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페이퍼를 두 개나 썼기 땜시롱 그만 써야겠지만...이렇게 세 개째의 페이퍼를 쓰려고 한다.. 나여..... 왜냐하면 오늘 아침 출근길에 《미친 사랑의 서》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직 '아서 밀러'와 'T.S. 엘리엇 ' 밖에 안읽었는데, 진짜 사랑은 미친거야..이사람들은 미쳤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그러나 나라고 뭐 다른가 싶은 것..


특히나 아서 밀러와 메릴린 먼로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데, 어휴.. 진짜 사랑 뭐냐 절로 한숨이 나오는 거다.

나는 마치 내가 아서 밀러가 된 기분이었어.





물론 이들의 사랑 자체는 나와 다르지만 이거 나다... 5년도 못 가 결국 파경을 맞았지만 수십년 동안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겠지. 안그래도 오늘 과거에 쓴 일기를 읽다가 2017년 4월 10일에 이런 글을 써둔 걸 보았던 터다.



주말에, 그는 내게 말했다. "네가 너무 좋아서 잃고 싶지 않다"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되어도 잃고 싶지 않다고. 나 역시 그렇다. 그를 잃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언젠가 그를 잃는 시간이 올지도 모른다. 매순간 충실하고 매순간 열심히 사랑해야 할 이유다.

아아 그러나 지금은 2019년 9월 16일... 그리고 세번째 페이퍼를 쓰는 오전.. 그는 나를 잃고 살고 있고, 나 역시 그를 잃고 살고 있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잃은 채로 살고 있는 것이야... 아아... 수십 년 동안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 흑흑. 우리는 이렇게 계속 서로를 잃은 채로 살아가야 하는걸까.


이것은 미친 사랑이야..




슬프게도 원칙주의자인 밀러는 마릴린 먼로를 만날 당시에 유부남이었다. 아직 이혼하기 전이었고 그전에 외도를 하고 죄책감에 쩔어있던 지라, 먼로에 대한 감정을 묻어두려고 했다고 한다. (외도남이었다는 '사실'이 그에게 남아있다.)



먼로에 대한 감정을 묻어버리려고 작정한 듯 그는 브루클린의 집으로 돌아가 4년 동안 단 한 번도 먼로를 만나지 않았다. (p.21)



아아..그러나 그런 것은 얼마나 부질없는가. 나 역시도 수십년간 발목잡힐 사랑을 시작하기 전, 5년간 그를 만나지도 않았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인생은 무엇인가... 사랑은 무엇인가. 우리는 미쳤어. 사랑은 미친거야.



작가인 아서 밀러와 몸매로 이름을 날린 먼로의 결합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들었다고 한다.



너무나도 있을 법하지 않은- "샌님이 육감적인 몸매와 결혼하다"라는 신문 머리기사가 뜰 정도로 의외였던- 결합이었기에, 두 사람은 원치 않는 관심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소위 시사 전문가라는 트루먼 커포티 같은 자들이 심심하면 부어적인 전망과 생각 없는 비난을 뱉어댔고, 심지어 커포티는 이 결혼을 두고 "극작가의 죽음"이라고 비꼬았다. 메릴린 먼로의 지인들도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먼로의 이미지가 밀러의 '비애국적' 좌파 정치색으로 얼룩질 거라며 두 사람의 결합을 반대했다. (p.23)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서 밀러가 나라고 생각했는데, '샌님이 육감적인 몸매' 라는 기사의 타이틀을 보니, 음, 내가 샌님이기 보다는 육감적 몸매 쪽이지, 나는 아서 밀러가 아니고 먼로인가.... 뭐 이런 생각이 잠깐 들었고요.

근데 커포티 뭥믜??



이 글이 작가들의 사랑에 대한 것이니만큼 '아서 밀러' 편은 아서 밀러의 입장에 치중해있는 듯 보인다. 먼로의 입장이 아닌. 그래서 아서 밀러가 먼로의 뒷바라지 하고 사고 수습한 것만 계속 나와. 어쨌든 이 둘은 그 강력한 끌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보지 않고 4년을 지내다가, 결국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된다.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게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정말 그런걸지도 몰라. 그러나 이 운명이란 것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기에 이들을 결국 서로에게 질려서 헤어지게 만든걸까. 그들은 결혼했으나 헤어진다. 그리고 밀러는 사진작가인 '잉게 모라스'와 다시 결혼한다. 그에게 가장 강력한 사랑은 먼로였을지 모르지만 그는 잉게와 가장 오래 살았고 그 시간을 최고의 시간이라 표현했다.



