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봉이는 수시로 내게 소설만 읽지 말고 인문학도 좀 읽으라 말했'었'지만, 나는 세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소설로부터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 역시 인문학을 읽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간혹 읽지만, 그러나 나를 더 깨우는 건 소설임에 틀림없다. 왜이렇게 거창하게 시작하냐면, 이 소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의 절반만 읽어도(그렇다, 지금 절반까지 읽었다), 생각할 게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성찰할 수 있다면, 도대체 더 무엇이 필요하단 말인가. 모든 필요한 것이 여기에 다 있고 그것을 또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절반만 읽어도 이게 가능하다니까? 이 책 너무 재미있어서 좋아 ㅠㅠ 재미있는데 중요한 말을 아주 많이 하고 있다. 오, 메리 셸리...천재님이시여....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유복한 집에서 좋은 부모와 화목한 가정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의 아빠와 엄마는 언제나 사랑으로 보살펴주셨고, 사랑하는 애인이자 친구인 '엘리자베트'도 있고,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친구 '앙리 클레르발'도 있다. 그는, '나보다 더 행복하게 유년기를 보낸 사람은 없을 것이다(p.45)' 라고 자신하기도 한다. 자신이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얼마나 부족함이 없었는지를 잘 알고 있다. 열세살에 집에서 독학으로 자연철학에 빠졌던 그는, 모국이 아닌 곳에서 대학교육을 마쳐야 한다는 아버지의 생각에 독일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한다. 거기에서 화학에 흥미를 가져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데, 엄청 재미를 느끼고 푹 빠져서 공부를 한 덕에 2년만에 대학에서 배워야할 모든 걸 배우는 경지에 이른다. 그렇게 공부하고 더 깊은 연구를 하는동안, 그는 모국에 있는 자신의 가족에게 돌아가는 일을 미룬다. 미루고 애써 무시하며 자신이 터득한 생명의 원리에 깊이 빠진채로, 생명이 없는 것에 생명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연구를 진행한다. 아름다운 생명체를 만들고 싶었지만, 결국 그가 만들어낸 게 '한심하기 짝이 없는 괴물(p.71)'이란 걸 알게 되었을 때 그는 뒤늦게 후회를 해보지만, 이미 그 생명체는 만들어졌고 자신은 경악하며 이미 그 생명체로부터 도망쳐버렸다. 그는 그제서야 자신이 무엇을 잊고 있었는지, 그래서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깨닫는다. 자신이 한 연구와 실험이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 뒤늦게 드는 것이다. 이걸 깨닫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깊은데, 인용해보겠다.




아버지의 심기가 편치 않으리란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차마 연구에 대한 생각들을 뇌리에서 떨칠 수가 없었다. 그 자체로 혐오스러운 관념들이 어느새 내 상상력을 불가항력으로 장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들과 관련된 모든 일들은 이제 본성을 철저히 삼켜버린 이 위대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미루고 싶었다.

그때는 무심함을 죄악으로 간주하고 내게 잘못을 묻는 아버지가 부당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게 비난의 여지가 없지는 않다고 보았던 아버지가 옳았다고 확신한다. 완벽한 인간은 언제나 차분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해야 하고, 정념이나 찰나의 욕망에 휘둘려 마음의 평정을 깨뜨려서는 안 된다. 지식의 추구가 이 법칙의 예외가 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지금 매진하고 있는 공부가 사랑하는 마음을 약하게 하고 어떤 연금술로도 합성할 수 없는 소박한 즐거움을 아끼는 취향을 망가뜨리려 한다면, 그 공부는 분명 불법적이며 인간의 정신에 맞지 않는 것이다. 이 법칙이 항상 준수되었다면, 그리하여 어느 한 사람도 가족의 애정이 주는 평온을 깨뜨리는 목적을 추구하지 않았다면, 그리스는 노예국가로 전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카이사르는 나라를 삼키겠다는 야욕을 갖지 않았을 것이요, 아메리카는 좀 더 서서히 발견되어 멕시코와 페루 제국은 파멸을 맞지 않았을 것이다. (p.68-69)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자꾸 뒤로 미룬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잘못된 몰입이란 얘기다. 나는 여기에 나에게 일어났던 일, 내가 몰입한 일을 넣어보았다. 뭘 넣어도 맞아 떨어졌다. 내가 잘못했을 때도 그랬고 잘못하지 않았던 일에 대해서도 그랬다. 내가 잘못한 일, 아직도 여전히 후회하는 어떤 일들에 대해 생각하노라면, 나는 가족 앞에 떳떳하지 못했다. 가족에게는 숨기는 일이, 내게는 잘못된 일이었고, 나도 그게 잘못된 일임을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그 일을 밝히는 걸 뒤로 미루고 끝내는 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인생의 오점으로 남고야 말았다. 그러나 내가 내 사랑하는 가족을 잊지 않고 사소한 것에서 기쁨을 찾는 것 역시 계속 진행시켰던 일들, 그게 변함없이 유지되면서 몰입했던 것들도 있다. 가장 최근에 내가 사랑하는 이에 대해서 나는 누구에게도 숨김 없이 밝힐 수 있었고, 그렇게 밝히면서도 떳떳하게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공부도 마찬가지. 나는 내가 하는 공부가 어떤 것인지, 강의를 들으러 갈 때면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이 사랑과 이 공부는 내가 나를 지탱하고 유지하는 데 그래서 도움이 되었다. 가족들도 친구들과 연인도 내가 어떤 것에 지금 신경을 쓰는지, 몰입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나는 아무것도 숨길 것이 없었기에 더 행복할 수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일, 내가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작은 순간을 뒤로 미루게 만드는 몰입이라면,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 한다. 메리 셸리는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의 입을 빌어 그것을 얘기한다.



사랑하는 이들을, 소중한 순간을 뒤로 미루는 것을 빅토르도 사실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에게도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감각이 찾아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몰입이 너무 커서, 자신에게 찾아온 '이건 아니지 않나'를 무시해버렸을 것이다. 나는 이 감각,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감각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하고, 유감스럽게도 이 감각이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는 감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감각이 모두에게 있었다면,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는 것이었다면, 그 많은 잘못된 일들, 틀린 일들은 지금보다 현저히 적게 일어났을 것이다. 성희롱부터 시작해서 강간에 이르기까지, 여성을 향한 범죄에 있어서도 그렇다. 누군가를 비하하는 것도 마찬가지. 아, 내가 타인에게 이런 말 혹은 이런 행동을 하는 거, 정확히 어떻게 설명할 순 없다 해도, 그 순간 감각적으로 '아, 이건 좀 아니지 않나?'가 찾아든다면, 우리는 말이나 행동에 앞서 주춤하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그것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확률이 크다.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괜히 떠오르는 게 아니란 거다. '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감각, 무척이나 소중하다. 만약 그게 떠올랐다면, 다시 생각해보고 그 말이나 행동은 삼키고 삼가는 게 옳다. 아주 높은 확률로 그렇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나는 페미니즘 감수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감수성의 저 가장 기본적인 바닥, 일단 먼저 갖춰야 할 것이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감각이었다. '왜 안되는데?'라는 물음에 논리정연하게 답할 수 있는 게 아니라도, 그저 본능적으로, 나도 왜그런지 정확히 이유는 댈 수 없지만, '어?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찾아든다면, 우리는 거기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 생명이 없는 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 그 일에 대해 '이건 아닌 것 같다'라는 자신에게 찾아드는 감각에 귀를 기울였다면 -사실 그에겐 이 감각이 찾아드는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뒤이어 일어나는 그 모든 불행들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연구, 그 잘못된 몰입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물을 만들었고, 그 괴물의 흉측한 모습에 그로부터 도망갔으며, 그를 세상에 그런 채로 풀어놓았고, 그것은 자신을 비롯한 여러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 '괴물'이 처음부터 괴물이었을까? 



