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냄새 :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평화 발자국 9
김수박 지음 / 보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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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렌지 위에 냄비를 올려놓고 불을 켜두었을 때 조카가 그 근처로 가면 나는 조카에게 거기는 뜨거우니 가까이 가지 말라고 말한다. 길을 걷다가 뒤에서 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면 우리는 옆에 있던 사람에게 물러서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반드시 그들을 뜨겁게 사랑해서는 아니다. 그들이 다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고, 나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이 삶을 단 한 번 밖에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부러 시간을 내어 태안으로 내려가 오염된 바닷가를 깨끗이 만들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저 먼 아프리카로 날아가 굶주린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기도 한다. 이건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다. 우리가 '그냥' 아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내가 살고 있으니까. 우리는 혼자 살지 않으니까. 우리는 함께 살고 있으니까.

 

그런데 동네 꼬마도 알고 나도 아는 걸 멍청한 삼성은 모른다.

 

화장을 하면 안 된다, 뛰면 안 된다, 세 명 이상 모여 있으면 안 된다, 무스나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안 된다, 손톱을 기르거나 매니큐어 바르면 안 된다.

 

제품을 위한 교육인 거죠.

안전 수직은 교육 받은 적이 없어요. (p.36)

 

멍청한 삼성은 화학물질과 오염된 공기로 가득한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안전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직원들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다만, 좀 더 많은 제품을 생상할 수 있는 방법만을 가르칠 뿐이다. 몰라서 그랬을 거다. 알면서도 그랬다면, 그건, 할 짓이 아니잖아.

 

 

 

삼성한테 화가 나는건 비단 이 때문만은 아니다. 삼성은 직원을 그리고 직원의 가족을 무시했다. 생산직에 근무해서 암에 걸린 직원이 부자이고 많이 배운 사람이었다면, 그리고 가족들도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사람이었다면 -그랬다면 그 일을 하려고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때도 사표 쓰기를 종용하고 산재가 아니라고 떼를 쓰며 바깥으로 말을 내지 말라고 했을까? 나는 알지만 너는 여기까지는 모를거야, 설마 그런걸 알겠어? 설마 그렇게까지 하진 않겠지, 하는 사람에 대한 무시가 그들에게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삼성이 실수했다. 지금은 매스컴을 장악해서 민주화운동을 빨갱이들의 데모라고 설득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니란 말이다. 이것도 모르는 건 아닐테지, 설마. 무언가 잘못된 것 같으면 그걸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그걸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제는 거기에 대해 주변으로 퍼뜨려줄 사람들이 생겼고, 그들을 도와줄 매체도 생겼다. 그러니까 삼성은 더이상 사람들을 무시하지 못한다. 그 짓은 끝장났다. 이제는, 그들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를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처음 그것을 말하는 사람에게는 지금까지 오는 과정이 힘겨웠지만, 이제는 그들의 힘이 되어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삼성이 망하면 나라도 망할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기업도 그렇지만 나라도 그렇게 쉽게 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삼성이란 기업이 '망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무식한 삼성이 이제는 상식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윗대가리부터 교육을 받아야 한다. 백혈병 걸린 직원에게 찾아가 사표쓰기를 종용한 과장은 자의로 그랬을까? 그것이 기업의 이념이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위에서부터 상식 교육을 똑바로 받아야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삼성이 제발, 부디, '정상적인' 기업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스크루지 영감은 자신이 가진 돈을 잃는 것이 가장 무서운 줄 알았다가 꿈을 꾸고 나서야 가장 무서운 건 자신의 무덤앞에 아무도 찾아와주는 이가 없다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삼성이 가장 무서워해야 하는 건 자신들의 기업 가치가 내려가는 일이 아니고 잠재적인 고객이 불매를 선언해서 매출이 하락하는 것이 아니다. 삼성이 가장 무서워해야 하는 건,

 

귀사에 입사하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건 그만큼 삼성이 '그들이 데리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취급했는지를 보여주는 거니까. 그만큼 생생한 증거는 없다.

 

 

삼성이 이대로 계속 멍청하게 굴면 여기서 그리고 다른 어딘가에서 사람들은 삼성이 멍청하다고 알릴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이미 얘기하기 시작했다. 이 책속에서 황유미씨의 아버지는 기자들에게 얘기했고 그리고 이 책의 작가는 이렇게 책으로 얘기한다.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은 리뷰로 얘기할 것이고, 이 사실을 아는 자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시간은 좀 오래 걸릴지도 모르지만,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는 일하려는 자들이 없어질 것이다. 암에 걸려 죽을까봐, 가 아니라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니까. 그런데 우리는 사람이니까.

 

 

 

삼성아.