밀러는 잉게와 함께한 40년을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다고 표현했다.

언감생심 꿈도 못 꿨던 행복과 인생 역전에도 불구하고 먼로에 대한 죄책감은 씻을 수 없었나보다. 그녀를 구원해주지 못했다는-그리고 두 사람의 결혼을 지켜내지 못했다는-패배감이 죽는 순간까지 그를 괴롭혔다. (p.29)



먼로에 대한 감정이 죽는 순간까지 아서 밀러를 괴롭혔는지는 사실 이 책의 저자가 알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먼로에 대한 감정 때문에 아서 밀러는 이 작가가 표현한 대로 평생을 괴로웠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일은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다. 누구나 한 사람 때문에 평생을 발목 잡혀 시달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니까. 아서 밀러는 잉게를 만나 40년을 함께 살며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었다 말했다고 한다. 이건 또 이것대로 얼마나 축복받은 삶인가. 오래전 '이덕진'의 노래에서는 '널 만났다는 건 외롭던 날들의 보상이야'라는 가사가 나온다. 잉게를 만난 건 아서밀러에게 그간 사랑과 이별로 겪게된 고통에 대한 보상일 수도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싶다. 그토록이나 강렬한 느낌을 줬던 먼로가 왜 40년간 함께하며 인생 최고의 시간을 주는 상대였으면 안되는걸까. 도대체 운명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강렬한 먼로를 주고나서 괴로움을 주고 그 뒤에 잉게와의 편하고 오랜 시간을 준걸까. 사랑은 대체 무슨 생각이며 운명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저지르는거야? 강렬한 느낌과 푹 빠지는 것과 오래 함께 해서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돌이켜볼 수 있게 하는 걸 모두 한 사람과 함께 하면 안되는거야? 왜 한 사람 때문에 평생 괴로워해야 하고 다른 한 사람 때문에 행복해야 해? 이거 그냥 우리 한 명한테 몰아주자. 인생아, 운명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네가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만, 그게 잘하는 짓 같지는 않구나. 너도 좀 생각을 해보렴.....



아, 이 작가들의 미친 사랑을 읽을 때마다 내 안에 있는 미친 사랑이 격렬하게 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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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9-09-1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서 정말 카포티 읭? 스럽죠. 이 책 읽다 보면 진짜 정떨어지는 인간이 한둘이 아닙니다. ㅎㅎ (카포티도 저 순간에는 정말 한대 쥐어박고 싶어지더라능)

그나저나 이 책을 읽는 내내 펼쳐질 다락방 님의 러브스토리를 기대하겠습니다. 응? ㅋㅋㅋㅋ

다락방 2019-09-16 13:57   좋아요 0 | URL
카포티 너무 꼴보기 싫어졌어요. 뭐야 진짜.. 이런 마음. 아 싫어..

저는 작가에 대해 환상을 가진 적은 없지만 그래도 핏츠제럴드 진짜 너무 좋았거든요. 단편의 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컷 글라스 보울> 진짜 짱인데.. 하아- 그런데 젤다와의 관계 보면 너무 한숨나고요,
그리고 톨스토이... 와..... 안나 카레니나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데, 글 그렇게나 잘쓰면서 이런 미친놈이.. ㅠㅠ

이렇게 한 명 한 명에 대해 엄청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아아 진짜 미친 사랑이다 이 미친놈들아..이러면서 재미있게 읽고있어요. 이건 대체 무슨 경우인지 ㅎㅎ

잠자냥 2019-09-16 14:09   좋아요 0 | URL
전 요즘 그래서 피츠제럴드 책을 사놓고는 못 읽고 있어요. 극복해야 한다.... 게다가 <작가라서> 읽고 있는데 노먼 메일러 이야기 나오면 미친놈 헛소리하고 있네. 막 혼자 이러다가... 아니야 극복해야 한다... *중얼중얼*