바로 여기에서 또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것이, 빅토르가 그를 '괴물'이라 칭한 건, 단순히 그의 모습만 보고 그런 것이다. 그는, 자신이 만들어놓고서는, 아름답게 만들려고 했지만 실패한 그 커다란 육체를 보고서는, 그와 말도 섞어보지 않은 채로 그를 괴물이라 칭한다. 이 세상을 처음 알게 되자마자, 태어나고 눈을 떠 빛과 자연을 인식하기도 전부터, 나를 만들어놓은 사람이 나를 괴물이라고 끔찍하게 여기며 나로부터 도망간다면, 그때 나는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그 괴물은 서서히, 창조주와 떨어진 곳에서 추위와, 불과, 자연과, 새와, 햇빛을 알게 된다. 그 모든 것들에 경이로움을 느끼고, 사람들 속에 섞여들려 해보았지만 모두가 자신을 보면 비명을 지르고 돌을 던지는 까닭에 섞일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어느날 냇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흉측한 모습에 놀라,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고 절망한다. 그런 그는 어느 헛간으로 숨어들어 그곳의 인간들의 삶을 매일 엿보게 되는데, 그 인간들의 우아함, 사랑, 악기를 연주하는 걸 보고 순수하게 감동하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언어를 익히게 되고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나게 된다. 차라리 모른 채로 혼자 살았다면 나았을 것을, 그는 이제 아름다움과 사랑에 눈을 떠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 그들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그에게 가득차 버렸다. 아아, 나는 이 장면에서 영화 《타인의 삶》이 생각났다. 다른 사람의 자연스런 일상과 그 일상 속에 스며드는 예술-그것은 악기 연주이기도 하고 음악 감상이기도 할터이다-을 보고 순수하게 감동할 수 있다는 거, 이건 정말이지 얼마나 근사한가! 그러나, 그는 세상이 그를 괴물이 칭한대로, 괴물이 되었다. 그는 괴물이 되어서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가 토로한다.



"어떻게 해야 당신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아무리 애원해도 자기가 만든 피조물에 호의를 보일 수 없단 말인가? 이렇게 당신의 선의와 연민을 갈구하는데도? 내 말을 믿어라, 프랑켄슈타인. 나는 선했고, 내 영혼은 사랑과 박애로 빛났다. 하지만 나는 외롭지 않은가? 참담하게 고독하지 않은가? 내 조물주인 당신이 나를 증오하는데 하물며 내게 아무것도 빚진 바 없는 당신의 동포들은 어떻겠는가? 나를 상대도 하지 않고 증오할 뿐이다. 사막 같은 산맥과 음침한 빙하들이 내 안식처다. 수많은 날들을 여기서 방황했다. 얼음 동굴도 나는 두렵지 않다. 그러니 여기가 인간들이 불평하지 않는 내 유일한 거주지다. 이 황량한 하늘을 나는 반가이 맞는다. 저 하늘은 당신의 동포들보다 내게 훨씬 더 친절했다. 무수한 인류가 내 존재를 안다면, 당신처럼 무장을 하고 나를 파멸시키려 들 것이다. 그러니 나를 혐오하는 그들을 어찌 내가 증오하지 않겠는가?" (p.133)




인간이란 불완전한 존재이고, 그리고 그 하나의 인간은 굉장히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섞여서 구성되어진다. 유복한 환경, 사랑하는 식구들, 다정한 연인과 신뢰를 주는 친구가 있음에도, 누군가는 하지 않아야 할 것을 기어이 하고야 만다. 어떤 이는 순수하게 자연과 사랑에 감탄하게 태어났음에도, 다른 사람들과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저주와 공포,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사랑을 받아서 그 사랑이 어떤건지 잘 아는 존재가, 한 생명을 만들어놓고 그 생명을 바로 그 자리에서 버려버린다. 그리고 혐오한다. 우리는 아주 손쉽게 사랑을 받은 자만이 사랑을 줄 수 있다고 하지만, 이건 정말 그러한가? 어떤 환경이냐가 그 사람을 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만, 비단 환경만이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좋은 환경 속에서도 잘못된 길로 가는 사람들은 분명 존재하니까. 환경과 그 사람 본연의 성격. 이것들이 나라는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일테다. 그렇지만 나는 위에서 언급한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감각을 어떻게 한 인간에게 찾아들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감각이 찾아들었을 때 거기에 귀 기울이는 것 역시,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게 중요한 건 알겠는데, 그렇게 살고자 하는데, 그걸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키워내야 하는걸까. 많이 읽고 듣고 말하고 쓰면서 훈련할 수 있는걸까?




절반만 읽었는데도 이 책은 이렇게나 좋다. 아직 다 읽지 않았지만, 아마도 나는 이 책을 2017년 올해의 책으로 꼽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 진짜 소설 너무 좋아 짱 좋아 최고되는 것이다!!! 이 책 한 권에 공포와 혐오와 윤리와 사랑이 다 들어있다. 메리 셸리는 천재되는 것이다!!! >.<




날이 너무 추운데 따뜻한 데서 따뜻한 차를 한 잔 앞에 두고 이렇게나 재미있는 소설을 읽을 수 있다면 세상 행복할텐데..현실은 새벽같이 일어나 또다시 출근이지.... 제기랄...... 오늘은 무지방우유가 베이스인 '스노우돌체라떼'를 그랑데 사이즈로 텀블러에 담아왔다. 처음 마시고 아 맛있어, 좋아, 헬렐레 했는데, 절반쯤 먹고 나니 못먹겠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메리카노가 급 그리워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진짜 한 달에 한 번만 마시면 될듯. 당장 뛰쳐나가서 아메리카노 사오고 싶은 마음이야. 절박하다. 아메리카노, 겁나 원하고요.....




