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Holiday Concert (Hardcover)
Clements, Andrew / Atheneum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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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들>의 작가 앤드류 클레먼츠의 작품이면 거의 보증수표라고 생각하고 있고, 아이도 나도 모두 좋아하는 작가인데 정작 읽어보겠다고 빌려와놓고는 아이가 몇 페이지 읽더니 만다. 그래서 어떤 내용이길래 그럴까 궁금해졌다. 아이가 재미있어해도 궁금, 재미없어해도 궁금해하는 엄마의 속성이라고나 할까.
학교 선생님이었던 작가의 이력에 어울리게 이 이야기 역시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브렌베리라는 마을의 '팔머중학교 (본문에 Intermediate School이라고 되어 있는데 유치원 1년, 초등학교 5년을 마치고 진급하는 학교이니 우리 나라의 중학교 정도로 보면 비슷할 것 같다)' 의 신입생들과 곧 구조조정을 당하게 될 마이너트 (Mr. Meinert)음악 선생님이 함께 연말 음악 콘서트를 앞두고 연습을 시작해야할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곧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예민해져 있는, 고지식하지만 자기 일을 더 없이 사랑하는 음악 선생님과, 이런 선생님의 마음을 알 턱이 없는, 자기 주장이 한창 강해져가는 시기의 열 서너살 아이들의 대립 구조가 잘 드러나 있다. 즉 음악 선생님으로 대변되는 구사고, 기성세대, 닫힌 마음, 그리고 아이들, 특히 주인공인 '하트 (Hart)'로 대변되는 열린 사고, 참신한 아이디어, 변화의 가능성 사이의 대립이 형성되고 갈수록 첨예화되어 가다가 결국 그것이 어떻게 화합하고 협력하어 공동 목표를 완수해가는지를, 음악 콘서트라는 행사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대립이 대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시행 착오와 고비를 거쳐 결국은 중지의 의견을 모아 화합의 단계로 나가는 과정이, 아이들이 주체가 되기는 했으나 어른의 입장이 되어 읽으니, 좋은 취지의 책이긴 하지만 아이들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어도 이렇게 이상적으로만 진행되면 얼마나 좋으랴 하는, 역시 기성 세대로서의 걱정을 배제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 유감이었다. 그래서 무리없이 읽어가긴 했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참신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노련한 작가에 의한 탄탄한 글의 구성에도 불구하고 별 세개에서 그치고 만 이유라고 하겠다. 한마디로 이건 이상에 불과하다고 보는, 기성 세대로서의 자조감을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콘서트를 둘러 싼 대립이 결국 화합으로 결말이 지어졌다는 그 사실보다 더 눈여겨 봐야할 것은, 그러기 위해 거쳐 가는 과정일 것이다. 나와 다른 편이라고 등 돌렸던 쪽에도 끝까지 마음을 완전히 닫지 않고, 그 쪽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 없었다면 무리없이 콘서트를 진행시킨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었을까?
하트를 리더로 하여 콘서트 행사를 전적으로 아이들에게 주도권을 넘겨 주고 자신은 뒤에 물러나 있겠다고 제안한 음악 선생님의 발표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전에 없던 의욕과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내어놓지만, 우리 속담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던가, 갈수록 이것을 어떻게 통합해야할지에 관한 하트의 고민은 커져만 간다. 결국 음악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크게 다치지 않는 범위에서 예전에 볼 수 없던 성공적인 콘서트를 치뤄 내고, 마지막으로 자기 짐을 챙겨 학교를 떠나는 음악 선생님과 따뜻한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그래서 제목에 'Last (마지막)'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
이 모든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기다려주는 윗 세대로서의 교장 선생님까지 포함하여 '교장 선생님-음악 선생님-학생들', 이 세 계층으로 대변되는 역할과 본분에 관한 묘사가 잘 되어 있는 작품이었다.   

