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47 에 올림픽공원 달리는 여자 어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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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8-17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에도 쪼금 더웠을텐데…
달리기 넘나 멋져요~~!! 👏👏👏

다락방 2024-08-18 19:53   좋아요 1 | URL
달리기는 정말 자기충족에 짱인 운동이에요. 여기에 대해서는 내일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후훗.

달자 2024-08-18 23:10   좋아요 0 | URL
어머 내일을 학수고대

2024-08-17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8-17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08-17 15:10   좋아요 1 | URL
네네 바로요~~~!!

독서괭 2024-08-17 15: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단발머리 2024-08-17 15:11   좋아요 3 | URL
기립 박수 이모티콘이 없더라고요ㅋㅋㅋㅋ 기립 박수 요청합니다!

다락방 2024-08-18 19:53   좋아요 2 | URL
달리고나면 제가 저에게 투썸즈업을 하고 있습니다. ㅋ ㅑ ~

잠자냥 2024-08-17 15: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난 31킬로 자전거 탐!!!

독서괭 2024-08-17 18:14   좋아요 1 | URL
헐!!!!

잠자냥 2024-08-18 01:28   좋아요 1 | URL
그리고 같이 술마심

다락방 2024-08-18 19:54   좋아요 1 | URL
아 넘나 멋져! 달리고 자전거타고 만나서 폭음한 우리.... ♡
너무 아름답게 나이들고 있다.... 감동의 눈물이 ㅠㅠ

달자 2024-08-18 23:11   좋아요 0 | URL
술맛이 꿀맛이었던 비결은 역시 고강도운동…?!

햇살과함께 2024-08-17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다락방 2024-08-18 19:5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달자 2024-08-17 1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해요(!)

잠자냥 2024-08-17 18:18   좋아요 2 | URL
그분은 지금 저랑 술잔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달자 2024-08-18 06:41   좋아요 1 | URL
어머어머어머어머

다락방 2024-08-18 19:55   좋아요 2 | URL
달자 님의 사랑을 제가 온 몸으로 흡수했습니다. 그 사랑, 돌려드리겠습니다!! >.<

달자 2024-08-18 23:12   좋아요 1 | URL
어머어머어머어머어머어머!
 















스티븐 킹의 단편 소설 <1922> 는 남편이 아내를 죽이는 이야기다. 심지어 아들에게 엄마를 죽이는 걸 도와달라고까지 말한다. 아내의 죽음을 수사하러 온 보안관은 남편이 아내를 때려서 고분고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자네도 이미 알겠지만, 나는 직감만 믿고 찾아온 게 아니야. 부부 사이의 문제야 두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지. 당연한 거 아닌가? 성서에도 나와 있잖아, 남자는 여자의 머리이니 여자가 무엇을 배우려거든 집에서 남편에게 배워야 한다고. 고린도전서 말씀이지. 성서가 내 보스라면 난 성서 말씀대로만 행할 거야. 그러면 인생도 참 단순해질 테니까." (p.85)



"자네도 알겠지만, 여자들하고는 가끔 입이 아니라 손으로 대화를 할 필요가 있어. 그래야 정신을 차리거든. 세상에는 흠씬 얻어터져야 고분고분해지는 여자들이 있어. 그러니 잘 생각해 봐." (p.95)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당연히 이 부분에서 화가 났고, 여성혐오는 세계 공통이구나, 생각했지, 이것이 미국의 특수한 문화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남편이 아내폭력을 저지르는 것,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폭행하는 것, 심지어 살인하는 것이 어디 미국의 문화라고만 볼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에서도 매일 기사 나잖아? 미국이라고 별 다를 바 있나. 게다가 세계 곳곳의 소설과 비소설을 읽어도 우리가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이야기 아니던가.


그런데 내가 이걸 미국의 문화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서, 여성에 대한 살해나 폭력을 때로 터키의 문화(혹은 인도) 로 생각했다는 것을, 이번달 여성주의 같이읽기 책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58페이지의 인용문 덕분이었다.