포털에 뜨는 기사나 짤 같은 걸 보지 않는 편이다. 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다음(daum)에 들어갔다면, 나는 곧장 메일을 확인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기사도 제대로 읽지 않고 그저 보이는 사진만 살짝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본래의 의도한 바가 무엇이든, 그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어제는 한 남자의 전완근... 을 보게 됐다. 얼굴을 안봐서 연예인 누구인지 모르겠는데...(김생민인가?) 전완근이 딱히 튀어나온 것도 아니고 막 훌륭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그냥 그 부위가 처음 딱 보이는데, 아 또 너무 좋았어. 나는 전완근이 왜이렇게 좋지? 전완근은 정말... 아.... 나를 넘나 미치게 하는 것 같다. 어쩔 줄을 모르겠어. 전완근과 손이 주는 그 엄청난 매력에 나는 굴복할 수밖에 없다. 내게는 훌륭한 전완근이 없어서일까? 아니야 그런 것 같지 않아. 나는 손이 예쁜데도(응?) 손 예쁜 사람 보면 막 미쳐버릴 것 같아. 어제는 누가 자기 반지 샀다고 손 사진 올렸는데, 진짜 너무 예쁜 거다. 반지는 안예쁜데 손이 너무 예뻐서.... 아 너무 예쁘다....하고 한참을 봤다. 전완근과 손은 진짜 어휴.... 전완근과 손으로 유혹하면 나는 거부할 수 없을 것 같아. 그거슨 너무나 치명적인 것..... 전완근이 지금 눈앞에 둥둥 떠다닌다.......전완근....아 넘나 좋아...... 넘나 두근거리는 것이야..... 전완근도 너무 보고싶고 아나스타샤도 보고싶고.... 인생 뭔지...... 아나스타샤..너무 예쁘지.....아나 스타샤...날 닮았어........여러가지로..................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그만두자. 어쨌든. 너무 예쁜 아나스타샤. 아나스타샤 넘나 좋아 ♡




그건 그렇고,

잘못된 몰입, 당당한 사랑...같은 거 페이퍼 쓰면서 얘기하다 보니, 로렌 크리스티의 컬러 오브 나잇 생각난다. 




all I want is just once to see you in the light

but you hide behind the color of the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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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친구의 부재
    from 마지막 키스 2017-12-06 09:18 
    하지만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채워지질 않는군요. 지금 이 순간 그 부재는 무엇보다 혹독한 불행으로 느껴지네요. 저는 친구가 하나도 없습니다, 마거릿 누님. 성공에 대한 열의로 뜨겁게 달아오를 때 환희에 동참해줄 이도 없고, 실망감에 시달릴 때 쓰러지지 않게 붙들어줄 사람도 없습니다. 물론 제 생각들을 종이에 적을 수야 있지요. 하지만 그것이 감정을 소통하는 데는 썩 훌륭한 매체가 아니지 않습니까. 공감 해줄 사람이 동행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바라보면
 
 
비연 2017-12-05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보관함에 퐁당... 요즘 책 진도 안 나가는 연말인지라.... 아 언제 읽을 지 몰라도. ㅜ

다락방 2017-12-05 11:21   좋아요 0 | URL
비연님 이 책 너무 재미있어요. 계속 읽고 싶은데 제가 회사라는 게 넘나 싫어요. 흑흑 ㅠㅠ

단발머리 2017-12-05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이 그렇게나 좋군요. 저는 괴물-프랑케슈타인의 단어만 떠올라서 어쩐지 기괴하고 무서운, 그러면서도 슬픈 것 같은 예감을 가졌더랬는데,
다락방님이 올해의 책으로 할까보다~~에서 감동받습니다.
저도 읽어야겠어요. 우앗! 신난다~~~^^

다락방 2017-12-05 11:30   좋아요 0 | URL
많은 이야기들이, 많은 생각할 거리들이 이 책속에 담겨있어요. 천재적인 작가인 것입니다. 제가 올해 뭘 읽었는지 일단 살펴봐야겠지만, 저는 이 책을 강하게 후보군에 놓습니다. 으하하핫. 절반 밖에 안읽어서 나머지 절반 얼른 읽고 싶은데 제가 직딩이라는 사실이 슬프네요.... 하늘에서 돈 좀 떨어졌으면........Orz

잠자냥 2017-12-06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또한 문학이, 소설이 웬만한 사회과학이나 인문학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은 문예출판사 버전으로 사두고 읽지는 않았는데, 하루 속히 이 글을 보니 읽어봐야겠습니다. ㅎㅎ

다락방 2017-12-06 13:38   좋아요 1 | URL
저는 아주 오래전에 헬레나 본햄카터가 나오는 영화를 본 적이 있거든요. 아주 오래전이라 그저 괴물의 탄생쯤인가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이 괴물은 사랑과 박애를 아는, 제대로 감동할 줄 아는 존재였어요! 그를 괴물로 몰고간 건 그의 창조주와 그의 겉모습만 보고 그를 괴물로 칭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중간을 좀 넘어가면 그가 우연히 세 권의 책을 읽게 되고 거기에서 크게 지식과 감정을 알아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진짜 너무 좋아요! 이 소설책 한 권에 다 들어있습니다, 잠자냥님!!
저는 소설이 가진 많은 것을 이미 알아챈 사람들이 너무 좋아요. 잠자냥님 처럼요!
:)

심술 2017-12-07 14:11   좋아요 0 | URL
저도 헬레나 본햄카터랑 로버트 드 니로 나온 <프랑켄슈타인> 스무 해도 전에 본 기억이 있어요.
다른 영화에선 늘 무시무시한 악당으로만 나오던 괴물을 추한 생김새 속에 담긴 고귀한 마음씨로 그려서 의아했지만 워낙 게을러 왜 감독이 괴물을 그리 그렸는지 찾아보지는 않고 이제껏 살아왔는데 원작소설을 따라서 그런 걸 오늘에야 알았네요.
그러고보니 괴물을 악당으로만 그렸던 다른 영화들이 원작소설에서 벗어난 건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원작소설에도 괴물이 악당이려니 하고 살았군요. 부끄러워요.
방금 검색해 보니 그 1994년 <프랑켄슈타인> 감독이자 빅터 역을 맡은 배우이기도 한 사람이 케네쓰 브라나네요.
요새 상영하는 <오리엔트 특급살인>에서도 감독이랑 주인공 포와로 역을 맡은 바로 그 사람.

심술 2017-12-07 14:14   좋아요 0 | URL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다락방님이 전완근과 함께 좋아하시는 아나스타샤가 누굽니까?
방금 인터넷 검색했는데 아나스타샤가 하도 많아서 어느 아나스타샤인지 모르겠어요.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 마지막 차르의 딸인 아나스타샤, 가수 아나스타샤, 일본 애니 캐릭터 아나스타샤, 러시아 테니스 선수 아나스타샤 미스키나...

