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시를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때면 어김없이 서점을 찾아가서는 아무 시집이나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계산하고 집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읽곤 했다. 그러나 시를 잘 읽을줄 모르는 나는, 그렇게 산 시집들이 마음에 들었던 적이 별로 없다. 시집보다는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걸 보면, 나는 직접적으로 말해줘야 알아채는 사람인가...싶다. 시를 못 읽는다고 알라딘에서 한 이천번쯤 얘기한 것 같은데, 어쨌든 마음에 드는 시집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어서, 내 방 책장에서 시집에 꽂힌 칸은 딱 한 칸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가장 작은 칸이다. 올해 봄이었나, 친구들을 만나기로 하고 서점에 가서 시집 세 권을 샀었다. 친구들에게 주기 위해 내가 좋았던 시집 두 권과 내가 읽을 시집 한 권. 순전히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골라들었고, 또 이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팔지도 않고 내 방 책장에 꽂아둔 시집.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아.. 제목이 너무 좋지 않은가! 이 시집은 진짜 제목만으로 책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시집들에 비하면 너무나 후한 대우다. 요즘 가을이라 그런지 너무 시가 읽고 싶었고, 그래서 어떤 시집을 사야하나, 서점에 가야겠구나, 생각하다가, 이 좋은 제목을 갖고 있는 시집을 다시 펼쳐보자, 하는데 생각이 미쳐서 오늘 출근길에 꺼내왔다. 기존에 한 번 훑어봤던 시집이라 몇 군데가 접혀 있었다. 




검은 구름은 모두가 검은 구름이다



일월에, 한 번도 마음먹지 않았던 어떤 대륙으로 떠날 것 이라고

당신은 말한다 그곳에서 당신 머리 위로 한 뼘씩은 떨어진 키를 가진 사람들이 아무런 무기라도 허리춤에 차고 다닐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떤 극지방으로부터

사십 도만큼 추워져서 나타났던 것처럼

당신은 다시 어떤 간극을 짊어지고 떠나는 거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우리의 온도와 시간은 그런 것이라고



나무 무늬를 가진 시멘트 벤치에

당신은 조용히 앉아본다

당신은 언제나 그런 틈에서 말하고 있다

그렇듯이

당신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나의 시간들을 이리저리 공글려본다

그건 침묵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저물녘 사람들의 발검음 속도를 찬찬히 바라보며

엊저녁 잃어버린 시집을 되읊으며

도무지 안 되겠다는 듯이 커피를 마시는 것

이외의 아무것도



그렇듯이

당신은 떠난다고 말한다

연무로 뒤덮인 당신의 시야에도 이젠 무거워진 물방울들이

하나씩 지상으로 와 닿는지

오토바이를 타고 커다란 대륙을 떠돌거나

아르헨티나로 가서 춤추는 택시 기사가 되기를 원한다

아주 느리고 풍족할 것이라고 당신은

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다



이윽고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다

파도가 멈추지 않기 때문이라고

아마도 그렇다고




.........일월에, 한 번도 마음먹지 않았던 어떤 대륙으로 떠날 것 이라고, 만 읽고 왜 이 부분을 접어뒀는지는 알겠는데, 다 읽고나니, 1행 말고는 이 부분을 접을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드네..... 과연, 제목만으로 이 시집을 책장에 두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일까?


저 근사한 제목을 갖고 있는 시를 찾아 읽어보았다.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오늘 밤


1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오늘 밤

당신은 말한다 조용한 눈을 늘어뜨리며


당신은 가느다랗고 당신은 비틀려 있다


그럴 수 없다고, 나는 말한다 나도 어쩔 수가 없다고


가만히, 당신은 서 있다 딱딱한 주머니 속으로

찬 손을 깊숙이 묻어둔 채 한동안 오래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 것이다

행인들에게 자꾸만 치일 것이고

아마도 누구일지 모르는 한 사람이 되돌아오고

따뜻한 커피를 건넸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겨울이 갔던가



2

오늘은 고통과 죽음에 대한 장을 읽고 있다

이 책을 기억하는지

연필로 한 낙서를 지우지 못하고 도서관에 반납한 내게

겨울에, 당신은 묻는다 아무래도

이 책의 삼십칠 페이지에 있는 글씨가 내 글씨 같다고

안녕? 페이지 숫자가 마음에 든다



3

편도를 타고 가서 돌아오지 말자.

