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트리플 5
장진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젠, 어느덧 여름이다. 더위도 슬슬 날개를 펴기 시작한다. 이런 때일수록, 나를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독서는 중요하다. 마음만 먹으면은 단편소설모음이다. 세 개의 단편과 한편의 에세이와 해설로 구성되어 있다.

 

곤희란 작품을 보자.

 

곤희는 열아홉살 소녀였다. - p.14

 

곤희를 맡아보겠느냐는 제안에 관찰자인 듯한 주인공은 응한다.

자신의 불행을 말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아이.

생리에 대해 묻는 아이.

생리를 하지 않는다는 아이.

무뚝뚝해 보이나, 사람이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는 아이.

그러나 무척 따뜻할 것만 같은 아이.

곤희를 맡고 있는 관찰자인 듯한 주인공은 이제 되었다고

그 한숨 같지 않은 한숨 같은 의미를 되새기는 날.

 

어쩌면, 곤희에서 보여주듯, 우리 삶에는 무덤덤해 보이나, 그 내면에는 치열한 어떤 싸움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엄청 예민하고, 엄청 많이 신경 쓴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다를 수 있지 않을까. 한 순간 한 순간이 소중히 여겨지지만, 그 순간들이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 그리고 나.

 

마음만 먹으면은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그러면, 할 수 있을 텐데, 라는 희망사항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소설은 그 마음을 먹기까지의 힘겨운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마음먹기의 힘겨움을 넘어서, 마음먹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나약함까지도 보여준다.

 

나도 마음을 먹은 적이 많이 있다. 많은 경우, 그 마음먹음은 결국 실행되지 못하고 내 의지가 아닌, 자연적인 힘에 이끌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렇게 마음만 먹고 끌려가듯 산 인생. 물론, 앞으로도 나의 인생은 내 맘대로 되지는 않을 거라는 것, 알고 있다. 그렇게 가고 있는 인생.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다 이루어질 거 같은데, 이루어지지 않는 세상 때문에 속을 앓을 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그냥 지금 이대로도 좋다는,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 조금 더 노력할 뿐이라는 마음만 먹으면, 앓는 속이 이제는 나아지지 않을까.

 

내일을 향한 나의 미래는 어디로 어떻게 얼마나 열려 있는 것일까. 그 궁금증과 희망의 메시지에 나의 인생을 맡겨본다. 마음만 먹으면 나의 꿈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세상. 그 세상에 온전한 내가 있기를 바라면서.




- 자음과모음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아이들은 부모나 형제들로부터 독립된 ‘자기 방’이 처음 생기면 너무 행복해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자기 방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한다. 딱히 숨길 것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타인들로부터 방해받고 싶지 않은 자기만의 ‘슈필라움’을 지키기 위해서다. 독립된 개체로서의 ‘자의식’을 공간으로 확인하려는 것이다. ‘물리적 공간’과 ‘심리적 공간’은 이렇게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슈필라움’은 바로 이 지점에 있는 단어다.

 

…중략…

 

유명 디자이너의 비싼 인테리어 가구로 공간을 가득 채운다고 ‘슈필라움’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 취향과 관심이 구현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보잘것없이 작은 공간이라도 내가 정말 즐겁고 행복한 공간, 하루 종일 혼자 있어도 전혀 지겹지 않은 공간, 온갖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그런 공간이야말로 진정한 내 ‘슈필라움’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었던 나의 꿈은 이미 이루어져 있다. 비록, 경제적으로 안정되었다거나, 내 소유의 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나는 나만의 공간에서 글을 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어쩌면 진정한 내 ‘슈필라움’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는 슈필라움이라는 공간 속에서 이루어져가는 저자의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에세이다. 그것도 바다사진 가득한.

 

저자가 찍은 사진들과 또 때때로 들어가 있는 저자의 그림을 보다 보면, 이 여름, 어딘가 모를 상쾌함이 마음을 촉촉히 적신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보다 보면, 새로운 기운들이 솟아난다! 그래서, 금방 읽어버렸다. 길이가 짧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가 이야기하는 것들이 나의 독서욕구를 자극해 그의 글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허헛! 나 최대한 천천히 읽었다고요……

 


2.