(원서이지만 비교적 평이하게 쓰여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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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0 0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0 0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0 0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2-10 07:17   좋아요 0 | URL
아, 써주신 댓글을 읽어보니 그렇구나 하고 정리가 됩니다. 앤드류 클레먼츠의 책은 이 책이 다섯 번째였는데 이 책에서 그런 점이 저에게는 두드러지게 보였던 것이군요. 이 책과 함께 빌린 저자의 Lunch Money는 아이가 재미있게 읽던데 이 책은 몇 페이지 읽고 관두는 거예요. 위의 말씀해주신 내용에 선생님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게 실수도 하고, 감정적으로 흥분할 수도 있고,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배워간다고 말해주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언제가 아이를 또 한바탕 야단치다가 시간이 너무 늦어지기 전에 저녁을 먹여야 할 것 같아서 나는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난다.
아이가 있는 쪽을 보았더니 엎드려서 뭔가를 보면서 아이가 훌쩍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아기 때 앨범을 보고 있단다.
아기였을 때 내가 자기를 안고서 웃고 있는 사진, 뭘 먹이고 있는 사진, 엄마와 자기가 활짝 웃고 있는 사진들을 보니까 눈물이 난단다.
더 이상 야단을 칠 수가 없었다. 

그 일이 문득 생각나서 나도 오늘, 예전의 사진들을 다시 보며 한참을 보냈다. 

 



 

 

 

 

 

 

 

 

 

 

 

 

네 살때.
고래 그렸다고 보여주길래 잘 그렸다고 마구 칭찬을 해준 후 사진 찍어준다고 하니 (사진 찍어준다고 하면 정말로 내가 뭔가를 잘 했나보다 생각한다.) 저런 포즈를 지었다. 저 때는 분홍색 내복도 사주면 그냥 입었는데, 지금은 어림도 없다. 



 

 

 

 

 

 

 

 

 

 

 

 

지금까지, 사진기 앞에서 제대로 표정을 하는 것은 여권용 사진 찍을 때 제외하곤 거의 없었던 듯한데, 그게 그러니까 네 살때 이미 시작되었었나보다. 일부러 무서운 표정을 짓는다고 지은 저 표정이, 하나도 안 무섭다. 물론 아이한테는 "아이쿠, 무서워, 다린이 눈 좀 봐~~" 맞장구를 쳐주었던 기억이 나지만. 

 

4시,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
비가 오니 우산을 가지고 나가야겠다. 
아이가 타고 오는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나를 보시면 꼭 하시는 말씀,
"다린이랑 엄마랑 아주 똑같네~"
 

웃으면서 아이를 맞을 준비! 

 

"앞의 제 페이퍼에 댓글을 주신 친구분들 고맙습니다.
쑥스러워도 글 안 지우고 그냥 둘 것입니다.

정말로 고마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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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02-09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산은 한개만 갖고 가시지요? 다린이랑 꼭 끌어안고 웃으면서 들어오세요.^^
다린이 네살때 사진보니 울 둘째 모습이... 사진만 찍자고하면 아주 기괴한 표정과 몸짓을 하거든요.ㅎㅎㅎ

hnine 2010-02-10 20:18   좋아요 0 | URL
어, 우리 아파트 옆에서 저 보셨어요? 정말 말씀하신대로 하고 들어왔는데.
농담이고요~ ^^
같은하늘님 둘째 얘기 읽을 때마다 이제 다린이 어릴 때를 연상하면 되겠군요. 엄마를 가만 놔두지 않지만 그러면서 웃음도 주는 재롤둥이, 그렇지요?

하늘바람 2010-02-09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잘 그리네요. 태은이도 이제 4살이 되었는데 저렇게 잘 그릴 수 있을까요? 님 다린이는 엄마를 무척 사랑할거예요.

hnine 2010-02-09 17:47   좋아요 0 | URL
솔직히 잘 그렸는지 아닌지 저는 봐도 잘 모르겠던데 자기 나름대로 그려가지고 저러면서 보여주니 칭찬 안해줄 수가 없었어요.
태은이가 바로 저 무렵의 다린이 나이가 되었군요. 그런데 저 사진은 네살 12월에 찍은 것이니 거의 다섯 살 다 되었을 때가 되겠네요.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엄마 없겠지만 저의 문제는 감정 표현의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지요. 일관성 있는 엄마가 되고 싶은데 참 어렵네요.

상미 2010-02-09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머쓱해 하는 사진은 너 어릴 때 사진 (남자애 처럼 입었던) 하고 닮았어.ㅋ
눈은 네가 더 컸고 ,토실토실한 볼 부분이.
언제 스캔해서 올려봐.

hnine 2010-02-10 20:18   좋아요 0 | URL
그 사진을 기억하는구나. 정말 기억력 엄청 좋다.
사람들이 많이 그래, 다린이는 엄마를 많이 닮았다고. 혹시 다린이 아빠가 서운해할까봐 나는 다린이의 아빠 닮은 면을 부각시켜서 얘기하고는 하지 (이마라든지, 눈썹이라든지...^^).

