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Holiday Concert (Hardcover)
Clements, Andrew / Atheneum / 200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린들>의 작가 앤드류 클레먼츠의 작품이면 거의 보증수표라고 생각하고 있고, 아이도 나도 모두 좋아하는 작가인데 정작 읽어보겠다고 빌려와놓고는 아이가 몇 페이지 읽더니 만다. 그래서 어떤 내용이길래 그럴까 궁금해졌다. 아이가 재미있어해도 궁금, 재미없어해도 궁금해하는 엄마의 속성이라고나 할까.
학교 선생님이었던 작가의 이력에 어울리게 이 이야기 역시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브렌베리라는 마을의 '팔머중학교 (본문에 Intermediate School이라고 되어 있는데 유치원 1년, 초등학교 5년을 마치고 진급하는 학교이니 우리 나라의 중학교 정도로 보면 비슷할 것 같다)' 의 신입생들과 곧 구조조정을 당하게 될 마이너트 (Mr. Meinert)음악 선생님이 함께 연말 음악 콘서트를 앞두고 연습을 시작해야할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곧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 예민해져 있는, 고지식하지만 자기 일을 더 없이 사랑하는 음악 선생님과, 이런 선생님의 마음을 알 턱이 없는, 자기 주장이 한창 강해져가는 시기의 열 서너살 아이들의 대립 구조가 잘 드러나 있다. 즉 음악 선생님으로 대변되는 구사고, 기성세대, 닫힌 마음, 그리고 아이들, 특히 주인공인 '하트 (Hart)'로 대변되는 열린 사고, 참신한 아이디어, 변화의 가능성 사이의 대립이 형성되고 갈수록 첨예화되어 가다가 결국 그것이 어떻게 화합하고 협력하어 공동 목표를 완수해가는지를, 음악 콘서트라는 행사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대립이 대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시행 착오와 고비를 거쳐 결국은 중지의 의견을 모아 화합의 단계로 나가는 과정이, 아이들이 주체가 되기는 했으나 어른의 입장이 되어 읽으니, 좋은 취지의 책이긴 하지만 아이들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어도 이렇게 이상적으로만 진행되면 얼마나 좋으랴 하는, 역시 기성 세대로서의 걱정을 배제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 유감이었다. 그래서 무리없이 읽어가긴 했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참신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노련한 작가에 의한 탄탄한 글의 구성에도 불구하고 별 세개에서 그치고 만 이유라고 하겠다. 한마디로 이건 이상에 불과하다고 보는, 기성 세대로서의 자조감을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콘서트를 둘러 싼 대립이 결국 화합으로 결말이 지어졌다는 그 사실보다 더 눈여겨 봐야할 것은, 그러기 위해 거쳐 가는 과정일 것이다. 나와 다른 편이라고 등 돌렸던 쪽에도 끝까지 마음을 완전히 닫지 않고, 그 쪽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 없었다면 무리없이 콘서트를 진행시킨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었을까?
하트를 리더로 하여 콘서트 행사를 전적으로 아이들에게 주도권을 넘겨 주고 자신은 뒤에 물러나 있겠다고 제안한 음악 선생님의 발표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전에 없던 의욕과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내어놓지만, 우리 속담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던가, 갈수록 이것을 어떻게 통합해야할지에 관한 하트의 고민은 커져만 간다. 결국 음악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크게 다치지 않는 범위에서 예전에 볼 수 없던 성공적인 콘서트를 치뤄 내고, 마지막으로 자기 짐을 챙겨 학교를 떠나는 음악 선생님과 따뜻한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그래서 제목에 'Last (마지막)'이라는 말이 들어간 것.
이 모든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기다려주는 윗 세대로서의 교장 선생님까지 포함하여 '교장 선생님-음악 선생님-학생들', 이 세 계층으로 대변되는 역할과 본분에 관한 묘사가 잘 되어 있는 작품이었다.   

(원서이지만 비교적 평이하게 쓰여진 책.)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0-02-10 0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0 0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0 0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2-10 07:17   좋아요 0 | URL
아, 써주신 댓글을 읽어보니 그렇구나 하고 정리가 됩니다. 앤드류 클레먼츠의 책은 이 책이 다섯 번째였는데 이 책에서 그런 점이 저에게는 두드러지게 보였던 것이군요. 이 책과 함께 빌린 저자의 Lunch Money는 아이가 재미있게 읽던데 이 책은 몇 페이지 읽고 관두는 거예요. 위의 말씀해주신 내용에 선생님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게 실수도 하고, 감정적으로 흥분할 수도 있고,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배워간다고 말해주어야겠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