다락방 2019-09-16 14:13   좋아요 1 | URL
피츠제럴드 편에서는 젤다를 ‘한심하고 돈만 밝히는 여자‘ 만들어놓은 것 같아서 그것도 짜증나요. <비행기를 타기 일곱시간 전>같은 단편은 정말 너무나 사랑스러운데 ㅠㅠ 하아- 헤밍웨이도 짱 싫고 ㅋㅋㅋㅋㅋ 소설이 좋다고 작가가 좋은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짜증나네요. 뒤에 되게 많은 작가들이 남아있는데 저는 얼마나 더 극복할 게 많은 겁니까. 계속 중얼거리겠네요. 이 책 읽으면서 페이퍼 주루룩 나오는 거 아닌가 몰라요. 이놈도 미친놈 저 놈도 미친놈 다들 미쳤다... 이러면서 페이퍼 계속 쓰게되는 건 아닐지... 하하하하하
 

여행가기 전날밤, 짐을 챙기다가 마침 분리수거를 하는 날이라는 게 생각나 부랴부랴 분리수거할 것들을 챙겼다. 잠깐 쓰레기를 버리러 다녀오는 것이니 핸드폰은 두고 갔다. 엄마, 분리수거 하고 올게, 말하고 현관문을 열고 나간 뒤에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얼마 안내려가 덜컹, 멈춰버리고 말았다. 엘리베이터의 숫자는 1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내가 볼 수 있는 건 시꺼먼 벽이었다. 아마도 층과 층 사이에 걸려 멈춘 것 같았다. 나는 핸드폰도 없는데..

일단 엘리베이터의 비상벨을 눌렀는데 경비아저씨가 응답하셨다. 제가 지금 엘리베이터에 갇혔어요, 핸드폰도 없어요, 라고 말씀드렸다. 경비아저씨는 급히 119에 연락하겠다 하시며 응답을 끊으셨다. 그리고는 또다른 사람에게 연결이 되었는데 엘리베이터 업체인지 어디인지 모르겠더라. 보이는 일련번호를 일러달라 얘기하길래 이게 맞냐며 보이는 번호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내가 갇혀있다고 이 사람에게도 알렸다. 잠시후 경비아저씨로부터 비상벨로 연락이 왔다. 119 불렀으니 곧 올거에요, 당황하지 마세요 곧 올거에요, 라고 말씀하셨다. 알겠다고 답한 뒤에 '엄마한테 말해달라 할까' 하다가, 그건 좀 더 기다려보자 생각했다. 엄마가 발 동동구르고 걱정할 게 눈여 보여서.

119에 신고를 했고 올거라 했으니 나는 그분들이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또 내가 여기에서 나갈 수 있을 거라는 걸 의심하진 않았다. 다만 그게 '언제'일지를 몰라, 그건 좀 답답했다. 금세 오겠지, 내가 살아나가는 건 너무 자명한 사실이야, 그치만 언제? 오는 건 금세라 해도 만약 이 문을 여는 게 시간이 걸린다면...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오기 전에 화장실 갔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더라. 만약 하염없이 지체되는데 내가 화장실이 급하다면... 아아 너무 끔찍한 거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바깥이 웅성웅성했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깥에서 왔으니 걱정말라고 안에 몇 명 있느냐고 물었다. 한 명이요, 저 혼자에요! 말했다. 잠시후 어렴풋이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엄마가 맞나? 나는 크게 "엄마?" 하고 불러보았다.

"응, 엄마 여기있어!"

