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꿈에서 나는 아주아주 작은 기업의 사장이었다. 사장도 직원도 오로지 나 하나뿐인. 그런데 이제 조금씩 이익을 내고 있고 그래서 다른 직원을 뽑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남자에게로 갔다. 우리는 아주 작은 방에 함께 있었다. 나는 그 남자에게 나와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근무 조건은 아직 열악하고 내가 줄 수 있는 연봉은 고작 이천만원을 조금 넘길뿐이지만 나와 함께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그런데 그가 고민해볼 겨를도 없이, 그 작은 방의 문을 노크도 없이 벌컥 열고 낯선 남자가 들어왔다. 낯선 남자는 꽤 위엄이 있어 보였고, 입고 있는 옷에서는 그의 권위가 드러나고 있었다. 차림새로 보아 그는 가진게 정말 많아 보였다. 그는 나는 거들떠 보지도 않은채로 그 남자에게 다가가 자신과 함께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니가 유능하다는 걸 소문으로 들어 알고 있다고. 하! 나는 참으로 기가 막혔다. 뭐지, 이건. 어디서 이런 개뼉다구 같은게 갑자기 들이닥친거야? 그는 그에게 제안했다. 근무 시간은 그 남자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줄 수 있다고 했고 억대 연봉을 제안했다. 뭐라고? 억대연봉? 그리고 그는 그남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삶을 주겠네. 

하아- 이건 이길 수 없잖아. 억대연봉 이라니.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삶이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가 나와 함께 일하기를 원치는 않겠지. 나는 당연히 포기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은근히 기대했다. 어쩌면, 억대 연봉보다는 나와 함께 일하는 것에 더 관심을 보일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 사이에는 신뢰라는게 있잖아? 그러나 그 남자는 천명중에 구백구십구명이 선택할만한 걸 선택했다. 억대연봉,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삶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남자는 뭔가 가진게 많아 보이는 낯선 남자를 따라 그 작은 방에서 나갔고, 방문은 닫혔고, 나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의 상실, 좌절, 절망, 비참함 기타등등의 지저분하고 너저분한 감정을 추스리기 위해서 혼자 되뇌었다.  

나라도 그랬을 거야, 나라도. 억대 연봉을 선택할 수 밖에 없지. 세상에 어느 누가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삶을 마다하겠어. 그건 거절하는게 이상한거지. 거절하는게 또라이라고. 천명중에 구백구십구명은 그 선택을 할거야. 당연한거야. 이건 내가 못나서가 아니야. 다만, 나는 너무 가진게 많은 사람과는 상대가 되지 않을 뿐이지. 난 그 낯선남자보다 돈을 더 주지도 못하고 더 좋은 근무환경을 제공하지도 못해. 심지어 명예도 권력도 줄 수가 없지. 내가 줄 수 있는것 그저 나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 뿐인데, 그건 전혀 메리트가 없잖아. 어느 누가 그런 미친선택을 하겠어. 그는 당연한 선택을 했어.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한거야.  

그리고 알람이 울렸다. 늘 생각해왔지만, 세상의 모든 알람은 제 때에 울리는 법을 모른다. 

낯선 남자가 그 방으로 들어오기 전에, 혹은 그 제안을 하기 전에, 혹은 낯선 남자의 말을 듣고 따라 나가기 전에, 혹은 방문이 닫히기 전에 울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스투피드 알람. 그래, 책임은 모두 알람에게 돌리자. 알람, 너 때문이야. 너가 모든걸 망쳤어. 니가 제때에 울지 않았기 때문이야. 

 

매 장마다, 다음장을 넘기면 울어버리겠지 싶었던 책을 읽었다. 물론, 그러나 한번도 울지는 않았다. 이 책에서도 복권 얘기가 나왔다. 이렇게. 

