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나에겐 <새벽 세시> 라는 이름의 모임이 있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모임의 멤버는 모두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너무너무 좋아했다. 그 구성원은 여자 셋과 남자 하나였는데 우린 서로 각기 다른 지역에 살면서 순전히 그 책이 좋아 멀리까지 가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지금은 한 명이 아예 외국으로 가 버리고 각자의 삶에 충실하다보니 그 모임으로 다시 만나는 일은 사라졌지만, 그 멤버중 하나인 J 는 여전히 내게 크리스마스면 멀리서 카드를 보내온다.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복된 새해가 되시기를 빌어드립니다.'


그 한줄은 새벽 세시를 읽은 사람들이라면 절로 웃을 수 있는 그런 한 줄이다.















A 는 그 멤버중의 유일한 남자사람이었는데, 아마 내 주변에서 그 책을 읽고 좋아한 유일한 남자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아 그건 아닌가? 그러고보니 좋아한 남자사람 또 잇었던듯).  우리가 멀리 가야할 때면 기차를 타야했고 서울에 사는 A 와 나는 같은 기차를 탔지만, 각자 예약하고 각자 앉아서 갔다. 같은 길을 가는데 같이 앉진 않았다. 처음 '그냥 각자 알아서 따로 가서 거기서 만나자' 라고 내가 말했을 때 혹여라도 상대가 서운해하진 않을까 했는데 그는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그러자고 했다. 그 일에 대해서도 훗날까지 그는 내게 서운하다고 말하지 않았고 그 일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 그를 만나는 게 편했다. 그리고 그가 내게 그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서운하다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역시도 나 같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어제 비로소 확실히 알았다. 


어제, 오랜만에 A 를 만났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올린 인스타 그램에 며칠 뒤 A 로부터 댓글이 달렸다. 너 쿠알라룸푸르냐, 한국에 언제 오냐는 댓글이었다. 이미 한국에 와있던 나는 나 한국이야, 라고 답했는데 그의 댓글에선 어쩐지 나를 기다리는, 나를 보고싶어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아니나다를까, 내 댓글을 읽은 A 는 내게 연락해왔다. 보고싶은데 볼 수 있니? 하고. 우리가 그간 살갑게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둘다 그런 사람들이 아님) 서로의 인스타를 통해 대략 어디에서 뭐 하고 있구나 알고는 있었기에 나는 그에게 최근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했고, 그래, 만나야겠다, 만나서 힘을 줘야지, 그리고 글을 쓰라고 말해야지, 라고 다짐하고 나갔다. 그는 내가 있는 곳으로 오겠다고 했고 나는 나의 단골 레스토랑에 예약을 했다. 글을 쓰라고 말해야지, 글은 자신을 위해 쓰는 거라고, 너는 이전에 글을 썼던 사람이니까 다시 쓸 수 있을 거라고 말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나는 레스토랑에 먼저 도착해 그를 기다렸다.


그는 알라디너였다. 그와 우리 새벽세시 모임이 한창 알라딘을 하던 그 때, 그는 이미 꽃미남으로 알라딘에서 유명했다. 알라딘의 꽃미남 이라고 하면 다들 누구를 말하는지 알 정도였다. 그가 사진을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 사진으로 소문이 나기도 했고, 그를 오프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얘기하기도 했다. 나는 어제 레스토랑에서 그를 기다리면서, 그러나 시간이 흘렀고 그러니 그도 영락없이 아저씨가 되어 내 앞에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다.  


레스토랑의 문이 열리고 나는 그에게 손을 들어 내가 여기 있음을 알렸고 그는 내게로 와 채 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자신이 들고 온 책 두 권을 내게 선물했다. 그리고는 마주한 자리에 앉아 서로의 안부를 묻고 반갑다고 인사를 나누었는데, 와, 안늙은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안늙었다 ㅋㅋㅋㅋㅋㅋ 내가 너무 놀라서, 아니 너 뭐냐, 왜 그렇게 안변했어 안늙었어? 나는 아저씨를 만날 줄 알았는데! 했더니 아니라고 늙었다고, 배도 조금 나왔다고 그는 내게 말했다. ㅋㅋㅋ 아니 완전 젊고 잘생겼는데? 꽃미남 그대로인데? 마주앉아서 잘생겼다는 생각 오천번은 한듯 ㅋㅋ 그래, 이러니까 알라딘 꽃미남으로 이름 날렸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게 젊고 잘생긴 모습 그대로 와서 기분이 좋았던 게 아니라, 나는 자신이 처한 상황 때문에 우울해있을 그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고 싶었는데, 아니, 그는 이미 잘 헤쳐나가고 있는게 아닌가! 그는 자신이 맞닥뜨린 상황의 부당함과 그로 인한 절망에 대해서도 얘기했지만, 그래서 바닥으로 가라앉는 시간들이 있었음도 인정했지만, 그러나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움직이고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그리고 미래를 다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시도를 했는지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나를 만나러 나오기까지 어떤 일들을 새로이 맞이하고 또 해결했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나는 그를 만나러 나오면서 그는 똑똑하고 야무지니까 힘든 상황이라고 해도 결코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정도로 잘해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너무너무 좋았다. 나는 그에게 너에게 그런 사람이 있고 또 네가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그간 네가 무언가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네가 한 일이라고 얘기했다. 잘했네, 고생했네 한껏 얘기해주었다. 그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잘 살고 있어서,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이고 따뜻한 사람이어서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를 위로해줘야지 마음 먹고 나갔다가 오히려 내가 힘을 얻고 돌아왔다. 나는 알아서 잘 사는 모습을 보는게 왜그렇게나 좋은지 모르겠다.