하는데, 그 때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다. 나는 무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여기있다고 말하는 순간 찡- 하는 게.. 야, 내가 나이가 몇인데, 다 큰 여자는 울지 않아. 곧 119 구급대원 분들이 나를 꺼내줄텐데 다 큰 여자가 거기서 울고 있으면 안된다, 눈물을 삼켰다. 엘리베이터 회사가 어떻게 돼요? 바깥에서 누군가 물었는데 쉽게 눈에 띄질 않더라. 그러다가 긴 영어를 보고 이건가 싶었을 때 바깥에서 혹시 ***** 에요?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렇게 또 얼마간을 웅성웅성 부스럭부스럭 문을 여는 조치가 취해지는 것 같더니 드디어 문이 열렸다. 문이 열렸는데, 바로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게끔 엘리베이터와 바닥 사이에는 거리가 좀 있었다. 좀 아찔했어. 이걸 그냥 걸어나갈 수도 없고, 내가 신고 있는 건 쪼리인데.. 폴짝 뛰어야 하나..망설이면서 이 재활용 쓰레기들을 들고 뛰어야 하나 갈팡질팡 하는데, 구급대원 분들이 '사람 먼저 나와야 돼요, 사람 먼저' 이러면서 양쪽에 서시더니 자신들의 손을 잡으라고 하셨다. 나는 그렇게 두 분의 손을 양쪽에 잡고 폴짝 뛰어내려서 무사히 나올 수 있었다. 나와서는 연신 감사하다며 그 분들에게 인사했고, 엄마도 옆에서 덩달아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인사하셨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임무를 마치기 위해 재활용을 하려 가려는데, 밖에서 이 과정을 기다리고 계시던 주민분들이 놀랐을텐데 청심환이라도 먹으라고 하더라. 나는 괜찮아요, 엄마 분리수거 하고 올게~ 하고 가서 아무렇지도 않게 분리수거를 했는데, 집에 돌아와 침대에 앉으니 손이 덜덜덜 떨렸다.

여름 휴가로 지난 8월에 뉴욕에 갔을 때에는 시카고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었다. 시카고와 뉴욕의 거리를 알지 못하는 엄마는 아아 미국이라는데, 미국가 있는 딸을 걱정하셨다. 뉴욕과 시카고가 거리가 있다한들 나였어도 그곳에 있을 누군가를 걱정했을 터.

이번에 엘리베이터 사건을 겪으면서, 어떤 위험들이 어떻게 나를 빗겨가고 또 어떤 위험들이 나를 찾아드는걸까, 에 대해 생각했다. 엘리베이터 사고처럼 나는 다른 어떤 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빚을 지고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한편 내 삶은 언제 어디서 끝나게 될 수도 있는 것이겠구나, 생각을 했고. 내가 금세 나갈것 같으니 걱정하지 않게끔 엄마에게 이 소식을 알리지 말자고 생각한 건 내 실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와서 나를 꺼내줄 거라는 걸 확신했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사람의 운명이란 것에 대해 생각했다. 어떤 위험들이 이 순간에도 나를 빗겨가고 있지만 또 어떤 것들이 나를 찾아들지도 몰라.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즐겁게, 신나게 사는 것 말고도 무언가 더 해야하지 않을까. 살아있는 동안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향해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들도 필요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충분히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더 마음껏 표현해야지, 라는 생각.

한 점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며 살고 싶다.

사랑은 모든 것의 답이 되는 것도 아니고 항상 답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야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힘껏.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게끔 사랑해야지.





















뉴욕에 머무르던 그 때, 같이 갔던 동행과 총기 사고에 대해 얘기했었다. 자신이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건 총기사고의 용의자들 뿐만이 아닐텐데, 차별과 억압을 더 크게 느끼는 건 여자들이 강할텐데, 그런데 왜 총기사고를 저질렀다는 여자는 좀처럼 없을까? 총기 소유가 허가된 나라에서 사는 건 여자나 남자나 마찬가지인데, 이민자나 히스패닉으로부터 자신들이 무언가 뺏긴다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도 남자만 하는 건 아닐텐데. 남자로부터 억압당한다는 생각을 여자도 하고 있는데 왜 여자로부터 무시당한다고 남자들은 여자를 죽일까? 왜 같은 나라에서 살면서 총기사고를 저지르는 건 다 남자인걸까, 에 대해 동행과 의문을 가졌던거다. 시카고에 총기사고 있었다고 우리 가족들이 나 걱정했네, 라고 동행과 얘기하면서, 그런데 왜 총기사고는 항상 남자들이 일으키는걸까,하니 동행 역시 '그러게, 항상 남자들이었네' 라고 말했다.



그리고 시사인을 읽었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었다.