옆 에티블에서 젊은이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말들 끝에 찻잔을 비우고 헤어진다

희미한 그림자들로 어떻게 

대낮의 거리 한복판을 버티어낼까 망설이며

길 끝으로 사라져가고 있을 것이다



4

어느 거리에선가,

당신은 누구일지 모를 한 사람을 만날 것이다

가느다랗고, 비틀리는 누군가를

그리곤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오늘 밤





나는 언제고, 우리 집에 와서 잘래요?, 를 말해보고 싶은데, 시에서 말하는 뉘앙스와 내가 생각하는 뉘앙스는 다른 것 같다. 시집의 제목이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낭만적인 것도, 은밀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최근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 라고 생각했다가, 바로 다음 날, 있는 것만으로 감사한 일일까? 하고 의심하게 됐던 일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러니까, 이 시집을 제목만으로 책장에 두어야 할까. 

그렇지만, 이 시에서 가장 좋았던, 이런 부분들이 있어서..




마르고 파란



아무튼 간에 너의 목소리가 나직나직하게 귀에 걸려 있다

우동 먹다 말았어


자동차도 고치고 담배도 피우고 그러던

마르고 파란 셔츠를 입은 사람이라니,

이런 묘사는 너무 외로워


*


처음엔 모든 게 크고 멋진 일이지만

나중엔 그런 것들도 그저 무심하게 흘러가는 거라고

쓸쓸히 말하던 사람도 있었지

그러니, 부디 잘 살아달라고 당부하던

마르고 파란 셔츠 입은 사람을 묘사하는 너에게

그 말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어

헤어진 애인처럼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


*


우리 사이에 남겨진 말들이 지나치게 문학적이라고 생각해

쓰지 않는 그것들을 살아가는 것으로 대신할 줄 아는 너를,


*


너를 

당장에 찾아가려 했어

그렇지만 잠깐 멈춰서

조금 마음을 가다듬고

달려가고 있다, 너에게


자동차도 고치고

담배도 피우고 그러던

마르고 파란 셔츠를 입은 사람을 알고 있는

어떤 당신들에게





그러니까 저기, 너를/당장에 찾아가려 했어/그렇지만 잠깐 멈춰서/조금 마음을 가다듬고/달려가고 있다, 너에게, 라는 부분이 참 좋지 않나. 누군가를 향해 간다는 것, 너무 근사하잖아. 나는 나에게로 뛰어오는 모든 남자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가졌었지만, 뛴다는 건, 늦었다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갑자기, 지금 이 순간, 들었다. 아주 오래전에, 나에게 줄 책을 서점에서 고르다가 늦어져버린 남자, 그 남자가 내게 뛰어오던 생각이 나서, 잠깐, 가슴이 따끔, 하고 찔리는 것 같았지만, 자, 다시 툴툴 털고 이 아침을 맞이하자. 나는 기억력이 나쁘고 머리도 나쁜데, 왜 어떤 기억들은 이다지도 선명할까. 이렇게 다시 그 때가 된듯이 눈앞에 또렷하게 보여질까. 그리고 그게 보여지면, 왜 나는 어김없이 그때의 내가 될까.