 

상식을 키우자. 모르면 배우자. 예의를 기르자. 그것도 모르면 배우자. 오만을 버리자. 그리고 제발, 정상적인 기업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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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들
    from 마지막 키스 2012-06-22 13:01 
    며칠전에 서점에 갔는데 박민규의 『더블』중 B 권이 낱권으로 풀려있었다. 마침 작년이었나, 이 중에 어느 단편을 좋다고 추천했던 친구가 생각나 책을 집어들고 목차를 살폈다. 그 단편의 제목이 두 글자였던 건 기억났지만 어떤 제목인지를 몰라서 목차를 보면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봐도 눈에 띄는 제목이 없는거다. 그래서 A 권을 보려고 했는데 B 권은 쌓여있지만 A 권은 없었다. 아무리 B 권을 들춰내고 들춰내도 그 밑에 A 권은 없었다. 어쨌
 
 
카스피 2012-06-22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성에 입사하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요,동네 자랑이 된 요즘 삼성에 입사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것 같습니다.아마 삼성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온 국민들이 삼성 물건 안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제 삼성은 워낙 글로벌 공룡기업이 되어 국민들의 진정어린 말에도 이미 귀를 닫아 버린것 같습니다.

다락방 2012-06-22 09:18   좋아요 0 | URL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카스피님. 삼성에 입사하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고 동네 자랑이 되어버린 건 맞지만, 그런 현상이 조금쯤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제 또래들 중에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제 후배중에는 삼성 SDI 에 입사해서 2년간 근무하다가 그만 둔 녀석도 있고요. 오히려 삼성 물건 안 사겠다는건 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삼성 물건은 너무 광범위하게 많이 퍼져있어서 불매가 성공적으로 될 것 같지도 않고, 또 국내에서 모두가 불매를 해도 수출하는 물량도 상당하니까요. 그러나 수출하는 물량 자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직원을 구할 수 없는게 더 무서울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신이랑 더이상 함께 일하지 않겠어요'라는 말이 '니네 물건 안사'보다 더 무서울 것 같아요. 그쪽이 더 현실 가능성이 있을 것 같고 말입니다. 물론, 지금은 청년 실업시대라 이조차도 아주 먼 일이 되겠지만 말이죠.

아무개 2012-06-22 09:53   좋아요 0 | URL
삼성 물건 불매, 삼성 입사 거부와 이건희 일가를 심판하는 일중 어느것이 더 빠를까요. 기업 삼성 자체가 나쁜것이 아니라 그 기업의 수장이 잘못 된 것이겠죠.

다락방 2012-06-22 09:57   좋아요 0 | URL
삼성 '불매'는 제가 생각하기에 좀 위험하게 느껴져요. 기업에 대한 시위 방법으로는 불매가 가장 효과가 빠른 그리고 정확하겠지만, 이 불매는 '너네가 망해봐야 정신차리지'의 의도가 좀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요. 잘못했으면 벌을 받는건 당연하지만, 삼성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덩달아 피해를 입을 것 같아서 말이죠. 그들에게는 죄가 없는데요. 불매가 조심스러운 이유에요.

삼성 입사 거부도 제가 생각하기에 불매보다 더 효과가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렇게 현실성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먹고 살아야 하는데, 어디라도 돈을 준다고 하면 가게 되지 않을까요? 설사 삼성을 최후의 보루로 놓는다고 해도 최후의 보루를 꺼내들어야 할 때가 오기는 하니까.. 끙.

이건희 일가를 심판하는건 역대 전적으로 보건데 이 나라에선 불가한것 같아요. 에휴..

2012-06-28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04 1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100자평] 영국 남자의 문제














퓰리처상에 『깡패단의 방문』이 있다면 부커상에는 이 책, 『영국 남자의 문제』가 있다. 둘다 괜찮은 책이지만-좋아할 수는 없다- 책을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려야한다. 어찌나 책장이 안넘어가는지...영국 남자의 문제는 깡패단 보다 더 안 넘어가더라. 나는 영국 남자의 문제를 시작하고 너무 책장이 안넘어가서 도중에 다른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옆 무덤의 남자』와 『집착』. 그리고 다시 영국 남자의 문제로 넘어왔는데, 아, 포기할까 말까를 엄청 망설였다. 이 책을 나보다 먼저 읽은 친구는 왜 부커상을 받았는지 알겠다고 했고, 그랬기 때문에 나는 이 책에 뭔가가 있을거라는 기대로 포기하지 않고 꾹 참고 읽었다.


이 책은 책 뒷 표지에 쓰여진 [옵저버]의 찬사처럼 '위트와 따뜻함, 지성, 인간적인 감성과 이해심으로 가득한 작품' 임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찬사처럼 '정말 웅장하다, 위대하고도 위대한 작가' 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 이 책은 따뜻한 책이다. 서로 다른 입장에 놓인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가득한 책이니까.


친구는 이 책이 영국 남자의 문제가 아니라 유대인의 문제라고 했지만, 나는 이 책이 영국 남자의 문제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제목처럼.


유대인이면서 유대인을 비난하는 남자
유대인이면서 유대인을 보호하려는 남자
유대인이 아니면서 유대인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는-유대인이기를 바라기도 하지만, 반유대주의자라는 말까지 듣는- 남자


이 모든 영국 남자들의 문제.