우마 나라얀(Uma Narayan)은 서구 페미니스트들이 미국에서 미국인에 의해 발생하는 가정 폭력은 미국의 특수한 문화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인도인의 결혼 지참금(dowry) 관련 살인은 '문화에 의한 살인'으로 해석한다고 지적했다(Narayan, 1997: 85ff). -p.58


남편이 죽으면 아내를 같이 태워 죽이는 사티 같은 제도가 인도에만 있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것이 미국의 가정 폭력과 크게 다른가? 이 책에서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지독한 가부장제 문화와 여성혐오 문화가 만든 것이잖아? 특별히 어느 나라가 더 후졌다고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지?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여자가 남자 손에 죽어나가는데?



책은 내가 기대한 것처럼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잘 다뤄주고 있어서 감탄하며 읽고 있다.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이 어긋나는 지점들에 대해서도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해야 할지 어렵고 이 주장에도 고개 끄덕여지고 저 주장에도 그렇지 하게 되면서 한편으로는 아, 이렇게 해도 반박이 있고 저렇게 해도 반박이 있는데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하면서 답답하기도 하다. 그러다가도 많은 사람들이 여성혐오-그리고 페미니즘- 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반갑고 다행이라 생각되고.


읽기에 어렵지 않은 책이니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제8장은 유럽의 가장 큰 소수민족 집단으로서 동유럽 지역에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로마 공동체인 이른바 집시 공동체를 중심으로 다문화주의와페미니즘의 갈등을 살펴본다. 로마는 전통적으로 강력한 가부장적 구조와젠더화된 권력관계 속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 문화가 심각하다. 따라서 로마의 전통문화를 인정하는 동유럽 국가들의 다문화주의 정책 속에서 로마여성은 오히려 인종, 젠더, 빈곤 등 여러 차원의 중층적 차별 또는 킴벌리크렌쇼(Kimberle Crenshaw)가 말하는 교차적 차별에 놓여 있음이 연구를통해 제시된다. 문화적 자율성의 보호라는 다문화주의의 미명 아래 로마공동체에서 자행되는 로마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 관행이 묵인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근거 삼아 로마 문화를 모두 야만적인 것으로치부해서도 안 될 것이다.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 간에 서로 수용할 수 있는 적절한 한계를 규정하는 것이 로마 공동체의 경우에는 특히 긴요한 과제로 나타난다. - P12

캘리포니아에서 라오스 출신의 한 미국 여성이 그녀의 직장인 프레즈노 국립대학에서 납치된 후 원치 않는 성교를 강요당했다. 범인은 몽족 이민자(베트남전쟁 말기에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 탈출한 보트피플 중 한 부류) 였는데, 그는 자신이 속한 부족사회에서 이러한 행위는 신부를 선택하기 위해 흔히 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진술했다. 그는 120일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희생자는 900달러의 배상금을 받았다(Benhabib, 2002: 87). 자세한 내용은 제3장 참조. - P27

이 사건(하툰 살해-명예 살인- 사건)에서 가장 기본적인 갈등은 터키 이민자 가족 내부의 갈등이다. 가부장적 질서를 체화한 남성 가족 구성원과, 가부장적 질서에 기초해 부여된 가족 공동체 내의 역할과 규칙을 거부하고 공동체를 떠나 자신의 길을 가려하는 젊은 여성 사이의 갈등이다. 여기에는 명확한 권력관계가 존재한다.
가부장적 권력은 한 여성을 살해함으로써, 즉 자기 집단 내부의 규범에 복종하지 않고 다르게 생각하며 행동하는 한 인간을 없애버림으로써 갈등을 해소하려 했다. 그녀의 오빠와 남동생은 가부장적 사회의 지배적 규범의 수호자로서 자신의 누나 혹은 여동생에게 사형을 집행한 것이다. - P29

