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기독교 - 환상의 미래와 예수의 희망
김영민 지음 / 글항아리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짧은 리뷰를 쓰기에 앞서, 별점 없는 리뷰를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별점을 선택하지 않은 채 쓸 수 있기를 원한다는 말이다. 가끔은 별을 주는게 내 의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듯하고, 몇 개를 줘야하는지 스스로 알 수 없을 때가 있기 때문에. 이 책 역시 마찬가지, 셋이나 넷을 주는게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도통 모르겠다.)


하나의 사건 혹은 하나의 장소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다양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 어릴때부터 교회에 다녔던 나는, 교회에 대해 좋은 추억도 물론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뼈아프고 후회되는 기억들을 준 곳이기도 하다. 가능하다면 그 시절들을 지우개로 쓱싹쓱싹 지워내고 싶을만큼. 개중 어떤 기억은 기어코 눈물을 불러내기도 한다. 그토록 오랜 시간을 교회에 다녔지만, 그 오랜 시간을 다닌 그곳에 이제는 그야말로 악감정만 품고 있으니, 투자한 시간과 세월은-그것을 투자라 부르지 않을지언정- 얼마나 허망한가. 그렇게 나는 철저히 내 입장에서 교회에 대해 '안좋은' 생각과 감정들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의 뿌리는 꽤 단단했다. 게다가 이런 내 생각에 부채질하듯 곳곳에 꼴보기 싫은 기독교인들이 넘쳤다. 지하철을 돌아다니며 큰소리로 (그들만의)복음을 전파하는 사람도, 길 한복판에서 큰 소리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도, 한없이 불쾌하고 한심했다. 다 싫었다, 다. 모조리 다.


그러다 몇해전, 시사인에서 '임영신'의 인터뷰를 읽으며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교회에서 자신의 인생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었다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내게는 짜증나는 장소이기만 한 곳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좋은 장소일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의 친구 역시, 자신은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세상 누구도 도와주지 않던 자신의 어머니를 도와준 곳이 교회였기 때문에 그런 교회를 어머니 앞에서 부정할 수 없다고 했을 때도 역시, 충격이었다. 앞서 말했지만, 당연한 사실이다. 내게 나쁜 곳이 다른 사람에게도 나쁜 곳일 리가 없다. 당연한 사실인데 이렇듯 마주할 때마다 충격에 휩싸인다. 그리고 마주하고나니 인정하는 게 처음 보다는 쉬워진다. 



김영민의 《당신들의 기독교》는 기독교인 이거나 기독교인 이었던 10人에 대한 이야기이다. 거기엔 기독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준 인물도 있지만, 대부분은 예수의 뜻에 반하는, 기독교 자체를 지긋지긋하게 만들어버리는 인물들이다. 교회에서 생활한 시간이 길었던 저자인만큼, 그의 이야기들은 아주 생생하게 읽힌다. 먼 곳에서 본 게 아니라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적은 것이니, 이 얼마나 신뢰할만한가. 나는 A 부터 J 까지에 이르는 기독교인들의 이야기를 신나게 읽어간다, 


라고 쓰고싶지만 그리 신나게 읽지 못했다는 것이 이 책의 단점이다. 김영민의 글은 언젠가 신문에서 칼럼으로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의 명성을 익히 들었던 바, 오호라 나도 이 사람의 글을 읽어볼까, 하고 작정하고 읽었던 터였다. 그러나 그의 문장들이 내게로 와 바로바로 꽂히지를 못했다. 그의 문장에 숨은 뜻이 문제가 아니라, 그 유려하고 아름다운 문장들 자체가 내게로 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 이 책, 《당신들의 기독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아는 단어가 많고, 이렇게 말하는 게 건방지게 들릴테지만 지식 역시 풍부하고, 아름다운 문장을 쓴다. 그러나 쉽.지.않.다. 


실재 살아 숨쉬는 우리 주변의 기독교인에 대한 이야기이니만큼, 더 쉬운 글들로 써줬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아주 많이 든다. 그가 선택한 단어들 각각이 어렵거나 젠 체하는 단어는 결코 아니다. 다만, 내가 그 단어들에 무지하기 때문이었고, 내가 알지 못하는 단어들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문장을 읽는 것이 내게는 쉽지 않았다는 말이다. 차곡차곡, 내가 알지 못하는 단어들을 표시해두었다. 언제고 찾아보아야지 하면서.



언거번거함, 톺아보다, 부박하다, 밑절미, 듣그럽다, 희떱게, 뼛성, 포실하다, 엉너릿손, 맨망한



이보다 더 많았지만, 이 단어들에 표시를 해두면서, 내가 이 단어들을 평소에 쓰는 단어였고 또한 정확한 뜻을 알고 있었다면, 이 책의 문장을, 본문을 '대략적으로' 읽어내는 게 아니라 명징하게 읽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물론, 저 단어들을 알지 못한다고 해서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저 단어들과 아름다운 문장들이 나로하여금 이 책을 '분명하게' 읽어내게 하는데는 방해가 되었다는거다. 욕심이겠지만, 교회에 뿌리깊이 박힌 자본주의 같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조금 더 날카로웠다면 조금 더 신랄했다면 좋았겠다는 거다. 양미간에 주름을 빡-잡고 집중해서 읽었지만, 이 얇은 책의 분량이 쉬이 읽히질 않아 아쉽기만하다. 한 번 더 읽는다면 더 잘 와닿을지 알 수 없으나, 한 번 더 읽지는 않을 것 같다.



밑줄긋기 한 문장들을 다시 한번 훑어보니 처음보다 더 잘 읽히기는 한다. 가만 들여다보니 그건 알지 못하는 단어와 아름다운 문장 때문에 이해하지 못했던건 아닌것 같다. 그렇다면 어디로부터 온것일까. 무엇이 나를 이 책과 딱 맞아떨어지게 하지 못한걸까. 분명하고 명징하게 이 책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그러나 이 책을 읽었던 것은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밖에서 짚어내는 그들의 문제점을, 안에서도 돌아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건, 비단 기독교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책을 쓰지도 않았고, 그래서 글쓰기 행위에 옮아붙곤 하는 사후적 보충과 과장의 삶 대신 일회적 상호작용의 완결성에 힘을 다했으며, 무슨 번듯한 사회적 지위를 지니지도 않았던 우리의 스승 예수는 때론 당대의 관습과 상식을 무시하고 스스로 스캔들의 대상이 되기도하면서 민중의 현장을 오갔다. 그러나 그렇게, 민중과 대화적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룬 그 놀라운 각성과 변화의 현장은 까맣게 잊힌 채로, 기억과 전승은 체계가 되고 말았다. 그 추종자와 해석가들이 건설하고 건사해온 종교적 체계는 '정신이 없는 (관료적) 전문가' 로 들끓어 기능적으로 각박한 채 종종 턱없이 무능하다.– 120-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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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6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27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4-03-27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문만 봐도 읽어내기 쉬운 문장들은 아닐꺼 같네요.
사회고발(?) 같은 종류의 책들은 풍부한 문학적 표현보다는
명확하고 간략한 문장들이 저는 더 좋던데....

아...그래서 <밤이 선생이다>가 별로 였었었엇나봐요... =..=

다락방 2014-03-27 14:11   좋아요 0 | URL
한 문장이 너무 길어서 읽기 힘든걸까요? 가만 들여다보면 딱히 어려운 말이 아닌 것 같은데도 이상하게 읽기 어렵네요. 이 리뷰 써놓고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노라니 읽기 어려웠다는 감상이 제법 많네요. 흐음.

