 자주자주 읽어봐야겠어요. 불끈!!

hnine 2010-01-17 18:19   좋아요 0 | URL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것, 그게 어디예요, 그쵸? ^^

하늘바람 2010-01-17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맞아요 님 더 노력하는 ^^

hnine 2010-01-17 18:20   좋아요 0 | URL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계속 노력하는 것, 노력하는 마음을 놓지 않는 것, 거기 까지인 것 같아요. 하늘바람님은 잘 하고 계시잖아요.

2010-01-17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1-17 18:21   좋아요 0 | URL
ㅋㅋ, 예, 지금 충분히 즐기세요 ^^

꿈꾸는섬 2010-01-17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고 싶어요.^^

hnine 2010-01-18 06:07   좋아요 0 | URL
그게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지요. 사실 부모가 되고 나면 무엇을 하든지 아이와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지만 말입니다.

울보 2010-01-17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아주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모처럼 아이랑 신나게 놀다가 들어왔어요,,,뭐 별건아니지만,,ㅎㅎ

hnine 2010-01-18 06:08   좋아요 0 | URL
아이와 함께 하는 일이 나에게도 즐거울 때에는 성취감도 있고 보람도 있고 더 좋지 않나요?
울보님은 제가 여기서 아는 좋은 엄마 상을 가지신 분들 중 한분이신데요? ^^

같은하늘 2010-01-19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요즘 꼭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소리지르는 저 때문에 아이들도 닮아갑니다. ㅜㅜ

hnine 2010-01-19 12:39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맞아요. 제가 아이에게 하는 걸 며칠 후에 보면 어느 새 따라하고 있더라고요. 소리 지르느니 입을 다물자 하고 방으로 그냥 들어가버렸더니 어느새 그것도 따라하더군요 흑흑...같은하늘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겠어요.
 

다린:  엄마, 우리 반 xx가요, 독감 예방 주사 맞고서 바로 독감에 걸려버렸대요. 열 나고 온 몸이 쿡쿡 쑤시고요. 예방 주사는 병에 걸리지 말라고 맞는 거잖아요? xx가 또 자기 맘대로 말하는거죠? 걔 원래 잘 모르는 것도 아는 척 하면서 말하기 좋아하거든요.

엄마: 그럴 수 있어. 예방 주사 맞을 때 그 주사약에 뭐가 들어있는지 혹시 아니? 

다린: 그 병에 안걸리게 하는 약 같은 것이 들어있는거 아닌가요? 

엄마: 와, 그런 약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 그런 주사라면 몇대라도 맞겠는데

다린: 아닌가요? 

엄마: 예방 주사약 속에는 그 병에 안걸리게 하는 약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의 물질이 들어있지.  

다린: 예? 그럼 그 주사 맞고나면 그 병에 걸리게 될 거 아녜요? 

엄마: ㅋㅋ 병에 걸릴만큼 그렇게 많은 양이 몸 속으로 들어오면 안되고 아주 조~금.
        그러면 그 병으로 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물질이 만들어지기 시작하거든.
  

다린: 엥? 그러면 그 병에 안걸리게 하는 물질은 결국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드는거네요? 

엄마: 그렇지. 우리 몸이 얼마나 똘똘한데~ 그런데 이 물질은 그 병을 일으키는 물질, 독감의 경우에는 이게 바로 독감 바이러스인데, 이 바이러스가 아주 조금이라도 먼저 우리 몸 속에 침입해 들어와야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하지.  

다린: 바이러스가 먼저 싸움을 걸어와야 나서는구나! 

엄마: 맞아 맞아. 그런데 이 바이러스가 한꺼번에 갑자기 많이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 그 바이러스와 맞서 싸울 이 물질이 충분히 만들어지기도 전에 우리 몸이 바이러스에게 굴복당할 수가 있어. 그게 바로 그 병에 걸렸다고 하는 상태인거야. 

다린: 아하~ 

엄마: 그래서 그렇게 바이러스가 한꺼번에 많이 들어오기 전에 미리 아주 조금만 우리 몸에 그 바이러스를 넣어주면 병을 일으킬 정도는 되지 않으면서도 우리 몸에는 그 바이러스에 대항해서 싸울 물질들을 만들어서 나중에 그 바이러스가 많은 양이 침입해오더라도 싸울 준비를 해놓게 되는거야. 그게 바로 뭘까요?? 