온 사회가 관음증이다. 소셜 미디어는 내 스마트폰에 저장된 전화번호의 주인들에게 어제저녁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수시로 알려준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시시콜콜 드러내지 못해 안달이다. 노출증이다. 관심이 전혀 없는데도 자꾸 보라고 한다. 결국 훔쳐보고야 만다. 관음증과 노출증은 동전의 양면이다.

- ‘눈이 작은 사람은 만만하지 않았다’ 중에서

 

→ 어쩌면, 에세이를 읽으면서 행복을 느끼는 이유도 우리 안에 잠재해 있는 관음증을 만족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한번 생각해 본다. 누군가에게 나의 삶을 보이고 싶고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가 교묘하게 맞물려 에세이가 탄생하고 또한 에세이가 잘 팔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에세이를 쓰는 자체를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에세이를 통해 우리는 삶의 희망을 갖게 되기도 하고, 에세이를 통해 삶의 기쁨을 맛보기도 하고, 에세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는다는 인식을 통해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에세이가 마음의 평화를 주기도 한다.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처럼.

 

이 속에는 바다 같은 평화가 있어서 좋다. 저자의 많은 생각들, 저자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저자의 에피소드 등은 그냥 일상이고 그 속에 평화스런 삶이 있다. 이렇게 보니, 나의 삶도 지극히 평화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격정적으로 살아온 삶은 아니었던 거 같은 이 느낌은 뭘까.

 


3.

‘나쁜 것’이 분명해야 그것을 제거할 용기와 능력도 생기는 것이다. ‘나쁜 것’이 막연하니 그저 참고 견디는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참고 견딘다고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내 스스로 아주 구체적으로 애쓰지 않으면 ‘좋은 삶’은 결코 오지 않는다. 아무도 내 행복이나 기분 따위에는 관심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나는 오늘도 계란을 삶는다.

 

내게 삶은 계란이다!

- 당신의 행복 따윈 아무도 관심 없다 중에서 -

 

→ 때로는 이건 아니다 싶은데, 눈 감아버릴 때가 있다. 기분은 나쁘고 더럽지만, 내게 아주 큰 피해를 주는 게 아닐 때 그렇다. 그렇게 기분이 더러운 날은 며칠이고 참고 견디지만, 좀처럼 기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그럴 때 무언가를 하면 흥분상태가 되어 실수를 하게 되기 십상이다. 그리고 결심한다. 다음번에 그런 상황이 오면 반드시 적절하게 따질 거라고. 또다시 그런다면, 나는 당신을 신고하겠노라고. 식어간, 삶은 계란 두 개가 나를 노려보고 있다. 무조건 용서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세상엔 용서만으로 될 수 없는 것도 있다고.  그렇게 말하는 듯 하다.

 

 

4.


한국 사람들이 책을 너무 안 읽어서 큰일이라고 아주 정기적으로 호들갑이다. 독서율에 관한 통계 자료들을 검색해서 자세히 살펴봤다. 뭐 그렇게까지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다. 매번 ‘꼴찌 증명의 기준’으로 동원되는 ‘OECD 평균’에도 그리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보다 독서율이 높은 나라는 주로 스웨덴, 네덜란드, 독일과 같은 북유럽의 나라다. 그러나 그 나라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을 수밖에 없다. 일단 겨울이 무지하게 길다. 오후 두세 시면 깜깜해진다. TV도 너무 재미없다. 대부분 토론프로그램이다. 드라마도 보고 있기가 참으로 딱한 수준이다. 한국처럼 ‘출생의 비밀’ 따위는 그리 큰 문제 안 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 긴 겨울밤, 붉은 백열등 불빛 아래 책을 읽는 것이 우아하게 폼도 나고, 시간도 잘 간다.

 

…중략…

 

책을 꼭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버려야 한다. 띄엄띄엄 골라서 읽으라고 목차도 있고, 색인도 있는 거다. 하루에도 수만, 수십만의 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어느 세월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골라 읽는 ‘발췌독’이야말로 가능해지는 주체적 독서법이다. 책은 진짜 재미있고, 정말 중요한 것만 끝까지 읽는 거다.

