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웬지 눈물이 나는 날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나 자신이 마음에 안들고,
그러다가 또 사소한 일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헤벌쭉 웃어버릴
나의 그 가증스러움이 싫어 한숨 나온다.
귀찮아서 삶지 않고 그냥 빨아 널었던 행주를 걷으여
"이건 왜 빨아도 이렇지?"
혼잣말을 했더니
아침부터 침울해보이던 엄마 분위기에 혼잣말까지 하는 것을 들은 아이가
제딴엔 걱정이 되는지 엄마는 왜 혼자 말을 하고 그러냐고 한다.
얘기들어줄 사람이 마땅치 않으면
사람은 혼잣말을 하게 되는 거라고
뭐라고 대답을 해야겠길래
학교 가느라 신발 신는 아이에게 그렇게 말하고 말았다.
그게 아침에 학교가는 아이에게 할 소리였는지
정말, 정말 모자란 사람이다.
당신은 나보다 더 긍정적이고 상냥하고 웃음이 넘치는 그런 아내를 맞았어야 했고
아이야, 너는 나보다 더 밝고 너그럽고 수양이 모자라지 않은 그런 엄마가 옆에 있었더라면 좋았겠지.
빨리 뭔가를 해야겠다.
기름이랑 소금 가져다가 오랜만에 TV 앞에 앉아 김이라도 재야겠다 무슨 프로라도 상관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