다린: 그게 바로 예방주사?? 

엄마: 그렇지~ 예방 주사 맞을 때 주사약으로 무엇이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것인지 알겠지? 

다린: 그 병에 걸리게 하는 것을 아주 조~금 우리 몸에 집어 넣어주는 것이란 말이죠? 그것에 맞서 싸울 애들을 준비시키려고. 

엄마: 딩동댕~  그런데 다린이 반 xx의 경우에는 그 조금의 양으로도 병이 나고 만 것이지. 아주 특수한 경우야. 아마 독감 예방 주사를 맞을 때 xx의 몸 상태가 안 좋았다거나, 사람마다 다른 차이라던가, 무슨 이유가 있었을거야. 그러니까 꼭 xx의 말이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지, 그치? 

다린: 사람마다 다른 차이라고요? 맞아요 맞아, 걔는 정말 성격이 특이한 아이라니까요.

엄마: (ㅋㅋ...) 

 

-------------------------------------------------------------------------------- 

쓰다 보니 만화로 그려보고 싶어 지지만 내가 그림을 웬만큼이라도 그려야 말이지 ㅋㅋ 
귀여운 캐릭터로 그리고 위의 저 말들을 모조리 말풍선 속에 집어 넣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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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1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3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0-01-13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짝 놀랐어요 님 님이 걸리신줄 알았답니다

hnine 2010-01-13 20:05   좋아요 0 | URL
이 카테고리에 있는 글들이 제목만 보면 깜짝 놀랄 것들이 좀 있지요, 양수검사부터 시작해서~ ㅋㅋ

비로그인 2010-01-13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린이가 걸린 줄 알았네요. 이런 대화로 과학상식 책하나 내셔도 되겠는데요? ㅎㅎ

hnine 2010-01-13 20:08   좋아요 0 | URL
이거 사실 저의 경험담이어요. 다린이와의 대화 형식을 빌어서 그냥 써봤지요. 독감 예방 주사 한번 맞은 후 독감을 얼마나 호되게 앓았는지,,,ㅋㅋ

세실 2010-01-13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거였구나~~ 다린이의 끄덕이는 표정이 눈에 선합니다.
마주이야기 다음 시리즈 기대하겠습니다.

hnine 2010-01-14 04:50   좋아요 0 | URL
저 정도라도 설명을 해줄 수 있는 것만 물어보면 참 좋겠습니다 ^^

비로그인 2010-01-13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hnine 2010-01-14 04:52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은 만화 그림도 혹시 잘 그리실까요?

다락방 2010-01-14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라도 그림을 잘 그렸으면 그림 그려서 보내드리고 싶어요. 자상하고 쉬운 hnine님의 설명을 말품선에 넣어주세요, 하고 말이죠. 그림을 못그리는 제가 그저 애석할 따름입니다. 대신에, 추천은 했어요. 너무나 알기 쉽게 설명해주셔서 말이죠. 전 말이죠, 무언가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는 것, 그래서 몰랐던 것을 알게 해준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hnine 2010-01-14 20:4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 입이 귀에 걸린 것 보이시나요? 이런 칭찬의 말씀에 전 금방 헤죽거린답니다 ^^ 아는 것도 많지 않은데 그나마 아는 것을 설명해주는 것도 쉽지 않아요. 또 설명해주다가 비로소 내가 아는 것이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지요.
추천 감사합니다 ^^

순오기 2010-01-14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걸 최규석 사이트에 올려서 만화로 그려달라고 할까요?^^
그러잖아도 어린이책 그림을 그리는데...