다락방 2017-12-07 14:19   좋아요 0 | URL
저는 근데 헬레나 본햄카터 나온 프랑켄슈타인 내용이 잘 기억나질 않아요. 거기서 괴물이 고귀한 마음씨를 가진 걸로 나왔던가요? 몇몇 장면만 드물게 기억나서... 하핫.
책 너무 재미있어요, 심술님. 이게 이런 내용이구나, 감탄하며 읽었어요. 소설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걸 가진 그런 소설이네요. 읽어보시라고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아, 그리고 아나스타샤!!
저는 그간 여기에 꾸준하게 글을 써왔기 때문에, 사실 이렇게 따로 페이퍼 쓰면서 뭔가 추가할 생각을 전혀 못했는데요, 전완근과 함께 언급된 아나스타샤는, 그러니까, 심술님의 댓글에 언급된 사람들중 그 누구도 아니구요. 하하하하하. 대답하기 몹시 부끄럽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여자주인공 ‘아나스타샤‘ 입니다. 배우 이름은 ‘다코타 존슨‘ 이고요, 멜라니 그리피스의 딸이라고 하네요. 전 이 아나스타샤가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예쁘고 막 매력적이고. 으하하핫. 사실 전완근과 아무 상관이 없는, 그러니까 전완근과는 뜬금없이 나란히 쓴겁니다. 아하하핫. 어쩐지 부끄러워서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술 2017-12-08 14:38   좋아요 0 | URL
브라나 감독 헬본카,로드니 주연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보기엔 흉하지만 선량한 인물이다가
창조자인 프랑켄슈타인 박사에게 버림받고 분노의 화신이 되는 걸로 그리죠.
제가 본 <프랑켄슈타인> 영화들 가운데 소설원작이랑 가장 비슷했던 걸로 기억해요.
기회 잡아 원작소설도 읽어봐야겠네요.

댓글 읽고 나니 락방님께서 <그레이 그림자> 얘기 서재 곳곳에서 쓰셨던 게 비로소 생각나네요.
맞아, 그 아나스타샤 스티일도 있었지.
다코타 존슨은 멜라니의 달이기도 하지만 히치콕 감독 <새>의 주연이었던 티피 헤드렌Tippi Hedren의 손녀기도 하죠.
멜라니가 티피 딸이거든요.
 

통영 이순신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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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12-02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통영 넘나 좋지요. 청명한 느낌이네요 오늘 날씨^^

2017-12-02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넘나 아름답네요!!👍👍👍

비연 2017-12-02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통영 멋지네요. 내년에 음악제 보러갈 겸.. 갈까 계획 중인데..
계획은 계획일 뿐.. 인생 마음대로 안되어서..;;;

단발머리 2017-12-03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아~~~~ 예뻐요.
겨울인데 가을 같고요
아.... 맑고 깨끗한 하늘^^
 

어제 페미니즘과 민주주의 강의에서 정희진 쌤은 '사랑'에 대해 얘기하셨는데, 본인이 정신적으로 굉장히 의지하는 소설가에 대해 언급하셨다. 그 분의 소설이 혹시나 절판될까 여러권을 가지고 있고 필사도 여러차례 했다는 것, 그 분의 소설이 굉장히 많이 힘이 된다는 것. 그러면서 '말씀이자 생명이다' 라고까지 하셨다. 나는 도대체 그 소설가가 누구일까 궁금했지만 정희진 쌤이 무척이나 소중하게 얘기하시는 바람에 묻질 못하겠더라. 그렇게 소중한 존재, 소중하다고는 하지만 이름을 밝히지 않은 존재에 대해서, 내가 이름을 묻는다는 건 실례가 될 것 같아서. 그러면서 강의 중간에 막 검색을 해봤다. 나는 검색 머저리이고... '정희진 소설가', '정희진이 좋아하는 소설가', '정희진 추천 소설가', '정희진 소설' 등등을오 막 넣어봤지만 도무지 그 소설가가 누구인지 찾을 수가 없더라. 그러다가 우리에게 강의중에 언급한 이 내용에 대해서 여름에 칼럼을 쓰셨다는 걸 알게 됐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00999.html



이 기사에 나온 키워드를 넣고 검색해봤다. 그러나 역시 찾을 수가 없었다. 짐작컨대 그 작가는 아직 내가 읽어보지 못한 작가일 것 같았다. 이미 널리 이름이 알려진 작가가 아닐 것 같았다. 처음엔 듣자마자 '혹시 이승우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이승우는 국어교육이 아닌, 신학대학을 나온 작가이지... 김훈이나 황석영은 절대 아닐 것 같고 그렇다고 박경리나 박완서도 아닐 것 같았다. 아무리 검색해도 안나와, 그렇지만 물을 수가 없다. 도대체 어떤 글을 쓰는 소설가이길래 쌤은 그토록이나 열심히 읽고 필사를 했다는걸까.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쓰는 작가이길래... 정희진 쌤의 책을 많이 읽은 친구에게 강연 도중 문자를 보내 '혹시 너는 아니?' 물었지만, 그 친구 역시도 알지 못한다는 답이 왔다. 아아, 누구일까, 누구란 말인가....






「내가 그에게서 간직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바로 그거야. 내 마음속으로 말이야. 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날 위해서 이름만은 안 돼. 그걸 말할 수는 없어......」 (p.86)














정희진 쌤이 사랑에 대해 얘기하게 된 건, 그 전 강의에서 피클 선물을 받은 얘기를 풀어놓다가 였다. 직접 만든 피클을 메모와 함께 선물 받았는데,  거기에는 피클에 들어간 재료에 대한 성분이 다 적혀 있었다고 한다.-이를테면 오이:국내산 이런식으로-, 마지막에는 '마음에 안드시면 버리셔도 돼요' 라고 써있었단다. 이렇게 성의 있는 선물을 해놓고서 '버려도 된다'고 말하는 그 마음은 무엇일까, 대체 그 마음은 무엇이란 말인가, 에 대해 얘기하다가 본인이 사랑하는 소설가 얘기까지 닿은건데, 이토록 극진한 마음을 가진 대상에 대해서 우리는 선물을 하면서도 '혹시 이것은 폐가 되지 않을까'를 더 생각하게 된다는 거였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계속 해왔던 건데, 좋아하는 소설가의 소개에 대한 부분에서는 '이렇게 쓰는 게 폐가 되진 않을까' 계속해서 고민했다는 거다. 그렇게나 극진한 마음.


그 극진한 마음을 가진 대상에 대해서 그러나 '그 사람은 누구야'라고 밝히지 않는 것. 나는 이 마음이 뭔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그 사람이 누군데?' 혹은 '이름이 뭔데?'를 차마 물을 수가 없는 거다. 그건 그 사람의 가장 내밀한 무엇을 건드리는 것 같아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친구들을 만나 그 사람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 얘기하다보면 간혹 '그 사람 이름이 뭔데?'라는 물음을 듣게 된다. 그러면 나는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어. 혹여라도 그 사람의 이름을 입밖에 내어 그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든 폐가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말하는 것은 늘 조심스러워진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 사람의 이름을 말할 수가 없게 되는거지. 그 극진한 마음, 너무 좋으면 좋다는 나의 감정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지만,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밝히고 싶지 않은 마음. 극진한 사랑.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대상일수록 더더욱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정희진 쌤의 사랑에 대한 감정이 너무 공감이 되고, 그래서 그 대상이 너무 궁금하지만 차마 물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검색 머저리....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저 친구들 끼리만 누굴까? 넌 아니? 라고 대화할 뿐. 이런 궁금증조차도 갖지 않는 게 좋을테지만, 아, 나는 그 소설을 너무 읽어보고 싶은 거다. 뭔데! 왜! 도대체 뭔데! 어떤 건데!! 어떤 소설이길래 필사까지 하게 되는걸까.