아니야,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오늘 아침 출근길. 집 앞에서 무단횡단을 했다. 건너편의 버스를 타야 했는데, 횡단보도까진 너무 멀어서... 나는 곧잘 여기서 무단횡단을 하곤 했는데,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남자경찰이 내게로 다가와서는, 선생님 무단횡단한거 본인이 인정하시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라고 했다. 지금 집중단속 기간이라며, 경찰이 앞에 있는데 그렇게 무단횡단 하시면 어떡해요, 한다. 아니, 경찰 못봤는데? 당신 숨어 있다가 툭 튀어 나온거 아니냐고 묻고 싶었지만,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로 그가 요구하는대로 그 앞에 서서 묻는 말에 대답을 하고 있었다. 딱지를 끊게 되다니, 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긴데, 결국 내가 타고자 했던 버스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나는 조그맣게, '저 버스 타려던건데...'라고 나를 내버려두고 출발하는 버스를 안타깝게 바라보았지만, 남자 경찰은 얄짤없이, 아무리 급해도 무단횡단 하시면 안되죠, 하는거다.


남자 경찰은 나보다 한 십년은 젊어보였고 아주 키가 컸고 잘생겼다. 나는 그 짧은 순간에, 아주 오래전에 본 프로그램 <사랑학개론>을 떠올렸다. 시청자들의 사연으로 재구성해 콩트를 만든 프로그램이었는데, 신동엽과 이영자가 남녀주인공으로 나왔었을 거다. 그 프로그램이었는지는 정확하진 않지만, 어쨌든 극속에서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과 똑같은 일이 벌어졌었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연락처를 주는 상황. 그 후에 경찰은 그 연락처로 여자에게 연락을 해서는, 그 때 딱지뗐던 경찰인데 혹시 괜찮으시면 한 번 만나지 않겠냐.....뭐 이렇게 돼가지고 그 경찰과 연애하고 결혼했다.......는 사연이었다. 갑자기 이게 똭- 생각나면서, 아아, 이 경찰이 결국 내게 연락하고 접근하는 건 아닌가................하는 미친 생각이 떠오른거다. 아아, 나는 이렇게 경찰과의 연애를 시작하는걸까........ 경찰은...... 내가 선호하는 직업은 아니지만.....나는 연애상대의 직업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으니까, 자기 밥벌이만 하면되지......같은 생각을 그 짧은 순간에 다 하고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남자 경찰은 신분증을 달라고 요구했고, 나는 지갑을 꺼내 신분증을 주면서, 아아, 미친 생각이었다, 라고 생각했다. 신분증을 보는 순간 내 나이를 알테고, 아아, 자기가 접근할 수 없는 나이차라고 생각했을 거야...........내가...........나이가 너무 많지? 당연히 결혼했다고 생각하겠지? 아무리 예뻐도 안된다고 자기 허벅지를 찌르겠지? 입에다 주먹을 넣고 꺼이꺼이 울겠지? 미안............조금 더 일찍 태어나지 그랬니.................... 


전화번호까지 물어봐서 아름답게 알려줬다. 외우지마..................당신은 너무 어려요................................lol






4-5만원정도 하지 않을까, 하고 떨고 있었는데 2만원이다. 휴..그나마 다행이다. 남자 경찰은 내게 '앞으로 무단횡단 하지 마세요' 라고 말했고, 나는 알겠다고 말하고 버스정류장에 갔다. 내가 무단횡단 한 곳은 사실 사람들이 주로 무단횡단 하는 곳인데(유혹이 엄청 강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내 뒤로 다른 남자가 또 걸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경찰은 그쪽으로 가서 '선생님 무단횡단 하셨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아저씨는 봐달라고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난......봐달라고 안했어. 쿨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그래서 돈이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내게 일어난 일이 너무 웃겨서 자꾸 웃음이 났다. 아빠한테도, 친구들한테도, 동생들한테도 이 사실을 다 말했는데, 아빠는 쪼르르 엄마에게 이르셨고.... 그 이른 아침에 엄마로부터 톡이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도 별 수 없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나저나 울엄마는 나를 이렇게 알고 있구나. 불의를 못보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웬걸, 친구로부터도 톡이 왔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나 이런 이미지였나..바른생활 이미지...................음...나는 드세고 강하고 지랄맞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은데.................바른생활 이미지인가........................이미지란 무엇인가...이매지의 친구인가..............



당분간 무단횡단은 하지 말아야겠다...



