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이모를 모시고 여행하는 일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힘들기만 한것도 아니었다. 잘하고 싶은 의욕이 앞서 내가 피곤하긴 하지만, 그러나 엄마와 이모는 나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려고 하신다. 엄마와 이모는 라운지 이용을 한 번도 해본 적 없으셨던 터라, 나는 공항에서 일단 라운지로 모셨다. 자, 이게 다 내가 돈을 써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야. 차린 건 별로 없지만, 다들 잘 드셔!! 했는데 차린 게 정말 별로 없었던 칼 라운지.. 그러나 우리가 라운지를 나설 때쯤 메뉴가 싹 한 번 교체되었고, 아아 남의 떡이 커보이기 때문인가요, 바뀐 메뉴들은 어째 다 괜찮아 보였다. 하하하하하.


그리고 긴 비행을 시작한다. 원래 열시간 예정이었는데 얼마전에 비행 스케쥴이 바뀌었다고 열두시간 날아가야 했다.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엄마는 ㅋㅋㅋㅋ 계속 앉아 있는게 몸이 더 아프실 것 같아 계속 돌아다니시면서 승무원들과 수다 수다 떨었고, 한 승무원이 중학생 딸을 가졌으며 친정 엄마가 비행동안 아이를 봐주신다는 것도 알게 되셨고, 한 승무원은 싱글인데 엄마가 결혼하지 말라고 한다며 자신은 요가를 너무 좋아한다고 했단다 우리 딸은 시집 안가고 요가 하고 여성학 공부하고 책 읽어요 이랬더니 나를 꼭 만나보고 싶어했다고. 아니,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들과 이런 대화 ㅋㅋㅋㅋ 진짜 우리 엄마다. 아놔 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알게된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그 상공을 피해야 해서 돌아가느라 시간이 더 걸린다는 사실까지도 엄마는 알아오셨다.


기내식은 긴 비행을 한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딱히 맛있지는 않다. 처음에는 곧잘 먹어도 이내 간식이 나오고 또 간식이 나오고 또 밥이 나오고.. 이런 과정에서 다 먹기란  좀 힘들어지는 것 같다. 비행 동안 엄마의 무릎이나 허리가 아프지 않을까 신경 쓰였는데, 다행히 아무 탈없이 우리는 비행을 마쳤다. 숙소에 도착하고나서 가방을 던져두고 일단 근처 마트로 가 맥주와 와인, 안주 몇가지와 물을 사가지고 왔다. 늦은 저녁이었는데 나가서 먹기보다 가져온 컵라면을 먹었다. 세상 꿀맛이었고 이제야 속이 편안해지는 그런 맛, 여러분 아시나요? 긴 비행의 기내식으로 속이 지쳐있었는데 컵라면과 햇반은 큰 위로였다.


사실 햇반은 내가 챙기는 류는 아닌데, 이모는 여행 전부터 햇반과 누룽지 얘기를 반복했던 터라, 아 어르신들 모시고 가면(이라기엔 이모는 나에게 딱히 '어르신'은 아니지만 ㅋㅋ) 햇반을 챙겨야겠구나 하고 햇반 몇 개를 챙겨두었더랬다. 그런데 덕분에 내가 맛있고 편안하게 먹었다. 이모는 누룽지와 볶은 김치도 가져왔는데 아니 누룽지, 이런 꿀아이템이 있다니? 그러니까 봉지를 뜯고 거기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가 먹는건데, 세상 편하고 고소한 거다. 오, 신이시여! 어르신들 덕분에 내가 편안하게 다음날 아침 조식으로 누룽지를 먹었다. 아주 오랫동안 호텔 조식 먹는 걸 너무 좋아했는데 나이들면서 예전만큼 먹을 수 없어 최근에는 호텔 조식을 잘 신청하지 않았더랬다. 엄마와 이모와 같이 가는 여행에서도 호텔 조식을 부러 신청하지 않았는데, 아침의 누룽지는 정말 좋은 시작인거다.


아무튼 호텔에 도착해 간단한 장을 보고 저녁을 먹고 씻고 둘러앉아 사온 맥주도 뜯었다. 나는 서울에서부터 안주 몇 가지를 가져왔는데, 굳이 안주를 챙겨다니는 사람이어서는 아니고, 집에 있는데 내가 언제 먹을지도 모르는 것, 이번에 가져가서 먹을까, 하고 챙겼던 것. 그중에 하나가 뭐다? 바로 이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 개봉하면 냄새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휴 마스크 쓰고 싶어지는데, 먹으면 맛있다. 이것저것 안주 꺼내서 맥주를 먹고 마무리하고, 누룽지를 다음날 아침 조식으로 먹은 거다.