나는 줌파 라히리의 원서를 필사하려고 노트와 원서를 준비했지만 한 장도 채 마치지 못한 채 포기했었는데... 나는 필사 스타일이 아닌 건가... 여러번 읽는 거라면 피츠제럴드, 무라카미 하루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줌파 라히리, 다니엘 글라타우어를 여러번 읽긴 했는데, 그래도 필사를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필사 뭘까? 아아, 그토록 여러번 읽고 필사도 했다는 그 소설가가 나는 너무나 궁금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아직 모르는 그런 세계인 것 같아서, 그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싶어. 아아, 나의 호기심이란 이런 것인가......... (노파심에 덧붙이는데 혹여라도 그 소설가를 알려주겠다 생각하시는 분은 공개댓글이 아닌 비밀댓글로 달아주세요....)



아,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SNS에서 내 책 필사하신 분도 봤다. 전체를 다 했다기 보다는 인상깊은 구절을 적으시더라. 오... 놀라운 세상이야. 멋져!!





















정희진 쌤은 최근에 '프랑코 베라르디'라는 작가에 빠져있다 하셨는데, 그래서 강의 듣다가 이 책도 보관함에 넣었다. 사실 바로 사버리고 싶었지만........... 살까? 그런데 언제 읽어? 나 아직 《제2의 성》1권도 다 못읽었는데? '잠깐멈춤'상태가 오래 가고 있는데? 음.... 주말에 놀러가는 기차안에서 제2의 성 읽을까? 그러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그렇게 무거운 걸 들고 기차를 타야 할까? 기차 타면 잘 확률이 97프로인데? 미련한 짓인걸까? 그렇지만 도전하는 게 낫지 않을까? 제2의 성을 올해 안에 완독하기로 했는데, 친구야,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될까? 주말에 제2의성 기차안.... 될까? 흐음... 맥주 마시다 걍 뻗어버리지 않을까? 그럴 것 같지? 그렇지만 아예 가져가지 않는 것보다는 가져가는 게 낫지 않을까? 혹시 모르잖아, 만약이란 게 있잖아.... 음..... 아직 시간이 하루 남아있으니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다. 죽음의 스펙터클은... 살까? 사면 언제 읽을지도 모르는데............그러면 나중에 '당장 읽겠다'고 생각할 때 살까? 그렇지만 다 당장 읽고 싶어서 샀던 책들 아니었나? 음.... 죽음의 스펙터클 넣고 주문해서 식판 하나 더 받을까? 아니야, 식판 ... 왜 더 받아...... 내년에, 내년에 사자. 내년에... 그렇지만...내년엔 책 안사고 사둔 책들 중에서 읽기로 하지 않았나? 음.. 그렇지만 그 결심은 매해 반복됐잖아? 아아..방금 내가 신청한 중고등록알림문자가 떴어.... 중고를 같이 넣어 주문하면 마일리지 2천점이 따라오지.....



아 너무나 혼란스럽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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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11-3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판 괜찮았어요?? 사진만 봐서는 잘 모르겠어서...

다락방 2017-11-30 10:37   좋아요 0 | URL
예쁘고 무거워요. 아직 써본 적은 없는데, 앞으로도 쓸 일이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다이어트 용으로 사긴 했지만... 음...어.... 예, 그렇습니다, 뭐. 하하하하하.

키치 2017-11-3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통령의 책 읽기>란 책에서 정희진 선생님이 정찬이라는 소설가를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혹시 그 분은 아니실까요... ^^

다락방 2017-11-30 10:38   좋아요 0 | URL
정찬이라면, 제가 사두고 읽지 않은 [길, 저쪽]을 쓴 작가지요? 제가 정희진 쌤이 쓰신 다른 책에서 보고 이 책을 사뒀던 것 같은데, 그 분 ... 일까요?

비연 2017-11-3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전 12월에 딱 한번만 더 주문하고 식판을 받기로 결심... 뭐 결심까지.. 하지만 결심...
참고하시라고...ㅜㅜㅜㅜㅜ

다락방 2017-11-30 10:3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도 12월에 딱 한 번만. 딱 한 번만 사야겠어요. 결심, 또 결심. 딱 한 번만! ㅎㅎㅎㅎㅎ

2017-11-30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30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30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30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윗듀 2017-11-30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아아, 너무 재밌어요 다락방님 글... 아아 너무 공감하면서 읽었잖아여ㅠㅠ 근데 정희진쌤 강의를 정기적으로 들으시는 것같은데 어떤 강의에요? 궁금궁금 그리고 식판도 궁금했는데 syo님이 물어주셨네요 ㅋㅋㅋ 예쁘고 무겁구나... 예쁘구나 그렇구나 아아 나는 죽음의 스펙터클을 보관함 말고 장바구니에 넣고 하아.. 살까?

다락방 2017-11-30 11:24   좋아요 0 | URL
한겨레에서 하는 [페미니즘과 민주주의] 강의로 총8강이었는데요, 어제가 마지막 강의였어요. 다음엔 윤김지영 쌤 강의를 듣고 싶은데, 좀 관심있게 찾아봐야할 것 같아요. 윤김지영 쌤 강의 듣고싶어요. 엉엉 ㅠㅠ

저 책은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아 진짜 저 읽지 않은 책 너무 쌓여가지고... 스윗듀님이 먼저 읽으시고 리뷰 써주세요!! >.<

몸이 많이 피곤해지긴 하는데, 내년에도 부지런히 강의 찾아다닐 생각이에요. 계속 계속 공부해야 꼰대가 되는 걸 피할 수 있대요. 빠샤!!

2017-11-30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30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공개 2017-11-30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일 주문하려고 벌써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는 중인데... ㅎㅎ
저도 내일 딱 한번만 더 주문하고 올해는 끝! 할려구요 ^^

다락방 2017-11-30 13:30   좋아요 1 | URL
그러면 저도 내일... 딱 한번만 할까요? 12월에 한다고 했는데 내일이 12월이니까...괜찮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7-11-30 14: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30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11-30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도 다락방님한테 비댓하고 싶은데..... 비밀스럽게 알려줄 내용이 없어요.
엉엉엉..... ㅠㅠㅠ

그래서, 식판은 예쁘고 무겁다고요? 훌~~~ 쩍~~~~~ ???