터키에는 명예살인을 금지하는 법이 있으며, 이 법은 2004년에 강화되었다. 연극을 통해 명예살인 문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는 예술가가 있으며, 명예살인에 관한 실태조사를 벌여 이슬람 여성운동의 자료로 활용하는 카메르(Ka-Mer) 같은 여성 단체가 존재한다. 즉, 터키에는 명예살인과 같은 가부장적 지배 문화가 존재하는 한편, 이에 대한 저항 문화가 있다. 또한 여성들 나름의 문화가 있다. 저항 문화는 터키 문화가 아닌가? 왜 명예살인은 터키 문화라고 규정하면서 이에 대항하는 저항 문화 혹은 여성의 문화는 터키 문화에서 배제되는가? 왜 이러한 문화는 터키 문화를 생각할 때 떠오르지 않는가? - P33

스웨덴의 이민정책은 평등, 선택의 자유, 파트너십이라는 세 가지 주요목표로 압축된다(Westin, 2006). 첫 번째 목표인 평등은 스웨덴의 장기 체류 이민자들이 복지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을 포함해 스웨덴인과 똑같은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목표인 선택의 자유는 이민자가 사적인 삶의 공간에서 스웨덴 주류의 삶의 방식에 동화될지, 모국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따를지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파트너십은 이민자가 어떠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건 스웨덴의 핵심적인 가치·규범과는 대립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 P49

우마 나라얀(Uma Narayan)은 서구 페미니스트들이 미국에서 미국인에 의해 발생하는 가정 폭력은 미국의 특수한 문화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인도인의 결혼 지참금(dowry) 관련 살인은 ‘문화에 의한 살인‘으로 해석한다고 지적했다(Narayan, 1997: 85ff). - P58

이처럼 이민자의 모국 문화에 낙인을 찍고 그것을 명예살인의 주요 요인으로 간주하는 문화 이원론자의 관점에 대한 대안적 관점으로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특정 공동체의 문화 때문이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보편적 가부장제 때문이라는 입장이 제기되었다(Meetoo and Mirza,
2007: 188). 보편주의자의 시각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서구 국가든 비서구국가든 어디에서나 발생한다고 보기 때문에 오로지 비서구 국가 여성이 폭력의 희생자이며, 비서구 국가의 남성만이 폭력 가해자라는 편견을 조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므로 보편주의자들은 이민 배경에 상관없이 모든 여성이 남성의 폭력으로부터 동일하게 보호받아야 한다는 정책의 보편적 적용을 강조한다. 이러한 보편주의자의 시각은 앞서 언급한 스웨덴의 보편적 평등 원칙과 맥락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스웨덴의 명예살인 논의에서 가장 대중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 결과 스웨덴 정부는보편주의적 입장을 토대로 명예살인 대응 정책을 수립했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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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8-16 1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별도없는한밤에에 실린 이야기인가요? 그건 기억이 안 나네요.. 남편이 아내 죽인 이야기는 흔해서 그런가!! ㅜㅜ

다락방 2024-08-18 20:06   좋아요 0 | URL
이 이야기가 제일 처음 이야기였어요. 이 남자가 아내 죽이고나서 나중에 쥐를 보는 환상에 시달렸나 그랬어요.

단발머리 2024-08-17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티나 결혼지참금 관련 범죄와 가정폭력, 정확히는 아내 폭력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느냐가 중요한거 같아요. 사티 등을 야만의 풍습이라고 규정해버리는 서구의 시선도 문제고, 그렇다고 그게 아닌건 아니잖아요. 다락방님 말씀대로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다 반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까요. 포기하지 않고 끝끝내 답을,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책 시작하고 만세! 잘 읽혀요~~ 고백하고 잠깐 딴 길로 새서 ㅋㅋㅋㅋㅋㅋㅋㅋ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8-18 20:07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이를테면 여성성기 절제에 대한것도 그걸 다른 여성혐오 여성폭력과 같다고 볼 수 있느냐 하면 그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게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반박을 읽으면서 그렇다면 그 반박엔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도 생각해볼 수 있고 말이지요. 저는 어제 3장까지 읽었습니다. 마저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화이팅!!
 