작가는 이 모두의 입장에서 이 모두의 의견을 보여준다. 그들 모두의 생각에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건 작가의 노력이 제대로 반영된 게 아닐까. 한 번 더 읽으면 좀 더 잘 이해될 것 같지만, 한 번 더 읽는다고 지루한 책읽기가 갑자기 재미있는 책읽기가 될 것 같지는 않으니 포기.



이 책의 주인공 '트레스러브'는 순간순간 나를 닮았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는 그 모습이. 게다가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울거라는 망상에 시달리는 데에는 달리 위로할 도리가 없다.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봤자 자신의 망상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걸. 유대인이 아닌 그는, 자신이 유대인일거라는 확신에 가득차서 '부모가 내게 유대인이라고 말하지 않은건 그걸 내게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잘생겼지만 사람들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이것저것 많은 강의를 들었지만 잘 할 수 있는건 없다. 그는 쉽게 사랑에 빠진다.



"힘내." 사람들은 구내식당에서 그를 만나면 이렇게 말하곤 했다. 하지만 그는 그 말을 들을 때면 그저 울고 싶었다. '힘내.' 그건 정말 슬픈 말이었다. 기대할 것이라고는 힘내는 것밖에 없다면, 그가 힘을 낼 가능성이 없음을 인정할 뿐 아니라 힘내서 할 일도 별로 없음을 시인하는 셈이니까. (p.16)



나는 힘내라는 말이 별로 와닿지도 않고 좋지도 않아서 듣기도 싫고 하기도 싫은 말인데, 그게 트레스러브와 같은 이유였을까.  



트레스러브는 그간 마른 여자들을 애인으로 두었었다. 그의 두 아들의 각자 다른 엄마 둘도 말랐다. 그러나 지금 그가 사랑에 빠진 여자, 헤프지바는 아주아주 덩치가 크다. 자신이 그동안 사랑했던 여자들과는 다르다.


모든 것이 달랐다. 헤프지바를 만나기 전에 그는 입으로만 먹었다. 이제 그는 온몸으로 먹었다. 그의 몸 전체를 닦으려면 아주 많은 냅킨이 필요했다. (p.267)


헤프지바는 대개 다음 날까지 설거지를 미뤘다. 싱크대에 그릇을 쌓아두어서 주전자에 물을 채우는 것도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리고 싱크대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부엌 테이블에 놓여 있곤 했다. 냄비와 자기그릇은 손님 1백 명을 치르기에도 충분할 정도였다. 트레스러브는 그녀의 그런 점이 좋았다. 그녀는 과식 후에는 설거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즐거움에는 대가가 따르지 않았다. (pp.270-271)


아, 헤프지바의 사고 방식은 너무나 근사하다. 멋지다! 과식 후의 설거지는 너무 우울하잖아!!


그는 헤프지바가 움직일 때 매트리스가 크게 출렁이는 것이 좋았다. 그녀가 끼어들면 모든 것이 거대해졌다. 그가 그녀와 함게하는 처음 그 순간부터 땅은 움직이고 바다는 들썩이고 하늘은 한데 모여서 검게 변했었다. 그녀와 사랑을 나누는 것은 심한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것과 같았다. (pp.352-353)



아, 덩치 큰 여자와 사랑한다는 건, 심한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것과 같은 거구나! 멋지다.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여자라니. 멋지다. 



오늘 점심에는 쌈밥을 먹었다.



아주 많은 야채와 고기를 잔뜩 먹고 배가 불렀다. 과식을 했다. 그렇지만 이 과식 후에 나는 설거지를 할 필요가 없었다. 디저트는 초코 케익이었다. 죄책감이 느껴질만큼 넘치는 쾌락을 선물해주는 초코케익. 윽.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마시면서 어찌나 흡족했는지, 나는 아마도, 이대로 가다가는,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기분을 선사해주는, 그런 여자가 되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벌써 그런 여자......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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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6-21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저도 힘내, 라는 말을 꽤나 싫어하는 사람이에요. 덮어놓고 응원하는 느낌이라서요. 그런데 다락방님 페이퍼에 출현하는 책들은 다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어져요. 다락방님이 좋다고 하시든, 별로라고 하시든 말이에요. 저는 오늘 밤 베개 맡에 <한 여자>를 두고 읽을 예정이랍니다. 왠지 이 책은 그렇게 읽어야 더 좋을 것 같아서 ㅎㅎ
ps.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기분을 선사받는 것과 선사해주는 건 다른 느낌일까요?

다락방 2012-06-21 16:13   좋아요 0 | URL
우앗, [한 여자] 정말 좋아요, 수다쟁이님. 수다쟁이님의 감성이라면 몇 번이고 울컥울컥 할거에요. 이 책, 영국 남자의 문제는, 좋은 책인데 너무 지겹게 읽혀요. 독자를 빨아들이는 힘이 전혀 없어요, 전혀. 이 책 한 권 읽는데 일주일 이상 걸렸네요. 어휴.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기분을 선사 받는 것과 선사해 주는 건, 아마도, 다른 느낌이겠죠. 어떤 기분이 '더' 좋은지는, 우리 비밀로 하도록 합시다. ㅎㅎ (뭔말인지..............)