<범인은 왜 항상 남자인가>






빗겨가는 것들이 있고 닥쳐오는 것들이 있다지만, 변화가 온다면 막을 수 있는 것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변화를 가져오는 건 묻는 것에서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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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9-16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 읽는데 마음이 콩닥콩닥했어요. 영화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지만 실제로 닥치면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짧은 순간에 오만가지 생각이 들것 같아요. 무사하시니 정말정말 다행이에요.
휴우~~~~~~~~~~~~~~~~~~~~

다락방 2019-09-16 14:00   좋아요 0 | URL
네 언제 올지에 대해서만 모르고 있었지 누군가 와서 꺼내줄거라는 확신은 있었어요. 그래도 그 짧은 순간 엄마 생각 참 많이 났고요,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엄마 목소리 들으니 눈물이..

그런 한편, 나는 어른이어서 괜찮은데 만약 아이 혼자였다면 이 상황을 어떡하나, 싶어서 너무 걱정되더라고요. 세상 도처에 위험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적이니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행복하게 살아야겠어요, 단발머리님.

2019-09-16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16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행을 반복하다보니 나만의 취향이 생겼다. 그 안에서도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코스가 있고, 그 코스를 위해 여행을 한다고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오래전 처음 여행을 시작했을 때는 남들이 하는 것처럼 관광지를 둘러보았고 유명하다는 맛집엘 갔었다. 그리고 그것을 얼마 해보지도 않고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저 낯선 나라의 낯선 도시, 그 곳의 거리를 무작정 걷는 편을 선호했다. 그러다가 눈에 띄는 식당에 들어가는 편을 더 좋아했고. 그러다 최근에 생긴 취향은 낯선 도시의 미술관에 가는 것이었다. 그림을 잘 볼 줄 모르는 나의 눈을 그림 좀 볼 줄 아는 눈으로 키워보자, 는 생각으로 미술관에 가기 시작했는데, 웬걸, 그림을 보는 눈이 길러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 확고한 취향만 확인하게 되더라. 좋은 그림은 더 좋아지고 그렇지 않은 그림에 대해서라면 여전히 무심해지는 것. 그렇다해도 낯선 도시의 미술관에 들러 그 곳에 전시된 그림들을 천천히 둘러보고, 미술관 내의 까페에 앉아 그 후의 시간을 즐기는 것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코스중 하나가 되었다. 그 시간을 기다리고 기대할만큼 내가 여행에서 참 좋아하는 시간. 그 시간은 혼자여도 좋았고 누군가와 함께여도 좋았다. 나는 그 시간을 매우 사랑한다. 이번 방콕에서도 그런 시간을 가졌다.


자, 미술관에 가보자, 그렇다면 어느 미술관에 가보면 좋을까, 해서 친구와 나는 호텔에 앉아 방콕 미술관을 넣고 검색을 해보았다. 그러다 선택하게 된 것이 <Museum of Contemporary Art> 현대미술관 이었다. 방콕에서도 외곽에 있는지라 BTS 도 닿지 않고, 기차나 차를 타고 가야했다. 친구와 나는 그랩을 불러 그 곳에 닿았다. 도착하니 가방은 매표소에 맡기고 들어가야 했다. 친구와 나는 핸드폰만 챙겨서는 표를 끊고 입장했다.



1층에는 까페와 기념품 가게가 있고 2층부터 전시가 시작됐다. 2층에 가니 제일 먼저 나를 맞이한 작품은 <Father's Path> 라는 작품이었는데, 이 그림이 참 좋아서 친구와 이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좋다, 좋으네, 하면서 '이 그림 엽서로 있으면 잔뜩 사야지' 했는데, 관람을 마치고 기념품샵에 도착하니 이 그림의 엽서는 없었다. 서운해..





2층의 그림중에 좋은 것들이 있어서 와 여기 오길 잘했어, 이 미술관 크고 작품도 많아, 이러면서 친구랑 한껏 신나하고 있었는데, 4층과 5층에 걸쳐 내 취향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작품들이 등장해서 아아 이게 뭐야... 하게 됐다. 아주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태국 고유의 종교나 신화와 관계있는 작품들인 것 같았다. 그런 그림들이니만큼 그곳의 종교와 상관 없는 나에게는 너무나 동떨어지고 그래서인지 사실 좀 무섭게 느껴져서... 이런 그림을 그리는 마음과, 영감과 그리고 전시하는 마음, 이 그림을 그린 예술가에게 상을 주는 마음, 그리고 이 그림들을 소장하고자 하는 마음들은 어떤 마음일까.. 여러번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내가 여러번 생각한다고 그 답을 알 수는 없었다.