모모 2014-03-27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다니는 회사는 사모가 경리를 봅니다. 매일 출근해서는 목사설교방송가 찬송가를 크게 틀어놓고 있습니다.
목사가 울부짖고 찬송가가 울려퍼지는 상황에서 저는 도저히 사모와 같이 은혜를 받을수가 없습니다.
아니 저렇게 이웃을 사랑하고 자기를 희생하라고 하는 설교를 들으면서 왜 같은 사무실을 쓰는 여직원에 대한 배려는 못하는 것인가? 아니지 직원은 배려의 대상이 아닌거지? 하고 분노와 절망이 교차하여 힘듭니다. 자기 스스로도 소리가 크다는걸 알면서도 줄이지 않는것도 저의 입장에서는 서운을 넘어 자괴감까지 빠집니다.
회사를 그만둘수 없는 저의 상황이 원망스럽고 하루 하루 회사오는게 지옥에 가는것 같습니다.
목사설교소리, 찬송가소리, 그찬송가를 따라 부르는 소리 듣기싫다고 말할수 없는 이 치사스러움도 절망스럽구요.
무교인 저는 배려없는 사모때문에 기독교가 싫어지고 있습니다.

미안해요.. 처음 다는 댓글이 이런거네요..

다락방 2014-03-27 14:15   좋아요 0 | URL
아니, 찬송가라뇨...설교방송이라뇨.....아, 너무합니다. 대체 사장님은 왜 경리를 사모님에게 맡겼답니까?

저는 중학교때 윤리선생님이 수업 시작전에 찬송가 부르게 시켰어요. 자기가 악보도 크게 써와서 칠판에 붙이고는 다같이 부르게 했죠. 그런 뒤에 수업을 시작했어요. 저희 학교는 기독교 학교도 아니었는데 말이지요. 그리고 주말에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가서 예배에 참석하고 주보를 받아와 자기한테 보여주면 오천원을 주겠다고 하더군요. 진짜 토할 것 같은 윤리교사였어요. 그러면서 다른 선생님들은 룸싸롱 다닌다고 막 욕했거든요. 룸싸롱 다니는 건 욕할만한 행동이고, 자신의 종교를 강제하는 건 욕 먹을 짓이 아니라고 생각했는가봐요. 그것도 자기보다 한참 어리고 자기한테 배울 수밖에 없는 아이들한테 말이죠. 대체 왜 그토록 자신의 종교를 강제할까요? 이 책의 111쪽에는 이런 구절이 나와요.


그렇지만 진리보다 '진리를 말하지 않도록 조심'(니체)하고 복음보다 복음에 대한 아이러니를 말하는 자가 인문학도일진대, 자신이 지닌 믿음의 내용이 그 자체로-그러니까 현실적 전유(realistic appropriation)의 복합적 배려나 고민조차 없이-'복된 소리[福音]'라고 확신하고, 이를 그 누구에게든 애써 선전하려는 이는 대체 어떤 종류의 사람일까? 자신의 것에 그처럼 당당하고, 심지어 타인들의 가책을 유발시키려는 태도 속에서 한껏 오연하려면 대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 것일까? 자신과 관계되는 것이라면 무릇, 자신의 경력이든 실력이든 혹은 자신의 자식이든 재식(才識)이든 조심스럽고 겸허하게 소개하고 발보이게 드러내지 않는 게 한발 앞선 자의 인지상도(人之常道)일 것인데, 제 종교가 제일이라고 천지가 시끄럽도록 외치는 이 사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그나저나 반갑습니다. 처음 다는 댓글이야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

버벌 2014-03-27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윗분 댓글 보고 중학교때 일이 생각나서요. 전 미션스쿨을 나왔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절대 자의가 아닙니다. 뺑뼁이에요.
미션스쿨이니 당연히 예배도 보고, 종교 수업도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때로 기억을 합니다. 종교 수업을 들어오신 학교 목사님이 그날 날짜에 맞춰 번호를 쭈르륵 세워서 회개합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수업을 끝내지 않는다고 했어요. ... 제일 마지막은 저였어요. 이걸 대답해야하는건가? 난 기독교도 아닌데. 그냥 아무것도 없이 회개 한다고 하면 그게 더 나쁜거 아닌가? 아니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나의 이 모든 생각을 회개하라고 하시는건가? 대답을 바로 못했어요 전. 목사님은 자꾸 물어보고, 전 쳐다보기만 하고, 종은 울리고, 친구들은 웅성거리고, 짝꿍은 내 팔을 잡고 흔들고...... 결국엔 대답을 하고야 말았어요. 친구들이 화장실에 가야한다고 아우성을 쳤거든요. .... 저는 처음 다는 댓글이 아니에요. 응?? ㅡㅡ??

다락방 2014-03-28 10:18   좋아요 0 | URL
하아- 싫다. 싫으네요 버벌님 ㅠㅠ
설사 버벌님과 학생들 모두가 기독교이기 때문에 자의로 그 학교를 선택했다 해도, '회개' 라는걸 그렇게 공개적으로,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걸까요? 그렇게 시켜야하는 걸까요? 늘 생각하는 거지만, 지나치게 믿고 지나치게 빠져버리면 어느순간 이성은 달아나버리는 것 같아요. 자기 생각안에 갇혀버리고 마는거죠. 끔찍하네요. ㅠㅠ

2014-03-28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28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신들의 기독교 - 환상의 미래와 예수의 희망
김영민 지음 / 글항아리 / 2012년 12월
절판


순진한 예수(Jesus)라면 그리스도(Christus)가 세속의 권력(Caesar)과 그 열매를 축복하리라고 믿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들의 기독교'는 그런 식으로 제도화된 것이다. 조금 에둘러 논의를 이어가자면, 자본이 권력과 사통하면서 애초부터 국가와 통혼(通婚)한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굽어보면서 낱낱이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초기 사회주의 운동이 국가의 문제를 조금 더 진지하게 사유하지 못한 채 '국제화'에 서두른 실책을 안다. 그래서 바쿠니(Mikhail Aleksandrovich Bakunin, 1814~1876)의 축출에서 두드러지듯이 아나키스트 운동의 급진성과 그 공동체적 생산성은 애초부터 권력의 자장에서 제외되면서 소수화되고 말았다는 사실도 안다. 마찬가지로 젊은 예수가 독특하게 일군 '동무공동체'의 아나키즘적 급진성('네 가족을 버리고 내게로 오라')도 중세의 가톨릭 제국-체제 속에서 아득이 볼각해버렸다. 그런가 하면 21세기의 한국 개신교회는 예수의 첫닭울이와 같은 메시지를 까마득히 잊은 채 강박적으로 붙들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기껏 '가족주의'다. -17쪽

'계급'이 다른 데다 이미 전쟁미망인이었던 터라 둘 사이의 결합은 쉽지 않았겠지만, 젊은 날의 B는 워낙 뛰어난 미인이었고, 알다시피 미인이라면 자본도 이데올로기도 종교도 계급도 적수가 되지 못한다.-25쪽

가령 내가 교회를 멀리하게 된 사연이 룸살롱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C목사와 같은 이들의 탓으로 돌릴 순 없지만, 소름이 돋거나 하품이 솟는 주류 교회들의 행태에도 불구하고 '예수'라는 어느 유묘(幽渺)한 존재를 빌미삼아 그 애달픈 장소에 대한 관심을 끊을 수 없는 데에는 E 전도사와 같은 이들의 가없는 정성과 노고가 숨어 있는 것이다. 나는 즐겨 '사람만이 절망'이라고 되뇌지만, 드물게 '사람만이 희망'인 경우도 있는 것이다.-72쪽

우리 시대 세속의 성분과 구조를 감안한다면 한 달에 1300만 원씩 혹은 그 이상-이재용씨처럼 한 달의 전기세만 2400만 원씩을 낼 수 있도록-을 번다는 게 대체 무슨 뜻인지, 그러니까 보다구체적으로는 그 수입의 앞뒤가 어떤 정당성으로 꾸려지거나 일관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개인과 체계가 그 뿌리에서부터 사통할 수밖에 없는 세속에서, 개인의 상처와 패착이 개인의 것만이 아니듯이 개인의 사회적 성취와 물질적 풍요가 과연 그 개인만의 것으로 가뿐히 할당될 수 없다면, 이 호기심은 적절히 재구성되어 정당한 사회적 의제로 수렴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컨대 비록 그 개인이 점유할 지분이나 역할, 그 능력이나 노력을 넉넉히 인정하더라도, 3인 가족의 생활을 위해서 1300만 원 이상의 벌이를 반성 없이 계속하고, 그 벌이의 코드가 함입(陷入)되는 체계에 맹목으로 복무하는 것은 비평거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91쪽