비로그인 2012-06-21 17:33   좋아요 0 | URL
CD 플레이어 구매 완료!
고마워요, 다락방님 ^ㅇ^~ 모르고 지나칠 뻔했어요~

다락방 2012-06-21 17:37   좋아요 0 | URL
마침 하루 특가지 뭡니까! 으흐흐흐흣

야클 2012-06-2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심치고는 좀 heavy 하게 드셨네요. 혼자 드시진 않았을테고, 매번 이렇게 푸짐한 점심을 같이 드시는 분(아마도 회사동료?)은 누구실까요? 완벽한 그림이 되려면 옆에 소주도 한 병 있어야 할 듯. ^^

다락방 2012-06-21 16:14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너무나 너무나 소주를 마시고 싶었지만 점심 먹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야 하는 처량한 신세라 맥주 한 병으로 만족했습니다. ㅎㅎㅎ
고기를 저보다 더 좋아하는 직장 동료와 함께 먹었습니다. 꺄울!

레와 2012-06-21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츄릅................................. ㅡ.ㅜ


배고파 다락방..

다락방 2012-06-21 16:14   좋아요 0 | URL
난 아직 든든해요. 이것이 바로 고기의 힘!! 움화화화화화화화화홧. 점심을 거하게 먹으니 오후 네 시에 배가 고프지 않네요. 원래는 세 시에 고프기 시작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인장 2012-06-2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상을 받았다는 말이, 한국 출판계에서는 거의 주례사처럼 쓰이는지라 그리 관심을 두지는 않지만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은 이후로 부커상이라면 혹시? 하는 기대가 생겨버렸어요.
부커상+다락방님이라면 일단은 흠....

힘내라는 말은 하하에게나..(ㅋㅋㅋ, 도대체 무한도전이 없는 토요일을 언제까지 견뎌야 할까요?)
아주 오래 전 기형도의 편지를 읽고 난 후, 그를 흉내내어 저는 언제나
이봐, 힘을 아껴봐, 라고 말해요.

힘내라는 말보다, 힘을 아끼라는 말이, 훨씬 더 위로의 말로 들리거든요.
안 그래도 우린 너무 힘을 내서 살고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님도, 힘을 아껴요..
고기의 힘도, 늦은 밤에는 위력을 잃을테니... (그러나저러나 배 고프네...^^)

다락방 2012-06-21 17:57   좋아요 0 | URL
저는 퓰리처상 엄청 좋아하거든요. [올리브 키터리지]와 [로드]라니. 아우...진짜 짱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깡패단의 방문]이 좀 당황스러웠어요. 그간 제가 읽어온 퓰리처와는 좀 달랐다고 할까요. 그 책도 지루하게 책장 안넘어갔는데, 이 책 [영국 남자의 문제]도 책장이 안넘어가네요. 어찌나 길게 걸리는지 중간에 몇 번이나 포기 하려고 했거든요. 책은 좋아요. 저는 그 모두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좋았어요. 그들 모두를 이해하려고 하는게 보인다고 해야할까요. 그렇지만 감탄할만큼 좋은 책은 아닌것 같아요. 이건 아마도 지루함이 많이 작용한 탓이겠죠.

저는 비슷한 말로 기운내도 별로에요. 그리고 제일 싫은 말은 '신경쓰지마'에요. 이미 신경을 쓰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신경쓰지마, 라고 말하는건 굉장히 무책임하게 느껴지거든요. 신경쓰지마, 라고 누가 말한다고 신경쓰지 않게 되는게 아니잖아요. 그 말은 듣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그 말에는 전혀 힘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는 말인것 같아요.

저는 저녁에 불족발을 먹을거라서 힘 써도 괜찮아요, 선인장님. ㅎㅎ 그 때 그 때 쓴 힘을 저는 알아서 척척 보충한답니다. ㅎㅎㅎㅎㅎ(힘에 있어서 만큼은 자기관리 철저한 여자사람입니다. 훗)

2012-06-21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른바다 2012-06-21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한국 남자의 문제>를 쓸 사람은 없을까요? 혹시 다락방님이^^

다락방 2012-06-22 09:58   좋아요 0 | URL
ㅎㅎ 한국 남자의 문제를 굳이 책으로까지 쓸 생각은 없네요. 생각하기도 싫어서요. ㅎㅎㅎㅎㅎ

비연 2012-06-2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배고파요...참외 한쪽 먹고 앉아 있는데..ㅜ

다락방 2012-06-22 09:58   좋아요 0 | URL
어머, 비연님. 왜 겨우 참외 한 쪽을! 저는 저녁에는 불족발과 칼국수를 먹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카스피 2012-06-21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쌈밥에는 돼지 불고기(그것도 고추장)가 정석 아닌가요???

