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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평점 :
금요일 오후에 배달이 왔다. 오전에 신청한 책이 오후에 도착....서울이 아니라 그런지
업무시간 이후에 배달이 되었고, 난 오늘 저녁을 이 책과 하게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들에서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름답고 애달픈 것은 이 들이 환상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정해도 되는걸까... 그러나 그렇게 느껴진다. 이것이 나의 한계이기 때문에)
사랑은 환상이다. 어느 한 사람에게 빠져들어간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환상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 환상이 무너지는 순간 사랑보다는 배려나 인내, 정이라는 단어들이 전면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환상이기에 이 소설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두근두근....
어느정도 실체는 알지만 그 사람에 대해 모른다는 것.
어느날 길을 걷다가.. 전철을 타고 가다가...순간적으로 깊은 인상을 주는 사람을 만난다.
난 주로 여자들... 그 사람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무의식적 호감을 갖지만, 결국 거기서
멈춘다. 그 사람과 다시 만날 일은 없기에....
모르기에 그런 강렬한 이미지가 남았을 거다. 그 사람을 알아가면 어떻게 될까?
알아가면서 더 사랑하게 될까? 사랑하다가 결국은? 처음 사랑을 느끼는 그 감정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내가 다른 사랑에 빠지면?
상상은 현실을 매개하지만 현실을 대체하진 못한다.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도...점점 알지 못하는... 만날 듯 만나지 않는
현실에서 부딪치고자 하는 욕망과 이대로 남아 있고 싶은 소망
그리고 그들 만이 아닌 주변의 관계들이 있다.
그렇게 사랑이란....관계적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가을 바람이 불어왔고, 새벽에 갑자기 누군가가 그리워졌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메일을 쓰고 싶어졌다.
하지만 결국 나는 평이하고 단순하게 물어볼거다. "안녕..잘지내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