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10년 12월 06일 www.hani.co.kr/arti/opinion/column/452233.html
물론 그 어떤 상황논리로도 민간인과 젊은 병사 등 민중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간 이북의 포격을 합리화할 수 없다. 하지만 상대방의 잘못에 대한 분노만 가지고는 어떤 갈등도 풀어갈 수 없다. 우리 쪽 대북 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부터 반성하는 것이야말로 평화를 만들려는 이의 본연의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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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과 이남의 대립은, 반민주와 민주의 대립이라기보다는 세계체제에서 고립된 후진적인 스탈린주의적 독재와, 세계체제에 깊이 편입된 “선진형” 재벌 독재의 대립이다. 이북의 문제점을 직시하면서도, 우리 역시 절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여 두 사회가 좀더 민주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하는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평화는 분노와 자만, 독선의 산물이 아니라 냉정과 뼈를 깎는 맹성,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산물이다. 이북 위에 군림하거나 이북을 무시하는 자세를 버리고, 생존권을 요구하는 이북의 입장을 적절히 배려해주고, 이북과 이남의 민중들이 좀더 많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할 수 있는 평화체제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 군사적 긴장과 총동원 상태에서는 이북에서도 이남에서도 그 어떤 진보도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