G 가 내내 부자였을 뿐 아니라 내 기억을 훨씬 상회하는 그들만의 내력 속에서도 부자-엘리트층으로 사회적 위세 속에 살아왔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아무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그와 그드의 부(富)가 교회 내에서도 인정과 존경의 잣대이자 신의 축복에 대한 증거로 숭상되었고, G와 그들 집안의 성취에 대한 세속적 평가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기복신앙과 풍요의 신학 덕에 한 점의 의혹도 없이 교회 속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 무엇보다도 G는 세속 속에서 열심히-합리적으로 돈을 축적하고, 교회속에서 열심히-은혜롭게 돈을 배치하는 사람인 셈인데, 이를테면 그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종교인 한국 개신교는 그의 자본-노동을 통해 한국 졸부자본주의의 복사판으로 재생산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었다.-98쪽

'모국어만 아는 자는 이미 그 모국어도 제대로 모르는 것'(괴테)이라고 하듯 한 권의 책만을 맹신하는 것은 이미 책을 읽는 게 아니다. 그는 종이로 된 맹신의 늪을 얻은 셈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 자는 반드시 여러 책을 읽는 자이며, 읽으면 읽을수록 책과 자신 사이에 개재하는 낯선 부조화에 시달리는 자이며, 책이라는 '세계개창성'과 그 타자성에 조심하는 자이기 때문이다.-110-111쪽

그렇지만 진리보다 '진리를 말하지 않도록 조심'(니체)하고 복음보다 복음에 대한 아이러니를 말하는 자가 인문학도일진대, 자신이 지닌 믿음의 내용이 그 자체로-그러니까 현실적 전유(realistic appropriation)의 복합적 배려나 고민조차 없이-'복된 소리[福音]'라고 확신하고, 이를 그 누구에게든 애써 선전하려는 이는 대체 어떤 종류의 사람일까? 자신의 것에 그처럼 당당하고, 심지어 타인들의 가책을 유발시키려는 태도 속에서 한껏 오연하려면 대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 것일까? 자신과 관계되는 것이라면 무릇, 자신의 경력이든 실력이든 혹은 자신의 자식이든 재식(才識)이든 조심스럽고 겸허하게 소개하고 발보이게 드러내지 않는 게 한발 앞선 자의 인지상도(人之常道)일 것인데, 제 종교가 제일이라고 천지가 시끄럽도록 외치는 이 사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111쪽

'혼인은 사랑의 무덤'이라는 세간의 혹펼처럼 외려 (마치 무의식의 어두운 야성이 주체의 찢어진 틈 속에서야 얼핏 보인다고 하듯이) 혼인과 날카롭게 갈라지는 지점 속에서야 사랑의 진실은 부사처럼(adverbially) 번득이는 법이다. 그런 뜻에서, 앞서 언급했듯이, 사랑이라는 진지함 역시 '비보편적 일반성의 체험'으로서 탈(脫)가족주의적 동력을 지닌다.-118-119쪽

사랑이라는 진지함은 혼인관계라는 사회적 동화에 적절하도록 거세된 정념의 형식은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페르소나의 찢어진 틈, 혹은 기성의 제도와 날카롭게 갈라지는 구석 속에서 발현되는, 근본적으로 탈(脫)가족주의적 지향인 것이다.-120쪽

책을 쓰지도 않았고, 그래서 글쓰기 행위에 옮아붙곤 하는 사후적 보충과 과장의 삶 대신 일회적 상호작용의 완결성에 힘을 다했으며, 무슨 번듯한 사회적 지위를 지니지도 않았던 우리의 스승 예수는 때론 당대의 관습과 상식을 무시하고 스스로 스캔들의 대상이 되기도하면서 민중의 현장을 오갔다. 그러나 그렇게, 민중과 대화적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룬 그 놀라운 각성과 변화의 현장은 까맣게 잊힌 채로, 기억과 전승은 체계가 되고 말았다. 그 추종자와 해석가들이 건설하고 건사해온 종교적 체계는 '정신이 없는 (관료적) 전문가' 로 들끓어 기능적으로 각박한 채 종종 턱없이 무능하다.-120-121쪽

종교는 스스로 빈 것으로 남아, 늘 종교가 아닌 것을 도우는 데 그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다. 종교가 생활을 규제해왔던 현실을 뒤집어, 어떤 현실과 어떤 희망이 종교를 완성시키는 식으로-그러니까 종교가 생활을 도와, 바로 그 생활이 다시 종교를 완성시키는 방식으로-재배치되어야 한다. 마치 못난 인간들이 못난 신(神)을 제 꼴처럼 품은 채로 역시 못난 생활과 못난 욕망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거꾸로 좋은 사람들의 좋은 생활과 좋은 희망은 종교를 완성하고, 그 속의 신을 아름답게 재현해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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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탈리안 잡》에서는 금괴를 훔치는 여러명의 도둑무리가 나온다. 그들은 자신에게 큰 돈이 생길 경우 좋은 차를 사고 싶다든가, 좋은 오디오를 갖고 싶다는 등의 각자의 소원을 얘기한다. 이때, 그 도둑무리중의 한 명인 에드워드 노튼은 자신의 소원을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함께 훔친 금괴를 자기 혼자 가지고 달아난다. 이에 도둑무리는 결국 에드워드 노튼을 추적해 그의 집을 찾아갔는데, 훔친 돈으로 에드워드 노튼이 장만한 것들이 자기들 각자가 갖고싶어했던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드워드 노튼은 자신만의 소원이 무엇인지는 모르는채로, 다른 이들의 바람대로 자신의 재산을 하나씩 쌓아나간 것. 그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채, 남들의 소원이 자신의 소원인 듯, 그렇게 살고 있는거였다. 


일전에 하이킥에 '신지'가 뮤지컬 배우로 나올때였다. 신지는 자신이 뮤지컬에서 하고 싶었던 역할을 따냈음을 친구인 서민정에게 알리고, 서민정은 이에 축하한다며 '부럽다'고 얘기한다. 그러자 신지가 서민정에게 말한다. '니가 그게 왜 부러워. 네 꿈은 뮤지컬 주연이 아닌데' 라고. 그랬다, 서민정의 꿈은 뮤지컬 배우가 아니었다. 그러니 뮤지컬 배우로 당당히 한 몫을 차지한 신지를 '부럽다'고 말하는 것은 부적절한 표현이다. 아니, 그 부럽다는 것은 서민정이 주연을 따냈다는 데 있다는 게 아니라, 서민정이 자신이 원하는 걸 하게 됐다는 바로 그 지점일 것이다. 물론 서민정은 그때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에드워드 노튼과는 다른 경우다.





영화 《더 로맨틱》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게' 무언지 잘 모르는 여자가 나온다. 가장 친한 룸메이트의 전(前)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사실 그가 마음을 잡지 못하는 것 같아 내심 불안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자신의 결혼을 번복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물론 결혼을 번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녀 앞에 자신의 친한 친구이자 룸메이트가 나타나 '나는 그를 잊지 못하고, 그는 나를 사랑하고, 우리는 어젯밤 함께 보냈다'라고 말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들이 결국 나를 향한 너의 질투 탓이다' 라고 돌려버리며 그 불확실한 길로 달려가려는 것이다. 룸메이트는 그녀에게 말한다. '너는 너만 생각하고 너만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날만한 자격이 있는 여자' 라고. 그러니 이 불안한 결혼을 다시 생각하라고. 그러나 그녀는 그 말을 듣지 않는다. 그녀가 그를 사랑했던 것조차, '다른 사람이 원하는 남자' 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그녀들의 대화로 점점 더 분명해진다. 그녀가 정말 원했던 것은 '남들이 좋다는 것 갖기' 였던걸까?