신종플루 예방접종할 때 예방주사는 그 바이러스를 우리 몸속에 넣어주는 거라고 했더니 애들이 후덜덜~ ㅋㅋ 선생님들이 무조건 주사만 맞으라고 하지 설명을 잘 안해주는 가보더라고요. 우리 교육이 이렇게 맹점이 많아요.

hnine 2010-01-15 04:38   좋아요 0 | URL
ㅋㅋ 아이들이 후덜덜~ 할만 하지요.
어떤 것을 말로 설명하는 것도 잘 해야 하지만 그림으로 그려서 이해할 수 있고 또 이해시킬 수 있으면 그 이미지가 머리 속에 훨씬 더 쉽고 깊게 남아서 중요한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10-01-19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다린이가 그랬다는줄 알고 놀랐어요.^^
그런데 항상 이렇게 자상하게 설명해주시나 봐요.
울 아이가 다린이 형을 부러워하겠는데요.

hnine 2010-01-19 12:40   좋아요 0 | URL
이렇게 설명해줄 때도 있는데 설명하기 힘들 때가 더 많아요. 그럴땐 같이 찾아보기도 하고, 나중에~ 라고 미루기도 하고, 그러네요 ^^
 
아, 호동왕자 (반양장) 책읽는 가족 12
강숙인 글,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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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서 알고 있으나 정작 생각해보니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결말이 지어졌는지는 기억에 없다. 역사동화를 주로 많이 써오고 있는 동화작가 강숙인님의 '아, 호동왕자'를 읽어가다보니 쉽게 쓰여진 이유도 있고 물흐르는 듯한 이야기 전개, 그리고 장면이 눈 앞에 보이는 듯한 묘사 때문에 책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TV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호동왕자는 고구려 3대왕의 아들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 즉 고구려, 백제, 신라 중 가장 먼저 세워진 나라가 고구려이니 아직 신라, 백제는 건국되기도 전의 이야기이다. 실제 있었던 일이라기 보다는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로 믿고 있는 쪽이 지배적인데 '삼국사기'에 그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다른 일 때문에 삼국사기를 들추어 보던 중 여기에 실린 호동왕자에 대한 짤막한 글을 본 저자가 순간적으로 이 이야기를 나만의 방식으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1999년 겨울, 마침내 호동왕자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웃한 부여에 비해 신생국이었던 고구려는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낙랑국을 넘보게 되고 그 방법으로 왕자인 호동을 낙랑국의 공주 '예희 (여기서는 예희로 나오는데 다른 책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나오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 확실한 이름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와 혼인을 하게 한 후 낙랑국의 자명고를 찢으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 명령대로 할 경우 예희의 생명은 온전치 못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버지인 고구려왕의 분부대로 해야했던 호동왕자는 그야말로 사랑보다 나라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을 한 것이며, 호동의 뜻을 따를 경우 자기 나라인 낙랑국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자명고를 찢고만 낙랑의 공주는 그 반대의 경우라서 확실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그 당시 역사적 상황, 호동의 야망, 왕의 첫째 왕비를 둘러 싼 주위 세력간의 알력등, 저자에 따라 여러 방면에 촛점을 맞춰 펼쳐나갈 수 있을 이야기를 저자는 호동과 예희 사이의 비극적인 사랑, 그리고 마루와 호동, 마루와 예희 사이의 드러나지 않은 감정 전선에 주요 비중을 두어, 사랑이란, 꿈이란, 현실이란 무엇인가, 이들 앞에서 사람들은 어떤 결정과 판단을 하게 되는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읽다가 붓으로 그려진 삽화가 나오는 페이지를 만나면 마치 어릴 때 보던 역사 만화가 떠오르기도 했고, 제목의 '호동왕자' 앞에 '아'라는 감탄사를 넣어 '아, 호동왕자'라고 붙임으로써 책을 처음 대할 때의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효과가 있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이상이면 아이도, 어른도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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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0-01-13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찜하고, 이 책도 보관함으로 슝~. 연초부터 보관함이 터질 것 같아요. ^^;

hnine 2010-01-13 02:24   좋아요 0 | URL
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어요. 워낙 술술 읽히는 책이라 시간있으면 도서관에 앉아서 다 읽고 올수도 있겠더라고요.

순오기 2010-01-15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정판으로 다시 올렸군요.^^

hnine 2010-01-15 04:39   좋아요 0 | URL
예, 그래서 순오기님이 달아주신 댓글을 저만 알게 되었습니다. 허락해주셔서 그렇게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