조지 오빠가 내 이름을 부를때마다 얼마나 기분이 들뜨는지. 마치 복권 추첨에서 내 번호가 호명 되는 기분이었다. (p.55)


 

 

 

 

 

 

 

 

이 책에서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 로즈, 그 아이는 자신의 오빠 친구인 조지를 좋아한다. 조지 오빠. 조지 오빠는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한사람이다.  너무나 특별하고 너무나 간절히 원하는 사람. 그러나 너무 특별하기 때문에 차마 더 가지고 싶다고 말을 할 수는 없는. 남들에게 보이고 싶고 자랑하고 싶고, 그러나 그것이 바라는 것의 전부일 수 밖에 없는. 내가 만약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혹은 마법사라면, 로즈 앞으로 나있는 모든길을 건널목으로 만들어줬을 거다. 기꺼이 그렇게 했을거야. 

엄마 말에 따르면 나는 그때까지도 건널목에서 꼭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건넜다고 했다. (중략)오크우드 애비뉴에서 모퉁이를 돌면서 나는 충동적으로 조지 오빠의 손을 잡아 버렸다. 곧바로, 내 손을 꽉 잡는, 손가락들. 태양. 진분홍 무더기를 이루며 창문 위로 드리워진 더욱 탐스러운 부겐빌레아 넝쿨. 그의 따뜻한 손바닥. 인도에 웅크리고 앉은 오렌지색 줄무늬고양이. 낡은 검은색 티셔츠 차림으로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들. 활짝 열리는, 도시.
우리는 인도에 도착했고, 손을 놓았다. 얼마나 바랐던가, 바로 그때, 온 세상이 건널목이기를.
(p.88) 


온 세상이 건널목이기를
온 세상이 건널목이기를
 

아, 젠장. 시간은 자꾸 흐르고 로즈는 자신이 느끼는 것을 말하지 않는 법을 배운다. 자신이 견딜 수 있는 것과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깨달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고, 조지 오빠는 로즈와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또 조지 오빠의 삶을 살고 있다. 이 둘은 로즈의 오빠 '조지프'와 연결되는데, 조지프 때문에 만난 어느 오후, 둘 다 슬픔에 잠겨 있던 그 날 오후, 그들은 그 둘만으로 주변의 공기를 바꾼다. 공기가, 바뀐다.  

그리고 그는, 더 가까이로도 더 멀리로도 움직이지 않았다. 나 역시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마치 가벼운 바람이 창문으로 들어와 꼭 필요한 거리만큼만 우리를 떠민 것 같았다. 그러자 팔꿈치들이, 어깨들이 닿았고, 그의 팔이 나를 감쌌으며, 내 이마가 그의 볼에 닿았다. 겁에 질린 십대였던 나. 그리고 우리는 키스했다. 걱정 혹은 동정이 섞인 고약한 키스. 그러나 조지 오빠였기 때문에, 내 기억이 허락하는 때부터 원해왔던 조지 오빠와의 키스였기 때문에, 아름다웠다. 너무 부드러운, 그저 입술과 입술을 맞댄 가벼운 입맞춤. 그의 입술은 햇살과 열중, 그리고 일렁이는 어른스러움의 맛이 났다. (p.292)


아. 햇살과 열중, 일렁이는 어른스러움. 


우리가 함께 방을 바꿔놓은 것 같았다. 무無를 담고 있던 이 방은 이제 서로를 오래도록 알아온 둘을 담고 있었다. 그것은 위로였고 초대였다. 그리고 이 모두에는 지독한 달콤함이 묻어 있었다. 깨어나는 내 얼굴의 감각 안에, 그의 손가락들 안에, 어깨와 얼굴과 등을 쓰다듬고 붙잡는 손길 안에, 그리고 이미 멀리로 뻗어가기 시작한 그 길들 안에.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올라왔다. (p.292) 


이미 멀리로 뻗어가기 시작한 그 길들. 