무스탕 2010-02-09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성이는 아직 분홍색 폴라티를 입고 학교에 가요.
며칠전에 올해 입학하는 조카 주려고 빨간색 캐릭터 가방을 사 와서는 정성이한테 '너 주려고 샀다' 놀려먹으니 난리를 치더군요. ㅎㅎㅎ
어려서 사진을 보고 있으면 정말 절로 미소가 지어지요 ^___^*

hnine 2010-02-09 22:44   좋아요 0 | URL
다린이는 분홍색도 벌써 거부하는데...
위의 사진도 지금 보여주며 분홍 내복 입고 있는 걸 보라고 했더니 얼굴 표정이 이상해지는데요? ^^

blanca 2010-02-09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어릴 때 사진 보고 훌쩍였다는 대목이 감동스럽네요. 감정의 기복. 아....제가 다혈질인 것을 저는 아기를 낳고 깨달았답니다. 낳기 전에는 제가 아주 성격 좋은 사람인줄 완전 착각하고 살았었요. 아기를 키우면서 엄마도 같이 성장해야된다는 말. 정말 맞는 것 같아요.

hnine 2010-02-09 22:47   좋아요 0 | URL
어릴 때 사진 보고 훌쩍이는 모습은 엄마인 제 마음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아요. 엄마가 아이 때문에 우는 일은 있어도 아이가 엄마 때문에 우는 일은 없게 하라는 말을 또 떠올렸던 하루였답니다.
blanca님 서재에서 어제 몰래 고호 사진 데려다가 제 노트북 바탕화면으로 해놓았으면서 인사도 못드리고 왔는데 오늘 제 서재에 이렇게 들러주시니...반갑습니다 ^^

울보 2010-02-09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는 감정이 풍부한가봐요,,
류는 좀 차가운지 야단맞고도 조금 있다가 혼자 풀고 나와요,,ㅎㅎ
다린이는 학교에서 늦게 오는군요,
류는 일찍오는데,,어릴적 사진을 보면 본인들도 웃음이나오는지 베시시웃는데 그때 기분 참묘하더라구요,,다린이 참 귀엽네요,

hnine 2010-02-10 07:41   좋아요 0 | URL
류가 차가운게 아니라 쿨~한거죠, 그리고 엄마가 야단쳐도 그게 나를 미워해서 그런게 아니라는 믿음이 있으니까 그런 것 아닐까요? 다린이는 야단맞고 나면 곧잘 제게 물어요, "엄마, 그래서 나 안 사랑해요?" 라고요.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줘도 자주 그런 말을 하네요.
류 사진 보면 정말 시간 가는줄 모르시겠어요. 저도 지금 예전 류 어릴 때 사진 떠오르는 것이 몇 개 있을 정도이니까요. 그런 것을 보면 사진도 부지런히 찍어놓아햐겠지요? ^^
아래 댓글, 감사드려요. 감정이 왔다 갔다 하는건 엄마인데 그 영향을 아이들이 고스란히 받게 되니, 알면서도 참 안되더라고요.

꿈꾸는섬 2010-02-11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의 네살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ㅎㅎ

hnine 2010-02-11 21:23   좋아요 0 | URL
요맘때 아이들이 다 그렇지요.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이렇게 개구장이 짓 할 무렵까지가 제일 귀여웠던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10-02-27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hnine님과 아드님, 쓰시는 글이 어찌나 귀여운지욥^^

hnine 2010-02-27 22:36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다시 읽어봐도 저는 잘 모르겠는데...^^
 

아침부터 웬지 눈물이 나는 날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나 자신이 마음에 안들고,
그러다가 또 사소한 일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헤벌쭉 웃어버릴
나의 그 가증스러움이 싫어 한숨 나온다.  

귀찮아서 삶지 않고 그냥 빨아 널었던 행주를 걷으여
"이건 왜 빨아도 이렇지?"
혼잣말을 했더니
아침부터 침울해보이던 엄마 분위기에 혼잣말까지 하는 것을 들은 아이가
제딴엔 걱정이 되는지 엄마는 왜 혼자 말을 하고 그러냐고 한다. 