그리고 잔서스한스로 향한다. 풍차가 있는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던 곳. 기차를 타고 다들 차례대로 기차 화장실도 이용해보고ㅋㅋㅋ 그리고 도착했는데 자, 내가 기억을 못하니까 지도를 찾아야겠지, 싶었는데 아니, 저기 관광팀이 가이드랑 함께 온 듯? 지도 안보고 그들을 졸졸 따라갔더니 이제 아는 길이 나왔다. 다리가 열리고 큰 배가 지나다니는 것도 보고, 잔서스한스에 도착하면 맡을 수 있는 초콜렛 향도 맡고, 그리고 걸으면서 풍경들을 본다. 




나막신 박물관과 치즈 박물관에 갔다. 여러분, 우리 엄마 볼래염?



(여기는 잔담 레고마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허락 안받고 올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치즈 박물관 가서 시식하는 치즈도 엄청 먹었고, 모든 관람을 마친 후에 잔담으로 넘어갔다. 점심은 잔담의 식당에서 먹었다. 엄마랑 이모는 사실 고기도 별로 안좋아하시고 ㅋㅋ 나랑 입맛도 완전히 다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의 먹는 여행으로는 아주 큰 만족을 느낄 순 없을 것 같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엄마와 이모의 누룽지가 나를 살리니까 괜찮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식당에서 점심 와인 건배!!



잔담 관람을 마치고 숙소 근처로 돌아와서는 식당엘 갔다. 엄마와 이모에게 한식 비슷한게 너무 필요했고, 그런데 아시안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 보여 들어갔다. 한국 음식도 아니고 일본 음식도 아니고 뭔가 다 섞어서 자기들 나름대로의 아시안 푸드를 만든 것 같았다. 올려본다.



이게 내가 시킨 라멘인데 ㅋㅋㅋ 장조림 같은 고기에 김치와 고수가 들어있다. 나는 나쁘지 않았지만 간은 좀 세게 느껴졌다.



이건 이모가 시킨 카레우동인데 저 하얀 건더기는 두부이다. 연두부를 튀긴 것. 면은 우동 면발. 이모가 다 먹긴 했지만 딱히 취향은 아니라고 했다. ㅋㅋㅋ 그리고 울엄마껀 이것.



엄마는 이 음식들 중 제일 낫다고 하셨지만 중간에 김치 찾으셨고 ㅋㅋ 그래서 메뉴에 있던 2유로 김치를 주문했다. 그러니까 우리돈으로 3천원에 육박하는 김치인데, 나온 김치 보고 다들 놀랐다. 김밥천국의 단무지보다 적게 주는 김치였던 것.



당황..


이  저녁에 이모는 생맥주를 시키고 나는 처음 보는 병맥주를 주문해보았다. 그런데 나온 걸 보니 어떻게 오픈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는 거다. 이거 어떻게 오픈하니? 물으니, 직원이 오픈해주었는데, 열리면서 샴페인처럼 펑- 터진다. 우리 모두 깜짝 놀라서 ㅋㅋ 다같이 놀라니 우리도 웃고 직원도 웃었다. 내가 웃으면서 이런거 처음이라고 했는데(first time!) 직원도 함께 신나게 웃어주었다. 



그런데 이 직원이, 마음에 남는다. 굉장히 젊어 보였고(어쩌면 청소년일지도? 전혀 모르겠다) 그리고 보이시한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이 직원이 왜때문인지 마음에 훅 들어오는 거다. 다 먹고 나가는 내내 이 직원이 마음에 있었는데, 식당 문을 나서자 식당 밖의 벤치에 앉아있었다. 담배를 피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데, 그 직원이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나도 마주 손을 흔들며 바이바이라고 한 후에, 엄마와 이모에게 '저 사람 남자 같아 여자 같아?' 물으니, 엄마와 이모는 둘 다 "남자!" 라고 망설임없이 대답하셨다. 아, 남자였나? 