우리는 그렇게 닥친 어려움에 대해서도 얘기했지만 연애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얘기했고 과거의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얘기했고 무엇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가 얘기를 졸라 많이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는 남자로써 요가를 하기에 어려운 지점에 대해 얘기했는데, 수련하러 갔는데 자기 혼자만 남자면 맨 앞에 서야 하지 않을까 괜히 뒤에 서면 여성 회원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부터 요가복을 사는 어려움까지 얘기했다. 그리고 사바아사나와 음악 그리고 자세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나는 얘기 도중 그에게 추천 영상을 링크 보내주고 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한참 웃으면서 요가에 대해 얘기했다. 와 내가 널 만나 요가 얘기를 할 줄은 몰랐네? 어제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우리는 알라딘에서 책으로 만났는데 시간이 흐르니 요가를 얘기한다. 와 내가 이렇게 요가 얘기를 할 수 있는 남자사람이라니! 칠봉이 이후로 두번째다 ㅋㅋ 너무 씐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가인들이여, 복받으시라! (뜬금)



헤어지면서 반가웠다 잘가라 또보자 인사하는데 친구는 악수하느라 잡은 손을 놓지 않은채 내게 '널 만나길 잘했어' 라고 말해주었다. 그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내가 워낙 사람을 만나 에너지를 받는 편이긴 하지만, 친구가, 힘든 상황에 있을 것 같았던 친구가, 그 상황을 스스로 극복해나가고 그렇게 좋은 미래를 다시 스스로 획득했다는 걸 들으니까 진짜 너무 좋은거다. 내가 막 힘이 나는 거다. 아, 나는 역시 잘 지내고 있다는, 잘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게 너무 좋아. 나는 나의 행복도 바라지만 인간 누구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삶을 충실히 살면서 저마다의 기쁨과 보람을 찾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게 나는 너무너무 좋다. 그래서 만나길 잘했다는 생각을 천 번쯤 했다. 집으로 가면서도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도 내내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다. 흑흑 ㅠㅠ 내 친구가 잘 살고 있어 ㅠㅠ 너무 좋아 ㅠㅠㅠ



여러분, 잘 삽시다. 잘 지냅시다. 여러분이 잘 지내면 그것은 여러분에게도 기쁨이요 여러분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해줄 수 있는 최선이며, 그리고 또 그것은 여기, 멀리 떨어진 다락방에게도 큰 기쁨이 됩니다. 



그러고보니 알라딘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네. 지금 내 옆에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며 인연을 이어나가는 사람들 대부분을 알라딘에서 만났다. 3주전이었나, 같이 족발 먹었던 여자1, 남자1도 알라디너들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다음에 내가 새로이 만나게 될 친구도 알라딘을 통해서가 아닐까?(저격)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도 알라딘에서 만났고 지금 좋아하는 친구들도 알라딘에서 만났다. 친구를 만나려고 연인을 만들려고 알라딘을 한 건 아니었지만, 알라딘을 하다보니 좋은 사람들과 관계 맺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책을 통해 만나게 됐지만 우리가 계속 이어지는 건 책 때문은 아니었다. 


아, 너무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여운이 길게 남는다.