나폴리에 가려고 했던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로마에만 있지 말고 가까운 데는 휙 다녀올까, 했던 거였고, 그렇다면 피자가 맛잇다는 나폴리 고고? 고속기차 한시간 십분이래, 해서 가게된 거였다. 기차를 타고 도착한 나폴리에서 일단 배가 고파 밥을 먹기로 했고, 가장 가까운 레스토랑으로 향했는데 와, 진짜 여태 먹어본 피자 중에서 가장 맛있는 피자를 그 날 먹었다. 그 이야기는 여기로 


https://tobe.aladin.co.kr/n/229405



그리고 천천히 우리는 나폴리를 걸었다. 걸으면서 나는 친구에게 연신 말했다. 나, 로마보다 나폴리가 더 내 취향이네.


그랬다. 걷는 곳마다 유적지가 나오는 로마보다는, 그냥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 같은 나폴리가 훨씬 더 내 취향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어슬렁거리며 아침을 먹는 것에 더 어울리는 게 나폴리였다. 나폴리는 그냥 사람들이 살아가는 보통 세계였다. 눈 돌리는 데마다 유적이 있는게 아니라, 눈돌리는 데마다 사람 사는 곳이었다.













신기했다.

그러니까 나는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시리즈를 읽었기 때문에 여길 찾은 게 아니었다. 그걸 읽은 건 읽은 거고 그 책 때문에 나폴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나폴리에 와 다닥다닥 붙은 집들, 그곳에 걸린 빨래들을 보니, 갑자기 릴라 생각이 나는거다. 나는 나폴리 시리즈 때문에 여기 온게 아닌데, 여기 오니까 나폴리 시리즈 생각이 나! 라고 친구에게 말했다. 친구는 책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기에 나는 말해주었다. 릴라와 단짝 친구가 나오는데, 가난한 집에서 살거든.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고 똑똑하지만 릴라에게 배움이 허락되지 않고 아빠네 구두가게 에서 일해, 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층층이 올라간 집에서, 빨래에서, 좁은 골목에서 나는 릴라를 생각했다. 레누와 함께 돌아다녔던 골목이 바로 이런 골목이겠지. 다른 사람들의 집에 대해 얘기할때면 언제나 단층집이 아닌 여러층의 집에서의 한 층을 얘기했는데, 그래 이런 집이었겠구나. 그러다 좀 화려한 건물을 보면, 여기는 부촌인가봐, 라는 생각도 했다. 릴라가 살았던 곳은 저기 저 골목 안쪽 어디일테고, 여긴 릴라와는 다른 돈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그쯤 어디인걸까. 혼자 추측도 해보았다. 그러면서 릴라가 일했던 구두가게는 과연 어디쯤이었을까, 어디쯤이 적당할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래서 나폴리 시리즈 1권을 다시 펼쳤다. 집에 대한 묘사는 혹은 골목길에 대한 묘사는 딱히 눈에 띄지 않았다.

















릴라가 스파뉴올로 아주머니네 창문에 기어 올라가 빨랫줄을 달기 위해 꽂아놓은 철 막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땅바닥을 향해 몸을 던지면 나도 그녀를 따라했다. 그때마다 떨어져서 다칠까봐 두려웠다. -전자책 중에서




우리 동네에서는 여자들이 사내들보다 더 격렬하게 싸웠다. 머리를 쥐어뜯고 싸우면서 서로 상처를 입혔다. 타인에게 입히는 상처는 전염병 같았다. 나는 어린 시절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생명체들이 밤마다 하수구나 제방에 버려진 고장 난 기차 칸에서, 악취 나는 풀숲 사이에서, 두꺼비·도마뱀·파리·돌멩이와 먼지 속에서 기어 나와 동네 사람들의 식수와 음식, 공기로 스며드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 작은 짐승들 때문에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목마른 개처럼 사나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자책 중에서




