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작가 - The Ghost Writ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아마 소설을 읽으신 분들도 있고 영화를 보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원작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난 알 수 없다. 소설을 읽지는 않았으니까... 
영화 내용이 유령작가와 그를 고용한 정치인 (전 영국수상)의 자서전을 통하여 표면에 드러난
사건의 배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한 영화다.  

어떻게 보면 그냥저냥한 추리물로 전락해 버렸을 영화가 단 한가지 사실적 요소로 인하여
제법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구성하게 되는데... 그것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물결에 미국을
지지하는 영국의 태도와 그 배후에 대한 의심이다. 더불어 반테러리즘의 구호 속에 벌어지는
인권탄압에 대한 메시지이다. 이 영화가 이념을 강조하거나,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세계화
속에서 벌어지는 파편적 이미지나 소재가 이제 공공연하게 대중영화 속에 드러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필작가는 세계 어디나 공통일 것이다. 사실 유명 정치인이나 사업가 등 권위있는 사람들의
자서전은 거의 모두가 유령작가의 솜씨일 것이다. 물론 몇몇 문필가적 재능을 지닌 사람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어디 그들이 한가하게 자서전이나 쓸 시간이 있을까?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을 남기기위해 자신을 기록하길 원하고, 평소 권력과 돈에 취해 멀리한
글솜씨는 자서전 조차도 쓰지 못할 정도일 것이다. 그러니 유령의 힘이 필요할 수 밖에...
그렇게 발행되는 서적은 픽션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사실을 인용하면서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바꾼다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자신이 직접 쓰면 완벽하게 의미변용이 될 가능성이 있겠지만, 유령작가를 고용하는 순간
의미변용은 긴장관계로 들어가게 된다. 기록을 원하는 사람이 바라는대로 유령작가는
글을 써야 하는데, 유령작가도 작가인지라 사건에 대한 해석을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사건에 대한 진실이 총체적인 사실과 어긋나거나 보이는 현실을 거꾸로 뒤집어
버리는 경우, 구술하는 주체와 유령작가는 총체적인 투쟁상태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영화는 양자의 구도를 가지고 진실을 찾아가는 게임을 그려낸 것이다.  

이런식의 영화는 언제나 배후의 진실을 추구한다. 세상은 우리가 보는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추측처럼 알고 있거나 막연하게 알고 있는 사실들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무서운 진실
이 담겨 있는 법이다.  그것이 드러나지 않고 막연하게 세상에 떠돌때 음모론으로 진행되는
것이고, 모든 음모론에는 어느 정도 사실성을 지니고 있기에 해석에 따라 그 생명이 사라지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것이다.  

극장문을 나오는 순간, 너무나 많은 의혹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천안함을 바로 떠올렸고, 순간 사고을 수미일관하게 작업해 낸 유령작가는 과연 없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천안함이 유령작가가 쓴 시나리오였다면, 그 수준이 너무 처참하다는
웃긴 생각까지... 아니 어쩌면 유령작가의 수준을 너무 모르는 원고 검토자들의 수준이 더
처참하다는 웃지 못할 생각을 해버렸다... (어쩌냐 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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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13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도 이거 보셨다는데...
나두 이제부터 영화 좀 많이 볼까봐요.
난독증있는거...이렇게라도...에효~~

머큐리 2010-06-14 19:51   좋아요 0 | URL
나중에 함 보세요.. 괜찮은 영화 같아요...^^

2010-06-14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14 1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