다락방 2012-06-22 09:59   좋아요 0 | URL
노노노노 그렇지 않습니다. 음식의 세계는 무궁무진합니다!

댈러웨이 2012-06-22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었다 놨다 했던 책이네요.
하워드 제이콥슨, 어느 북쇼에서 남들 다 싫다는 책 한 권을 풀어내는데 쉽지 않은 사람이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나저나 전 다락방님이 좀 살이 찐 분이였음 해요. 이 무슨 심보? ㅎㅎㅎ
음...그렇지만 자꾸 졸리가 떠올라요. --

다락방 2012-06-22 09:59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좋은 책이었지만 하워드 제이콥슨을 또 찾아읽게 될 것 같지는 않아요. 빨려드는 글을 쓰는 작가는 아닌듯 해서요.

댈러웨이님, 걱정마세요. 전 알라딘에서 주는 검정색티 라지 사이즈를 쫄티로 소화시키는 여자사람입니다. 훗.
:)

아무개 2012-06-22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이라도 뜯어 먹고픈 마중물입니다아~
30분 있음 퇴근이네요. 불타는 금욜 화르르르륵!!! ^^

2012-06-22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5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6-22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점심에 삼겹살 먹고파요.ㅎㅎ
덩치 큰 여자랑 사랑,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기분.ㅋㅋ
전 당장 왜 올리브 키터리지가 떠오르죠? 덩치 크고 무뚝뚝하고 시큰둥하지만 사랑할 줄 아는 여자.
마지막 편 '강' 읽다가 일흔 넘은 올리브의 사랑에 눈시울 붉어지더라구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2-06-25 11:16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저는 아까부터 오늘 점심은 무얼 맛있고 푸짐하게 먹을까를 고민중이랍니다. 같이 먹는 동료랑 같이 고민하고 있어요. 아침엔 점심 메뉴 고민, 점심엔 저녁 메뉴 고민...인생은 이런거겠죠. ( ")

아, 프레이야님 이럴때 정말 저는 깜짝깜짝 놀라요. 저도 올리브 생각했거든요. 사실 페이퍼에 올리브 이야기를 하려고도 했는데 그러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생략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프레이야님께서 언급해주시네요. 아, 이런거 정말 좋아요! 제가 얼마나 좋아할지 프레이야님도 짐작하시죠? :)

저는 덩치 큰 올리브가 동료 선생의 도망가자고 하면 가겠어? 라는 말에 그러겠다고 대답했던게 정말 좋았어요. 사람들은 으레 덩치가 크면 그 사람의 성격도 강할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강하고 굳은 사람일거라고. 그러나 그 안에 섬세한 여자가, 여자로서 인정받고 싶은 여자가 있죠.

안그래도 프레이야님의 페이퍼 읽었어요. 저도 일흔 넘은 올리브가 남자의 전화를 받고 무지개 같았다고 했던 그 장면을 무척 좋아했어요. 올리브 키터리지는 정말 정말 좋아요, 프레이야님.
 
영국 남자의 문제
하워드 제이콥슨 지음, 윤정숙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괜찮은 책이지만, 그걸 알기 위해서는 지루한 책읽기의 과정을 거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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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덩치 큰 여자와 사랑한다는 건
    from 마지막 키스 2012-06-21 13:57 
    퓰리처상에 『깡패단의 방문』이 있다면 부커상에는 이 책, 『영국 남자의 문제』가 있다. 둘다 괜찮은 책이지만-좋아할 수는 없다- 책을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려야한다. 어찌나 책장이 안넘어가는지...영국 남자의 문제는 깡패단 보다 더 안 넘어가더라. 나는 영국 남자의 문제를 시작하고 너무 책장이 안넘어가서 도중에 다른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옆 무덤의 남자』와 『집착』. 그리고 다시 영국 남자의 문제로 넘어왔는데, 아, 포기할까 말까를 엄청 망설였다
 
 
 
날씨가 좋아서 자꾸 니 생각이 나.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정녕 나를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로구나!! 감동스런 재료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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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2-06-2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나겠다. 이 여자사람.

다락방 2012-06-20 17:22   좋아요 0 | URL
일해야 되는데요 ................ ㅠㅠ

미아 2012-06-20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영상 이제서야 봤어요..많이도 들어가네요.

다락방 2012-06-20 20:44   좋아요 0 | URL
저거 하나 다 먹으면 배가 터질듯요. 와인이랑 먹어야겠죠? >.<

가연 2012-06-20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좋아서 프란세시냐가 드시고 싶군요ㅎㅎ 저는 자꾸 맥O날O O맥과 샹O이치O버거가 먹고 싶네요.. 이번 주말에 기필코 사먹으려고 나가겠지만 아마 산 뒤에 바로 후회할거에요. 아, 빈칸은 좋아하는 말로 채워주세요.