다락방 2017-11-30 16:30   좋아요 1 | URL
식판은 예쁘고 무거운데, 무거운 게 그리 큰 흠일까 싶긴해요. 어차피 식탁에 두고 먹을테니까요. 설거지할 땐 좀 싫겠지만... 어쨌든 아직 사용은 안해봤어요. ㅎㅎ

비밀스럽게 제가 문자 보내드렸습니다. 음화화화핫

2017-11-30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1 0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19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8-19 22:21   좋아요 0 | URL
네, 고맙습니다. 다른 분들도 비밀글로 그렇게 말씀해 주셨어요. 안그래도 길 저쪽이란 책은 사두었어요. 아직 읽지 않았지만요.. ㅠㅠ
 

















그주 중반에 얀 레빈과 에바 스반스트룀이 수사대를 떠났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일을 다 마쳤으니 더이상 수사대에 필요하지 않았다. 벡셰에서는 그랬다. 스톡홀름으로 올라가는 차 안에서 레빈은 에바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해결하자고 제안할 용기를 끌어모았다. 레빈은 아내와 이혼하고, 에바는 남편과 이혼하자는 제안. 같이 살자는 제안. 함께 미래를 계획하자는 제안. 그에게는 지금이 적시였다. 그의 인생은 매일 하루씩 줄어들고 있었다. -p.357






얀과 에바는 불륜관계에 있었다. 둘다 각자의 배우자가 있는데도 이 둘은 서로를 사랑하고 붙어다녔다. 그둘 사이에 대한 소문은 직장 내에서도 나고 있었고, 이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관계를 어떻게든 정리해야 하는게 맞았다. 불안정한, 불안한 관계는 결국 나를 비롯해 내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니까. 

이혼하는 것 역시 쉬운 길은 아닐 터. 얀은 에바에게 각자 이혼하고 함께하자고 제안할 용기를 끌어모으는데, 스톡홀름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얀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






레빈은 입 밖으로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에바 스반스트룀이 그간 무슨 생각을 해왔는지를 생각하면 무척 다행이었다. 스톡홀름에 올라아자마자 에바는 자신의 부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얀 레빈에게는 함께했던 시간이 고마웠다고 말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긴 세월이 지났다. 레빈과 함께한 덕분에 그간의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함께 있어도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고 가슴에 들여다보기 두려운 블랙홀이 남아 있을 뿐인걸.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더더욱 설명할 수 없다. -p.358




이 둘이 불륜관계라는 상황이긴 했지만, 불륜이 아닌 연애 관계에서도 이런 일은 종종 벌어진다. 영화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에서도 여자는 이별을 말하는데 남자는 '나는 너랑 결혼해서 헬스장을 차릴 생각을 했었는데' 라고 말한다. 우리는 아무리 오랜 시간 함께 붙어 있어도, 사랑한다고 속삭여도, 사실 그 깊은 속까지는 알 수가 없다. 내가 지금 당신 앞에서 웃고 있어도, 내 마음 속에 어떤 슬픔이 있는지, 그걸 감추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회사에서 상사의 재미없는 농담에 대꾸해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 때로는 상대에게 말하지 못한 채로 속마음을 깊이 감추고 있을 수도 있는 거니까. 아마도 연애 관계에서 '이 사람이랑 같이 살고싶어'를 생각하는데 상대가 '우리 이제 그만 이 관계를 끝내야 할 것 같아' 라고 말하게 되는 경우, 우리가 서로 다른 지점을 보고 있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를 직접 경험하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슬프지만 현실이다. 휘성도 자신의 노래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너랑 결혼까지 생각했어...'




얀과 에바는 같은 직장에 다닌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마주치게 될 것이다. 각자의 배우자와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또 아닐지도 모른다. 이제 그만하자,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할게, 고마웠어, 라고 말하는 에바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을 터. 그러나 '너랑 결혼까지 생각했어' 였던 얀은 또 얼마나 씁쓸할까. 며칠 밤은 혼자 담배를 피워야 하지 않을까. 혼자 술을 홀짝여야 하지 않을까. 나도 긴긴 밤을 혼자 울며 술마셨던 시간들을 보냈었지......... 우리가 다른 곳을 보는 줄 몰랐던 그 때....



아 너무 아퍼...



yo, It's been a long time mr realslow is back 
there is always my pains you know i'm saying she's gone
To all My people hellow hellow hellow hellow My name is RealSlow 
you call my name hellow hellow hellow hellow

걱정 말고 날 떠나가 Bye Bye
너 없다고 죽진 않아 Good bye
어서 좀 빨리 가 내가 달려가 널 가로막고 붙잡기 전에

우리 인연 여기까진 거야
분명 우린 운명 아닌 거야
어차피 우리 헤어질 테니 마지막 얘길 들어주겠니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같은 집 같은 방에서 같이 자고 깨며
실컷 사랑하려 했어 한 순간 물거품이 된 꿈 슬퍼서 Cry Cry Cry

To all My people hellow hellow hellow hellow My name is RealSlow 

you call my name hellow hellow hellow hellow

울컥울컥 차오르는 기억
눈물 없인 잊지 못할 추억
잠도 못 자고 퀭 한 눈으로 많이 울 거야 그리울 거야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같은 집 같은 방에서 같이 자고 깨며
실컷 사랑하려 했어 한 순간 물거품이 된 꿈 슬퍼서 Cry Cry Cry

나는 날 잘 알아 아마 난 못 참아 널 다시 찾아갈 거야 그땐 날 만나주지마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같은 집 같은 방에서 같이 자고 깨며
실컷 사랑하려 했어 한 순간 물거품이 된 꿈 슬퍼서 Cry Cry Cry..

To all My people hellow hellow hellow hellow My name is RealSlow 

you call my name hellow hellow 
이젠 정말 안녕
끝으로 꼭 듣고 싶던 사랑해 나 매일 듣던 말 못 듣고 Bye Bye Bye..









앗.

'너랑' 결혼까지 생각했어가 아니라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구나... 허헛......







'그의 인생은 매일 하루씩 줄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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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11-28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거군요.. 참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면 만나주면 안되는게 예의네요 .

다락방 2017-11-28 12:18   좋아요 1 | URL
특히나 이 책 속처럼 불륜관계였다면, 서로 각자의 배우자를 정리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제는 돌아와서도, 다시 만나서도 안되는거겠죠. 다시 만나자고 하지 않는 것, 다시 만나주지 않는 게 예의인 사이가 있네요, 그장소님.

[그장소] 2017-11-28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저 불륜 커플만 두고 생각한건 아니고요 . 좀 야박하지만 한번 흔들린 사람과 관계는 , 어지간해선 단단해지기 쉽지 않다는거요 . 그렇지만 에바는 현명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 노력하다 잘 안되면 그때가서 어쩔수 없는 결과를 받으면 후회도 없을 거예요 . 자신이 엉망으로 만들기 전에요 . ^^

다락방 2017-11-29 11:34   좋아요 1 | URL
네,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했어요. 저도 에바가 현명했다고 생각해요. 다시 한 번 노력해보려고 하는거, 결과가 좋지 않아도 노력해봤다는 게 후회도 남지 않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장소님.
 

