나는 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고 그는 나를 꽉 껴안았으며, 그것을 기점으로 우리는 샛길로 내달렸다. 우리를 더 아래로 끌어당기는 중력. 그러나 그때 둘다 멈추기 시작했고, 모든것을 늦추었다. 서로 얼굴을 떼었다. 천천히, 더 천천히 입을 맞췄다. 멈춤. 마무리. 마침표. 나는 그의 팔을 꽉 붙잡았다. 이 순간을 잊지 마, 속으로 말했다. (pp.292-293)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울지 않을 수 있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 감정들을 어떻게 내가 다 견뎌냈을까. 그것도 내 인생의 이 시점에서. 조지 오빠의 약혼 소식을 듣고, 청첩장을 받는데, 내가 대체 어떻게 울지 않고 이 책을 읽었을까? 기적이구나. 기적은 그러나 늘 내가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일어나는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였다. 『호밀밭의 파수꾼』(이건 좋아서),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이건 웃겨서) 다음으로 많이 붙인것 같다. 세어보지 않았으니 뭐, 사실이 아닐수도 있지만. 

 

 

 

엊그제 백화점에 가서 목걸이를 샀다. 매장 직원은 나를 보더니 저희 제품 매니아신가 봐요, 적립카드는 만드셨어요? 라고 묻는다. 아니오, 저 여기서 산거 엄청 많은데. 그러자 직원은 이번해부터 생긴거라며 적립해주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난번에 산것도 적립해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묻는다. 반지는 언제 사신거에요? 아 기억이 잘... 이라고 나는 얼버무렸지만, 사실은 너무나 또렷이 기억난다. 작년 크리스마스 였으니까. 올해 사신거죠? 라고 묻는데 나는 네, 아마도 그럴거에요, 라고 답했다. 무슨 소리. 나는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요즘엔 장미꽃이 아주 예쁘다. 아파트 단지에 피어있는 장미꽃을 볼때마다 나는 장미가 원래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었나 싶을정도로 감탄한다. 특히나 밤에 피어있는 장미는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하는 것 같다. 멈추어서서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는데, 밤의 장미는 내가 눈으로 보는것 처럼 예쁘게 찍히질 않는다. 장미가 괜히 장미가 아니구나.  

나는 다음생에는 장미꽃으로 태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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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심장과 공기 그리고 자전거
    from 마지막 키스 2012-08-27 13:56 
    나는 어린 여자아이가 자기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자전거를 빼앗기는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손으로 챙을 만들어 눈을 반쯤 가려 두었는데 벤자민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서, 고개를 살짝 갸웃하더니, 앞을 보고소 얘기를 했는데, 이런 말을 했다. 모나 그레이, 당신을 보면, 내 심장이 왠지 모르게 부풀어요. 연쇄살인범은 흰색 밧줄로 여자를 결박했다. 나는 굉장히 큰 목소리로, 뭐라고요? 라고 말했는데, 내 목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우리 자리에서 세
 
 
여강여호 2011-06-14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리뷰가 책보다 더 멋지지 않을까 싶네요.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다락방 2011-06-14 11:57   좋아요 0 | URL
앗, 하핫.
고맙습니다, 여강여호님.
점심 맛있게 드세요.
:)

얼룩말 2011-06-14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길가 곳곳에 피어 있는 장미를 볼 때마다 순간 순간 감탄하면서 살아요
다른 꽃들,식물들도 다 예쁘지만, 장미를 보는 순간 '아, 니가 지존이구나, 역시 장미가 젤 예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다락방 2011-06-14 11:57   좋아요 0 | URL
얼룩말님, 제가 하고 싶은 말이 그거였어요! 아, 니가 지존이구나, 사람들이 다 장미,장미 하는 이유가 있구나, 하는거요. 전 그간 장미는 아름답다고 너무 알려져서 어쩐지 그냥 미운털이 박혔었는데요, 아니더라구요. 사람들 모두가 예쁘다고 말하는건, 그게 정말 예쁘기 때문이구나 라는걸 새삼 깨달았어요. 정말 장미가 예뻐요, 얼룩말님. 흑흑. 장미가 되고 싶어요. 게다가 가시까지. 흑흑.

