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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의 개 - 삶과 죽음의 뫼비우스의 띠
후지와라 신야 지음, 김욱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날씨가 선선한 것이 어디라도 훌쩍 떠나면 좋을 그런 날이다.
여행은 떠나지 못하고 책을 집어들고, 회사 바깥으로 일하러 나갔다. 좀 멀리 가는 길...
이 책은 그보다 더 멀리 나의 의식을 데리고 떠난다.
예전에 비해 요즘은 특히 여행기가 유행처럼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생들은 어학연수 받으러 해외로 나가지 않은 사람이 드물고, 연휴가 조금 길면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기 위해 공항이 북적이는 시대다.
세계 곳곳을 누비고 돌아다니 사람들의 기록이 인터넷에 게시되고, 책으로 엮어져
나오고, 숙박시설이나 여타 여행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
이다. 하지만 그들의 사진에서 그들의 글에서 여행의 의미을 찾아내기 힘들다.
휴양과 오락만 있을 뿐... 그저 이국의 정취를 느끼기 위한 과도한 유행이 넘실거리는
듯 하기 때문이다.
'숨책'의 까치님이 소개한 책이다.
종교와 명상의 나라 인도로 도피하듯 떠나는 젊은이들이 아닌 삶을 긍정하기 위해
떠닌 사람의 이야기라 괜찮다고 읽어보라고 권해서 읽었다.
처음에는 일본의 '옴 진리교' 사건이 언급되고 해서 이게 무슨 인도 여행기인가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옴진리교의 태생이 인도였던 만큼 연관이 있긴 있다.
삶이라는 것이 무슨 신비나 영성에서 찾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현실을 가지고 생각하는 저자의 태도는 모든 것을 길에서 보고 느끼고, 화장터에서
강가에서, 산에서 삶과 죽음과 정신과 물질이 연관되어 자신을 구체화하는 여행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 (이건 무슨 소리냐?)
어차피 살아간다는 것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니까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길을 떠나고 돌아오고... 수 없이 반복하면서
거기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물질에 집착하고, 그러면서 어느 날 파리하고 앙상한
자신도 이해못하는 누군가가 자신이라고 느낄때...
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투쟁하고 저항하고 싸우다 패배하여 돌이킬 수 없는 상실로
도망칠때... 떠나야 하는 때 그런 때가 있나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정말 모든걸 벗어버리고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다.
아마도 떠나지 못할 것이기에...내가 움켜쥐고 있는 것을 놓으면 떠날 수 있을까?
책 처음에 나오는 글이다
세계는 마야(환영)라는 사고가 있다
인도의 어떤 성자가 외친
과격한 세계관이다
현세는 물론 내세도,
성聖도 속俗도, 선도, 악도
깨달음도, 미망도,
그리도 해탈에 의한 진아의 빛도,
그것은 마야이며, 물방울 같은 꿈.
지구가 불타오르는곳에서 시작 되었듯
모든 가치는
불길에 타버린
재 속에서 피어난 수꽃에 지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세계는 더할 수 없이
평화로워졌다.
내 마음은
이 사티안(진실)의 대붕괴 시대를 거치며
마야야나(환영설)에 다가서고 있다
마야의 바다에 낚시줄을 들리우고
가지각색의 마야(물고기)와 노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