얘기들어줄 사람이 마땅치 않으면
사람은 혼잣말을 하게 되는 거라고
뭐라고 대답을 해야겠길래
학교 가느라 신발 신는 아이에게 그렇게 말하고 말았다.

그게 아침에 학교가는 아이에게 할 소리였는지
정말, 정말 모자란 사람이다. 

당신은 나보다 더 긍정적이고 상냥하고 웃음이 넘치는 그런 아내를 맞았어야 했고
아이야, 너는 나보다 더 밝고 너그럽고 수양이 모자라지 않은 그런 엄마가 옆에 있었더라면 좋았겠지. 

빨리 뭔가를 해야겠다.
기름이랑 소금 가져다가 오랜만에 TV 앞에 앉아 김이라도 재야겠다 무슨 프로라도 상관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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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2-09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거워 보이는 하늘을 머리에 이고 길을 나선 아침입니다. hnine 님의 오늘 기분은 날씨 탓도 좀 있지 않으실까요..? ^^.. 하루가 뽀송해지시길 빕니다.
혼잣말 슬쩍 엿들은 것처럼 뭔가 남기고 갑니다 :D

상미 2010-02-0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런 날이 있잖아.
많고 많은 날중 그런 날인거야 오늘이....

<내가 살아보니까 - 장영희>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는다.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란 것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 내리는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이다.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TV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 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 쌓고,

진정으로 남을 대해 덕을 쌓는 것이 결국 내 실속이다.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 장영희 에세이"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중에서 -




stella.K 2010-02-09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어찌 민망한 말씀을 하십니까?
행주를 빠는 것도 김을 굽는 것도 다 마음이 없으면 못하는 일인데
하물며 사람이겠습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님이 무엇을 하셨던 그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 하셨을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것 중 결과를 바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다 과정을 사는 게지요. 힘내십쇼.^^

L.SHIN 2010-02-09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 때는, 정말 한 번에, 기분이 전환될 만한 좋은 글을 남겨주고 싶은데...
그러기엔 머리에 든 것이 딱딱한 것들 뿐이라서...
나는 이럴 때 도움이 안 되는구나...싶어서, 내 자신에 회의감이 살짝 드네요.

하늘바람 2010-02-0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은 말이 생각 안나네요. 하지만 그런 날 누군가 나를 보며 토닥토닥 많이 속상하지 많이 힘들지 하면 눈물 떨구며 마음이 풀릴 거같아요

같은하늘 2010-02-0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그런날이 있어요. 오늘은 흐렸던 어제 날씨에 이어 바까지 추적추적 내려서 더욱 몸도 마음도 찌뿌둥한 탓이 아니었을까요? 제가 살짝 안아드릴께요. 와락~~ 앗! 너무 꽉 안았나요? 제가 힘이 좀 셉니다. ^^ 웃음으로 오늘하루 마감하시길 바래요.

카스피 2010-02-09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시다보면 그런날이 좀 있지요.기운내시고 활짝 웃어보세요 그럼 또 기운이 나실겁니다^^

울보 2010-02-09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 나인님 전 너무 자주 그래요,,
저도 그럴때는 무슨일인가를 해야하는데,,
오늘 날씨탓이려니 하세요,,
전 오랜만에 엄마들을 만나 수다를 떨었는데 그리 썩 기분이 나아진것 같지는 않네요,,,우리힘내자구요,

세실 2010-02-10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조만간 청주로 오세요.
함께 점심 먹어요..정말루...... 토닥토닥

프레이야 2010-02-10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고.. 전 행주도 안 삶고 김에 기름도 안 발라요.
나인님은 충분히 좋은엄마이고 좋은아내일걸요.^^
토닥토닥~

꿈꾸는섬 2010-02-11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일이 꼭 있는게 아니여도 그럴 날이 있죠? 나인님 힘내세요.^^
 