루쉰P 2011-06-1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꿈이 카프카적이에요. 흠...알람에 대한 증오 역시 배우고 갑니다.
타이레놀에 대한 효과는 보셨는지? 분명 약은 안 드신 것 같은데 진정은 좀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책에 다가 저렇게 많은 포스트잇을 붙일 정도로 몰입감을 주는 책이라니..근데 책보다 다락방님의 손 뒤로 보이는 책장에 눈이 더 가네요. 그리고 책장 사이로 보이는 와인병(?) 정말 술을 좋아하시는 듯, 아파트 단지의 장미라 우리 아파트에는 벚꽃이 멋들어지게 피어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말이죠. ^^

전 벚꽃이 되고 싶어요. 다음 생에는..

다락방 2011-06-14 11:54   좋아요 0 | URL
저희 아파트단지에도 벚꽃인데요, 저희 동네 다른 아파트단지에 장미가 활짝 피었더라구요. 정말 좋아요, 장미는. 멈춰서 향도 맡고 싶어지는 꽃이에요.

전 책장에 와인이 없으면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해서 살 수가 없어요. ㅎㅎㅎㅎㅎ

양철나무꾼 2011-06-14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보다' 더 많이 붙이셨단 말이죠.
전 님이 좋다고 한 것 중에 그게 '가장'이었거든요.

저 꿈, 그런데 로또 사라는 꿈 아닌가요?@@

다락방 2011-06-14 11:53   좋아요 0 | URL
아이쿠. 양철댁님! 포스트잇을 많이 붙였다는 거지, 그게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보다 더 좋다는 뜻은 아니에요. 아이쿠, 마음이 급해지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 훨씬, 훠어어얼씬 더 좋아요, 양철댁님. 그렇지만 이 책, [레몬케이크의 특별한 슬픔]도 그 나름대로 좋아요. 횡설수설..하핫

로또 사라는 꿈일까요?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ㅜㅡ

blanca 2011-06-14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간지년데 다락망님도 간지녀시군요. 저 간지를 문어발처럼 붙인 책을 우연히 본 친구가 경악하더라구요. 징그럽대요 ㅋㅋㅋ 아. 저 책도 한 번 읽어봐야겠군요. 간지를 새로 하나 준비해야겠군요.

다락방 2011-06-14 15:18   좋아요 0 | URL
장담컨데, 블랑카님도 이 책을 좋아하실 거에요. 이 책은 제 독서 취향의 보증수표인 브론테님과 쥬드님도 좋다고 말씀하신 책이거든요. 블랑카님. 읽어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거에요. 정말로요.

간지녀, 라는 단어만 보고 전 제가 간지난다는 줄 알았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품게되는 이 헛된 미친 기대라니. 하하하하하하하하. 세상이 슬퍼요. ㅜㅜ

blanca 2011-06-14 21:3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간지녀 맞아요. 확신합니다. 아, 브론테님, 쥬드님, 다락방님 이 세 분이 동시에 좋아하시는 책은 항상 확실하더라구요. 올리브키터리지랑 안나 카레니나를 이 세 분 덕택에 읽고 폭풍 눈물 흘렸잖아요.

다락방 2011-06-15 15:09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의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리뷰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어서 읽고 리뷰 써주세요.
:)

moonnight 2011-06-14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도 좋지만 다음 생에는 제 연인으로 태어나주세요. (수줍은 고백;;)

저는 대개는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하지만 요즘은 아주 명백한 '울' 기간 중이라 다락방님이 뽑아주신 대목만으로도 너무 슬프네요. 다락방님의 꿈도 너무 슬프고요. ㅠ_ㅠ

근데, 임지규가 누구지? 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나요? ㅠ_ㅠ

다락방 2011-06-14 15:22   좋아요 0 | URL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문나잇님, 기꺼이 장미대신 문나잇님의 연인으로 태어나겠어요. 울게 하지도 않고 늘 웃게만 해주는 그런 연인이요. 행복이 뭔지, 사랑받는다는 게 어떤건지 제대로 실감하게 만들어줄 그런 연인으로요.