그나저나 내가 술약속도 안잡을 정도로 이번달에 경제상황이 안좋은데, 이런 딱지라니........ 하아- 오늘 아침 커피 사마시고 싶었는데, 그래서 텀블러도 가져왔는데, 하아- 앞으로 일주일간 커피를 사마시지 말아야 똔똔 되겠구나, 생각하다가, 아 몰라, 그냥 마셔마셔, 하고는 까페에 들어가 아메리카노 한 잔을 샀다. 마셔, 마시자!



좀전에는 친구로부터 기프티콘이 왔다. 메세지를 열어보니 돈 없으면 집에 가서 치킨이나 먹으라며 치킨 기프티콘을 보내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은 친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범칙금 으로 먹는다고 생각하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센스쟁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2만원 송금해야지.......안녕, 2만원. 안녕, 젊은 남자 경찰.....우린 다음 생에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때 내가 당신에게 말할지도 모르죠.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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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부인 2016-10-1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집에서 좀 자게 둘 수 없나요? 자려고 했는데 이건 너무 재밌잖아욧.ㅜ ㅜ

다락방 2016-10-12 13:53   좋아요 0 | URL
지금쯤 한창 주무시고 계시려나요. 제가 거의 아침에 페이퍼를 쓰니까 언제나 달걀부인님께 굿나잇 인사만 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스윗 드림~ ㅎㅎ

yureka01 2016-10-1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커 장사 길목이었군요..ㄷㄷㄷㄷ

다락방 2016-10-12 13:53   좋아요 1 | URL
집중단속기간이라는데 숨어있었던 것 같아요 ㅠㅠ

감은빛 2016-10-12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록 금액이 적어 다행이지만, 그래도 많이 기분 나쁘셨겠어요.
요즘이 집중단속 기간이군요.
저렇게 사람들이 많이 무단횡단을 하는 곳이라면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나요?
저는 일정 구간을 시범적으로 횡단보도를 아주 길게 만들어서
보행자 신호를 아주 길게 줘서 차량 사이로 사람들이 길을 건너는 상상을 가끔 합니다.
물론 현실화하기 어려운 면이 반드시 있겠지만요.

저도 오늘 아침 작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면서 무단횡단 했어요.
거기도 진짜 많은 사람들이 무단횡단 하는 곳이예요.
우유 판매하는 아줌마도 카트를 밀며 함께 무단횡단 했죠.
도로가 너무 차량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다른 상상력을 펼칠 여지가 없지만,
자동차 중심의 생활을 조금 의심하기 시작하면 얼마든지 대안이 가능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16-10-12 13:54   좋아요 0 | URL
오전에 2만원 송금했어요. 송금하기전에 좀 아까웠지만 ㅠㅠ 그래도... 어차피 낼거라면 빨리 내자 싶어서 냈어요. 휴.. 앞으로 무단횡단 하지 말아야지.. 생각하는데, 오늘 거기 서있다가 잡았으니 내일은 안 서있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생각도 들고 말입니다. 흐음...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야겠어요. ㅎㅎ

단발머리 2016-10-1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주위에는 왜 이렇게 좋은 사람도 많고, 재미있는 일도 많고, 그리고 잘생긴 남자도 많은 건가요? ㅋㅋㅋ
일단 오늘까지는 기다려보기로 하죠, 연락이요.
키크고 잘생긴 남자 경찰....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6-10-12 13:56   좋아요 1 | URL
다른건 다 맞는데 잘생긴 남자가 많다는 건 단발머리님의 크나큰 오해입니다!!!!!!!!!!!! (느낌표 백 개)
제 주변에 잘생긴 남자 1도 없고요, 여태 연애한 남자들도 죄다 잘생긴것과는 거리가 정말, 정말 멀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아침 경찰은 드물게 보는 키크고 잘생긴 청년이었던 겁니다. 이걸 확실히 해두고 싶습니다. (단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10-12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에 홀려서.....

손을 번쩍 들고 `네`라고 말하고 싶어서.....