만나서는 친구가 잘 살고 있음에도 원래 준비했던 말을 했다. 글을 쓰라고. 원래 너를 만나서 하려고 했던 말이라고, 글을 쓰라고 했다. 너는 썼던 사람이니까 다시 쓸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깨알같이 투비 얘기해줬다. 거기 글 쓰면 돈 들어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한 달에 몇만원씩 들어와. 써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요즘 너무 일에 치어서 글을 못쓰고 있긴 하지만, 그래서 들어오는 돈이 확 줄어들겠지만, 짬을 내어 또 써보도록 하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넌 글을 돈 때문에 쓰니? 응 나는 내 자신을 위해서 쓰는데 돈도 내 자신을 위해 필요해!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기쁨주고 사랑주는 알라딘, 친구 주고 애인 주고 결혼할 상대도 주는(또 저격) 알라딘,

이쁘다.


책 사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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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2-25 20:31   좋아요 1 | URL
하하 저는 1010235 만 알았습니다!! 몰랐어요 1052.. 는요. 잠자냥 님이 그냥 아무 숫자나 쓰신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껄껄껄.

2024-02-24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25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2-26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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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에 갔을 때 카야토스트를 맛보고 싶어 열심히 걸었더랬다. 처음 찾아간 곳에서 실패하고(가게 사라짐) 거기서 다시 찾아가느라, 내가 식당에 자리잡고 앉았을 때에는 이미 그 날의 6,500 보를 걸어버리고 난 후였다. 그래서 더 맛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돈 주고 사먹는 카야토스트, 달고 진한 커피와 함께 극강의 맛을 선사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투비에 자세히 적어두었다.


https://tobe.aladin.co.kr/n/155001


이거, 어렵지 않을 것 같아, 집에서도 한 번 만들어 먹어야지! 하고는 쿠알라룸푸르의 큰 마트에 가서 카야쨈을 샀다. 사실 카야쨈은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살 수 있고, 나는 기존에도 카야쨈을 사서 마치 싱가폴에서 먹는듯, 말레이시아에서 먹는듯 버터까지 넣어 만들어 먹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오리지널을 먹어보기 전이라 이 맛이 과연 그 맛인가 했던 터. 좋아, 이제 오리지널 먹었으니 내가 한 번 그대로 재현해보마!! 쨈까지도 말레이시아에서 가져가겠어! 그렇게 카야쨈을 사가지고 온거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만들어 보았다. 일단 식빵을 굽고 카야쨈과 버터를 듬뿍 발랐다. 문제는 수란 이었는데 그간 한 번도 수란을 만들어본 적이 없어 인터넷을 검색해 그중 가장 쉬운 방법으로 만들어보았다. 쿠알라룸푸르의 까페에서는 껍질째 접시에 담아주어 내가 깨 먹어야 했는데 검색해보니 다들 이미 계란 껍질을 깐 뒤 조심스레 뜨거운 물에 넣더라. 그런데 뜨거운 물에 막 소금도 식초도 넣고 그래야 돼? 세상 귀찮네. 그러다가 아주 쉬운 방법의 블로그를 발견했다. 물 팔팔 끓이고 그 끓는 물에 계란 넣었다가 1~2분 후에 빼라는 거다. 좋았어! 그렇게 수란을 완성했다.


자, 그래서 내가 만들어낸 카야토스트 한상 차림.



오리지널의 사진도 한 번 보고 가도록 하자.




내가 만든거 엄마랑 먹는데 엄마가 어떠냐고, 여전히 맛있냐고 물으셨다. 나는 맛있긴한데 말레이시아에서의 그 맛있음이 아니네? 했다. 그리고 왜 버터에서 버터의 비린 맛이 느껴지는걸까? 내가 버터를 너무 많이 넣었나? 여동생에게도 사진 찍어 보내주니 '이거 여기서 먹으면 거기 그 맛이 안나' 라고 하더라. 흐음. 이 카야토스트+수란+달디단커피 의 조합은 뜨거운 날씨와 습기가 함께 작용해야 극강의 맛을 내는 것인가? 아무튼 초큼 아쉬운 맛이었다. 그런 한편, 버터를 다른 걸 사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맛있는 걸 만들기 위한 노력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두둥-



책을 샀다.



















이번호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에 소개된 책이라 당연하게도 발터 벤야민의 책을 샀다. 과연 나는 읽을 수 있을 것인가. 첫번째 테제, 두번째 테제, 하면서 선생님은 설명해 주셨는데,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으니 어쩌면 페이지를 넘길 수 있을지도..


[철학의 위안]은 ㅈㅈㄴ 님의 서재에서 알게 되어 산 책인데, 사실 나는 보통이 너무 유명해서, 그리고 좋아한다는 사람들도 많아서 여러권 읽었지만 끝내 어떤 점이 좋다는 건지 찾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뭔가가 있겠지 하고 한 권 두 권 세 권 네 권.. 하고 몇 권 읽었더라? 여튼 읽었는데 흐음, 역시 난 모르겠어.. 이렇게 됐단 말이지. 그러다가 이젠 철학의 위안이라니, 좋아, 내가 너를 다시 한 번 읽어보마. 이번엔 읽고 역시 보통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있구나! 하게 될지 모르겠다. 알 수 음슴.