리노가 열 살도 되기 전에, 그의 아버지인 페르난도 아저씨는 큰 길 너머 좁은 골목 안에 있는 작업장으로 그를 데려가 구두 수선 기술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그에게서는 언제나 찌든 발 냄새, 낡은 갑피, 광택제 냄새가 났고 우린 그런 그를 놀려먹곤 했다. 나는 그를 구두쟁이라고 불렀다. -전자책 중에서




로마는 다시 가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런데 나폴리는 다시 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시 온다면 이번엔 나폴리에서 며칠 머무르면서 골목을 걷고 또 걷고 싶다. 해안가를 따라 달리기를 해도 좋을 것 같다. 내 삶에서 며칠쯤은 뚝, 나폴리에서 보내도 좋을 것 같다. 맛있는 피자를, 야채 스프를, 파스타를 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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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8-13 1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장초기화로 나폴리 사진 잃어버린 사람입니다. 저는 나폴리의 한 식당에서 리조또랑 파스타, 그리고 이름이 특이한 무언가를 먹었는데 큰애는 그 리조또를 인생 리조또라 부릅니다. (TMI; 크림 리조또)

전 나폴리에서 저 책 읽었지만서도 깃발 따라다니느라 집을 락방님처럼 자세히는 보지 못했어요. 저도 언젠가 나폴리를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8-14 08:33   좋아요 1 | URL
공장초기화 ㅠㅠ

저는 제가 무얼 볼지 모르는 상태로 갔다가 집들을 마주해서 너무 좋더라고요. 있는 그대로의 나폴리를 마주한 느낌이랄까요. 자유여행은 내가 원하는 속도로 원하는 곳에 가고 원하는 걸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가기까지의 길이 너무나 험난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내가 표를 알아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나폴리에 도착하기 전까지 얼마나 쫄았다고요 ㅠㅠ

저도 나폴리에서 인생피자, 인생스프를 만났습니다!! 진짜 며칠동안 나폴리에 머물면서 피자 질리도록 먹고 싶어요 ㅋㅋ

치니 2024-08-13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금 생각해도 1편에서의 릴라, 너무 좋아요.
저는 나폴리 관심 없었다가 저 책을 읽고 가 보고 싶었는데...언젠가 갈 수 있으려나요!

다락방 2024-08-14 08:34   좋아요 0 | URL
제가 나폴리에 다녀오고 나서 1권 다시 펼쳐 읽는데 왜이렇게 재미있나요. 게다가 한 번 읽고나서 다시 읽는 거라 릴라가 더이상 교육 받지 못한다는 거 알고 이렇게 똑똑한데, 싶어서 더 가슴이 찢어지고 말입니다. ㅠㅠ

치니 님, 나폴리 다녀오세요. 맛있는 피자 드시고 오세요!! >.<

hnine 2024-08-14 05: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괴테가 쓴 <이탈리아 기행>이란 책 읽고 있는 중인데, 1권이 로마와 나폴리, 시칠리아 여행기어요. 로마를 네달 여행한 후 나폴리에 왔는데 로마와 나폴리는 확실히 다른 지형, 다른 자연환경임을 서술하는 부분이 많아요. 로마도 좋았지만 나폴리에 오니 로마를 떠올리지 않을수 있겠더라면서요. 로마에서는 모든게 심각하나 나폴리에선 만사가 흥겹고 쾌활하다 라고.

경험한 책, 영화, 음악, 장소가 연결될때의 그 작은 즐거움! 그것도 행복이지요.