그가 그녀를 사랑하는 것 같다는 확신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말을, 그녀는 귀를 닫은채 듣지 않는다. 만약 그녀가 오로지 그녀 자신의 생각과 그녀 자신의 행복과 그녀 자신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였다면, 그녀가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했다면,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만 생각했다면, 그녀는 그를 선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 저 남자 불안해, 이 결혼이 과연 내게 행복을줄까?' 라고 끊임없이 물었어야 했다. '아닐거야 그는 나를 사랑할거야 아닐거야 우리는 잘될거야' 라고 자꾸만 고개를 젓게되는 불확실함 대신, 그녀는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해졌어야 했다.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면 타인에게도 솔직할 수가 없다. 이것은 명백한 진리다. 나는 그녀가 결혼하기 전, 마침 결혼식에서 비가 퍼부어 잠시 멈추어졌으니, 신중해지길 바란다. 






사람은 누구나 합당하고 옳은 선택만 하며 살아갈 수는 없다. 초록색 신호를 기다렸다가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는 사람이 될거라고 다짐해봤자, 사소한 사정들로 인하여 횡단보도까지 가기 전 무단횡단을 다다다닥 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생긴다. 그러니 '친구의 약혼자'인 남자와 잠시라도 함께 있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걸 안다고 해도, 그런 상황에서 그 약혼자를 유혹하는 여자들을 그동안 손가락질 해왔던 사람이라고 해도, 그 상황이 자신의 것이 되면 흔들흔들 그의 옆에 주저앉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 잠시만 옆에 앉아있자, 하다가 아침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를일이고,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평소에 '이런 모든일들이 다 괜찮아' 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란 게 아니란 말이다. 이 영화속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건 이 영화에 그런 사람들이 유독 많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모두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난 그런 사람이 절대 아니야' 라고 해봤자, 어떤 상황이 눈앞에 닥쳤을 때 바로 '그런 사람'으로 돌변해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흔들흔들, 잠시동안 옆길로 새는 이 영화속의 사람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도 했다. 만약 저들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저렇게 취하지 않았다면, 옆길로 새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물론 그 행위 자체는 술이 한 게 아니다, 술을 마신 '내'가 한거지. 다만,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옆길로 새기 전에 한번더 이를 악물고 생각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단거다. 술을 마시면 감정이 더 격해지니까, 더 쉽게 감정적이 되어버리고 마니까. 최상과 최악의 기분으로 더 잘 이끌어버리고 마니까. 그러니 술을 마시고 더 감정의 변화가 격해지는 사람이라면, 그 사실을 자신이 잘 알고 있다면, 천천히, 자기가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만큼만 마시기 위해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물론, 술을 마시든 말든, 옆길로 새든말든, 그 뒤에 찾아오는 번뇌와 후회 모두, 각자의 몫이고. 누구나 살아가면서 후회하는 일이 생기고, 누구나 손가락질 받을만한 행동을 한다. 그렇게 살진 않겠다고 다짐해봤자 생이란 다짐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점심 먹고 타부서 J 과장이 커피를 사줬다. 까페모카 마시는데 맛있다. 

돈은 없는데 스테이크가 너무너무 먹고싶다. 눈 앞에 스테이크가 둥둥 떠다녀.. 그래서 좀 슬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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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3-26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수키네요. ^^
자네 잘 있었는가... 하고 인사를 건내고 싶.;;; ㅋㅋㅋㅋ

다락방 2014-03-26 15:23   좋아요 0 | URL
근데 이 영화속에서도 수키는 엄청 아름답고 가슴 빵빵해서 모든 남자들이 탐내는 그런 여자로 나와요. 공감이 안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4-03-26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라고 물으신다면......

그 나이를 X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라고 마왕님께서 말씀하셨었죠...

(오해는 마세요. 노래가사에요 노래가사....ㅋㅋㅋ)

다락방 2014-03-26 16:08   좋아요 0 | URL
오, 그 노래를 아십니까 메피스토님! ㅎㅎ 그 노래 생각하면서 제목 썼는데. 흥얼대면서 ㅋㅋ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dreamout 2014-03-26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볼까 생각중예요. 일년에 한 두 번 오는,, 영화감상에의 욕구인지라.. 잘 생각해서 볼까말까 결정하려구요. ㅎㅎ

다락방 2014-03-27 08:57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보러갈까 생각중이에요. 아마도, 제가 드림아웃님보다 먼저 보게 되겠네요? ㅎㅎ

버벌 2014-03-26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루블러드를 봤는데 수키를 보고 첫 느낌이 아~ 였어요. 벌어진 앞니가 너무 강렬해서 이 미남들은 왜 수키를 좋아할까? 생각도 들었어요. 미안하게시리...... 그런데 이 영화에서도 모든 남자들이 탐을 낸다는건가요? 자신이 원하는게 무언지 모르는 잘 모르는 여자 여기 한명 추가합니다. 참 잊고 있었느데 윗분이 적어둔 글을 보고 아차 했어요,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은 저도 보고싶었던 건데 지금 개봉한건가. 그런건가..

다락방 2014-03-27 08:58   좋아요 0 | URL
저도 트루블러드 보고 깜놀....수키 시리즈 읽을 때 제가 상상한 수키는 '제시카 알바' 였는데..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미국에서는 그렇게 앞니 사이가 벌어지는게 미인인건지, 교정할 능력이 충분히 되는데도 교정을 안하는 것 같아요. 전 그 앞니 사이 볼때마다 뭔가 불안불안하더라고요. 하하하하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저는, 오늘 보러갈 생각입니다. 버벌님도 오프를 이용하여 다녀오심이 어떠실지요? ㅎㅎ

2014-03-27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27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잭 리처는 납치를 당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목발을 떨어뜨린 여자를 도왔는데, 납치범들이 그 여자와 잭 리처를 함께 납치했던 것. 영문도 모른 채 트럭의 짐칸에 갇혀 어딘가로 이동하고 외양간에 옮겨져 사슬과 수갑으로 한쪽 팔이 묶인 상황에서, 다른 쪽에 역시 한쪽 팔이 묶인 여자가 강간당할 위험에 처한다. 잭 리처는 한 쪽 팔과 다리를 쓸 수 없고 게다가 그녀에게 닿지도 않는 상황. 여자는 FBI 요원이라 훈련을 받았긴 했지만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며 게다가 한쪽 다리마저 절뚝거리는 상황. 그녀가 강간당할까봐 잭 리처는 겁나고 화가난다. 분노에 들끓어 잭 리처는, 강간하려는 납치범을 향해 으르렁거린다.

 

"장난치지 마. 가까이 오면 죽여버리겠어."

"그렇게는 못할 걸. 정말 그럴 거야? 내가 매트리스니 뭐니 다 줬는데도? 편하게 그 짓거리를 하려고 그런 거였는데?"

리처가 일어섰다. 사슬 절걱거리는 소리가 고요한 밤중에 크게 울려 퍼졌다.

"죽여버린다." 그가 소리쳤다. "손만 대봐, 넌 죽은 목숨이야."