이 책의 표지 왼쪽 위에는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라고 적혀있다. 그러니 형사 벡스트룀이 사건을 수사하는 이야기가 큰 축이다. 평소에 나는 '돈 많고, 나이 많고, 지위 있는' 남자들이 너무나 유해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책에서의 벡스트룀이 바로 그런 남자이다. 형사라는 직책에서 어느 정도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중년의 남성. 그는 사건 수사에 쓸 돈을 자기 마음대로 쓴다. 원하는대로 술을 마시고, 호텔에서 포르노를 보고, 집에 밀린 빨래를 죄다 호텔로 가져와서 부하 직원을 시켜 세탁을 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사건 해결에 쓰여야 할 비용이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 생기는 빨래가 아니라, 집에서부터 가져온 빨래. 어마어마하게 많은 양의 빨래를 그는 이 기회에 빨아버리는 거다. 게다가 포르노는 어떤가. 자기 이름으로 보는 게 밝혀지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동료가 하루 다른 지방으로 출장 간 사이에, 동료의 룸에서 동료의 이름으로 포르노를 본다. 사실 이정도는 벡스트룀이 저지르는 나쁜짓들 중에서 가장 가벼운 것에 속한다. 그는 수사에도 딱히 유능한 건 아니어서, 린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그 지역 사람들의 DNA 를 조사하라고 한다. 그리고 동료 경찰들을 포함해서 어떤 식으로든 여자사람을 만나게 되면 가장 먼저 성적대상화 하기에 여념이 없다. 보기 좋은 몸매일 경우 하루 속히 데리고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냥 기분 전환을 위해서 그 여자를 사무실로 불러 면담을 하고, 그러다 결국 성추행으로 고발도 당한다. 성소수자를 혐오하고, 인종차별도 심하고 동료의 공을 가로채기도 한다. 동료가 머리 써서 범인을 찾아냈을 때 갑자기 그건 '우리의' 노력이 되어버리는 거다. 




"이 자리 비었나요?"

물어본 사람은 여자였다. 서른다섯에서 마흔다섯 살 사이로 보이니 여자로서 유통기한은 끝난 게 분명했다. 하지만 적어도 몸매는 풍만한 쪽이군, 벡스트룀은 생각했다. -1권, p.48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자 그녀는 목례만 하고 회의실에서 나갔다. 저 여자는 할 일이 많은가 봐. 경찰관 시절엔 어땠을지 궁금한데. 꽤 반반했어. 할망구긴 하지만. 마흔다섯쯤 되었을 게 분명해. 딱하네. 정작 대변인보다 열 살은 더 먹은 벡스트룀이 생각했다. -1권, p.63 




슬프게도 입 밖으로 튀어나온 생각은 이성보다 속도가 빨랐다.

"분명 레즈비언이야." 아차, 이를 어쩌나. 이미 늦어버렸군!

"뭐라고 하셨습니까?" 안나가 눈을 크게 뜨고 벡스트룀을 보았다.

"린다가 뭐였다고요? 방금 린다가 뭐라고 하셨습니까?"

"예쁘고, 사귀는 남자는 없고, 축구에 미쳤고, 주위에는 여자들이 바글바글했다. 그렇다면, 그 뭐냐, 레즈비언이었던 게 뻔하지 않겠느냐는 거네." 달리 내가 그것들을 뭐라고 부르겠어.

"이것 보세요, 경감님." 산드베리는 지위를 생각하지 못한 채로 감정을 실어 말했다.

"저도 축구를 한답니다. 그리고 남편과 아이 둘이 있고요. 그게 지금 이 사건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죠?" 그녀는 노기를 띤채 벡스트룀을 보았다. -1권, p.215




"십 년 전 이혼한 후로 연락을 거의 안 했고 이혼 전에는 말다툼만 했던 것 같습니다."

"여자들이란 정말 곤란한 상대들이죠." 벡스트룀이 감정을 싫어 말했다.

"제 아내는 아닌데요. 경감이 겪은 세상에선 그랬나 보군요." 에녹손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안 그랬으면 내가 왜 이러겠소, 벡스트룀이 생각했다. -1권, p.224



"집시 놈들 짓 아닌가." 벡스트룀의 말은 질문이라기보다는 확신에 찬 주장이 가까웠다.

"자네를 실망시키게 되어서 유감이군." 레빈의 목소리는 지친 기색이었다. "그 일에 관련된 사람들 거의 전부 달뷔 토박이들인 듯해. 총을 쏜 자 역시 그렇고. 지역 방위군 분대장인데, 잡히지 않고 있어."

사람이 다 알아맞힐 수가 있나. 스웨덴 사람들의 무난한 기질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벡스트룀이 생각했다. -1권, 229




저것들 게이가 분명하군. 자기 입으로나 다른 사람들이 그간 여자들 만났다고 지껄이는 걸 듣기는 했지만 게이들이 분명해. 안 그러면 어떤 것들이 벡셰에 와서 영화관에 가지? -1권,p.231




그리고 알고 지내는 사이인 라디오방송국 진행자인 여자사람과 술을 마시는데, 호텔 바에서 한 잔 더하자는 진행자에게 굳이 자기 객실에서 마시자고 하고는 욕실에 들어가 옷을 벗고 타올로 중요부위를 가린 뒤에, 나와서는 타올을 내던지고 그녀 앞에 선다.



"아가씨, 이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배를 집어넣고 가슴을 펴면서 벡스트룀이 말했다. 그런다고 배가 안 나와 보이지는 않지만 노력이라도 해봐야 했다.

"야, 이 미친놈아! 그 작은 흉물 저리 치우지 못해!" 카린은 악을 쓰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핸드백과 재킷을 집어 문을 쾅 닫고 객실 밖으로 나갔다.

저 여자 머리가 어떻게 된 거 나이냐? 작은 흉물이란 게 뭘 말하는 거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한 거야? -2권, p.168



결국 벡스트룀은 카린으로부터 성추행으로 고소를 당한다. 그러나 벡스트룀은 자기가 그런 짓을 한 게 아니라 그여자가 굳이 호텔객실로 들어왔다고 하며 이 사실을 부인한다.




