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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24
김유철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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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나는 익사했다. 이로 인해 재석은 재판을 받게 된다. 재석이 강간을 한 후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해나의 자살가능성도 있지만, 재석에 의한 죽음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검사 측 주장이다. 그러니까, 해나가 자살을 했든, 재석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했든, 그 원인은 어찌되었든간에 재석에게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를 반박하는 변호사측은 해나의 죽음은 재석에게 책임이 있지 않으며, 해나가 일하던 KC에 책임이 있다는 반박을 한다.

 

"여덟 시간 이상 초과근무도 자주 했나요?"

", 콜 수를 채울 때까지 퇴근시키지 않았어요."

직업교육법과 노동관계법에서 이중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현장실습생들을 오히려 대기업 관련 회사에서 착취하고 있었던 셈이다. 해나 역시 그런 과도한 실적 경쟁과 콜 수 문제, 해지방어라는 SAVE팀 고유의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거기다 해나가 내부고발자라는 게 밝혀졌다면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회사 내에서 따돌림당했을 가능성이 많았다. 그런데도 왜 해나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어머니와 그 뭄제에 대해 상의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었을까? 여러 가지 의혹들이 김의 머릿속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 p.81

 

어쩌면, 이 소설의 결말은 이미 많은 책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어느 정도 짐작은 할 것이다. 이 소설의 매력은 "결말"에 있지 않다. 그 결말로 향해서 가는 "사유의 과정"에 있다. 그렇다고, 복잡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 아니다. 대신, 소설을 읽어가면서 KC라는 가상의 회사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볼 수 있다. 콜센터에서 겪게 되는 각종 스트레스. 실습 나간 고3 학생들을 철저하게 이용해 먹으려는 회사. 학교에서 받을 불이익 때문에 회사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서도 항거 못하는 학생들. 그래서, 받아야만 하는 압박감. 그래서, 선택한 죽음.

 

 

2.

 

"휘슬블로어라고 하나요? 우리말로 하면 '내부고발자'. 해나를 내부고발자로 만든 건 조 선배님이었고, 그 때문에 해나는 회사에서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어요. 조직에 해를 가하는 고삐리 실습생을 좋아할 회사는 어디에도 없으니까."

당혹스러운 말이었지만 김은 애써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임 검사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부터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 변호사를 잘 아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했다.

'조 변이 그럴 이유 없어.'

"이야기의 핵심은 그거예요. 조 선배님이 팀장의 자살 이전부터 KC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었다는 사실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소송에서 이기려고 하는 이유 같은 거죠."

- pp.97~98

 

조변호사의 의뢰로 사건을 맡게된 김변호사. 김변호사는 재석의 사건을 수사하게 되고……

 

결국재석을 구해준 결정적 단서는 무엇이었을까. 조 변호사가 김변호사에게 재석의 변호를 맡아줄 것이라고 부탁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해리가 자살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정말로 단순히 KC에서 받은 압박감 때문이었을까.

 

 

3.

24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겨둔 소설이긴 하지만, 읽을 땐 가볍게 읽히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혹시 또 모르지. 누군가는 이 소설이 가볍게만 읽히지 않을지도. 해나가 겪었을 그 아픔들을 자기자신의 상황에 대입시켜 너무 열심히 몰입함으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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