3층의 한 구석에는 집이 마련되어 있었다. 좀 민속촌의 느낌이어서 그냥 둘러나보자, 하고 들어갔는데 그 집 안에는 같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그림들이 시리즈로 집안 전체를 꾸미고 있었다. 그 그림들은 모두다 'Sukee Som-Ngoen'이란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둘러보다보니 한 편의 이야기가 되는 거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갔는데 어어, 이것봐, 이거 태국 전통의 이야기인가봐, 하면서 우리는 그림들만으로 그 안의 이야기를 추측해낼 수 있었다. 잘생긴 놈과 부자인 놈이 한 아름다운 여인을 동시에 사랑하는구나, 이들이 한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구나, 여자는 잘생긴 놈을 선택했는데 부자가 그녀의 방에 침입했구나, 그래서 잘생긴 놈이 빡쳤구나, 그런데 잘생긴 놈은 영웅이구나, 아이도 낳았구나, 하면서 한 편의 이야기가 되는 거다.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간 우리가 이야기를 짐작해낼 수 있다면, 그리고 이렇게 현대미술관에 따로 전시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면 이것은 유명한 이야기가 아닐까, 이것은 혹시 태국에서 너무나 유명한 신화인걸까.




(실제처럼 만든 모형이었는데 힘줄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그림을 다 보고 바깥으로 나오니 들어가는 입구에는 이 시리즈의 여자주인공인듯한 'Phimphilalai'의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그리고 이 집은 <House Of Pimpilalai>였다. 아, 여주인공의 이름은 핌피랄라이 이구나, 이곳에 전시된 그림은 그녀에 대한 이야기구나, 우리는 미술관내의 벤치에 앉아 미술관에서 나눠준 브로셔와 구글 검색을 통해 이 이야기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쿤팬 과 쿤창'이라는 두 남자가 나오는 이야기였고, 태국에서는 아주 유명한 고전문학인듯 했다. 오, 그리고 검색해 알아낸 사실에 의하면 잘생남자와 못생긴부자 남자가 핌피랄라이를 사랑하는데 잘생긴 남자는 역적으로 몰렸다가 영웅이 되고 무슨 신적인 존재가 되고, 그 남자가 전쟁에서 죽었다고 생각한 핌피랄라이는 못생긴 부자랑 결혼하는데 사실 잘생긴 남자는 죽지 않았고, 전쟁에서 돌아온 후에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가 못생긴 남자랑 결혼했다는 사실에 잘생긴 남자는 분노하고... 그러는 이야기인 것이다. 오, 이야기를 알고 보니 더 재미있네. 친구랑 나는 재밌다 재밋다 하면서 그래서 질투란 그림이 있었나봐, 그래서 복수란 제목을 가진 그림이 있었나봐, 그림 속의 아이는 그렇다면 잘생긴 놈의 아이인가봐, 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한 번 들어가서 볼까?' 내가 물었고 친구는 '그러자' 고 했다. 이야기를 모르고 봐도 재미있었는데, 알고 보면 더 재미있겠지? 그렇게 우리는 들어가서 다시 한 번 관람했고, 그 뒤로 숙소에 돌아와 와인을 마시면서 그 이야기를 책으로 읽을 순 없는지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오, 있었다. 만세!


















내가 몰라서 그렇지 이게 다른 사람들한테는 궁금한 이야기, 아는 이야기였구나. 그러니 이렇게 책으로 나와있지!


맨 왼쪽의 책이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라 읽으려고 했더니, 206쪽의 책인거다. 이거 완전 무슨 일리아스 같은 대서사시 같았는데, 게다가 운문 이야기라고 했는데, 206쪽 밖에 안돼? 너무 적은데? 하고 책 설명을 읽어보니, 아니나다를까 '발췌본' 이었다. 이 책은 태국에서 세상에, 42권짜리의 이야기라는 거다. 사람들이 보통 이 책을 우리나라의 춘향전과 비교하는 모양인데, 누군가 읽고 쓴 리뷰를 읽어보니 춘향전에 빗댈 러브스토리가 아니라 막장 중에도 막장 이라는 거다.


