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주 중반에 얀 레빈과 에바 스반스트룀이 수사대를 떠났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일을 다 마쳤으니 더이상 수사대에 필요하지 않았다. 벡셰에서는 그랬다. 스톡홀름으로 올라가는 차 안에서 레빈은 에바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해결하자고 제안할 용기를 끌어모았다. 레빈은 아내와 이혼하고, 에바는 남편과 이혼하자는 제안. 같이 살자는 제안. 함께 미래를 계획하자는 제안. 그에게는 지금이 적시였다. 그의 인생은 매일 하루씩 줄어들고 있었다. -p.357






얀과 에바는 불륜관계에 있었다. 둘다 각자의 배우자가 있는데도 이 둘은 서로를 사랑하고 붙어다녔다. 그둘 사이에 대한 소문은 직장 내에서도 나고 있었고, 이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관계를 어떻게든 정리해야 하는게 맞았다. 불안정한, 불안한 관계는 결국 나를 비롯해 내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니까. 

이혼하는 것 역시 쉬운 길은 아닐 터. 얀은 에바에게 각자 이혼하고 함께하자고 제안할 용기를 끌어모으는데, 스톡홀름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얀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






레빈은 입 밖으로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에바 스반스트룀이 그간 무슨 생각을 해왔는지를 생각하면 무척 다행이었다. 스톡홀름에 올라아자마자 에바는 자신의 부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얀 레빈에게는 함께했던 시간이 고마웠다고 말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긴 세월이 지났다. 레빈과 함께한 덕분에 그간의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함께 있어도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고 가슴에 들여다보기 두려운 블랙홀이 남아 있을 뿐인걸.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더더욱 설명할 수 없다. -p.358




이 둘이 불륜관계라는 상황이긴 했지만, 불륜이 아닌 연애 관계에서도 이런 일은 종종 벌어진다. 영화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에서도 여자는 이별을 말하는데 남자는 '나는 너랑 결혼해서 헬스장을 차릴 생각을 했었는데' 라고 말한다. 우리는 아무리 오랜 시간 함께 붙어 있어도, 사랑한다고 속삭여도, 사실 그 깊은 속까지는 알 수가 없다. 내가 지금 당신 앞에서 웃고 있어도, 내 마음 속에 어떤 슬픔이 있는지, 그걸 감추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회사에서 상사의 재미없는 농담에 대꾸해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 때로는 상대에게 말하지 못한 채로 속마음을 깊이 감추고 있을 수도 있는 거니까. 아마도 연애 관계에서 '이 사람이랑 같이 살고싶어'를 생각하는데 상대가 '우리 이제 그만 이 관계를 끝내야 할 것 같아' 라고 말하게 되는 경우, 우리가 서로 다른 지점을 보고 있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를 직접 경험하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슬프지만 현실이다. 휘성도 자신의 노래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너랑 결혼까지 생각했어...'




얀과 에바는 같은 직장에 다닌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마주치게 될 것이다. 각자의 배우자와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또 아닐지도 모른다. 이제 그만하자,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할게, 고마웠어, 라고 말하는 에바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을 터. 그러나 '너랑 결혼까지 생각했어' 였던 얀은 또 얼마나 씁쓸할까. 며칠 밤은 혼자 담배를 피워야 하지 않을까. 혼자 술을 홀짝여야 하지 않을까. 나도 긴긴 밤을 혼자 울며 술마셨던 시간들을 보냈었지......... 우리가 다른 곳을 보는 줄 몰랐던 그 때....



아 너무 아퍼...



yo, It's been a long time mr realslow is back 
there is always my pains you know i'm saying she's gone
To all My people hellow hellow hellow hellow My name is RealSlow 
you call my name hellow hellow hellow hellow

걱정 말고 날 떠나가 Bye Bye
너 없다고 죽진 않아 Good bye
어서 좀 빨리 가 내가 달려가 널 가로막고 붙잡기 전에

우리 인연 여기까진 거야
분명 우린 운명 아닌 거야
어차피 우리 헤어질 테니 마지막 얘길 들어주겠니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같은 집 같은 방에서 같이 자고 깨며
실컷 사랑하려 했어 한 순간 물거품이 된 꿈 슬퍼서 Cry Cry Cry

To all My people hellow hellow hellow hellow My name is RealSlow 

you call my name hellow hellow hellow hellow

울컥울컥 차오르는 기억
눈물 없인 잊지 못할 추억
잠도 못 자고 퀭 한 눈으로 많이 울 거야 그리울 거야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같은 집 같은 방에서 같이 자고 깨며
실컷 사랑하려 했어 한 순간 물거품이 된 꿈 슬퍼서 Cry Cry Cry

나는 날 잘 알아 아마 난 못 참아 널 다시 찾아갈 거야 그땐 날 만나주지마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같은 집 같은 방에서 같이 자고 깨며
실컷 사랑하려 했어 한 순간 물거품이 된 꿈 슬퍼서 Cry Cry Cry..

To all My people hellow hellow hellow hellow My name is RealSlow 

you call my name hellow hellow 
이젠 정말 안녕
끝으로 꼭 듣고 싶던 사랑해 나 매일 듣던 말 못 듣고 Bye Bye Bye..









앗.

'너랑' 결혼까지 생각했어가 아니라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구나... 허헛......







'그의 인생은 매일 하루씩 줄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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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11-28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거군요.. 참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면 만나주면 안되는게 예의네요 .

다락방 2017-11-28 12:18   좋아요 1 | URL
특히나 이 책 속처럼 불륜관계였다면, 서로 각자의 배우자를 정리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제는 돌아와서도, 다시 만나서도 안되는거겠죠. 다시 만나자고 하지 않는 것, 다시 만나주지 않는 게 예의인 사이가 있네요, 그장소님.

[그장소] 2017-11-28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저 불륜 커플만 두고 생각한건 아니고요 . 좀 야박하지만 한번 흔들린 사람과 관계는 , 어지간해선 단단해지기 쉽지 않다는거요 . 그렇지만 에바는 현명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 노력하다 잘 안되면 그때가서 어쩔수 없는 결과를 받으면 후회도 없을 거예요 . 자신이 엉망으로 만들기 전에요 . ^^

다락방 2017-11-29 11:34   좋아요 1 | URL
네,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했어요. 저도 에바가 현명했다고 생각해요. 다시 한 번 노력해보려고 하는거, 결과가 좋지 않아도 노력해봤다는 게 후회도 남지 않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장소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