 

- 우리는 ‘귀한 것’에 꼭 침을 바른다 중에서

 

→ 나도 공감한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하는데, 보이는 곳에서 읽지 않아서 그렇지, 책 읽는 사람들은 내 주위에도 많다. 드러내질 않을 뿐이지. 책을 읽는 사람은 최소한 1주일에 한권은 읽는 듯 하다. 도서관에 가도 카페에 가도 전철에서도 책 읽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핸드폰을 들여다본다고 하는데, 이북을 읽는 사람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리고 서점도 많고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걸 보면, 분명 우리나라 독서인구는 작다고 할 수 없다. 그러니까 문제는, 책을 안 읽는 게 아니라, 책을 안 읽는다고 한탄하고 있는 부정적인 시각이 문제다. 책의 종류는 다양하고, 다양한 책 중 어느 책인가를 읽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이제, 우리도 패러다임 전한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사람들 책 많이 읽어요! 그러니, 보다 더 많이 응원 좀 하자구요~  책 권하는 사회, 어떤가요!

 

 

5,


난 살면서 ‘올 한 해 경기는 아주 좋겠습니다“라고 하는 경제 전문가의 에측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 경제의 미래는 항상 나쁘고 어렵다. 그들의 예측이 옳았다면 한국 경제는 이미 망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과거를 돌이켜보면 우리 경제는 매년 성장했고, 여전히 잘나가고 있다.

골프 드라이버 광고야 돈을 벌기 위해서 그런다고 하지만, 경제 전문가는 왜 그따위 ’거지 같은 미래 예측‘을 하는 걸까? 욕먹지 않으려는 거다. ”나빠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가 경제가 좋아지면 아무도 그를 비난하지 않는다. 좋아졌으니 남 탓할 이유가 없는 거다.

- 냉소주의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 경제도 마찬가지다.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아무리 경제가 좋아도 누군가에게는 항상 경제가 어렵고, 누군가에게는 항상 경제가 좋다. 하루하루 풀칠하기도 어려운 이들에게는 그들에게 구호의 손길을 내미는 사회단체나 정부의 정책이 풍요로운 경제고, 사업하다 망한 사람에게는 언제나 망친 경제다. 그러니까, 경제가 어렵다느니 하는 전문가의 말에는 신경써야 할 이유는 없다. 어떻게든, 지금의 나에게서 풍요의 법칙을 찾아보려 노력해야 할 것만 같다. 나도! 그렇다. 지금의 경제? 나쁘지 않은데, 뭐가 나쁘다는 건지? 실감할 수 없으면, 공감도 가지 않는다. 상황이 좋아서가 아니다. 그냥, 내가 지금 먹고 살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나에겐 풍요로운 경제라 할 수 있는 긍정적 인식, 그것이 중요하다.

 

 

6.

’자기만의 방‘ 출입문은 꼭 밀어서 여는 문이어야 한다. 조금씩만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당겨 열면 방 안이 한번에 다 들여다보인다. 그래서 침실 문이 죄다 밀어 여는 방식인 거다. 한 번에 다 보이면 서로 낭패다.

타인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아주 천천히 밀어 여는 거다. 사랑할수록 조금씩 밀어 여는 거다.

-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부터 바꿔야 한다 중에서


→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던 나의 꿈은 나의 프라이버시와도 직결된다.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고 나의 할 일을 하고 싶었다.누군가의 사랑이란 걸 받는다는 걸 느끼지 못했던 청소년 시절, 나는 정말 나만의 방이 아니라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었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에서야 꿈을 꿀 수 있었단 거겠지!

 

 

7.

지금 내 삶이 지루하고 형편없이 느껴진다면, 지금의 내 관점을 기준으로 하는 인지 체계가 그 시효를 다했다는 뜻이다. 내 삶에 그 어떤 감탄도 없이,  그저 한탄만 나온다면 내 관점을 아주 긴급하게 상대화시킬 때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멀리 봐야 한다. 자주 올려다봐야 한다. ’저녁노을 앞에서의 하염없음‘과 같은 공간적 오리엔테이션의 변화는 긍정적인 심리적 변화를 동반한다.