그러니까 내가 위에 쓴 검색으로 파악한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었던 것. 태국의 종교도 아마 관련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러니까 잘생긴 놈이 신처럼 되기 위해서, 자기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자기의 어린 아이를 죽이는 이야기가 나오고, 게다가 핌피랄라이를 사랑하면서도 바람을 피우는 것. 핌피랄라이 역시 자신의 마음을 양쪽 모두에게 나눠주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아, 막장 중의 막장이라니! 게다가 전시된 그림을 보면 작가는 무슨 여자 가슴에 한 맺힌양 엄청 그려놨던데, 그 그림이란 것이, 아마도 태국의 전통적인 이야기를 잘 살리려고 그런 것이겠지만, 여자 몸에 완벽을 때려 박은 거다. 친구와 보면서 '여자 몸에 대한 판타지가 있네...' 라고 했는데, 짧은 검색만으로는 화가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는 없었다. '수키'란 화가의 이름을 보면 여자사람일듯한데, 여자 가슴 그려둔 거 보면 남자사람일것 같고..



어쨌든 이 발췌본 206쪽 짜리를 너무 읽어보고 싶다. 사실 여혐 범벅일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태국의 현대미술관의 그림을 보면서도 여성을 성녀화 시킨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건 내가 태국의 종교에 얽힌 사연을 모르니 뭐라 말할 순 없지만, 그 미술관에서도 친구와 나는 그런 얘기를 한거다. '미국의 미술관에 가면 여성 누드 모델이 많은데 여성 화가의 그림은 20프로도 안된대' 같은 이야기들. 어느 미술관을 가나 그건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태국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 어떤 영화가 하는가 살펴보니, 오오, <쿤팬의 이야기 2> 가 있더라. 너무 졸려서 금세 잠들 것 같았지만, 어디 좀 볼까, 하고 재생했는데, 하하하하, 영화가 만들어진 것도 좀 오래전이긴 하지만 와... 심한 뻥이 그 안에 있었다. 쿤팬이 전쟁중에 적들에게 둘러싸였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무슨 ㅋㅋㅋㅋㅋㅋ 두 손을 모아 기도하니까 쿤팬을 겨냥하던 적군의 총이 그냥 다 부러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적군들이 에워싸는 가운데도 쿤팬 혼자서 적을 다 죽이고 나올 수 있는 거다. 이게 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하다 진짜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쿤팬과 쿤창의 이야기에서 핌피랄라이는 '완통'으로 개명한다고 하는데, 마지막에는 국가로부터 처형을 당한다고 한다. 처형당하는 이유는 그녀가 '음란해서' 라고...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여혐범벅일것 같아..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여혐이 그 안에 있을것 같은데, 그것이 태국에서 오래된 클래식한 문학이라고 하니, 미술관에 가 그 그림들을 보기도 한 터, 읽어서 그 그림들을 하나씩 떠올려보고 싶다. 그 책을 읽고나면 아마 할 말이 많아지지 않을까. 이 책 읽어야겠어, 라고 친구에게 말하니, 친구도 너무 읽어보고 싶다면서, 그러나 여혐 가득한 막장일 것 같아 내가 다 읽어본 후의 감상을 듣고 읽기를 선택하겠다 한다. 그래, 친구여....





어처구니가 없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쿤팬)가 전쟁에서 돌아와보니 완통이 쿤창과 결혼해서 빡이 쳐서 그녀를 죽이려고 하는데, 말리는 게 쿤팬의 두번째 여자... 이에 완통이 빡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하자는 건지 도대체 원. 어떻게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랑 결혼했다고 사랑하는 여자를 죽일 생각을 해?? 하아-

오늘 출근하면서 읽기 시작한 《미친 사랑의 서》가 생각나는데, 이 이야기는 따로 풀기로 하자. 아무튼 친구랑 한참이나 재미있어 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갔는데, 돌아올 때는 쿤팬과 쿤창, 완통을 아는 사람들이 되어 있었어. 하하하하. 뜻밖의 즐거움이었다.