저는 현재까지의 6월을 슬픔에서 허우적댔어요.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까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 책이 더 슬펐는지도 몰라요. 로즈가 로즈로 읽히지 않았어요, 문나잇님. 저도 이 명백한 '울'기간이 아주 오래갈 것 같아요. 제가 어제 여동생에게 일주일이면 될 줄 알았더니 더럽게 오래 가, 라고 말했더니 여동생은 제게 그러더라구요. 언니는 그거 일년도 넘게 갈텐데, 라고요. 각오하고 있습니다.

임지규는 영화 [은하해방전선]의 주연이며, 구혜선 영화 [요술]에도 출연했대요.(구혜선, 내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부르르..)현재는 [최고의 사랑]에서 차승원 매니저로 나오고 있습니다. 차승원은 내게 그냥 웃긴 남자, 임지규는 좋아하는 남자. 뭐 이런겁니다, 문나잇님. 하하하하

아이리시스 2011-06-14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락방님! 임지규 어디가 좋아요, 왜 좋아요, 왜요?
저는 접힌 거 펼치면 장미꽃이 나올 줄 알았는데, 하하. 이거 읽고 싶었었는데 전 요즘 책읽을 시간이 없고 빈둥댈 시간이 있어요. 아 너무 날씨가 좋아서 진짜 막 거리를 배회하고 싶어져요. 그런데 도시말고 시골에서..........ㅠㅠ

다락방 2011-06-14 15:25   좋아요 0 | URL
아이리시스님. 제가 그런 질문 엄청 좋아하는거 알아요? 어디가 좋아요, 왜 좋아요, 하는 질문요. 무슨 책 읽고 있어요? 라는 질문 다음으로 좋아하는 질문인 것 같아요. 그 질문 해줬네요, 아이리시스님이. 예쁘기도 하지.
입술이요. 입술이 좋아요. 전 입술 얇은 남자 질색이고, 볼 뚱뚱하면서 입술도 뚱뚱한 남자도 질색인데, 임지규는 제가 딱 좋아하는 입술이에요. 말하면 입술만 쳐다보고 싶어요. 그렇다고 입술만 좋으냐 하면 그건 아니고. 이건 언제 내가 한번 따로 페이퍼를 쓰도록 할게요. 좋아하는 남자에 대해 댓글로만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죠. 후훗

좀 더 빈둥대요, 아이리시스님. 서울의 올림픽공원은 빈둥대기에 정말 아주 좋은 곳인데요. 지난주말에 시골 친구들 데리고 올림픽공원 갔더니 다들 탄성을 내질렀어요. 이렇게 좋은곳에 왜 이제야 데려왔냐며 저한테 막 뭐라고 하더라구요. 우리는 캔맥주를 하나씩 마셨어요. 제가 맞은 6월중 가장 평화로운 한때였죠.

레와 2011-06-14 17:27   좋아요 0 | URL
시골친구????!!!! ㅋㅋㅋㅋㅋ;;;

다락방은 서울촌녀.

다락방 2011-06-14 17:59   좋아요 0 | URL
어? 시골친구 여기있네. ㅋㅋㅋㅋㅋ 안녕, 땡초? ㅋㅋㅋㅋㅋ

감은빛 2011-06-14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의 모든 알람은 제 때에 울리는 법을 모른다.
이 말 공감합니다.
다락방님 서재에 오면 늘 궁금한 이름이 생기나봐요.
지난번엔 어느 미국 배우 이름을 보고 누구냐고 물었는데....
임지규는 누군가요?
(아뇨 그냥 이 댓글 쓰고나서 검색해볼게요! ^^)