The Mysterious Benedict Society (Paperback) The Mysterious Benedict Society 1
트렌톤 리 스튜어트 지음, 카슨 엘리스 그림 / Little Brown & Company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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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로 옮기자면 <베네딕트 비밀 단체> 쯤 될까? 부모를 모르거나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영재성 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네명의 아이들. 베네딕트 (Mr.Benedict)는 신문에 공고를 내고 이들을 선발한 사람의 이름이고 이렇게 뽑힌 아이들은 스스로 '베네딕트 비밀 단체' 라고 이름 짓는다. 이들을 선발한 이유는 무엇이고 맡겨진 임무는 무엇인가? 초반부에서부터 이들을 선발하는 문제들의 황당함, 그리고 이들이 그 문제를 풀어나가는 기발한 방식등이 읽는 사람의 흥미를 단숨에 끌어당기는 이 소설은, 청소년 대상으로 쓰여졌다고는 하나, 활자도 제법 빽빽하고 거의 500 페이지 가까이 되는 분량 때문에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하는 재미가 없었다면 아마 끝까지 읽어나가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염려가 전혀 없었던 소설.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이 세상에 나쁜 메시지를 전파시키려는 Mr. Curtain의 음모를 저지시켜야 한다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베네딕트 비밀 단체의 아이들은 Mr. Curtain이 운영하고 있는 특수 영재 학교에 이를테면 위장 입학을 한다. 베네딕트 씨와 불빛으로 모르스 부호를 이용 하여 연락을 취하면서 일의 진행 과정을 보고 하고 또 조언을 받는 과정들,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보통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정말 흥미 진진하게 펼쳐 진다.  
책의 중반 정도 까지는 이렇게 스토리를 쫓아가며 읽는 재미가 거의 전부였다가 점차 더 읽어나갈수록 드러나는, 내용 하나 하나에 담겨 있는 은유와 상징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과 개성이다. 이들 중 리더격인 냉철한 분석가 '레이니', 한번 보거나 들은 것은 머리 속에 다 기억하는 능력을 가진 말라깽이 소년'스티키', 늘 다양한 도구들이 담긴 양동이를 허리에 차고 다니며 시기 적절하게 이것들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험심이 강하고 유쾌한 소녀 '케이트', 그리고 이 소설의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도대체 어떻게 이 아이가 선발되었는지 드러날 정도로 특별한 재능이 없어보이는, 초미니 사이즈 체구에, 늘 불평을 늘어놓고 신경질적인 꼬마 '콘스탄체'. 이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능력은, 어떤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없이 궁극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모두 없어서는 안 될 기여를 하게 되는데 이 네 아이들을 통해 각각 분석력, 기억력, 모험심, 고집스런 독립심 등의 필요성을 의미했다고 보여진다.
Mr.Curtain이 그의 메시지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파시키기 위해 TV 같은 방송매체를 사용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매스컴에 의해 나도 모르게 정신적 획일화, 사고의 확일화를 전수받고 있는 것에 대한 비유로 볼 수 있지 않을까?  Mr.Curtain이 이런 목적으로 고안한 장치인 'Whisperer' 의 조정을 받고 나면 일시적으로 '공포'와 '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의 안락함에 취하게 되어 그 기분에 다 연연하게 되고 점차 공포와 걱정을 야기시키는 모든 기억을 상실하고 말게 된다. 즉 'Brainsweeping' ('뇌 청소'라고 해석해야하나?)이 일어나는 것. 이런 장치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공포감, 공포를 야기시키는 '생각 (thoughts)'를 제거시킴으로써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 Mr. Curtain의 명분인데 그 이면에는 온 세상 사람들을 자기 뜻대로 '조정 (control)'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다.  

