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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러브 - The Fair Lov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랑은 무엇보다 그 존재를 흔드는 힘이다.
그리고 사랑은 서로에서 소통하고자 하는 열망이다.
자신의 존재적 흔들림을 감수하고 특정한 타인과 소통하고자 열망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러한 존재의 흔들림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람과의 관계에 나이나 국적이나 인종적 차이에 따른 차이가 존재할까?
난 존재한다고 본다. 그리고 사랑은 그 차이를 지우는 폭력적인 행위라고 본다.
자신도 모르게 갈등하면서도 이끌려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마술적인 힘 앞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은 행복하거나 절망하거나 도전하거나 패배한다.
부녀지간이라 해도 될 나이 차를 가진 두 남녀의 사랑은 그래서 애틋하다.
사회적 인식의 차별이 두렵고, 나이가 두렵고, 살아갈 미래가 두렵다. 그럼에도 둘의 사랑은
아니 그렇기에 둘의 사랑은 일반적인 사랑과 비교되고, 일반적인 사랑이 드러내지 못하는
지점을 포착해 낸다. 단순하게 끌림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존재를 걸어야 하는 것이
사랑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자신이 살아온 것에 대한 부정이어야 하며,
친한 지인들과의 관계마저 파탄에 이를 수 있는 모험이며, 자기 자신에 대한 끝임없는
의혹에 대한 점검이었다.
그럼에도 사랑은 일방적이지 않고 상호적이다.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욕망(욕정이 아니다)
을 투영하면서 둘 사이의 갈등은 시작된다. 이건 사랑하는 사람들이 빠지는 보편적인
함정이다. 다만, 세대차이가 심하게 나는 두 사람의 갈등은 특이점은 서로에 대한 미래를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니 미래를 설계하기에 남자는 너무 나이가 많이 들었고
여자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는 것이 문제다.
오십이 넘도록 사랑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노총각(?) 형만은 카메라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평범한 기계공이다. 그는 기계속에서 부품과 부품과의 관계는 알아도 살아 움직이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서툴기만 하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 별것 없고 그저 착실하게
살아가기만 고집하는 그에게 친구의 딸이자 사랑하는 사람이 되버린 남은이란 존재는
그의 삶과 인생에 대해 무지막지한 쓰나미와 마찬가지의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되었다.
그의 삶이 변화하길 바라는 남은은 사랑하는 사람과 무언가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싶어
하지만, 형만은 현실적인 문제를 들먹이며 주저한다. 사랑하지만 두려운 것이다.
남은과 미래를 설계하기엔 그는 이미 너무 늦었고...그럼에도 사랑은 그를 가만히 안주
하지 못하게 한다.
당돌한 아가씨 남은... 아빠의 친구를 오빠라고 부르고, 먼저 사랑을 고백하는 이 사랑스러운
아가씨는 사랑에 있어서만은 형만 보다 노련하고 용감하다. 하지만 사랑이란 서로의 차이를
지우는 마법인 법... 둘의 인생의 차이나 나이의 차이나 경험을 차이를 넘어서 사랑하는
사람들 그 본연의 설레임과 수줍음과 아픔과 희망을 이야기 한다.
둘의 사랑이 어떻게 될까? 그런데 사랑에서 결말이 중요한 것일까?
영화는 시종일관 그 둘의 사랑이 얼마나 애타며, 질투하게 만들며, 아프고, 또 행복함을
이야기 한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공평하게 주어지는 아름다운 것.
여기서 둘의 사랑이 이루졌는지 둘의 미래가 함께 되는지 그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평생을 살면서 가슴 시리게 어느 한 사람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사랑이 주는 행복아닐까....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사랑이 주는 행복을 참 이쁘게 담아냈다.
역시 국민배우 안성기... 그리고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부터 좋아했던 이하나의 깜직한
매력 역시 이 영화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라면 이유다 .
그리고 영화 속의 음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