주인공인 벡스트룀 형사는 이렇게 어디 하나 바람직한 구석이 없지만, '살인범은 잡아야 한다'는 생각만큼은 한다. 그래서 그동안 경찰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아주 괜찮은 경찰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딱히 좋지 못한 평판으로, 좋지 못한 행실을 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이런 엉망진창의 남자 주인공이라니 좀 놀랐지만, 그래서 이 소설이 왜이러지? 싶었는데, 작가 자체가 혐오를 하거나 비하를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이 세상에서 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남자가 얼마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없이 앞으로 나아가느냐를 보여주기 위해 쓴 것 같다. 계속해서 벡스트룀의 잘못된 말과 행동에 제재를 가하는 사람들이 있고, 벡스트룀과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 충분히 나오니까. 함께 지내는 동안 동료들고 그에게 문제가 많다는 걸 인지하게 된다. 경찰 내부에서도 그는 감사에 걸리게 되는데, 그러나 그가 형사라는 직업을 잃지는 않는다. 사건을 해결한 것에 대한 고마움으로 피해자의 가족에게 거액을 몰래 받았고, 그 돈으로 자신이 공금으로 사용한 부정한 비용을 죄다 갚아버리는 거다. 성추행 고소건에 대해서는 진행되다 피해자 쪽에서 고소를 취소한다. 둘 사이에 일어난 일에 대한 증거를 찾기가 어려웠고, 벡스트룀은 한사코 아니라고 계속해서 부인을 하니 그것이 진행되기는 어려웠다. 그는 분명 잘못을 계속해서 저질렀고, 주변에선 그런 그에게 벌을 내리려고 하지만, 그러나 그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게 된다. 이것이 이 사회에서 남자가 차지하는 몫일 것이다. 비리도 좀 저지르고, 성추행도 여러차례 하지만, 그러나 차지하고 있는 자리에 위협을 당하지는 않는. 그냥 뭉개고 있어도 일은 진행되고 시간은 흐르고 월급은 들어오는.....




이런 남자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경우가 많다는 것은 씁쓸한 일이지만, 그러나 다른 식으로 세상을 보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역시 사실이다. 박사 논문을 준비중인 여자형사는 언론의 역할에 대한 논문을 쓴다. 린다 살인사건에 대해서 우리가 정말 잘했다고 언론인들이 서로를 부둥부둥 해줄 때, 언론이 얼마나 자극적이고 편파적인 기사들을 써왔는지를 잡아내는 사람이 있다. 




5월 28일 금요일 리사 마테이는 스톡홀름 대학교 철학과에 박사 학위 논문을 제출했다. 논문의 제목은 '피해자 추모?' 였다. 마지막의 물음표는 정말 물음표였다. 언론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와 살인 사건을 다룰 때 어떤 메시지가 함의되어 있는지를 연구한 논문이었다. 리사 마테이는 이 문제를 젠더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오십 년간 이백여 명의 강간 살해 피해 여성이 살인 사건 앞에 이름으로 남았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오십 년은 된 사건만 꼽아봐도 비르기타 살인 사건, 예르드 살인 사건, 세르스틴 살인 사건과 울라 살인 사건이 있다. 2000년대에 일어난 최근 사건으로는 카이사 살인 사건, 페트라 살인 사건, 옌뉘 살인 사건……그리고 린다 살인 사건이 있었다.

피와 살로 이루어진 여성들은 어느 순간 언론에서 선호하는 기호로 단순 변화되었다. 기호학 용어에 따르면 그들은 일종의 상징이 되었다. 언론은 경찰이 용의자를 검거하는 그 순간까지도 피해 여성을 거듭 활용했다. 

스무 살 수습 경찰인 린다 발린부터, 린다 살인 사건, 린다 살인자 등등, 사법절차의 마지막 순서까지 린다라는 이름이 사용되었다.

무엇에 대한 상징일까? 이 여성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언론이 다루고 결국은 스웨덴의 범죄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점은 차치하고 말이다. 성별이 가장 큰 공통점이었다. 남성이 죽으면 살인 사건 앞에 이름이 붙지 않는다. 살인 동기가 성적이든 뭐든 간에 그렇다. 인간이어서 그런 게 아니다. 여성이어야만 받는 취급이었다. -2권, 376-377




벡스트룀 같은 남자가 세상에 많고, 그런 남자가 사회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소설에서는 그것을 가감없이 드러내 보여준다. 그리고 그 남자는, 자신이 저지르는 짓이 잘못이란 자각이 전혀 없다. 또한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인정할 수가 없다. 실제로 그를 성추행으로 고소한 카린은 신문과정에서 그의 성기가 작았다고 하는데, 그것을 읽은 벡스트룀은 그걸 믿지 않는다. 자신의 성기가 작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모든 여성을 성적대상화 시키는 것에 대해 양심의 거리낌이 전혀 없다. 성소수자와 인종에 대한 혐오를 가진 것 역시, 고칠 생각도 전혀 없고 잘못이란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아주 약간, '잘못 말하면 상대가 기분 나빠한다' 정도의 인식만이 있을 뿐,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가, 경찰의 간부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가 경찰의 간부인 것이, 전혀 특이한 케이스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이런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다. 어느 한 명이 모든 걸 완벽하게 갖추고 있을 순 없다. 그러나 약자 혐오와 비하를 하는 사람이 권력을 가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일전에 영화 배우 메릴 스트립이 시상식에서 '권력을 가진 자가 사람들 앞에서 약자를 혐오하는 것을 발언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얘길 한 적이 있다. 그정도는 우리가 지켜야하는 것이다. 벡스트룀은 이미 50이 넘은 남자이고, 그동안 약자 혐오를 일삼았던 사람인데, 앞으로 그가 변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성추행으로 그가 감옥에 들어가고 경찰이란 직업도 잃게 되길 바랐지만, 사실 세상일이 어디 그렇게 굴러가는가. 그가 여전히 자신의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씁쓸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끝까지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끊임없이 제재를 가하는 인물들을 심어두어서-그것이 작가의 의도였겠지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직 힘은 벡스트룀에게 더 있지만, 제재를 가하고 공부를 하고 발언을 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니까.




지난주에 페미니즘 강연 한 번 땡땡이 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주가 마지막인데, 정희진 쌤 강연이다. 얏호~ 그동안 수고 많아다, 나여... 

그리고 금요일엔 퇴근하고 통영에 간다. 다찌집을 가려고 친구들하고 다 검색했다가, 다찌집은 그냥 패쓰하기로 했다. 머릿속에 놀러가고 싶은 생각만 가득이라 미치겠어. 얼른 금요일 와서 얼른 기차도 타고 친구들도 만나고 수다수다 했으면 좋겠다. 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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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11-27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안 읽을래요..ㅜ

다락방 2017-11-27 14:24   좋아요 1 | URL
비연님, 나쁜 책은 아니에요. 오히려 이런 빻은 놈이 세상에 존재하는 현실을 잘 보여주죠. 부러 이런 캐릭터를 넣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 시리즈 나오면 또 읽어보려고요. 그렇지만 세상에 읽을 책은 많으니, 원하는대로 다른 책을 읽으시면 됩니다. 후훗. 사두고 안읽은 책 중에 읽으세요!!! (내년엔 진짜 책 안살거예요. ㅋㅋㅋㅋㅋ)

비연 2017-11-27 15:16   좋아요 0 | URL
몇 줄 읽는 것만으로도 눈에서 불꽃이..ㅜㅜ 정신건강상 패스.
저도 내년엔 좀 줄이고... 올해는 식판 땜에 한번 더.. 구매를..?????

다락방 2017-11-27 15:46   좋아요 0 | URL
저도 식판 하나를 더 받을까 말까 지난주부터 갈등중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 특급 살인사건 그 책을 사고 싶은데 그거 하나 살 바에는 식판 받게 사는 게 낫지 않나 싶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7-12-07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7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08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