Thoughts carry a great deal of freight. (생각에는 무거운 짐이 상당량 내포되어 있다.)p.100

우리가 깊게 생각하기를 포기하는 이유 중에는 실제로 이러한 부담감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작용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쯤 파악이 되자 이 책을 보는 눈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스토리에 담긴 의미와 상징을 찾아가는 재미가 더해졌다고나 할까. 끝까지 내가 놓치고 만 것들도 많을테지만 말이다.
서로 상반된 성향과 가치관을 가진 Mr. Benedict와 Mr. Curtain의 소설 속에서의 관계는, LIVE와 EVIL (알파벳의 순서만 바뀐)과의 관계와 같은 맥으로 짚어지며, Mr. Curtain이 메시지를 전달시키기 위해 성인이 아닌 어린이들을 이용해야 했던 것의 의미, 자신의 능력과 상관 없이,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찾아 주지 않음에서 '스티키'가 느껴야 했던 외로움과 자기의 존재 가치에 대한 부정이 나타내는 의미, 공포를 감수하고 스스로 사고하여 얻은 진실과 자신도 모르게 외부에서 주어진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진리라 받아들이고 사는 것의 차이 등, 이 책은 청소년 소설로만 보기에는 참으로 많은 은유와 상징을 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빛을 발하는 신경질 꼬마 '콘스탄체'의 그 특별한 능력은, 다른 사람들의 판단과 평가에 연연하는, 요즘의 우리가 점점 잃어가고 있는 그 무엇이 아니던가.
청소년들 사이에 한창 유행하는 환타지 소설이 가지고 있는 황당함이 없이도 지루할 새 없게 하는 작가의 톡톡 튀는 발상이 유쾌하며, 읽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깊이를 가지고 의미를 해석해볼 수도 있는 책이었다고 하겠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다 읽고 난 독자를 위한 '퀴즈'도 출제되어 있으니 풀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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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6 22: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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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6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06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2-08 14:13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대로 fright이라고 해도 앞뒤 내용으로 보아 별로 무리가 없을 듯 하지요? ^^
이 책이 벌써 3권 까지 나왔더군요.

비로그인 2010-02-08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읽다 말았었는데, hnine님 말씀처럼 스토리 아닌 다른 재미가 있는걸 몰랐군요. 안그래도 무대뽀인 꼬마 콘스탄체의 이야기가 궁금하긴 했었는데 다시 들춰봐야겠네요.
애들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저희 애는 퍼시 잭슨~이 개봉할 날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어요..

hnine 2010-02-08 14:09   좋아요 0 | URL
예, 무대뽀 꼬마 콘스탄체가 후반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하던...
퍼시 잭슨, 다린이도 포스터까지 미리 가져다 보면서 기다리고 있어요. 저희 동네에서는 이번 주 목요일 개봉이더군요.

상미 2010-02-09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예전에 경은이 사줬는데, 읽었나 모르겠다.

hnine 2010-02-09 22:48   좋아요 0 | URL
인터넷에서 겉 표지만 보고 재미있어보이니까 다린이가 자기가 읽겠다고 사놓고는 막상 배달되어 온 것을 보더니 몇 페이지 읽고는 계속 못 읽더군 ㅋㅋ
썼다시피 이게 글씨도 좀 작고 두껍거든. 그런데 막상 읽기 시작하면 계속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재미가 있으니 혹시 경은이 아직 안 읽었거든 읽어보라고 전해줘~

stella.K 2010-02-16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원서랑 그닥 친하지 않아서리 뭐라 말씀은 못 드리겠고...ㅜ

hnine 2010-02-16 17:19   좋아요 0 | URL
stella님도 축하드려요. 제가 못본 영화라서 저도 뭐라 말씀은 못드리겠고... ^^

순오기 2010-02-16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수리뷰 먹었네요~ 축하드려요!
흥미진진한 은유와 상징까지 있는 소설이라니 구미가 당기고, 코닉스 버그의 '퀴즈왕들의 비밀'도 떠오르네요.^^

hnine 2010-02-16 20:39   좋아요 0 | URL
예, 먹었습니다 ㅋㅋ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려요 '퀴즈왕들의 비밀'이라...수첩에 메모 해 놓고~ ^^
 

왜냐 하면 너무 좋으니까.
웬만큼 좋아야 들으며 다른 일을 할 수 있는데, 오직 듣는데만 집중하게 되는 음악이 있다.