네덜란드 남자들은 평균 키가 세계에서 제일 크다고 한다. 기억이 맞는다면 평균이 180 이상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저 직원은 키가 170도 안되어 보였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여자라고 생각한걸까? 나는 잘 모르겠지만 여자같다, 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어느 지점에서 그렇게 느낀걸까? 거칠지 않은 태도인걸까? 사실 어느 성별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게 크게 중요한것도 아닌데, 뭔가 계속 마음에 남는다. 그 사람의 무엇이 길에서 마주쳤던 그 크고 잘생긴 남자들보다 더 내 마음에 훅 들어오게 한걸까? 그걸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 그냥 계속 생각이 난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 씻은 우리는 모두 지쳤다. 이모가 팩을 가져와서 씻고 모두 팩을 한 우리는 잠깐만 쉬자고 했다. 쉬었다가 밤에는 호텔 로비로 가 와인을 한잔씩 하자고 했다. 나는 다들 잠이 든다면 책을 읽어야지 싶어 책 한 권을 침대 옆 테이블에 꺼내두었다. 비행기 안에서 독서는 전혀 하지 않았기에..



분위기 있쥬? (그러나 안읽었다 ㅋㅋㅋ 뽀대 뽀대)


그렇지만 18,000보 이상 걸었고 모두 지친 우리는 딥슬립에 빠져버린다... 아니, 나 혼자서는 3만보도 걷는 사람인데, 엄마 이모랑 2만보도 안걷고 왜때문에 이렇게 지쳐. 모두 그대로 딥슬립.. ㅋㅋㅋㅋㅋ

우리가 딥슬립에 빠진 시간 저녁 일곱시 반.

덕분에 우리 모두 네 시에 일어나버렸... 그래서 또 누룽지 먹고 너무 좋아했는데, 내가 지금 이렇게 페이퍼를 쓸 수 있는 이유는, 이곳에 비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산을 준비해오긴 했지만, 우산으로 받쳐도 피할 수 없는 굵은 빗줄기가 하염없이 내려버려.. 그래서 우린 그냥 아침 먹고 커피 마시고 마트에서 샀던 오렌지도 까먹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다들 딩굴거리고 있다. 그래, 아무데도 못가고 딩굴거리면 그건 그대로 즐기자. 


이모, 우리 한국 사람들 특히 한국 여자들은, 굳이 멍때리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멍때리지도 못하는 사람들이잖아. 이렇게 강제적으로 멍때리게 되었을 때 그냥 멍때리자, 하고 있다. 껄껄.


이곳의 날씨는 여름이라지만 춥고, 덕분에 긴팔을 입고 자야한다. 이불이 포근하게 감싸준다고 엄마와 이모는 너무 좋아하시며, 이불 싸갖고 집에 가져가고 싶다 하신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여행은, 반드시 어딘가의 무엇을 봐서만 좋은게 아니라, 이런 사소한 지점에서 기쁨을 주는 것 같다. 호텔에서 처음 사용해본 바디로션의 향이 오래 기억에 남을 수도 있고, 그곳의 포근한 이불이 내내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 엄마도 이불이 포근하게 엄마를 감싸준다는 말을 여러차례 반복하신다. 호텔비 비쌌지만, 이불이 만족스럽고 커넥팅 룸이 만족스럽다. 연결된 문은 열어두었지만 어쨌든 내 방은 나 혼자 쓰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이 비가 오는데 우린 이제 어쩌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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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7-31 16: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네덜란드의 그 사람을 데려오고 싶네요. 다락방 곁에~
그나저나 이 페이퍼에서 가장 놀라운 지점은 ”나이 들면서 예전만큼 먹을 수 없“다는 부분입니다. 다락방 그대는 예전에는 대체?!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7-31 16:51   좋아요 1 | URL
예전에 먹은 그 많은 것들이 지금은 셀룰라이트로 남아 있습니다. 많이, 아주아주 많이 많이.. ㅋㅋㅋㅋㅋ

hnine 2023-07-31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너무 좋아요.
어머님 표정이 참 행복해보이시네요.
이모님은요?? ^^

다락방 2023-07-31 18:42   좋아요 1 | URL
이모는 허락 받아야 될 것 같아서 안올렷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씐나셨어요!! 후훗

잠자냥 2023-07-31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래 사진은 이모님? 머리 색깔 때문에 현지인인 줄 알았어요. 멋있삼~~

다락방 2023-07-31 18:43   좋아요 1 | URL
둘다 엄마 입니다!! ㅋㅋㅋ 울엄마 흰머리 염색 안하시고 다니셔서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망고 2023-07-3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너무 미인이세요 와! 효녀 다락방님이랑 여행다니셔서 그런지 표정도 너무 좋으십니다. 여행 재밌게 잘 다녀 오세요.

다락방 2023-08-01 05:02   좋아요 0 | URL
효녀 다락방 이제 너무 졸려서 자야겠어요. 방금 전에는 저녁도 술도 배불리 먹고 호텔 주변 산책하고 왔습니다. 후훗.
감사해요, 망고님!!