다락방 2024-08-14 08:35   좋아요 0 | URL
로마는 좀 웅장하죠. 웅장하면서 지저분해요 ㅋㅋㅋ 길거리에 사람들이 쓰레기를 막 버리는데 너무 더워서인지 잘 치우는 느낌도 아니고요. 그런데 나폴리에 가면 네, 좋습니다. 나폴리의 경쾌하고 소박한 느낌이 너무 좋아요!!

맞아요. 경험한 책, 영화, 음악, 장소가 연결될 때의 즐거움이 너무나 크죠! 영화랑 음악 책 때문에 여행지 장소를 결정하게 되는 일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제 경우엔 뉴욕이 그런 대표적인 장소였고요. 그래서 더 읽고 더 볼 수록 더 가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레와 2024-08-13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나폴리 시리즈를 시작할건데, 이 페이퍼 보니 더 기대되오!

다락방 2024-08-14 08:36   좋아요 0 | URL
오, 레와 님.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시리즈 읽기를 환영합니다. 아주 재미있어서 일단 집어들기 시작하면 두꺼워도 금세 읽힐거에요. 물론, 중간중간 남자 욕하기는 필수입니다!! 이탈리아 쌍놈(들)이 나옵니다!!

달자 2024-08-13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로마보다는 단연 나폴리가 제 취향이었습니다 남이탈리는 확실히 느낌이 많이 다르죠? 북이태리까지는 유럽의 여느 도시와 딱히 다를 것 없는 그런 느낌인데 (물론 멋지고 화려하지만) 나폴리는 정말 달라요 그쵸.. 근데 그래서 전 그 점이 더 좋더라구요. 다음에는 더 길게 가고 싶어요. 그나저나 전 9월 중순에 가도 더워 죽는 줄 알았는데 한여름의 나폴리, 안뜨거우셨나요?ㅜㅜ

다락방 2024-08-14 08:38   좋아요 1 | URL
맞아요, 달자 님. 저는 로마가 되게 웅장한 느낌이었는데요, 웅장하다는 것이. 곧 좋다는 아닌 것 같아요. 와 웅장하다, 하고 감탄하지만, 웅장할 뿐입니다. 반면 나폴리는 ‘좋다‘가 그냥 나오더라고요. 아, 여기에 며칠 더 머물고 싶다, 여기서 피자도 더 먹고 싶다, 이렇게요. ㅋㅋㅋㅋㅋ 나폴리 좋았어요. 좀 더 밝고 경쾌한 느낌이랄까요. 나폴리는 또 가보고 싶어요! 또 가게 된다면 며칠 길게 있다 오고 싶습니다. 후훗.

한여름의 나폴리, 로마 진짜 미치게 뜨거웟어요 달자 님 ㅠㅠ 한국보다 더 뜨거웠어요 ㅠㅠ 저 39도인데 막 걸어다녔어요. ㅠㅠㅠ

달자 2024-08-14 22:38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체력도 좋고 더위에도 강하시고.. 정말 튼튼이야 멋져…⭐️ 아 나폴리시리즈 또 다시 읽고 싶어요!!!

다락방 2024-08-16 09:38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부터 다시 읽어봐야지 하고 조금 읽었는데 왜케 재미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스피 2024-08-13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폴리 시내에 운하가 흐르나봐요.시내에 요트가 있다니 색달라 보입니다.

다락방 2024-08-14 08:38   좋아요 0 | URL
초호화 크루즈 선착장이 있는 바다입니다!

자목련 2024-08-14 0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나폴리 멋지네요. 사람 사는 곳 ㅎㅎㅎ
거기다 책 속 한 장면을 떠올리는 멋진 순간까지.
<눈부신 친구>를 읽지 않는 저는 그 감정을 상상할 수 없고요.