다락방 2012-06-20 20:58   좋아요 0 | URL
하아. 가연님아. 내가 언젠가는 기필코! *라제 버거의 샌드위치나 햄버거를 사줄게요. 럭셔리하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오늘 프란세시냐에 대한 정보를 구하느라(응?) 일을 못했어요. 정신차려보니 퇴근하기 한 시간 전..아, 나란 인간은 왜 이모양인가, 한탄하며 미친듯이 일에 집중했죠. 빵 먹으면서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이번주 토요일 오전엔 뒷동산 산책을 하고(전날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면요;;) 돌아오면서는 시원한 물냉면을 사먹을 계획을 세웠어요. 아...물냉면이라고 타자 치고 나니까 입 안에 침이 ㅜㅜ

카스피 2012-06-20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가린 반통을 그냥 넣는군요.살찌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당^^

다락방 2012-06-21 09:34   좋아요 0 | URL
나머지 반통으로는 고기를 굽습니다. 움화화화핫

moonnight 2012-06-2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굉장한 요리!!!!! *_* 근데 소스에 맥주랑 와인이랑 들어가나봐요. 신기하다. 칼로리 신경 안쓰면 진짜 맛있을 거 같아요ㅋㅋ 전 맥주랑 세트로 주세요! (멋대로 요구하고 있다-_-;)

다락방 2012-06-21 09:38   좋아요 0 | URL
맥주랑 먹으면 정말 맛있을것 같아요. 그런데 저게 너무 배부르게 생겨서 맥주 마시면 다 못먹을것 같아서요. 전 먹는데 머리 쓰는 여자사람인지라 ㅋㅋ 먹을때만큼은 칼로리걱정 하지 맙시다! ㅋㅋㅋㅋㅋ

댈러웨이 2012-06-20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저런거 정말 잘 만드는데... 만들어 드릴 수도 있는데...
아... 그러니까 지금 이 멘트는,,, 작업 멘트인거죠??? ( ")

다락방 2012-06-21 09:40   좋아요 0 | URL
진짜요? 댈러웨이님 저거 만들 수 있어요, 진짜? 정말? 완전 짱이네요!
댈러웨이님이 지금 계신곳에 얼마나 계실지는 제가 알 수 없지만, 저는 일단 그곳에 갈 계획이 있거든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말여요. 그 때 댈러웨님 집의 초인종을 누르고 방긋 웃으며 인사한 뒤에 이거 만들어 달라고 하면....만들어 주실거에요? 네?

웽스북스 2012-06-21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 무서워요....ㅠㅠ

물냉면 먹고싶다.

다락방 2012-06-21 09:40   좋아요 0 | URL
무섭다는게 무슨 말인지 이해되네요. ㅎㅎㅎㅎㅎ

굿바이 2012-06-21 0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엄청난 마가린이 들어가는군요. 소세지며 햄이며....오호~ 약간 겁나요 ^^

다락방 2012-06-21 09:40   좋아요 0 | URL
저는 마가린에 고기 굽는거 보고 맛을 상상하고 기절할 뻔 했어요. 겁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알것 같습니다. ㅎㅎ

아무개 2012-06-21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냉면에 한표! 오늘 월차니까 점심때 션~하개 한 냉면해야겠어요~ 오호호호호호호호홋
저 동영상은 제게 거의 공포와 충격의 도가니탕이 끓어 넘치는 수준!

다락방 2012-06-21 11:23   좋아요 0 | URL
어머! 공포와 충격의 도가니탕이 끓어 넘친다니!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전 이렇게나 육덕진 여자인겁니다. 저런거 보면서 군침흘리는.....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아무개 2012-06-21 12:16   좋아요 0 | URL
육덕진 우리는 라지 사이즈 티셔츠를 쫄티로 만들수 있는 뇨자들 ㅋㅋㅋ
즐점하세요^^

다락방 2012-06-21 14:11   좋아요 0 | URL
어흑, 갑자기 가슴이 아프네요, 마중물님. 흑흑. 나는 이대로 계속 먹어도 좋을것인가. ㅠㅠ

기억의집 2012-06-21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배경음악이 은근 야리꾸리하네요~ 집에 재료가 매치되는 게 없어요. 아, 망할놈의 토종입맛......

이비에스에 할머니가 진행하는 요리코너가 있는데, 갑자기 할머니이름 까먹었어요. 그 할머니 레시피 정말 끝내줘요. 재료도 별반 우리가 먹는 것이랑 다를 것도 없고 별것도 없는데 할머니의 큼직한 손으로 쓱싹 하면 맛있어 보여요.그거 볼 때마다 야, 정말 손맛이라는 게 있긴 있는가보구나 싶어요. 저의 소원~ 요리 잘하고 싶어용.

다락방 2012-06-21 14:12   좋아요 0 | URL
저는 만들 생각 아예 하지도 않아요. 저는 제가 해볼까 생각하는 요리는 계란프라이와 라면이 전부라능 ㅋㅋㅋㅋㅋㅋㅋ 그마저도 두 번에 한 번은 실패 ㅎㅎㅎㅎ
저는 요리 잘하고 싶은 소원은 감히 갖지도 못하고요, 요리 잘 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은 소망은 있습니다. 히히.

paviana 2012-06-21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고기랑 소세지 사이에 쓸데없이 두껍기만한 빵을 저렇게 마니 끼운데요. 얇은 걸로 한장만 맨 위를 덮는걸로.