거리의화가 2023-07-31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유쾌하신 성격에 스타일도 좋으시네요^^ 여행이 즐거우시다는 것이 사진에서도 느껴집니다.
여행에 가면 유독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생기더라구요. 짧았지만 그 분에게도 다락방님이 인상에 남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때론 쉬어 가는 것도 여행이지만 비가 오래 내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덕분에 멋진 풍경도 잘 봤습니다.

다락방 2023-08-08 08:00   좋아요 0 | URL
이동중인 기차 안에서 한국인 학생을 만났거든요. 교환학생으로 와 공부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네덜란드에 그렇게 비가 자주 내린대요. 신기한게 사람들이 비가 와도 우산도 안 쓰고 그냥 막 가요. 왜 그런거냐 물으니 그 학생이 말하기를, 비가 하도 자주 와서 굳이 우산 쓸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ㅎㅎ 저희는 우비까지 사고 요란을 떨었는데 말입니다. 기차 안에서 비가 내리는 풍경을 보는 건 좋았어요!

난티나무 2023-07-31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여행 되시길!!!!! 비야 그쳐라, 얍!!!

다락방 2023-08-08 08:00   좋아요 0 | URL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서 땡볕에 출퇴근하며 일 하고 있네요 ㅠㅠ

페넬로페 2023-07-31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잔센스칸스, 넘 반갑네요.
저는 거기에서 치즈도 사왔어요
여기는 날씨가 더운데 네덜란드는 날씨가 시원해 지금 여행하기 좋겠어요.
처음보는 맥주도 넘 맛있겠어요.
어머니의 행복한 모습.넘 멋져요.

다락방 2023-08-08 08:01   좋아요 0 | URL
저는 여행지에서 치즈 사와도 집에서 잘 안먹게 되더라고요. 그런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니 사진 않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만약 아주 작은 걸 팔았다면 샀을 것 같아요. 다 너무 크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오니 땀이 나네요. 아, 이게 한국이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7-31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아! ‘아! 남자였네!‘ ㅋㅋ

다락방님, 황태칩까지 챙겨가시다니, 밝은 분홍 바람막이를 입으신 어머님 표정이 어찌나 밝고 환하신지, 덩달아 흐뭇해집니다. 행복지수 쑹쑹 올라가는 페이퍼 고맙습니다!

다락방 2023-08-08 08:02   좋아요 0 | URL
잘 모르겠어요, 남자인지 아닌지. 엄마와 이모는 남자라고 하지만 저는 아닐 것 같고.. ㅋㅋㅋ
밥이 맛있었으면 한 번 더 갔을텐데 음식은 엄마와 이모 취향이 아니어서 다시 방문하진 않았습니다. ㅋㅋ

행복이 쑹쑹 올라가는 시간을 마치고 저는 한국에서 일하고 있어요 ㅠ

미미 2023-07-31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 소식 기다렸습니다. 어머님 아이처럼 즐거워 보이세요 ^^ 다락방님이 어머님의 친화력을 닮으셨군요?
저 네덜란드 가서 김치 장사나 해볼까요?ㅋㅋㅋㅋ

다락방 2023-08-08 08:03   좋아요 1 | URL
미미님, 네덜란드 김치 장사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저 돌아오는 날에는 암스테르담 까페 갔는데, 세상에, 거기에도 김치 토스트가 있더라고요? 이 나라, 김치에 진심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3-07-31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기다렸어요. 이맘때쯤 다락방님, 분명 어머니 모시고 네덜란드 간다고 했는데 그래서 글 올라올 텐데 하면서...너무 멋지고 울컥하고 그래요. 너무 정말 근사하잖아요. 아 그리고 마음 속에 자꾸 들어오는 아...나 이거 너무 공감가요. 그런 사람 있어요. 맞아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데.. 나도 그런 적 있어서 알아요 ㅋㅋㅋ 그리고 나도 여자였다는 ㅋㅋㅋㅋ 심오하고 깊은 성찰에 빠졌었잖아요. 이것 때문에 ㅋㅋ 여튼 다락방님 글 기다리겠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여행 되기를!! 그런데 비행 시간 열두 시간은....상상조차 안 가네요.