그는 이렇게 말하고, 또 한 번 반복했다. 그러나 놈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귀라도 먹은 것처럼. 리처는 두려움으로 오싹해졌다. 놈이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는 사슬을 흔들었다. 밤의 적막 속으로 사슬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

"널 죽이겠어." 리처가 소리쳤다. (p.146)

 

 

나는 리처가 '죽인다'고 말했다면 죽일거라는 걸 안다. 그는 드물게도 자신이 한 말을 그대로 지키는 남자니까. 그러나 지금 상황이 얼마나 절박한지도 안다. 납치된 연방요원인 '홀리' 역시, 자신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해 용기를 내는 여자임이 분명하지만, 지금 그녀의 상황이 지독하게 불리하다. 뭘 어떻게해도 그녀가 납치범을 피할 방법이 마땅히 생각나지 않는다. 위기는 다가오고 상황은 절박하고, 그러나 나는 잭 리처의 저 한 마디 말에 기댄다. 널 죽이겠어. 나는 누군가를 죽이겠다는 협박이, 그것에 성폭행과 성추행에 관한거라면, 전혀 심한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잭 리처의 말에 기대면서도 저 상황의 절박함 때문에 그런데 어떻게? 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다음줄, 다음장이 무척이나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은 그때, 잭 리처가 그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나가는지 막 알려고 하는 그때, 출근길의 지하철안에서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지금 정차할 역이 양재역이라고. 아-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지금 양재역이면 어떡해. 잭 리처와 홀리가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그 상황으로부터 빠져나오는 지, 나 궁금한데, 그런데 왜 양재역인거야, 왜!! 나는 정말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이 빌어먹을 출근길!! 양재역 바보!!

 

 

결국 양재역에 내릴 수밖에 없었던 나는 내려서 버스를 타는 대신 회사까지 걷기로 한다. 걸으면서 다음줄을 그리고 다음장을 읽는다. 읽을수록 잭 리처에게 흠뻑 빠져서, 아 잭 리처는 내가 아는 가장 멋진 사내임이 분명하다, 라고 감탄을 하다가는, 아니지 이 인물을 만들어낸 리 차일드가 진짜로구나, 한다. 내가 사랑해야 하는 대상이 잭 리처인지 리 차일드 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채로 나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섹시하며 강인한 전직 군인은 잭 리처임에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잭 리처에 대한 극찬을 하기에 앞서, 리 차일드의 유머감각을 엿볼 수 있는 문장을 옮겨보자면 다음과 같다. 납치범들의 우두머리이며 180킬로의 거구인 '보우 보켄'이 자신의 개인용 무기로 잭 리처를 죽이겠다며 작은 권총을 꺼내보이자, 잭 리처가 그에게 하는 대사이다.

 

 

"그건 1870년대에 설계된 거야. 낡은 사진들을 본 적이 있나? 사람들 몸집이 상당히 작았지. 유럽에서 이민 온 지 얼마 되지 않는, 부스러질 것같이 작은 사내들은 몇 세대에 걸쳐 굶주려온 사람들이야. 몸이 작으니 손도 작고. 그 총 손잡이를 봐. 급하게 굽어진 것이 네 손에는 너무 작아. 그걸 잡으면 네 손은 바나나뭉치처럼 보이겠지. 게다가 그 손잡이는 120년된 호두나무야. 바위처럼 단단하단 말이야. 손잡이 뒤쪽과 공이 밑의 몸체 끝으로 엄청난 반동이 전해질 거야. 네가 그 총을 많이 쏴보았다면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사이에 굳은살이 박혀 있어서 여기서도 보이겠지." (pp.247-248)

 

 

하하하하. 바나나뭉치라니, 아, 보우 보켄의 손이 어느정도로 살쪘는지, 그 살찐 손이 어떻게 보일지 바로 눈앞에 보여지는 듯해서 완전 뿜어버렸다. 살찐 손을 바나나뭉치로 비유할 수 있는 작가라니. 아- 진짜 리 차일드, 좋아합니다. ㅠㅠ

 

 

보우 보켄은 민병대를 거느리고 있다. 그는 거대한 음모론을 가지고 그들을 지휘하고 있으며, 그들이 납치해온 쓸데없는 '잭 리처'를 죽일지 말지를 결정하려는 가운데, 전직 군인이었던 잭 리처와 사격 시합을 벌이기로 한다. 잭 리처가 이기면 그를 죽이지 않기로 한 것. 육군 재직 당시 사격을 잘 하는 사람에게 주는 '윔블던'을 탔던 전력이 있던 잭 리처라 사격은 자신 있었다. 늘 해병대가 윔블던을 타왔었는데, 잭 리처가 받았을 때만 육군에게 빼앗긴 거라 했다. 홀리는 이 시합에서 잭 리처가 이길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만 한다.

 

 

"윔블던을 탔다고요?" 그녀가 조용히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시합도 이길 수 있어요?" 그녀가 물었다.

그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에 자루를 뒤집어쓰고도." (p.329)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완전 멋지다. 머리에 자루를 뒤집어쓰고도 사격 시합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하다니. 아 너무 근사해. 사실 나는 잭 리처 같은 전직 군인은 존재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사격이 학문의 집합체라고 말하는 사격 솜씨 좋은 전직 군인이라니!),

 

 

장거리에서 저격용 소총을 발사하는 일은 수많은 학문의 집합체이다. 그 첫째는 화학이다. 기계공학도 필요하다. 광학과 지구물리학, 기상학도 연관이 있다. 인체생물학이 그 모든 것을 관장한다. (p.333)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속절없이 빠져든다. 나는 잭 리처가 말 뿐이 아님을 안다. 잭 리처가 머리에 자루를 뒤집어쓰고도 총을 쏘아 이길 수 있다고 한다면, 그는 그럴 수 있는 사람임을 안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말만 번지르르르르르르르하고,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거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곤 하지만, 잭 리처는 다르다. 나는 '하겠다'고 하는 걸 '해내는' 남자들을 높이사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다짐들을 숱하게 해대는 남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나는 남자들이 내게 결심과 다짐으로 내뱉었던 말들을 기억하고, 그들이 어떻게 그 말들을 지키지 못하는지를 숱하게 보아왔다. 나는 그런 남자들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다만 말에 무게를 싣는, 마음을 담는 남자들이 누구인가를 유심히 지켜본다. 그리고 그런 남자는 여태, 잭 리처 밖에는 없었다. 어쩌면 현실이 아니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토록 신뢰하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잭 리처가 머리에 자루를 뒤집어쓰고도 총을 잘 쏠 수 있을거라는 걸 안다. 그 신뢰 자체는 내가 그에게 괜히 드는 게 아니다. 그가 나로하여금 신뢰를 갖게 행동했다. 그동안의 그가 그랬다. 물론 그동안의 그라고 해봤자, 《추적자》가 전부이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사격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사실은 그보다 더 많이, 내가 아는 남자들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너 머리에 두건을 뒤집어쓰고 총 쏘아 목표물을 맞출 수 있어?

 

물어보고 싶지만, 그들의 대답을 듣고 싶진 않다. 그들이 '못해' 라고 할 경우엔 못한다는 말을 듣기 싫고, '할 수 있다'고 했을 경우엔 그 말에 신뢰가 가지 않으므로.

 

 

 

며칠간 함께 있으면서 홀리와 잭 리처는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서로의 용기와 지혜에 감탄하게 된다. 가치 있는 사람이 가치 있는 사람을 알아본다. 홀리가 얼마나 가치있는 여자인지를 잭 리처가 알아본다. 그래서 그녀의 용기를, 용기있는 그녀를 원하고 존경한다. 그녀의 가치는 그녀의 신분이나 미모에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그가 안다. 그는 그녀의, 그녀만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본다. 그녀가 그녀 자신을 위해, 그리고 잭 리처를 위해 어떤 용기를 냈는지를 그는 안다. 그리고 그녀 역시 안다. 그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강한 남자임을, 자신이 말한대로 지키는 남자임을.

