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 Philosophy + Film
이왕주 지음 / 효형출판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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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힉지가 영화를 보는 것과 일반인이 영화를 보는 법의 차이는 무엇일까?
궁금하면 이 책을 보면 된다. 물론 이 책 말고도 다른 책들도 많다. 김영민 교수의 작업도 있고, 수유너머의 작업도 있고...일단 철학과 영화는 친화성이 강하다고 보여진다.  

가끔 영화 리뷰를 올릴 때, 무언가 느낀 것을 조리있게 표현하고픈 욕구는 느끼지만,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두리뭉실한 언어로 포장한 경우, 그건 내 인식의 한계일 뿐이다. 난 이책에서 영화를 보면서 철학자나 철학적 사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을 보고 감탄한다.  

물론 그 철학은 어떤 완결된 구조로 설명되진 않는다. 오히려 단편적이다.  '트루먼 쇼'에서 들뢰즈의 유목민을 '슈렉'에서 칸트의 숭고함을... '간장선생'에서는 수잔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을 이끌어낸다.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영화만 29편이고 그 영화에 따라 나오는 이론들은 이 영화의 숫자만큼 된다. 여기서 언급하는 영화들 중 내가 본 영화도 있고, 보지 못한 영화도 있으며, 인용되는 철학적 개념들 중 익숙한 것도 있으나, 전혀 생소한 것도 있다. 결국 저자가 자기 맘대로 캐스팅을 해도 나의 기준으로는 그것이 올바른 캐스팅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평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은 모두 자기의 주관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느낌을 어떤식으로든 표현 할 수 있다. 표현의 정확성과 설득력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분석의 정확함과 논리에 따라 틀릴 것이다.
그 분석의 논리와 설득의 도구로 철학을 이용한다는 것은 철학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무척이나 신선했다. (이건 머 나도 저렇게 유식하게 이야기를 풀었으면 하는 욕망일 것이다) 

영화리뷰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원하시는 분께 추천하고 싶다. 또한 철학의 현실 적합성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신 분들에게도 좋은 교재가 될 것 같다. 다만, 영화를 공부하거나, 철학에 심도있는 독해를 원하시는 분께는 별 도움이 안될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영화의 이런저런 이야기나 구조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느끼고 싶은 분은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어렵다는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을 세가지 사랑으로 나누어 분석한 글은 사랑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그 글 하나만으로도 나에게 이 책은 결코 아깝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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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8-26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발자국을 남기고 갑니다...ㅎㅎㅎ

머큐리 2009-08-26 09:43   좋아요 0 | URL
계속 남겨 주세요...ㅎㅎ

프레이야 2009-08-26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참 좋게 읽었더랬어요.
그 시리즈가 모두, 영화읽기와 관련해 의미있더군요.
사진, 법,... 등등

머큐리 2009-08-26 09:43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이야 워낙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니...영화에 대한 그 열정과 내공이 부러울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