- 멀리 봐야 한다, 자주 올려다봐야 한다 중에서

 

→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를 읽고 난 후의 지금은 난 아주 느낌이 좋다. 나만의 ’슈필라움‘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이 공간에서 멀리 볼 수 있는 나의 삶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지난 날의 아픔, 지난 날의 불쾌함, 지난 날의 서러움, 그런 것들 모두 이 공간에서 날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당당하게 내게 주어진 길을 향해 걸어야겠지. 나만의 작업실에서도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나만의 공간에서는 전혀 다른 공기가 흐른다. 내 삶을 돌아보게 했던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는 내게 그렇게 시간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나의 생각과 저자의 생각이 어우러져 또다른 시간의 흐름이, 또 다른 슈필라움이, 이 글을 보는 그대에게도 전해져 흐르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토리텔링 버스 특서 청소년문학 20
고정욱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자신들에게 쏟아지자 지강과 은지는 아까부터 밀착했던 어깨를 황급히 뗐다. - p.7

 

남녀의 평등. 그리고 성관계. 아이들의 짖궂은 질문에도 당황하지 안고 침착하게 대답하는 선생님. 성폭력 예방교육은 그렇게 환호와 박수 속에서 끝이 났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청소년들에게도 그리고 어린이를 비롯한 어른에게도 성폭력 예방교육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서로를 존중하면서 사귄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고 기쁜 일인지, 그것을 안다면, 우리의 인간사회에 폭력적인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텐데.

 

지강은 은지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역할을 다한 것 같은 느낌에 뿌듯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은지가 걱정되기도 한다. 사랑의 시작일까. 스토리리텔링 버스를 직역하자면, 이야기가 있는 버스의 사건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버스에서 일어난 사건? 비록 버스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사건 중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지강은 자리가 없어서 비좁은 트렁크에 간신히 몸을 싣고 이동하면서, 은지를 생각하면서 버티어 냈다는 것이다.

 

사랑의 힘은 때로는 엄청난 것들을 해낼 수 있게 만든다. 그 사랑의 힘은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다. 여자가 남자 때문에 놀라운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남자가 여자 때문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기기도 한다. 그 놀라운 일의 바탕에는 서로간의 존중이 있다. 사랑의 힘은 구속하고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을, 그 사람의 생각을, 그 사람의 모든 것에 대해서 먼저 존중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 그것은 사랑이라 할 수가 없다. 서로간의 존중이 먼저 바탕이 되는 사랑. 그 존중의 힘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지강이 트렁크 안에서의 힘든 시간을 버티어 낸 것처럼.

 

스토리텔링 버스는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라 비교적 가볍다. 가볍기에 가볍게 생각하면 되고, 그 가벼움 속에서 깊이를 발견하면 된다. 지강을 보면서, 우리 시대의 순수한 사랑이 뭔지를 느껴본다. 그 느낌에 오늘 나는 살짝 긴장해 본다. 순수한 사랑의 사랑.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진정한 사랑. 그 진정한 사랑이 오늘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 특별한서재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라운드는 패배를 모른다 - 한국 프로야구 40년
허구연 지음 / 다할미디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NC의 우승, 10구단 창단 등등등 우리나라 프로야구 역사의 많은 경우들이 허구연 해설위원과 함께했다. 그중 LG트윈스

 

1990LG의 부회장이 허구연 위원에게 연락해서 야구단 사장이 백인천 감독을 교체해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겠느냐는 물음에 허구연 위원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교체하면 안 되고, 감독을 직접 만나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아마도 백인천 감독의 일본 스타일의 야구방식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는 이유다. 부회장은 허구연 위원의 조언을 따랐고, 그해 뛰어난 성적을 남긴 백인천 감독.

 

그라운드는 패배를 모른다는 이와 같이 허구연 위원이 프로야구의 역사와 함께했던 순간들을 엮어냈다. 보다 보면, 막 빠져드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고, 우리가 모르던 프로야구의 뒤에서 일어났던 일들이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

고 정주형 회장이 살아 있을 당시, 현대 유니콘스가 창단되기까지는, 신생팀의 창단이 좌절되었고, 쌍방울레이더스의 인수도 포기해야 했다. 이에 허구연 위원은 야구단 창단을 하기 위한 진정성을 보여주라는 조언을 한다. 이에 현대유니콘스는 야구단 창단에 앞서 실업팀을 먼저 창단하여,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하였으며, 결국은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하여 현대 유니콘스를 창단하게 된다.