다락방 2011-06-14 15:31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지난번에 물었던 배우는 로버트 패틴슨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임지규는 제가 저기 위에 문나잇님의 댓글에 단 댓글을 참고 하시면 되는데, 음, 다시 여기다 써드리자면,

임지규는 영화 [은하해방전선]의 주연이며, 구혜선 영화 [요술]에도 출연했대요.(구혜선, 내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부르르..)현재는 [최고의 사랑]에서 차승원 매니저로 나오고 있습니다. 차승원은 내게 그냥 웃긴 남자, 임지규는 좋아하는 남자. 뭐 이런겁니다,

이상입니다. 저 앞으로 임지규가 저 알때까지 페이퍼에 계속 이름 넣을까 뭐 이런 생각하고 있어요. 제 친구들이 제게 그래보라고 조언을 해줘서...하하하하. 좋은 친구들이에요. 하하하하. 저는 이날까지 왜 연예인 친구 한명도 없어서 임지규를 소개받지도 못할까요? 하하하하. 웃고 있지만 슬프네요. ㅜㅡ

세상의 모든 알람은 제 때에 울리는 법을 결코 알 수 없는가봐요, 감은빛님.

2011-06-14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5 14: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poptrash 2011-06-14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취향은 아닐 것 같은 책이라도 다락방 님 페이퍼를 보고 나면 왠지 읽고 싶어져요

다락방 2011-06-15 14:03   좋아요 0 | URL
[낯익은 세상]보다는 확실히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팝님.

얼룩말 2011-06-14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림픽 공원에 그늘 많나요? 옛날에 사생대회 갔을 때, 그늘이 없었던 기억이...그늘 많으면 엄마랑 놀러가고 싶어요

다락방 2011-06-15 14:03   좋아요 0 | URL
그늘 많아요, 얼룩말님. 구석구석 잘 돌아다녀보세요. 꽤 넓어서 앉을만한 곳이 많거든요. 저도 친구들과 그늘이 있는 벤치에 앉아있었어요. 살랑살랑 바람이 불기도 했답니다.

웽스북스 2011-06-14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사놨어요. 파리바게트 상품권이 와서 완전 깜놀. ㅋㅋㅋ

다락방 2011-06-15 14:04   좋아요 0 | URL
앗 잊고 있었어요! 꺅. 빵 사먹으러 가야지!! 지갑에 넣어뒀는데. 므흐흐흐흐

블루데이지 2011-06-14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신 글 너무 재미있어요~~잘 읽고 갑니다!!

다락방 2011-06-15 14:05   좋아요 0 | URL
하하 블루데이지님의 서재에 갔다가 다이어트 결심만 했어요. 나도 해보자!! 하고 말이지요. 화이팅!!

레와 2011-06-14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다락방 2011-06-15 14:06   좋아요 0 | URL
나랑 같은 종류의 거짓말인가요?

밥이좋다 2011-06-14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두개 읽었는데, 두개다 임지규가 나와서 정말 누군지 구글했다. 나 잘 낚이는 사람??

다락방 2011-06-15 14:06   좋아요 0 | URL
하하. 검색 결과는 마음에 드십니까?

마노아 2011-06-14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또와 겨뤄서 이겨야만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니, 벽이 너무 높아요. 시작도 하기 전에 기가 죽어버리는 걸요.ㅜ.ㅜ
오늘 최고의 사랑을 7편까지 봤나, 8편까지 봤나... 임지규 볼수록 깜찍해요. 무척 발랄한 에너지가 느껴져요.
오늘자 쿠팡에서 별자리 목걸이를 반값 세일하는데 병아리 눈물만한 다이아가 박힌 목걸이였어요.
다락방님 생각이 났는데 목걸이를 구입했군요. 어떤 목걸이일지 궁금해요.
http://coupang.com/5011320
요 목걸이도 구경해 보세요. 맨 위의 물병,천칭,사수자리가 제일 이쁜 것 같아요.