[문]은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역시 ㅈㅈㄴ 님의 서재에서 알게 되어 산 책인데, '사랑'과 '죄책감'이라는 소재는 재미없을 수가 없다. 사실 '사랑'과 '죄책감'을 한 번에 가지고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는 할까? 나는 나의 어떤 사랑에 죄책감을 함께 느꼈었고 그대로 진행한 적이 있으며, 어떤 사랑은 끝난 후에 죄책감을 가졌던 적도 있다. 사실 그런 사랑을 하기 전에 그런 감정을 느끼기 전에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더 확실해진 점은, '죄책감을 갖게 만드는 사랑은 안하는 것이 옳다' 이다. 하면서도 알고 있긴 했지만 하고 나서는 더 진해진 다짐이랄까. 좋은 사람 그리고 좋은 사랑은 나로 하여금 죄책감 느끼게 하지 않는다. 나쓰메 소세키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는 이 이야기를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


[세상 끝의 살인] 은 추리/미스테리 라 샀다.

















인스타그램에 소개된 책을 한 번 샀더니 그 뒤로 내 인스타 들어가면 책 광고가 넘쳐버린다. 하아- 어떤 건 이미 읽은 것이기도 하고 어떤 건 읽다가 만 것이 나오기도 하는데, 어휴, 그래서 내가 인스타의 책 광고에 혹하지 말자! 했지만, 또 혹해가지고 이 책 사버렸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리 엄마는 내게 인스타 삭제하라 하셨는데 그것이 인생에 있어서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아, 엄마는 내가 책을 사서 삭제하라는게 아니라 인스타 보고 자꾸 요리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합니다.


어제도 인스타그램 보고 요리할라고 아보카도 샀다가 망한 사연이 있지만, 그런 거 쓰기 이제 지친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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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4-02-19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요. 저도 엊그제 들었는데 말만 어렵지 첫번째 테제,... 등등 철학인데 안어려울 수가 있나 싶어 혼자 샘 말에 속지말자 이랬잖아요.. 그래도 벤야민은 도전해보고 싶네요. 그리고 정찬도 별로.. 희진샘이랑 역시 책 취향은 안맞는구나 실감했죠.
보통도 별로고...ㅎㅎ 어쩌죠~~~^^
나쓰메 소세키는 저도 좋아요.

다락방 2024-02-20 07:39   좋아요 1 | URL
저는 정찬보다는 이승우 쪽입니다. 후훗. 정희진 쌤이 하도 칭찬하셔서 정찬 읽어봤는데 저는 정찬을 좋아하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벤야민에 대한 방송 들으면서 벤야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사전 지식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막상 책을 사긴 했지만 펼치면 제가 넘길 수나 있을지.. 그래서 정희진 쌤의 벤야민 방송을 여러번 들어보자 생각중입니다.

나쓰메 소세키 의 문에 대해서라면 저도 기대하고있어요. 후훗.

그레이스 2024-02-19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터 베냐민 몇 부분만 참고로 읽었습니다.
이게 필요할 땐 읽히더라구요^^
필요한 부분 넘어가니, 또 고생!
ㅎㅎ 나중에 보려고 덮었습니다.

다락방 2024-02-20 07:40   좋아요 1 | URL
저도 다 읽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역사철학테제 부분만 좀 도전해볼까 싶어 사봤습니다. 읽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되겠지 하고는 있는데 과연 쌤의 방송을 들었어도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하핫.
덮어두었더라도 어쨌든 가지고 있으니 언젠가는 볼 수도 있겠지요. 앞날의 독서에 건배!! ㅎㅎ

자목련 2024-02-19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 카야토스트를 만들어 드시는 다락방 님.
여행지의 맛은 안 나겠지만 맛있어 보입니다.

제가 읽은 책도 있어 ([문])반가운 책탑!


다락방 2024-02-20 07:41   좋아요 0 | URL
카야토스트는 제가 기대한 맛이 아니었지만 궁극의 맛을 찾아 버터를 새로 바꿔보는 걸로... ㅋㅋㅋㅋ 그보다는 말레이시아 가는게 나을 것 같아요. 아니면 싱가폴이나. 그런데 싱가폴은 물가가 너무 비싸다고 하니 말레이시아를 가는게 낫겠어요(의식의 흐름)

역시 자목련 님은 소세키 읽으셨군요! 저도 곧 읽어보겠습니다!1

잠자냥 2024-02-21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니?