그렇게 친구와 그림을 보고 기념품 샵에 들르고, 사고 싶은 엽서가 없어서 실망하고, 까페에 들러 차를 마시면서 각자 가져온 책을 읽거나 하고 싶은 걸 했다. 그러다보니 미술관 문닫을 시간이 되었고, 우리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는 그랩을 불렀다. 그러나 그랩은 응답하지 않았다. 다시 불렀다. 다시 응답하지 않았다. 하는수없이 미술관 직원에게 우리를 위해 혹시 택시를 불러줄 수 있느냐 물어보니 그럴 순 없다면서 우리에게 어디에 갈건지를 물었다. 우리는 시내의 대형 쇼핑몰을 얘기했고, 미술관 직원은 여기에서 택시를 불러서 거기에 가기는 매우 힘들거라며, 버스와 BTS 를 타고 가라고 알려줬다. 그러더니 잠깐 기다리라며 친절하게 메모지에 가는 방법을 적어주었다. 일단 나가서 왼쪽으로 쭉 가서 건너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 거기에서 버스를 타고 모칫 역까지 가. 거기에서 BTS 를 타고 씨암 역에서 내리면 돼. 요금은 한사람당 20바트가 안될거야. 이걸 다 적어주었어..





매우 친절한 직원이었다. 나는 외워간 태국인사 컵쿤카를 몇 번이나 양손을 모아 외친 뒤에 메모지를 받아들었고, 그렇게 버스정류장에 가서,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버스를 탔고,


(이것이 버스티켓)


BTS 도 탔다.






쇼핑몰에 들러 밥을 먹고 서점에 들렀는데, 어디서든 서점은 참 좋다. 꽉꽉 책이 채워진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피케티의 자본도 보았고 소피 킨셀라의 책이 대세인가 보았다. 그러다가 친구가 말해줘서 알았는데, <귀신나방> 이 있는 게 아닌가. 제목이 한글로 써져있어서 확 눈에 들어온다.




오오, 제목이 한글로 되어있다니, 그렇다면 본문은? 하고 들어서 펼쳐보니 이렇게............ 네??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아무것도, 한 글자도 읽을 수 없다.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발견한 대한민국 소설이 반가워서 남동생에게 찍어 보냈다. 나와 내 남동생 모두 이 책을 읽었단 말이야? 남동생은 이렇게 답장을 보내왔다.


'그 책 별로인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은 책인데, 이 책을 읽은 내가 좋아하는 두 남자 모두가 이 책을 별로라 말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용민은 이 책 말고도 《궁극의 아이》, 《불로의 인형》 란 책도 썼죠.. 궁극... 궁극에 대해서라면 제가 참 할 말이 많지만 그냥 넘어갈게요.
















미술관의 그림을 보고 까페에 가는 것 못지않게 사랑하는 시간은, 호텔에서의 밤이다. 블루트스 스피커로 오래된 노래를 틀어두고서 친구와 나는 홀짝홀짝 술을 마셨다. 밤은 깊어갔고, 우리는 그 날 걸었던 거리와 그 날 보았던 그림에 대해 얘기했다. 그 날 먹었던 것들에 대해서도 얘기했고, 오래된 노래들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어느 밤에는 갑자기 영화음악에 대한 이야기로 한참을 보냈다. 더티댄싱 정말 좋았잖아? 프리티우먼도 좋았지! 유콜 잇 러브는 어떻고! 같은 나이대라 같은 영화를 같은 시기에 보고 비슷한 감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이렇게 공감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더없이 소중한 밤이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담담하게> 를 들었다. 아주 오랜만이었다.













얽매이는 기분이 들면 안되니까요, 를 간절하게 따라부르면서, 얽매이는 기분이 들지 않게 하려고 내가 너무 노력한걸까, 그러지 말았어야 했던걸까, 지난 시간을 한참이나 후회하며 돌이켜보았다.



잘 지내는지 몇 번이나 묻고 싶은 낮과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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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의 미술관 MOCA (Museum of Contemporary Art) 에서 인증하는 [시몬 베유의 나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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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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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19-09-13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은 이번 연휴를 방콕에서 보내시는군요 한국도 오늘은 방콕만큼이나 날씨가 좋네요
연휴 잘보내고 오세요- :D

다락방 2019-09-16 09:45   좋아요 0 | URL
연휴는 끝났고 월요일이 되었고 저는 변함없이 사무실에 있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