 

세상에는 잔잔하고 은은한 사랑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남자들이 있고, 그 남자들은 대부분 다정한 삶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남자들은 단 며칠간 여자의 마음을 쥐고 흔들며 떠나버린다. 그러나 그 며칠간, 혹은 몇 번의 만남이 너무나 강렬해, 그가 떠나고나서도 여자는 좀처럼 그를 잊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잭 리처는 그런 남자에 속한다. 짧은 시간동안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떠나는 남자. 그를 사랑하지만 그를 붙잡을 수도 없고 그를 옆에 둘 수도 없다. 그가 가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보내지만, 일단 그를 만나고 그의 앞에 여자가 되었던 이상, 그를 잊을 방법이 없다. 그를 가슴 깊이 묻은 채로, 여자는 앞으로의 남은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를 잊지 못해 때로는 고통스런 불면의 밤을 보내겠지만, 그런 밤을 보내는 것이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것보다 백배 천배 낫다. 그는 여자의 삶에 존재하는 얼마 안되는 열정을, 모조리 끌어모아 불사를만한 가치가 있는 남자이니까.

 

그가 강인하고 자신이 한 말을 지켜내는 남자라서 그렇고, 또한 그가 감동해야 하는 부분에선 제대로 감동할 줄 아는 남자라서 그렇다. 《추적자》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무사한 걸 보고 구원을 받은 듯한 느낌을 가졌던 그가 아닌가. 그런데 이 책, 《탈주자》에서는 이런 부분으로 나를 감동시킨다. 나는 이토록 강한 남자가 이런 섬세한 생각을 할 줄 안다는 사실이 뼈가 으스러지도록 사랑스럽다.

 

 

안전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1천 미터라면 엄청난 거리였다. 그는 숨을 내쉬고 보켄이 걸음을 멈추기를 기다렸다.

그러다 순간 오싹함을 느꼈다. 눈가로 햇빛을 받아 흐릿하게 빛나는 금속이 얼핏 보였다. 비탈 아래로 60미터 정도 더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바위가 있었다. 바위 뒤에 한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소총. 군데군데 백발이 섞인, 낯익은 머리였다. 가버 장군이었다. 가버가 M-16을 들고 바위 뒤에서 60미터 전방에서 짧은 원호를 그리며 걷고 있는 목표물을 따라 총구를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다.

리처는 숨을 내쉬고 미소를 지었다. 감사한 마음이 따뜻하게 밀려왔다. 가버라. 뒤를 받쳐주는 병력이 있는 것이다. 겨우 60미터 거리에서 가버가 총을 쏜다. 그 순간 홀리는 안전하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사가 따뜻하게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졌다. (pp.510-511)

 

 

누군가 자신을 돕기 위해 와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에 대한 신뢰와 감사로 안도하는 잭 리처. 나는 바보같이 오늘 퇴근길 지하철안에서 이 부분을 읽다가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아, 잭 리처. 진짜 사랑합니다. 당신이 최고에요. 당분간은 레오 생각도 나지 않을 것 같아요. 당신이 다 가지고 있네요. 강인함도 섬세함까지도.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고 연인을 봐도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잭 리처가 신뢰할만한 누군가가 잭 리처를 도와준다는 것, 그가 잭 리처를 돕기로 한 것, 그리고 그 역시 잭 리처에 대한 무한한 신뢰로 가득하다는 것이 나는 그렇게나 좋은 것이다. 모두가 잭 리처 역시 민병대의 일원이라고 말을 하고, 증거 사진까지 갖고 있다며 들이밀었지만, 가버는 잭 리처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놈을 100퍼센트 신뢰하고 계신단 말인가요? 인간적으로 말입니까?"

가버는 엄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 목숨을 걸고 신뢰합니다. 리처가 왜 저기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가 결백하다는 점, 그리고 무슨 일이 이건 해야 할 일을 해낼 것이라고 보장합니다." (p.374)

 

 

맹세컨대, 나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내는 남자라면, 내 영혼을 줄 수도 있다. 내가 일평생을 다해 사랑할 남자가 잭 리처라면 후회가 없을 것 같다. 아..갑자기 재이슨 스태덤이 보고싶다......

 

 

집에 돌아와 너무 배가 고파서 냉장고에 들어 있는 반찬을 죄다 꺼내고 계란후라이를 해서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슥슥 비볐다. 배가 고프니 이 밥을 먹어야 하는데, 잭 리처가 너무 궁금해 책도 읽어야겠고. 아이참, 어쩌면 좋아. 나는 숟가락으로 넘치게 밥을 떠서는 입을 최대한 크게 벌리고 밥을 넣었다. 그리고 입 안 가득한 밥을 씹는 동안 잭 리처의 책장을 넘겼다. 밥 먹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쯤은 괜찮았다. 아니 더 걸려도 괜찮았을 것이다. 잭 리처를 만나는 시간은 그 시간 자체가 무척이나 소중해서.

 

아아, 잭 리처는 내가 아는한 지구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다. 전직 군인으로는 세계 최고인거다. 잭 리처 말고는 세상에 남자가 없는것 같은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이제 노트북을 끄고 잠이나 자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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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4-03-25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 그가 추가되었군요. 그것도 상위에.

다락방 2014-03-25 09:03   좋아요 0 | URL
네, 맨 꼭대기에 있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14-03-2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덕분에 나도 잭 리처를 좋아하게 됐어요. 헤헤...
근데, 궁금한게 있어요.
그래서요~~ 잭 리처는 그렇게 몇 일간 홀리의 마음을 흔들어놓고는, 평생 가슴에 남는 여운을 남기고는 떠나버리나요?
원래는, 그 사랑만으로도 충분한건데, 해피엔딩만을 바라는 욕심쟁이라서 그런가,
난 왜 이렇게 그 다음이 궁금한지 몰라요. 궁금합니다^^

다락방 2014-03-25 11:22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의 궁금함을 무척 이해하지만, 대답해드리진 않겠습니다. 그건 스포니까요. 우하하하하.(약올리기 ㅋㅋ)

단발머리님, 잭 리처 시리즈 읽어보셨어요? 전 이제 두 권째 읽었는데 진짜 재미있어요. 잭 리처 사랑해요! 전 잭 리처가 아니면 이제 연애금지모드로 들어갑니다.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자작나무 2014-03-25 13:09   좋아요 0 | URL
홀리는 잭 리처를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운명이예요. 그 이유는 다음 회에는 잭 리처가 새로운 여자를 만나야 하기 때문이죠. 잭 리처는 여자를 보호해주고, 잠을 잔 다음, 사라집니다. 시리즈마다.

다락방 2014-03-25 14:47   좋아요 0 | URL
그중에는 잭 리처가 잊을 수 없는 여자도 분명 있겠죠.
여자들하고 헤어져서라도 이 시리즈가 다음이 나오고 또 다음이 나온다면 전 찬성입니다. 훗

Mephistopheles 2014-03-25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구글 번역기를 돌리면서 읽어 본 "제이슨 스타댐"이 매우 슬퍼합니다.

단발머리 2014-03-25 10:54   좋아요 0 | URL
ㅋㅎㅎㅎㅎ Mephistopheles님~~~~ ㅋㅎㅎㅎㅎㅎ

다락방 2014-03-25 11:23   좋아요 0 | URL
재이슨 스태덤은 이 글을 보고 슬퍼하는대신 더욱더!! 강해져야 합니다. 전 강한 남자가 좋아요. ♡

Jason Statham 2014-03-25 16:27   좋아요 1 | 수정 | 삭제 | URL
What the.. I'll kill the fuck'n ridiculous bastard.

다락방 2014-03-25 16:35   좋아요 0 | URL
Sorry, Jason.
I think Jack is going to win you. Jack is stronger than you. Jack is the best.

Mephistopheles 2014-03-25 19:49   좋아요 0 | URL
jason statham
What the.. I'll kill the fuck'n ridiculous bastard.
(무엇을 ... 나는 fuck'n 어리석은 놈을 죽일거야.)

다락방
Sorry, Jason.
I think Jack is going to win you. Jack is stronger than you. Jack is the best.
(죄송합니다, 제이슨.
잭은 당신을 이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잭은 당신보다 강하다. 잭은 최고입니다.)


구글번역기가 대단한게....글을 쓰는 사람의 감정까지 번역을 해준다는 겁니다..
보세요 제이슨은 매우 흥분한 듯한 상태고 의외로 다락방님은 제이슨에게서 이미 마음을 접었다....라는 것이 저 번역에서도 여실히 드러나잖아요..