다락방 2012-06-22 10:00   좋아요 0 | URL
저렇게 빵을 껴둬야, 샌드위치 같으니까? ㅎㅎㅎㅎㅎ 그래야 '나는 고기를 먹는게 아니야 샌드위치를 먹는거야', 라는 위로를 스스로 할 수 있으니까 그런거 아닐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저걸 먹고는 반드시 샌드위치를 먹었다고 말할거거든요, 파비아나님. 큭큭

단발머리 2014-06-12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맛있겠다. 딱 내 스탈이예요.
약간 느끼한 거 맞죠? ㅋㅎㅎㅎ
 
집착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십대 중반에 사귀던 남자는 자신이 대학을 졸업하고 선을 봤던 여자에 대한 얘기를 잠깐 언급한 적이 있다. 그녀와의 만남은 몇 번에 그쳤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는데, 나는 쓸데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의 그 과거의 여자를 질투했다. 왜 나는 좀 더 일찍 그를 만나지 못했던걸까, 왜 그녀와 선을 보게 둔걸까, 하고. 그러나 이런 생각을 입밖으로 내는 것은 쉽지도 않고 좋지도 않다. 상대로 하여금 나는 집착에 쩔은 여자로 보일지도 모르고 스토커적으로 느껴질테니까.


내 안의 스토커적 기질에 대해 누군들 자유로울 수 있을까. 겉으로 표현하지 않을뿐 어느 한 대상에 대해서는 다들 그런 기질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아니 에르노가 애인의 동거녀에 대해 이름과 직업을 궁금해하고 하루종일 그녀에 대해 생각했던 것처럼, 나 역시도 그런 궁금증을 가진바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나는 많은 비윤리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나는 어느 연인들에 대해서는 헤어지기를 바랐고, 어느 연인들에 대해서는 그가 그녀에게 질려버리기를 바란적이 있다. 언젠가 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고백을 한다고 했을때는 그가 그녀의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기를 속으로 얼마나 기도했던지.


그러나 이런 마음이 들때마다 나는 나를 타이르기에 바빴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바란다니, 이건 너무 못됐잖아. 그만둬. 그런 마음을 없애. 그런 마음을 가진 나는 나쁜년이야, 하는 자책들을 동시에 수반하는 이런 감정들에 대해서,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니,



젠장, 왜 안된단 말인가. 그저 생각이고 그저 내 감정인데!


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나만 그런게 아니니까, 다들 그러고 사니까. 그리고 내가 그런 생각을 가졌다고 해서 무언가 행동으로 옮긴것도 아니잖아. 그런데 그런 마음을 좀 품었다고 한들, 뭐, 굳이 고해성사까지 해야하는거야? 억지로 웃으면서 축하해, 라고 말하는게 더 나쁘잖아?



일전에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을 읽고 내가 불편했던 건 그녀가 '지나치게 솔직'하기 때문이었다. 이 작품도 지나치게 솔직하긴 마찬가지인데, 그러나 이제 불편함보다는 인정을 먼저 한다. 내가 불편했던 건, 내 안의 그런 마음을 자꾸 들여다보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내 안의 그런 마음을 나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는데, 그녀가 자꾸 건드리니까. 그러나 이제 다시 읽는 아니 에르노는 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내가 내 안에 이런 마음들과 이런 생각들을 품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내가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쿨한 척 하는 사람은 있지만 정말 쿨한 사람은 없는 것처럼, 사실 우리는 속으로 아주 많이 찌질한 인간들이 아닌가. 그것이 연애에 있어서는 극으로 치닫고.



그러나 아니 에르노의 집착도 어느 순간 끝났던 것처럼, 내가 누군가의 연애에 있어서 실패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그들의 연애가 끝장난다고 해서 나의 연애가 더 찬란히 빛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도. 나는 이제 자책의 끝을 달릴때마다 아니 에르노를 찾을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는 때때로 아무 생각 없이 "내가 당신한테 말 안 했던가?"라는 질문을 던지고는,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최근 자신의 생활에 일어났던 일을 주워섬기며 일과 관련된 소식을 알려왔다. 이 질문 아닌 질문에 내 표정은 곧 어두워졌다. 그가 그 여자에게는 이미 이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의미했으니까. 곁에 있기 때문에, 평범한 것에서부터 중요한 일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는 것은 그 여자였다. 나는 늘 두번째로 -그것도 잘해야-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을 즉각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빼앗긴 상태였는데, 그것이야말로 연인 사이를 공고히 하고 지속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내가 당신한테 말 안했던가?" 라는 말은 나를 가끔씩 만나는 친구나 친지 그룹으로 분류해넣었다. 이제 그는 매일매일 자신의 삶을 털어놓기 위하여 더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도, 나를 가장 먼저 찾지도 않았다. "내가 당신한테 말 안했던가?"라는 말은 가끔씩 만나서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의 역할임을 일깨웠다. "당신에게 말 안했던가?"는 곧 당신에게 그걸 말할 필요가 없었지라는 소리였다.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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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06-18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ㅠ_ㅠ 다락방님 덕분에 저를 용서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나 좋을대로 해석 -_-;;;;;;)
맞아요. 왜 안 되는가 말입니다. 내 마음인데 내 멋대로 하겠어요!!!(라고 절규;;;;)

