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에게 미지의 세계는 많다. 저 넓은 우주공간에서 저 미세한 소립자까지 인간이 탐구하고
정리해야 할 인간이 발전함에 따라 더욱 더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 바로 인간 그 자신이 아닌가 한다. 프로이트로 부터 시작된
인간의 마음에 대한 탐구는 이제 각 감정별로 세분화되어 인간들의 여러가지 행동이나 심리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정신분석 또는 심리학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만큼이나 그 가설이 과학적인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인간이 보이는 비이성적 상태에 대해서는 상태에
대한 설명자체가 그리 과학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인문학적 심리학에 대해
과학적 심리학을 이야기 할 수 있는 토대는 있는가? 저 '오이디프스 콤플렉스'부터 시작
한는 심리학의 이론들은 그야말로 비유적으로 상징적이다. 또한 실험 심리학에서 규명하는
인간의 심리는 현상을 기술하되 그 원인에 대한 근본적 해명에는 약해 보인다.  

돌파구는 의외로 생물학에서 나타났다. 진화론에 입각한 진화심리학이 그 주인공인다.
물론 진화심리학이 모든 걸 해명하거나 규명하진 않는다. 그러나 인간 심리에 도사린
배후를 캐내고 그것을 증명하는 것에서는 기존의 다른 어떤 이론보다 과학의 모양을
띄고 있다. 이론적 가설을 세우고 검증가능하다는 것으로 기준으로 했을 때 말이다.  

최근 진화심리학에 대한 여러가지 책들이 번역 출간되고 있다. '욕망의 진화' 또는 '이웃집 
살인마'등의 책들이 있고, 최재천 교수를 비롯한 사회생물학자들의 저서들도 다수다.
하지만 이 책처럼 국내 저자가 진화심리학에 대한 간략하고 재미있게 써놓은 입문서는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외국의 이론들을 우리의 정서에 맞도록 저술한 책이기에 한편으론
소중하고 다른 한 편으로 이제 우리사회에도 진화심리학에 대한 본격적인 논쟁들이 시작
될 듯 하다. (내가 과문해서 그렇지 이미 시작되었는 지도 모르겟다) 

이 책의 제목은 '오래된 연장통'이다. 인간의 진화는 꽤나 장구한 세월에 걸쳐 일어났고
인간의 심리는 그런 장구한 세월에 맞추어져 진화된 도구라는 의미의 제목이다.
그 도구들은 최신의 기계나 정밀한 기기가 아니라 투박하고 거친 도구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은 이런 낡은 도구로 현재의 사회를 해석하고 적응하고 있다. 따라서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이성적 인간이 불합리한 행동을 행하는 바탕에는
이런 진화적 적응성의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 심리의 수수께끼는 이런 진화
심리학의 시각에서 볼 때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잇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광범위하다. 문화와 생물학적 진화, 웃음, 집단주의, 육식과 채식,
풍경, 발정기에 있어서의 남과 여, 도덕본능, 음악, 종교, 동성애...특히 왜 사람들이 이야기
을 꾸미고 즐기는가에 대한 진화심리학적 설명들은 기존의 틀에박힌 생각들을 깨주는
즐거움이 있다.  

진화심리학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부터 천천히 시작하시는 것이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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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6-30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은 과학이라는데 저는 왜 자꾸 점성술이랑 비슷해보이는지 모르겠어요 ㅎ
들으면 끄덕끄덕 하다가도 왠지 껴맞춘거 같은 느낌이...

머큐리 2010-06-30 13:50   좋아요 0 | URL
음...개별적인 심리분석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큰 틀에서의 심리분석은 진화심리학이 인간을 이해하는데는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점성술도 고도의 심리적 전략이 들어있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