다락방 2023-08-08 08:04   좋아요 0 | URL
갈 때는 열두시간 올 때는 열한시간 걸리는 비행을 했습니다. 갈 때는 시간이 그렇게나 안가더니 올 때는 훌쩍 가더라고요. 한참 자다 일어나 주는 밥을 먹으며 시간을 보니 두 시간 남았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ㅎㅎ

저는 저의 정체성이 양성애자 일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 동성과 사랑을 해본 적은 없어서 확인해본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간혹 어떤 동성들을 보면 혹시 나도? 하는 생각을 하긴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8-01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지에서 눈에 들어 온 사람!!!
어떤 사람이었을까? 궁금합니다.
글을 읽다 보면 왠지 여자였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저는 어릴 적부터 (지금도 가끔 길 가다가도) 보이시하면서 서글서글하며 매너좋은 여자를 보면 한참 쳐다보곤 합니다.
고등 때 보이시한 친구가 넘 맘에 들어 우연을 가장하여 슬금슬금 매번 다가가 단짝이 되었죠.ㅋㅋㅋ
암튼 왠지 눈에 들어온다는 그 느낌이 왠지 알 것 같은 그 느낌?!! 위에 블랑카 님의 댓글도 좀 공감이 가는 그런 느낌?!!ㅋㅋㅋ
그리고 혼자만의 휴식 시간의 기쁨도 공감가구요. 예전에 보ㅇㅇ 님도 어머님 모시고 해외 여행 갔는데 어머님 잠시 숙소에 쉬시게 하고 장을 보러 나오면서 남편분과 단 둘이 있게 되니 자유로움에 그것대로 좋았었다는 글이 떠오릅니다.
그럴 것 같아요.^^

여튼....어머님 우비 쓰셨을 땐 아이같으시더니, 잔담 레고마을에서 찍은 사진은 와 헤어 때문인가요? 굉장히 스타일리시하셔서 현지인 같은 느낌이 납니다.

다락방 2023-08-08 08:06   좋아요 1 | URL
그쵸? 저는 여자 같은데 엄마와 이모는 남자라고 한 걸 보면 남자일지도 … 잘 모르겠어요. 후훗. 여자든 남자든 굉장히 음, 강한 인상이 아니라 순한 인상이었어요. 저는 강한 인상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가만가만 다정한 사람들에게 끌렸던 것도 같습니다. 훗.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사실 뜻대로 잘 되지는 않았어요. 일단 숙소에 들어오면 방전이 되어버려서 말이죠. 돌아다니는 내내 어른들 모시고 다니라 신경써서 그런지 숙소 오면 뻗기 일쑤였어요. 휴..

돌아오니 아쉽고 또 가고 싶어요. 이번에 가게 된다면 혼자 로테르담으로 가고 싶어요!

단발머리 2023-08-01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머님 사진이 제일 반갑습니다. 좋아하는 딸이랑 동생이랑 같이 하는 여행이라니 ㅋㅋㅋㅋ 얼마나 좋으실까 싶어요. 네델란드 아니어도 좋으실텐데 네델란드라 더 좋으실 듯해요!!

잠자냥 2023-08-04 09:22   좋아요 0 | URL
잔담 레고마을에서 찍은 사진 엄청 힙하시죠?
전 다락방님이 반한 그 네덜란드 걸인지 보이인지 그 사람인가 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8-08 08:07   좋아요 1 | URL
엄마는 좋다고 몇번이나 말씀하셨어요. 힘들텐데도 도보여행 잘 따라와 주셨습니다. 흐흣. 다들 가뜩이나 약한 방광 때문에 고생하긴 했지만, 뭐 어쨌든 무사히 잘 다녀왔네요.

그리고 잠자냥 님, 저는 나이든 사람들한테는 잘 안끌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8-02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어머님 매력 넘치세요!! 다락방님 가족분들 다락방님만큼이나 멋진 분들! 전쟁 땜에 비행기 돌아간다는 거 알아오셨어ㅋㅋ 넘나 중요한 정보네요. 어머님 앞에서 승무원들이 개인사 막 털어놓는 거 넘 잼나요 ㅋㅋㅋ
네덜란드 풍경도 어머님 표정도 화창하니 좋습니다^^ 비가 빨리 그쳐야 할텐데.. 다음 편을 읽으러 갈게요, 쓩!

다락방 2023-08-08 08:08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아쉽게도 저는 지금 한국이며, 어제 첫출근을 해서 야근을 했답니다? 흑흑. 싫어요. 현실을 부정하고 싶네요. 도망치고 싶어요. 그렇지만 여기서 일을 해야 제가 내년에 또 로테르담에 가 있을 수 있겠지요? 인생 뭘까요?

저 엄마랑 홍콩 갔을 때도 내내 비가 왔는데, 이번 여행에서도 너무 비가 와서 엄마한테 그랬어요.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