다락방 2012-06-18 17:31   좋아요 0 | URL
내 마음을 봐줄 사람은 나 자신 밖에 없는데 거기에다대고 자꾸만 못됐다 안된다 하는것도 참 못할짓인것 같아요. 제 마음인데 앞으로 제 멋대로 하겠어요! 흥!!

아무개 2012-06-18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찌질한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건 정말 쉽지 않은거 같아요.

치맥을 포기하는 것 만큼 제겐 어려운 일입니다 ㅡ..ㅡ:::::::

날이 더우니 머리속엔 온통 치맥생각뿐~

다락방 2012-06-18 17:31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찌질한 인간이란 걸 곧잘 인정하곤 하는데, 그만큼 또 제가 잘난 인간이라고 자뻑에 빠지기도 해요. 그래서 아마 보통의 인간인가 봅니다. ㅎㅎㅎㅎㅎ

전 배탈났어요, 마중물님. 설사 ㅜㅡ

아무개 2012-06-18 21:09   좋아요 0 | URL
설...........사..............는 좀 어케 진정이 되셨남요?

혼자 또 뭐 맛나는거 드신거죠? 그렇죠???

설마 치맥? @..@

다락방 2012-06-19 09:16   좋아요 0 | URL
마중물님 ㅠㅠ 진정이 안되어가지고 저 진짜 지금 죽을맛이에요. 밤새 잠도 못자고 오늘 출근에도 한시간 반이 걸렸어요. 지하철 역마다 내려서 쉬느라고. 아파요 ㅠㅠ

달사르 2012-06-18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질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데 쿨한 척하려니, 것도 고역..차라리 찌질한 본모습을 보이자! 싶다가도...
여전히 쿨한 척..ㅠ.ㅠ

아..나도 다락방님 따라 아니 에르노 책 읽어야겠어염!

다락방 2012-06-18 17:32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 쿨한 사람은 세상에 없는것 같아요. 다만 쿨한척 하는 사람만이 있을뿐.

아니 에르노는 달사르님도 좋아하실거라 생각됩니다. 흣 :)

2012-06-18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19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2-06-19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에르노를 읽으면?
자신의 내면속에 숨겨진 남에게 보이기 싫은 구석을 들여다 보게 되는군요.
음~
그러니 조금씩 땡기군요.
음~
나도 한 스토커 하는데..ㅋㅋ
나도 한 찌질녀 이기도 한데..ㅠ
그래서 슬픈 책(?)일 수도 있겠어요?ㅋ



다락방 2012-06-19 09:36   좋아요 0 | URL
누구에게나 스토커 기질과 찌질한 기질은 있지 않을까요? 다만 그것을 겉으로 얼마만큼 표현하느냐의 차이인것 같아요. 그걸 어느정도는 자제할 줄 알아야 되는데 그걸 못하는 순간 '스토커다', '찌질하다' 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것 같아요.

네, 그래서 슬픈 책이죠. 또 그래서 무섭기도 한 책이구요. 아..너무나 솔직한 글이에요, 책나무님.

2012-06-19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0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2-06-19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이 있었어요? 저 지금 <탐닉>이랑 <단순한 열정>이랑 이 책이랑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건지 헷갈려요. <탐닉> 읽고 느낀 거랑 지금 다락방님 느끼신 거랑 많이 겹쳐서 고개가 끄덕여져요. 아니 에르노 정말 설명하기 힘든 강점이 있는 작가 같아요. 저도 질투쟁이랍니다.^^;;

다락방 2012-06-20 13:22   좋아요 0 | URL
전 블랑카님 리뷰 보고 [탐닉] 읽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품절이더라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 책을 사서 읽게 된거에요. 역시 이 여자는 참 솔직해요. 지나치게 솔직해서 불편하다가 위로가 되다가 해요.

저도 어떤 사람에 대해서만큼은 병적으로 질투가 심해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억의집 2012-06-2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쿨하다기보다 미리 포기하는 사람은 있는 것 같아요. 미련은 남으면서도 아니다 싶으면 거리를 두고 관계를 딱 자르는 사람이요. 그건 사람의 성향이라서요. 집착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다락방 2012-06-21 14:13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제가 그런 성향의 사람이에요. 전 미리부터 포기도 잘하고 관계 끊기도 잘하죠. 아니다 싶은데 계속 가서 뭐하나, 빨리 다른 사람 만나게 해야지, 라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라서요. 이건 말씀하신대로 쿨하다기 보다는, 제 경우엔, 저 역시도 상처를 덜 받고 싶은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