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가 과연 합리적인 사람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때가 많다.
특히나 일상에서 소소하게 부딪치는 일들에서 행동하는 걸 보면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이사하는 집을 정하고 (이건 머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정했다고 말하기도 뭐하다) 이사일을
맞추려는데, 이주할 집의 주인이 설전에 무조건 입주하라고 한다. 설 이후는 절대로 안되고
설 이후에 입주할거면... 계약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왜일까? 보통 편리함을 생각한다면 설 이후가 좋을 것인데... 지금 비어있는 집이라 큰문제
가 일어날 일도 없는데.... 아마도 무언가 내밀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령 설 이후에 계약을 하면 올해가 재수 없을 것이고 될 일도 안될 것이라고 하는 등등의... 

바쁘게 이사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웃기는 일이고 어이없는 판단이지만, 집없는 넘이
참아야지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 집이라도 있다는 걸 감사해야 하는 판이니...
포장이사업체에 전화를 해서 날짜를 맞추는데, 업체는 이왕이면 손없는 날로 하라고 한다. 
손없는 날을 보니 평일에, 가격도 비싼데.... 갑자기 혹한다. 이왕이면 좋은게 좋은거라고
재수 좋다는 날 이사를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흠... 

그러고 보니 내 지갑엔 어머님이 주신 부적이 들어있고, 큰 놈 이름이 좋지 않다고 얼마전
개명까지 신청했다.  놀림을 받거나 우스운 이름도 아닌데, 성명학상으로 좋지 않다는
그 이유 하나로 개명신청을 한 것이다.
올해는 그 흔한 토정비결도 보지 못했다... 그건 공짜로 볼 수 있는 사이트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지 그걸 완전히 무시하기 때문은 아니다. 결국 인간이란 존재는 미래에 대해 무한
하게 불안해 하는 존재이고, 자신의 결정에 항상 고뇌하고 걱정하는 존재인가 보다

자신의 길에 대해 의문없이 추진해 가는 사람... 가끔은 부럽지만, 정떨어질 때가 있고,
뭐든 자신없어 갈팡질팡하는 사람은 좀 측은해 보인다.
그래도 점집은 여전히 성행하며, 기독교 성장의 가장 큰 밑거름은 내세의 영생이 아닌
현세의 부와 건강과 권력이었으며, 불교는 해탈이 아닌 복을 기원하는 장소로 변하는 건
아무리 고고한 이념과 이상을 설파해도 사람들의 불안함을 모두 극복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고 그 불안감에 타협하기 때문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비합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하는 나는 아직도 내가 꿈꾸는
이상형으로 진화하기에는 멀어보인다...  

뱀발 : 같은 아파트 22층에서 8층으로 이사하는데... 다른 동네로 이사가는 것과 거의 같은
         비용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이건 합리적으로 생각해도 답이 잘 안나온다,,,우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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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1-26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같은 아파트에서 층이동 이사였군요. 이사는 이사인데 이사기분은 덜할듯 합니다. 같은 비용은 좀 이상하긴 하네요.^^;

신경민 앵커의 책에서 보면 최고의 엘리트들인 정치인들도 사주팔자에 아주 열성이라 하네요.ㅎ

머큐리 2010-01-26 14:20   좋아요 0 | URL
에구 한동에서 이사해도 짐나를 생각을 하니 엄두가 안나요..ㄷㄷ

털짱 2010-01-27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띵-!

머큐리 2010-01-27 09:19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