바쁘니?

살망이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2-22 07:53   좋아요 0 | URL
아오 저 진짜 일에 치어 살고 있어요. ㅎㅎ 책도 못읽고 알라딘도 잘 못들어오고 아오. 오늘은 좀 짬을 내 알라딘에서 놀아야겠어요. ㅎㅎ

잠자냥 2024-02-22 08:44   좋아요 0 | URL
바쁜 너 정말 대실망!!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2-22 09:10   좋아요 1 | URL
ㅋㅋㅋ 내가 잘할게 실망하지마요 ㅋㅋㅋㅋㅋㅋ 내가 잘할게 진짜 잘할게 노력할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2-22 09:31   좋아요 0 | URL
방금 짬을 내어 글도 썼어요....

잠자냥 2024-02-22 09:47   좋아요 0 | URL
한 번만 용서한다…..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2-23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카야토스트 싱가폴에서 먹어보고 한국에서는 커피베이에서ㅋㅋㅋㅋ카야토스트를 팔아요. 그래서 가끔 싱가폴 생각날 때면 한 번씩 사먹어 보았습니다. 만들어볼 생각은 1도 안 했는데 다락방님 페이퍼 보니 관심이 생기네요. 하지만 수란은...... 반사하고 싶어요. 전 차라리 완숙을 선택합니다.

벤야민 책, 결제할 때마다 넣다 뺏다를 반복하고 있어요. 올해 안에는 살듯한데, 딱 봐도 너무 어려워보여서요. 무슨 책이든 절판 가능성이 있으니 미리 사두어야 하는데... 아, 어려워보여요. 어렵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2-25 20:38   좋아요 1 | URL
예전에 카야토스트에 대한 글을 썼을 때(왜 썼는지는 기억이 안남) 그 때도 단발머리 님이 커피베이 말씀 하셨던 것 같은데요(역시 정확하지 않음) 저 지금 커피베이 카야토스트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일단 제가 있는 곳 근처에 커피베이는 없고, 커피베이는 흐음.. 수란을 주지는 않네요? 수란이 신의 한 수 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후기들 찾아보니 커피 베이 카야토스트 맛있다고.. 어느날 그나마 가볼 수 있는 지점에 가서 카야토스트 먹어봐야겠어요. 후훗. 정보 감사합니다!!

저는 수란 너무 좋았습니다, 단발머리 님 ㅋㅋㅋ 완숙하면.. 찍어먹지는 못하고 넣어 먹어야겠네요?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계란과 버터와 빵의 조합이니까요. 훗.

그리고 제 생각에 벤야민 책 물론 어렵겠지만, 단발머리 님이라면 충분히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단하게 그동안 어려운 독서로 다져지신 분이시니까요!!
 
나의 핀란드 여행 - <카모메 식당> 뒷이야기
가타기리 하이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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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진이 없는 건 너무 아쉽지만 정말이지, 식탐이 있는 사람의 여행기 읽기란 얼마나 즐거운가!
최근 읽은 여행기중 가장 재미있었다. 여행지만의 음식에 도전하는 것도 그러다가 고국의 음식을 반드시 해먹고 마는 것도 혼자서 술집에 가는 것도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도 대화하는 것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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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24-02-19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분이 이런 책을 내셨군요! 외모도 연기도 개성 만점이라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분, 글솜씨도 좋으신가 봐요!

다락방 2024-02-20 07:42   좋아요 0 | URL
이 분이 여행을 정말 많이 다니시더라고요. 핀란드 여행이라 궁금해 읽었는데 이 분의 여행기라면 다른 어떤 나라라도 다 즐거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분이 여행기를 시리즈로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 로맨스에서 돌보는 마음까지, 찬란하고 구질한 질문과 투쟁에 관하여 앳(at) 시리즈 3
신성아 지음 / 마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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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딸의 간호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일을 포기한 사람의 당연하고도 복잡한 생각과 감정들을 유려한 문장들로 만나게된다.
잘 읽었는데 감상을 뭐라 말하기가 망설여지고, 잘 읽었는데 누군가에게 섣불리 추천하기도 어렵다. 읽다 보면 자꾸 울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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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의 밤
아쓰카와 다쓰미 지음, 이재원 옮김 / 리드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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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를 위한 추리. 서사로는 약해서 나는 정말 재미없게 읽었다.
투명인간은 밀실에 숨는다 작가라는 걸 알았으면 안샀을텐데 사고 나서야 알았다. 아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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