(뭐 이쯤되면 제이슨이 그 대머리 제이슨이 아니라 13일의 금요일 제이슨이라면 잭 리처와 붙어 볼만하겠군요)

버벌 2014-03-26 01:55   좋아요 0 | URL
아놔. 지금 뿜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03-26 08:31   좋아요 0 | URL
저는 13일의 금요일 제이슨이라도 잭 리처가 이길거라고 확신합니다!! ㅎㅎ

자작나무 2014-03-2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하나의 스토리를 구상중입니다. 한 명의 여자와 다섯 명의 남자가 등장하는.

다락방 2014-03-25 14:48   좋아요 0 | URL
요리하느라 바쁘셔서 그 스토리의 구성이 끝날 수는 있겠습니까? ㅎㅎ

버벌 2014-03-26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라. 정말 좋은가요? 오늘 새로운 책이 와서 당분간 자제해야하는데.. 우야노...

다락방 2014-03-26 08:32   좋아요 0 | URL
정말 좋습니다, 버벌님.
그러나 걱정하실 필요는 없는게 《추적자》도 《탈주자》도 둘다 품절이에요.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으니 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작나무 2014-03-2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이슨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상대는 지금까지 만난 자들 가운데 최강이었다. 방금전 가격당한 옆구리의 통증이 갈수록 심해지는 걸로 봐서는 늑골 몇대가 부러진 것 같았다. 하지만 늑골 몇대를 내준 대신 상대방의 우측 어깨를 탈골시킬 수 있었으므로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고 자조했다.
그들의 대결은 단지 한 여자 때문이었다. 그녀는 24시서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몇 년 동안 제이슨의 여자였다. 그녀는 제이슨에게 헌신적이었고 열정적이었다. 그런데 불과 몇일 만에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저 남자가 나타난 뒤로 그녀의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그녀는 제이슨과의 잠자리를 거부했다. 이유를 묻는 제이슨에게 그녀는 "잭 리처가 당신보다 강해" 라고 잘라 말했다. 그날 이후 제이슨은 잭 리처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그를 발견하자마자 야수와 같은 속도로 그를 덮쳤다. 제이슨의 날라차기를 정통으로 먹은 잭 리처는 제이슨에게 소리쳤다. "날 공격한 이유가 무엇인가?"
제이슨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대듯 대답했다. "락방!"
순간 잭 리처의 눈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그리고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사실 최근 몇일 사이 잭 리처는 이미 두 명의 남자로부터 방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지금 그의 러시아산 소총은 트래비스 맥기와 루 아처의 피와 뇌수로 뒤범벅된 상태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잭 리처는 지금까지 시리즈에서 만난 어떤 적들보다 강력한 상대방을 마주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락방과의 뜨거운 밤을 위해서라면 잭 리처는 기꺼이 혈투를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좋다, 덤벼라!"
그리고 두 남자의 주먹이 상대방을 향해 날아갔다. 사상최대의 결전이 시작된 것이다.

다락방 2014-03-26 12:0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점심시간이 가까워졌습니다. 점심 준비 하세요! 한껏 요리를 준비하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셔야죠!

(자작나무님, 저를 소재로 글을 쓰실 때는 조금 더 조심해주셨으면 합니다.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기분 나빠할까 웃을까 좀 고민되었어요.)

자작나무 2014-03-26 12:59   좋아요 0 | URL
앞으론 안쓸래요 절필!

다락방 2014-03-26 13:18   좋아요 0 | URL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잖아요.
 



파리(Paris)의 모든 여자들이 그와 연애해본 적이 있다는 말이 돌만큼 남자는 바람둥이로 소문이 나있다. 여자는 그런 남자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러지 않는게 좋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 남자와 데이트를 시작한다. 그와 연인이 되어서 달콤한 시간들을 보내고, 그 시간들을 다른 연인들처럼 웃고 울고 하며 채워가다가 이별을 겪게되고 그렇게 여자는 다른 남자와 연인이 된다. 그리고 3년의 시간이 흘러 뉴욕에서 파리로 돌아가는 비행기안에서 그들은-전 여친과 남친이었던- 재회하게 된다.


남자는 가만있어도 여자들이 달려들만큼 매력이 넘쳤고(물론 영화상에서) 여자도 그걸 알았기 때문에 그를 사랑했는데도 불안했다. 그가 그녀를 사랑한다고 해도 불안했다. 상대로부터 확신을 얻지 못하는 그 관계는 결국 집착을 부를 수밖에 없다. 집착과 사랑은 한끗차이라고 해도, 만약 나의 애정이나 사랑을, 관심과 존중을, 상대가 아니라 '나'에게 더 쏟았다면 집착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집착에 대해 나 역시 자유롭지 못한적도 있었지만,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잘 알고 있는 터라, 나는 내 모든 사랑을 상대에게 쏟는것만큼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속에서 여자는 남자에게 페이스북을 탈퇴하라고 종용하고 핸드폰 상의 여자들 번호를 죄다 지우라고 말한다. 물론 그녀를 이해한다. 이해한다고 해서 그녀의 행동이 옳았다는 것도 아니며 용서할 수 있다는 것도 아니다. 나는 혹여라도 내 연인이 내게 그런식의 구속을 해온다면, 거침없이 그를 버릴 것이다. 나라는 인간이 이세상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데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작게든 크게든 영향을 미치고 있고, 나라는 인간이 지금의 나로서 완성되기 위해서는 아주 다양한 관계가 여러갈래로 뻗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그 사랑이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건 사실이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페이스북을 탈퇴하고 이성의 전화번호를 다 삭제하길 요구하는 연인이라면, 그건, 그 순간부터 사랑이 아니다. 설사 상대가 그것을 사랑이라고 이천번쯤 외치며 주장한다고 해도, 나는 그런 사랑이라면 거부한다. 집착은 결국 파멸을 부른다.



자, 연인이 그런 구속을 해온다고 하면, 나는 이제 사회적으로 다른 이들과 연락을 취하는 것이 자유스럽지 않게 되고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는데 '연인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당연히. 일적으로도 사적으로도 어떻게든 이성을 만나고 연락하는 것은 필요할 수밖에 없고, 그런 사실을 알고나면 연인과 싸울게 두려워 하나씩 둘씩, 말하지 않는 것들이 생겨날 것이다. 내가 떳떳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내가 아무리 떳떳하다한들 이미 온 신경을 내가 만나는 다른 이성에 두고 있는 연인과는 애시당초 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심의 눈초리와 경계속에서 그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말하느니, 말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게 될 것이며, 그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나중에라도 내가 다른 이성을 만난 일이 연인의 귀에 들어가게되면, 너 왜 말하지 않았어, 무슨 관계야, 라는 윽박지름이 올것이고, 일적으로 만났어, 라는 대꾸는 씨도 먹히지 않을 것이며,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솔직하게 말을 했어야지, 라는 대응은 당연히 나올것이고, 니가 이럴까봐 말하기 싫었어, 가 될 것이다. 





'윤경'의 로맨스 소설인 『아다다의 사랑』에서는 집착이 강한 남자가 나온다. 그는 여자를 옭아매고, 그녀가 '자신만의' 사람이기를 원한다. 결국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것임을 나중에 깨달은 그는 결국 '세상과 그녀를 나누는 방법'을 배워가며 소설을 끝맺는다.