다락방 2011-06-15 14:08   좋아요 0 | URL
못이기죠, 마노아님.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로또 대신 저랑 함께 일하겠습니까. 저는 감히 싸울수도 없죠. 전 그냥 예쁘고 젊은 여자랑도 싸울 생각 못하는데 무려 로또라니. 어휴. 가진게 없다는 건 이럴때 비참해요. ㅜㅜ

목걸이는 만약 제가 사게 된다면 사자자리니까 미워도 사자자리를 살텐데, 다이아몬드라서 아웃오브안중. 아니 근데 다이아몬드인데, 아무리 하나 박혀도 그렇지, 너무 저렴한거 아니에요? 이래도 되는겁니까? 다이아몬드도 급이 있나요? 저렴하고 비싸고 한 그런 레벨? 전 다이아몬드를 한번도 안사봐서 어느정도의 가격인지 알 수가 없네요. 원래 이정도의 가격인건가..흐음..

2011-06-14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06-15 14:08   좋아요 0 | URL
살려주세요. ㅜㅜ

자하(紫霞) 2011-06-15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전...반전...^^
임지규가 수학과 출신이군요.
올 가을엔 연애를 하겠어요~쌩뚱맞게...ㅋㅋ

다락방 2011-06-15 14:09   좋아요 0 | URL
우앗. 저는 팬심 없는 여자사람. 78년생인것만 보고 말았는데, 그가 수학과 출신이군요! 우악. 멋져! 그렇게 귀엽게 생겨가지고서는 이과생이라니. 꺅 >.<

올 가을엔 연애 하세요, 베리베리님. 그런데 여름엔 안하시게요? 여름에도 하세요!!

태안너구리 2011-06-23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정말 책보다는 리뷰가 더 멋진거 같네요...
리뷰에 공감하다보니 책에 대한 관심이 더 가구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락방 2011-06-23 09:24   좋아요 0 | URL
좋은글이라고 해주시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태안너구리님.
:)

곽혜림 2011-06-3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1학년 여학생 입니당.

이책을 읽은뒤에 많은 생각이 들어서 이책을 읽은후에 쓰신 분들의 리뷰를 돌아봤어요
근데도 아직 이해가 많이 안가서요
이렇게 물어봐요

일단 왜 오빠가 사라진거에 대해서 아무도 노력해서 찾을려고 하질 않았는지.

오빠가 무슨 능력이 있던건지

어떻게 갑자기 사라진건지

오빠가 로즈에 방에 있다가 나왔는데 그게 왜 웃을일인건지.
왜 그펜을 찾고 잇었던건지

어떤분께서는 오빠가 물체와 하나가 되는 능력이 있는데 그러다가 현실세계로 못돌아와서 그랬다는 말도 잇던데
그게 무슨말인지 모르게ㅐ써오요 ㅠㅠ

하나하나 답ㅂ해주실수 있나요?
답이 길어진다면 혹시 메일로 보내주실수 있나요?


이렇게 느끼는게 제가아직 어려서 책을 읽는 감성법이 잘못되서 그런건가요?
ㅠㅠ


곽혜림 2011-06-30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gpfla0219@naver.com

입니당

음 뭐랄까
뭔가 훈훈하다거나 아뭔가 느꼇어라기보다
굉장히 불안하고 우울하고 힘들어져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로즈가 느끼는 것들이 뭔가 다 슬프고
이해도 안가고
조지오빠를 왜 떠나보냇는지 결혼을 해서 떠나 보냈는데 왜 마음이 알수없게 편안해 진건지

가족들과의 겉치레식의 저녁식사나
오빠가 그렇게 혼자만있고 싶어하는거에대해서 왜 아무도 도와주려고 하거나
선뜻 다가가지를 않는건지..


소설이 다 끝난후에도 저는 마음이 편안하다거나 행복하다니기보다는
계속 슬프고 우울하다는 느낌이 맴도네요.