다락방 2024-08-14 08:51   좋아요 1 | URL
자목련 님, 나폴리 시리지는 두껍지만 금세 읽을 수 있는 아주 재미난 책입니다. 언젠가 꼭 만나보시기를 바랍니다.
나폴리 너무 멋져서 또 가고 싶어요!! >.<

독서괭 2024-08-16 1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맛있을 것 같아요~~ 아오
그거 알아요 다락방님? 싱가포르에는 라면피자가 있대요. 피자 가운데에 라면깡 같은 게 올라가있고 쫑쫑 썰어진 파가 뿌려져있는데.. 엄청 맛있대요!!
나폴리 시리즈 2권인가 3권까지 읽고 못 읽었는데 다시 첨부터 읽고 싶어요.. 하.. ㅠㅠ

달자 2024-08-16 22:44   좋아요 1 | URL
라면피자!!이태리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우리끼리 먹죠 아시안 사람들끼리

독서괭 2024-08-16 22:5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이태리사람들 기겁할까요? ㅋㅋㅋ

달자 2024-08-16 23:1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라면 피자가 탄수화물 탄수화물이니 우리나라로 치면… 라볶이 정도 될까요? 아니 근데 그건….너무 맛있잖아…?????

다락방 2024-08-18 20:09   좋아요 2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 라면피자라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어쩐지 먹기 싫은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약간 그런 퓨전 이런거 별로 안좋아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도대체 라면 피자 만들 생각은 누가 한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상은 넘나 다양한 사람들이 넘쳐나서 재밌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라면피자 보다는 라볶이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장 어려운 건 '사고'의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 생존자들과 나눈 대화였다.

참사가 발생하면 우리는 가해자들과 그들의 잘못에 집중하며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취재 과정에서 그것이 잘못된 방향이라는 점이 거듭 드러났다. 생존자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서 배울 것이 훨씬 더 많았다. 이들이 참혹함을 겪으며 예방에 대해 명확한 관점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초점을 맞추면 유일한 해답은 처벌과 응징이 된다. 하지만 피해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피해 예방의 수많은 경로를 찾을 수 있다.

메이지 길런의 부모가 떠오른다.

 9개월 된 아기가 이웃집 바닥에 떨어져있던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약을 먹고 사망한 사건이었다. 언젠가 바닥에 약병이 떨어졌는데 그때 약을 모두 줍지 못했던 것이다. 메이지의 부모는 현재 오피오이드 알약 낱개 블리스터(플라스틱 성형) 포장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누군가 불가피하게 실수를 저질렀을 때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고'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전부 치해 입은 사람들에게서 온다. 우리가 귀기울여야 할 사람은 그들이다. -'제시 싱어' 와의 인터뷰 <가해자 처벌보다 중요한 이야기> 중 (p.53)



어떤 일이든 '사고'라고 부르는 걸 받아들이지 말라.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의문을 제기하라. 인종·계급·낙인이 특정 사람들을 더 취약하게 만드는 방식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런 상황을 발견하면 지적하라. 사고는 없다. 그 이유를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이야말로 무력감에 맞서는 치유제다. -'제시 싱어'와의 인터뷰 <가해자 처벌보다 중요한 이야기> 중 (p.55)



시사인의 이 인터뷰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제시 싱어의 책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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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8-13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좀 사람이 빡빡해서 가해자 처벌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올려주신 내용 읽으니 바로 설득이 되네요.
피해를 넘어서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애쓰는 그 분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ㅠㅠㅠ

다락방 2024-08-14 09:06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저는 설득이 되어 이 인용문 가져오면서도 ‘그래도 가해자 처벌은 중요해‘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호 시사인의 이 기사가 너무 좋아서 이 책도 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내 피해로 슬퍼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애쓰다니요. 인간은 정말 뭘까요? ㅜㅜ
 
아이가 없는 집 율리아 스타르크 시리즈 1
알렉스 안도릴 지음, 유혜인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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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시류를 읽어 그루밍 성폭력도 다루고 있고 폭군 밑에서 폭군이 나오는 구조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오로지 단 한 사람만 믿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워낙 내가 답답해하기 때문에 주인공 캐릭터가 마음에 안들지만, 책 말미에 간략하게 소개된 다음책의 줄거리가 너무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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