《러브 인 비지니스클래스》는 어쨌든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지고 왔다. 사랑은 제자리를 찾았고, 사랑이 아닌 것 역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여자는 예쁘고 남자는 뭔가 질퍽거리게 생겼고, 도대체 이 남자가 하는 일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여하튼 비지니스 클래스를 타고, 이래저래 그다지 재미있거나 좋은 영화는 아니었지만, 결국 '더 안좋은' 결말을 이끌어낼 수밖에 없는 집착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집착과 구속은 결국 그래, 말하지 않는 것들을 차곡차곡 쌓이게 하고 거짓말을 자꾸 더 크게 만든다. 우리는 '나의 연인'인 '그(그녀)'를 세상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그나저나 첫장면, 여자가 잠들어있다 깨는 장면에서, 잠들어 있는 여자가 얼마나 예쁘던지, 젠장, 예쁜 여자들은 잠자고 있을 때도 예쁘구나, 했다. 예쁜 여자들은 잘 때도 예쁜 옷을 입고 자네. 쩝..





《조 블랙의 사랑》은 남자와 여자 둘이 처음 만나 호감을 갖게 되고, 그래서 자꾸만 뒤를 돌아 상대의 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장면 때문에 다시 볼 생각을 하고 다시 보게 되었다. 십대에 이 영화를 보고 졸았던 게 생각났는데, 이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왜 졸았었나 싶다. 그런데 시간을 돌려 그 때 다시 보면 또 졸게 될지도 .. 여튼, 이 영화를 보고는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빌(안소니 홉킨스)은 자신을 데려가기 위해 온 저승자사 '조(브래드 피트)'와 며칠간 자신의 일상을 함께 하기로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이 아내를 어떻게 만났는지, 그리고 아내가 떠난 후 자신이 어떠했는지를 조에게 얘기하게 되는데, 그 장면에서 갑자기 '혼자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내가 사실은 잘 모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고, 언젠가는 내가 혼자 살고 혼자 늙어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막연함은 구체적인 모습이 되어 눈앞에 잘 그려지진 않는다. 그런데 어제 빌이 얘기를 하는순간, 빌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자신의 가정을 이루었고, 그 사람과 한동안 일상을 공유했는데, 그런 사람을 '먼저' 보내고나서 혼자 남게된 그 기분은 대체 어떤것일까, 그것은 '처음부터 혼자 살아온' 사람의 '혼자살기'와는 좀 다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거다. 내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선택한 사람, 그 사람과 함께 했지만 그 사람을 떠나보내고 남은 삶. 그건 대체 어떤 모습이고 어떤 기분인걸까. 바깥 날씨는 봄이라고 말하고, 나 역시 그 봄을 만끽하고 들어와서는 살랑살랑 봄바람이 내게도 불어온다고 생각하던 터였는데, 소중한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빌의 이야기가 아직 봄을 만끽하긴 이르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도 언젠가는 상실감에 고독함을 더해 쓸쓸한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게 될까. 


영화속에서 빌은 자신에게 살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에 매일 저녁 식구들에게 저녁 식사를 같이하자고 청한다. 식구들은 그렇게 하자며 매일 아버지의 집에 모여 저녁 식사를 같이 하게되는데, 내 삶이 며칠 남지 않았다면, 짧은 시간만이 허락된다면, 우리는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걸 택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문득 지난 금요일의 만남이 떠올랐다. 물론 누군가를 만나서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술을 마시고 하는 일련의 행동들은 그 만남 자체가 즐거워서 하게 되는 것일텐데, 금요일엔 특히 더 즐거웠다. 이야기하며 내내 웃고 '아 좋다'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던거다. 그 시간과 그 사람들이 그 순간 너무너무 좋아서, '아, 이렇게만 살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누군가와 둘이 남은 생을 함께 하기로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하지 않아도, 이렇게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사람들을 가끔 만나고 살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다. 만남 중에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 여운이 가시질 않아 토요일에 엄마랑 대화를 하다가 '아 어제 만남이 너무 좋았어. 행복했어' 라고 말했는데, 엄마는 '거기엔 니 애인도 없는데 뭐가 그리 행복하냐' 고 되물으셨다. 우리 엄마는 내 책을 두 번이나 읽었는데, 헛읽은 것 같다. -_-


금요일에 그랬던것처럼, 성별이 다르고 나이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 즐겁게 웃으며 이야기하면서, 그렇게 늙어갈 수 있을까? 어느정도까지 그게 가능할까? 내 나이가 예순이 되고 일흔이 되어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그 날 만난 사람들을 계속 만나며,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조 블랙의 사랑》에서 빌은, 아직 결혼하지 않은 자신의 둘째딸 '수잔'에게, 열정과 흥분을 가져다 줄 사람과 사랑에 기꺼이 빠져보라고 말한다. 번개치듯이 찾아올 그런 사랑을 위해 항상 마음을 열어두라고. 그리고 수잔은 그런 남자를 만났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라고 물었을 때 '차차 알게되겠죠' 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을. 언젠가 연인에게 '시간이 우리를 어딘가로 데려다 놓겠지' 라고 내가 말했던 것도 떠올랐다. 당신과 나의 관계는, 어떻게 하고자 마음먹고 그렇게 되는 게 아닐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리는 어딘가로 가고 있을 것이고, 그렇게 시간이 우리를 어딘가로 데려다 놓을지는 차차 알게 될 것이다. 물론, 그 전에 우리가 각자 자신만의 '번개치듯 찾아오게 될'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열정과 흥분, 그 모두를 가져올 사람. 그 사람과 내가 어디를 향해 어떻게 가게 될 것인지, 매일의 기대를 품고 살아간다면, 그 역시 늙어가는 데 흥미로움을 더할 것이다. 













일요일 낮에 산에 올랐다. 아, 나는 이렇게, 또 한 번의 봄을 맞이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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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4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25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dreamout 2014-03-24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로그, 트위터 하게 되면서.. 생각해 보니 꽃사진을 보는 일이 많아졌어요. 한창 사진에 빠졌을 때 조차 꽃을 주요 테마로 찍어 본적 없는 저로서는.. SNS 덕분에 꽃도 보며 살고 있구나... 싶어요. 봄이예요. 곧 반팔 반바지 입는 계절도 따라 오겠네요. ㅋ

다락방 2014-03-25 09:07   좋아요 0 | URL
드림아웃님 트위터 하세요? 전 드림아웃님이 트위터 하시는 줄은 몰랐네요. 하핫.
반팔 반바지 입는 계절을 즐겁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헬쓰장에 등록을 해야겠구나, 지금부터 준비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아- 너무 늦었는지도... Orz

무스탕 2014-03-24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을 읽었는데 전혀 생각 안남...ㅠ_ㅠ
근데 벌써 저렇게 꽃이 폈어요? 왜 제 근처엔 활찍 핀 꽃이 없을까요?
오늘 점심먹고 산책하는데 민들레 세 송이 핀건 봤네요.

다락방 2014-03-25 09:08   좋아요 0 | URL
여자는 영화배우이고 남자는 재벌이라는 뻔한 배경인데요, 집착이 심한 남주가 끝에 여주랑 잠시 떨어져 있기로 해요. 세상과 그녀를 나누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요. 오픈엔딩이라 해야할까요.

일자산 정상에만 저렇게 피었어요. 낮은 곳은 안피었고, 저기도 그나마 활짝 핀 꽃은 거의 없고 꽃봉오리만 있어요. 좋아요. 저것들이 다 필 생각을 하면. 헤헷

자작나무 2014-03-25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만나지 않아도, 혼자 있을 때 행복한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고
어디서 들었지만...

일자산은 역시 좋네요.

다락방 2014-03-25 09:09   좋아요 0 | URL
누군가 내 옆에 있다가 없어서 혼자인 것과
원래부터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혼자인 것은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혼자인 게 편한것과는 별도로 말이지요.

꽃 보고 기분이 좋아져서 어디로 놀러갈까, 놀러가고 싶다, 생각했는데 그냥 매주 일자산을 갈까봐요. ㅎㅎㅎㅎㅎ

버벌 2014-03-26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지금 알았는데. 조 블랙의 사랑을 안 봤네요... 나 안 본게 많구나....

다락방 2014-03-26 08:19   좋아요 0 | URL
ㅎㅎ 어릴때보다는 지금 보는게 더 나을겁니다. 최소한 저한테는 그랬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