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수입]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5번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작곡, 콜린 데이비스 (Sir Colin / EMI Classics / 2009년 11월
16,000원 → 13,400원(16%할인) / 마일리지 140원(1% 적립)
2010년 02월 04일에 저장
절판
특히 2악장.
하긴 나는 어느 곡이든 2악장에 제일 마음이 쏠리는 편이다.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2번 & 차이코프스키 : 피아노 협주곡 1번- 이 한 장의 명반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외 작곡, 카라얀 (Herber / 유니버설(Universal) / 2002년 4월
17,800원 → 14,900원(16%할인) / 마일리지 140원(1% 적립)
2010년 02월 04일에 저장
품절
라흐마니노프 피협 2번의, 역시 2악장.
그리고 1악장도 좋다. 도입부에서 벌써 나의 손은 하던 일을 놓고 귀만 열린다.
[수입] 라흐마니노프가 지휘한 라흐마니노프 - 라흐마니노프 : 교향곡 3번 & 죽음의 섬 외
RCA / 2006년 5월
14,100원 → 12,300원(13%할인) / 마일리지 130원(1% 적립)
2010년 02월 04일에 저장
품절
[수입] The Piano O.S.T. (SACD)
이엠아이(EMI) / 2002년 12월
27,300원 → 22,900원(16%할인) / 마일리지 230원(1% 적립)
2010년 02월 04일에 저장
품절
영화 <피아노>의 주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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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02-04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e Piano ost는 나온지 저렇게 오래된 음반인데도 여전히 비싸군요 @_@
어제 드럼 선생님한테 혼났어요 -_- 전 요즘 음악을 거의 소음 수준으로 생각해서 대체로 듣질 않거든요. 그래도 1~2년전까진 워너비도 사서 듣고 건모오라버니도 챙겨 듣고 했는데 언제부턴가 손 놓더니 이젠 완전 담 쌓고 지내요.. ㅠ.ㅠ
음악을 많이 들어야 한다는데 이러다 음악 원시인 될것같아요;;;;

hnine 2010-02-05 05:36   좋아요 0 | URL
저 CD가격, 좀 그렇지요? ^^
우리 나이에 (^^) 더 잘하라고 야단쳐주시는 선생님도 계시고, 저는 부러운데요?
저의 가요 수준은 그 옛날 HOT 나오던 시절부터 끊겨서는 (서태지까지는 압니다) 다시 이어질 기회가 없네요. 가끔 낮에 가요 프로그램을 며칠 들으면 좀 따라잡겠더군요.
워너비 노래는 몇개 아는데, 이 참에 들어보고 싶네요.

비로그인 2010-02-0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hnine 2010-02-05 05:37   좋아요 0 | URL
왜 웃으시나요 바람결님? (시비 걸고 있음 ㅋㅋ)

비로그인 2010-02-05 22:21   좋아요 0 | URL
저 맨 위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의 2악장은요.. 제가 군생활 할때, 그러니까 군악대라는 곳이어서 밤에 고참들이 취침음악이라고 해서 꼭 한 곡씩을 들려주고 잤었는데요. 훈련병을 지나 집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부대에 가서 힘들었던 생활을 하던 어느날 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2악장이 나왔었는데요.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워서 밤새 뒤척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

그래서 웃음을.. ^^
이젠 궁금증이 풀리셨는지요? ㅎ

hnine 2010-02-06 05:39   좋아요 0 | URL
취침음악이라...괜찮은 쟝르인데요? ^^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는 말, 바로 그거네요. 그래서 밤새 뒤척이셨다는 말씀도 이해가 되요.

순오기 2010-02-05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11월에 중학교독서회에서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을 토론하게 돼서, 책에 나온 음악을 들려주며 진행하려고 전날 선곡하느라 팡팡 틀어놓고 있는데 막내 친구들이 모둠숙제하러 왔다가, 니네 엄만 클래식 음악도 듣냐고... 우아한 혹은 교양있는 아줌마로 생각했다네요.ㅋㅋ 그래서 우리 막내 왈, 아니 우리엄마 내일 독서회에서 들려준다고 오늘만 그러는거야! 했다던가~ ^^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CD 걸면 종일 돌리거든요. 그래서 우리 애들이 저절로 귀에 익은 곡들이지요.^^

hnine 2010-02-05 21:12   좋아요 0 | URL
저는 그 '조윤범'을 자꾸 KBS1FM 진행자인 '장일범'과 헷갈려요. 끝자가 같아서 그런지...
클래식 음악은 쉽게 질리지가 않아서 CD한번 걸어놓으면 하루 종일 듣는 것도 가능한 것 같아요.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한 피아노 소나타도 라디오에서 가끔 나오던데, 그러고 보면 '클래식'이라고는 하지만 라흐마니노프는 그리 옛날 사람은 아닌거죠.

순오기 2010-02-06 17:15   좋아요 0 | URL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은 예당아트(지금은 극동TV던가)에서 하는데 우리도 시간 맞추기 어려워서 잘 못 봐요, 가끔 가물에 콩나듯 보는데 그래도 좋아요. 장일범씨는 누군지 모르고, 조윤범씨 멋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