다락방님 집에서 자면, 동생 분하고 같이 자야 하는 거죠??


신촌 역 앞 서점이 있던 시절, 제가 미스코리아 출신 여자친구를 만났더랬죠.

홍익 서점이었던가요? 그 앞에서 여자친구가 무단횡단하다 경찰한테 걸렸던 적이 있었답니다.

아니, 어디 숨어 있었던건지. 이럴때만 어찌나 신출귀몰하신지들.

그 사건을 계기로 결국 인연이 깨지고 말았네요.

이래서 제가 짭새들만 보면 불끈하는지도. ㅋ



다락방 2016-10-12 13:57   좋아요 0 | URL
미스코리아 여자친구라니 ㅎㅎㅎ 어쩐지 소설의 소재같아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 한 번 써보시는 건 어떠세요? 김연수도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썼으니(응?), 시이소오님도 [미스코리아 여자친구] 로 써보세요!!!

시이소오 2016-10-12 14:17   좋아요 0 | URL
그게 상을 받은게 아니라 참가만 한거라. ㅋ그래도 공중파 아침리포터를 했었죠. 같이 다니면 남자들 죄다 눈돌아가고. 대학생 신분으로 도무지 사귈수 없는 여자였습니다.

소설은 락방님이 아니 에르노처럼 써주세요. ^^



비공개 2016-10-1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왠지 소설을 한편 읽은 기분이예요.
범칙금때문에 커피드실 때 망설이신 건 맘이 아프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이 아침 이렇게 유쾌한 글을 읽게 되어 감사하네요. ^^
액땜하셨으니 앞으로 대대손손(?) 좋은 일만 있으실거예요~~

다락방 2016-10-12 13:58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앞으로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네요, 진짜. ㅎㅎ
아침 일도 딱히 나쁜 일은 아니었어요. 좀 웃겼어요. 커피는.. 아마 내일도 사마시게 되겠죠. 이래서 저는 늘 궁핍한 생활을 하게 되고.....Orz

치니 2016-10-12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어머니, ㅋㅋㅋㅋㅋㅋ 너도 별 수 없군에서 완전 빵 터졌네요.

다락방 2016-10-12 13:58   좋아요 0 | URL
저도 저거 보고 완전 빵터졌어요. 너도 별 수 없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16-10-12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자경찰이 끊어준 범칙금이 이렇게 가슴 설레는 무언의 증표같은 쪽지였다니???
2만원을 기쁘게 내어줄 수 있는 능력!!! 빵 터졌지만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 정말 본받고 싶어요^^
그리고 어머님의 다정한 멘트!!
친구의 쎈쓰~~^^
정말 다락방님의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참 많아요 많이 많이 부러워요^^

다락방 2016-10-12 14:00   좋아요 0 | URL
책나무님, 내일 전화오면 어떡하죠? 한 번 만나고 싶습니다! 이러면서 남자 경찰한테 전화오면....저는 일단 만나기는 만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만나서 잘 타일러 볼게요. 누나는 나이가 많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준 기프티콘으로 치킨 먹을 생각에 설레어요. 이런 게 행복인가 봅니다... ㅎㅎㅎㅎㅎ

자몽 2016-10-12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운전하다 동네에서 신호 위반으로 자주 걸하는지라..남일 같지 않네요.
처음 몇번은 딱지 끊길때 소심하게 끊어주는대로 있었는데 지금은 경찰에게 왜 숨어있냐고 따지기도하고 싼거로 끊어달라고 버티며 운전면허증 안주다가 경찰서에 끌려갈뻔 한적도 있어요~아주 진상 아줌마가 따로 없죠?ㅋㅋ 구청 홈페이지에 억울하다고 글도 올려요~
이런 저도 잘생긴 교통 경찰을 만나면 고분고분해질 수 있을까요??