다락방 2011-06-30 19:3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곽혜림님.
위아래 댓글을 모두 여기에 달게요.
일단 이 소설은 훈훈한 소설이라거나 기쁜 소설은 아니에요. 이 소설은 느끼셨던 것 처럼 우울하고 힘든 소설이죠. 꽤 슬프기도 하구요. 알라딘의 어떤 분은 '상반기의 슬픔'이라고 까지 표현하셨는 걸요. 음식을 먹고, 그 음식을 만든이의 감정을 알게 된다는 건, 어떤 식으로든 유리한 일이 될 수는 있겠지만 꽤 힘든 일이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건, 그리고 그 다른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진심을 어떻게 다 감당하겠어요.

로즈가 음식을 먹고 그 음식을 만든이의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이 있다면
오빠는 사물과 하나되는 능력이 있었다고 보여져요. 오빠에게는 인간세상에서 사는 것 보다 사물과 하나가 되는 쪽이 더 편안하게 느껴졌던 것 같구요. 사물과 하나가 되는게 시간이 지나면서 더 오래, 그리고 영구적으로 발휘되어서 현실세계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보여져요. 식구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다리되 오지 않을 줄을 알고 있는거구요.

가족들의 겉치레식의 저녁식사, 라는건 그들이 가족으로 묶여있는 한 한 집에 살아야 하고 그러나 그들이 가족이라는 이유로 서로의 모든것을 다 알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보여져요.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해서 내 자신이 온전히 채워지지 못하는 일을 우리는 경험하곤 하잖아요? 식구들과 단란한 한때를 보내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하고 싶은 일들을 배우곤 하는데도 로즈의 엄마는 '텅 빈 마음'을 가지고 있잖아요. 누구나 가슴 한 구석에는 그 텅 빈 마음을 혹은 텅 빈것과는 조금 다르더라도 각자의 슬픔을 가지고 있죠.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해요.


조지오빠를 떠나보냈는데 그것이 편안하다고 한 이유는,
이제 더이상 조지 오빠에 대한 어떤 희망이나 기대를 가지지 않아도 되니까요. 떠나보내는 것 자체는 아주 슬프고 힘든 일이지만, 이제는 조지 오빠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할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로즈는 조지 오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죠.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든 그 안에 조지 오빠를 넣어서 상상하지 않아도 되고 조지 오빠를 넣어서 미래를 꿈꾸지 않아도 되요. 이젠 조지 오빠를 배제 시킬 수 있죠. 그것은 가슴 아프면서 동시에 자유로워지는 일이잖아요. 쉽게 설명하자면 조지 오빠가 혼자 라면 로즈는 조지 오빠를 기다리느라 다른 남자를 사귈 수도 없겠지만, 사귀어도 깊게 사귀지 못하겠지만, 이제 조지 오빠가 없기 때문에 로즈는 어떤 남자든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어요. 깊게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편안해 졌다'는 것이 '기쁘고 행복하다'는 것과 같은 의미는 아니구요.


마음이 편안한 소설은 아니에요, 곽혜림님.
제 생각에는요, 곽혜림님. 이 책은 각자의 슬픔을 말해주고 있고 거기에 판타지적 요소가 있어서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책장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어 본다거나 혹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 다시 한번 읽어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알지 못했던 걸 다시 알게 될 수도 있구요, 지금 느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해가 안되는데 굳이 지금 이해하려고 애쓰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누군가의 설명을 듣고 이해하고 느낀다면 그건 완전하게 본인의 것이 될 수는 없을것 같거든요. 지금은 지금 느낀 그만큼의 감상이 곽혜림님의 것인 것 같구요, 좀 더 다른 좀 더 많은 좀 더 깊은 다른 감상을 갖고 싶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 혹은 다른 시간에 다시 한번 읽어보세요.

책을 읽는 감성법이 잘못됐다는 말은, 그 말 자체가 잘못된 것 같은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