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미래 - 다음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교과서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의 미래
노무현 지음 / 동녘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2009년을 어떤 식으로든 마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나 보다.
올해는 애증이 깔리던 두 명의 대통령을 보내야 했었고, 사람을 보낸 것이 아니라 어떤 시대를
마감한 것 같은 느낌에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관념으로만 진보인 나는 생활에서도 진보의 가치를 찿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동안 살아온
궤적을 둘러보아도 그저 그런 생활인일 뿐, 소비자일 뿐 별 다른 가치를 실천하거나 나타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면서...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이 책을 보며,
다시 한 번 진보의 가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진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매끈한 정리가 되어있지 않다. 다만, 한 나라의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어느 한 사람의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느낄 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 최고의 장점인 솔직함과
소탈함이 묻어나는 책이다. 그만큼 고민과 성찰과 의문이 묻어나는 책이다.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가? 그 출발점이 이 책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
나는 이 책으로 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MB를 선택한 것은 이 시대의 사람들이다. 
자괴적인 말이지만 지금 현재를 구현하고 있는 사람이 MB 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이데올로기적 논쟁의 패배가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의식은 딱 그정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지점에서 노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가치는
바로 시민들의 의식의 개혁에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시민의 의식을 깨어나기 위해 결국
진보와 보수의 틀 속에서 진보의 가치를 찿으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그 진보의 가치는 결국 복지로 요약된다. 복지의 문제는 결국,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점
으로 작용한다. 성장이냐 분배냐를 논한다면 단호하게 분배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성장이라는 말 속에서도 삶의 질적인 성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수치 상의 성장은 성장의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성장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것은 구체적인
삶의 질과 연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국가의 역할에 대해 주목한다. 그리고 국가를 둘러싼 권력
투쟁에 대한 의의와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진보세력은 아직까지는 소수임을
인정한다. 그렇다 아직까지는 소수이다.  

87년 이후 확장되었다고 느껴지는 민주주의와 자유..... 자유의 보수성을 간과한 지금
자유는 결국 자본의 자유로 축소되고 삶의 질은 빈부의 격차로 인해 전반적인 퇴조를
보이고 있다. 선진화라는 미명속에 추진되는 각종 민영화와 반 노동정책은 약자들을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곳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평하기에는 무언가 정확하지 않고, 진보
정권이라 부르기에도 맞지 않는 것 같다. 다만 민주정권이라는 두 정권 시절 일정정도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도입한 것은 사실이고 이것의 확대 심화가 현 정권이라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가장 뼈아프게 생각했던 것이 노동의 유연화를 인정한 것이라는 노대통령의 고백은
그래서 의미 심장하다. 이 사회에서 노동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삶의 질을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유연화를 저지하기 위해 이른바 진보성향의 전문가
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아무도 그에 대한 해답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과연 그러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진보진영의 의제 설정능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더불어 실질적 행정에 대한 능력은 더더욱 부족할 것이고.... 

진보의 가치를 구현하려면, 노무현 정권이 가진 딜레마부터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중도와 진보를 표방했던 참여정부와 중도와 실용을 표방하는 MB정부....
중도는 껍데기고 결국 그 속의 정책을 가지고 논해야 할 것인데 그 정책에 대한 싸움은
내년에 어느정도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된다.  
진보에 대한 고민은 여기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노무현 대통령이 아프게 느끼고
경험했던 그 지점이 새롭게 나아가야 할 좌표가 되지 않을까? 공과를 평가하고
공을 살리고 과를 극복하면서 조금씩 전진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공과를 떠나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탐구하는 대통령을 두었다는 사실이 행복하고
그 분을 그렇게 허무하게 보냈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이 책 행간 행간이 그런 행복과
슬픔이 교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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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2-23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겁게 읽으셨군요.
저도 읽어보려고 하는데 아휴..
조금더 시간이 지난 다음에 읽고 싶다는 마음이예요.

머큐리 2009-12-23 11:29   좋아요 0 | URL
천천히 읽으세요...ㅎㅎ
내년 선거 전까지 읽으시면 될 듯 한데요

2009-12-23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09-12-23 11:30   좋아요 0 | URL
방가워요... 오히려 제가 많이 배우고 있다는거 아시려나요?

2009-12-23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3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3 14: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3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