 

그라운드는 패배를 모른다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언가를 할 때는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한번 해 보지 뭐, 안 됨 말고, 이런 식의 접근 아니다. 진정성을 담아서 진짜 원해야 한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그리고 나서 해결방법을 찾아야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 프로야구 10구단 체제를 맞이했다. 어떤 구단들은 우승을 몇 번씩 한 구단이 있고, 어떤 구단은 우승을 한번도 못하고 우승에 목말하는 하는 구단도 있다. 우승이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있지 않을까? 바로, 야구의 진정성. 야구를 즐기고 야구에 환호하는 팬들에게 다가서려는 진정성. 그 진정성이 야구를 더욱 더 발전시키고, 야구를 승부의 세계로만 보지 않고 진정으로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아지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몇 십년 전에 비해 오늘날의 관중문화는 많이 바뀌었다. 승리보다, 승부 자체를 즐기고, 야구의 한 장면 한 장면에 집중하는 관중들이 정말 많아졌다. 그렇게 야구를 즐기고 있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은 분명 우리의 사회가 많이 좋아졌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고,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정말로 환상적인 희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우리는 야구를 즐기듯 인생을 즐기겠지. 나 역시, 야구의 승리보다는 승부 그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하기로 다짐해 본다. 그 다짐이 내일의 승부를 더 멋지게, 더 아름답게, 더 훌륭하게, 더 건강하게 키워갈 초석이 될 테니까. 나는 오늘도 야구를 즐긴다. 그 훌륭한 승부에 엄지를 척! 높이 쳐들어 본다.

 

- 다할미디어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사내전 - 대한민국 교사가 살아가는 법
이정현 지음 / 들녘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장 선생에게 1년짜리 모집 공고는 넘볼 수 없는 벽이다. 그는 학원 강사 경력 조금에 학교 경력은 고작 3개월밖에 안 되는 초짜다. 학교 입장에서는 당연히 초짜보다 수업이나 업무 능력 면에서 경력 많은 사람을 선호한다. - pp.19~20

 

장선생은 기간제교사를 꿈꾸는 사람이다. 그러니 기간제교사는 말을 잘 듣는다는 걸 이용하여 그걸 이용해먹는 이런 학교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장선생은 시골 중학교에 기간제교사로서 근무하던 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많은 건 아니지만, 가끔은 그런 학교도 있다는 사실은 나를 씁쓸하게 한다.

장 선생은 정교사로서의 꿈은 언제 이루어지질까? 꿈은 꿈일 뿐인 걸까?

 

2.

 

장 선생은

 

지금은 그토록 원하던 정교사로서 인문고등학교에 발령받았다.”

 

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수업 시작하기기 무섭게 책상에 엎어지는 학생들이 하나둘씩 속출한다. - p.47

 

교사내전은 교사들의 삶을 보여준다. 그 삶은 은근하게 치열하다. 우리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던 일들이 교사들 사이에서는 다양하게 작용한다. 때로는 그 치열함이 갈등일 수도 있고, 학생들과의 관계일 수도 있고, 때로는 자신 안에서 존재하는 내부의 적일 수도 있다.

 

때로는 교사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서럽기도 하고, 때로는 사춘기 학생들이 별 것 아닌 이유로 성깔을 부려 힘들기도 한 교사의 생활은 생각보다 아주 많이 힘들다.

 

 

3.

 

교사로 근무하는 어떤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교사로서 근무하다가 졸도한 적도 몇 번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병원에 실려가기도 하면서 그러면서 정교사로서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때로는 잠도 제대로 못 자가면서 일을 해야만 하기도 했다. 교사로서의 삶을 꿈꾼다면, 그 꿈은 애초부터 편안한 길을 걷는 것은 절대 아닐 거다. 교사내전에서의 삶은 그래서 우리 사회의 한 씁쓸한 면을 보여준다. 그 삶에서 우리가 겪어나가야 할 시간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고 더 깊고 더 오묘할 것이다.

 

그 깊고 오묘한 많은 시간들에 깊숙이 들어가 본다. 교사내전을 읽는 시간은 그래서 치열한 승부의 시간이다. 치열하고 치열하여, 과연, 교사로서의 삶이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교사내전

 

때로는 내 삶이 정말 옳은 것이었는가, 제대로 가는 것이었는가 하는 삶의 방향성에서 길을 잃은 어떤 때에, 나는 삶의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본다. 삶이란 그렇게 가고 있다는 사실. 정말로 깊고 오묘한 삶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 들녘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