다락방 2016-10-12 14:01   좋아요 0 | URL
저희 엄마도 무단횡단으로 한 번 걸렸는데 싹싹 빌어서 딱지 안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못빌겠더라고요. 돈 내고 말지, 하는 생각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처음이라 그런걸까요. 저도 반복되면 빌게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커피값이 걱정이네요. ㅠㅠ

AgalmA 2016-10-12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라면먹고 갈래요? 등 다양한 어휘를 계발하게 된 것이었다 뭐 그런ㅎㅎ....
다락방님은 딱지 끊고 갈래요? 표현이 하나 더 생기신 듯? 아, 너무 무식하고 야한 표현 같기도;;; 이해 바랍니다. 어른끼리. 아니, 이런 꼰대같은 말버릇 어디서 배워가지고!

다락방 2016-10-12 16:35   좋아요 2 | URL
딱지 끊고 갈래요? 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쩐지 야하게 느껴지는 건 왜때문일까요. 그런데 저 야한 거 좋아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무릇 성인여성이라면 야한 걸 좋아하는 법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이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착해.....침착하자.
침착할게요...

에이바 2016-10-13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이 새벽에 읽네요. 저 시 너무 좋아요.

오늘은 고통과 죽음에 대한 장을 읽고 있다
이 책을 기억하는지
연필로 한 낙서를 지우지 못하고 도서관에 반납한 내게
겨울에, 당신은 묻는다 아무래도
이 책의 삼십칠 페이지에 있는 글씨가 내 글씨 같다고
안녕? 페이지 숫자가 마음에 든다

다락방 2016-10-13 12:08   좋아요 0 | URL
오, 에이바님이 좋아하셔서 저는 무척 기쁩니다. 보람을 느낍니다. 이런 것은 올리브 키터리지 에서 올리브가 말했던 `작은 기쁨` 인가 봅니다. 히히히히히

에이바 2016-10-13 13:2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글을 읽고서 시집을 장바구니에 넣고 시인 이름을 기억해뒀거든요. 방금 네이버 블로그에서 독자 사연을 보고 시인이 쓴 시를 봤어요. 신기해요. 다락방님께도 알려드리려고 웹주소를 가져왔어요.

http://m.blog.naver.com/minumworld/220833574899

다락방 2016-10-13 17:15   좋아요 0 | URL
에이바님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니, 시집에서 읽었던 어떤 시보다 더 좋은 시가 거기에 있네요. 특히 마지막 연이 아주 좋아요. 무척 좋아요.


젖은 땅에 선 당신의 얼굴
그해 여름이었어요
좋았다고 이야기하게 될,

2016-10-13 0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10-13 12:09   좋아요 0 | URL
오, 우리 집에서 자고가도 좋네요. 좋다... 멋져요 ♡

저도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아서 이렇게도 상상해보고 저렇게도 상상해보고 한 번 상상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를 연결시키고 막 그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과학상상화 이런 거는 못그렸는데 연애 이야기는 이천개도 넘게 상상할 수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16-10-14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어쩜 이렇게 글을 재밌게 잘 쓰시나요ㅎ 전 흉내도 못내겠습니다ㅎ 다락방님 바른생활이미지셨군요ㅎㅎ

다락방 2016-10-17 10:55   좋아요 1 | URL
글을 재미있게 잘 쓸 수 있는 건 제가 재미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님이 다른 사람 흉내를 왜 냅니까. 고양이라디오님은 고양이라디오님 이신데요. 우리 각자의 매력과 특성을 살려서 오래오래 사이좋게 글친구로 지내요. 히힛.

고양이라디오 2016-10-14 18:35   좋아요 0 | URL
예전에는 (대학시절까지) 저도 꽤 나름대로 재미있는 사람이었고 재미있는 일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너무 책만 읽어서 그런지 진지충이 되버린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지루한 사람이 되어버렸어요ㅠㅋ

다락방님의 글들을 읽고 `나도 근래에 재미있었던 일을 글로 써보자.` 라고 생각했는데, 쓸게 없더군요ㅠ,ㅠ 다음에 재미있는 일 생기면 글로 써봐야겠습니다^^

오래오래 사이좋은 글친구로 지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