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 - 북유럽에서 만난 유쾌한 몽상가들
박수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 박수영은 2006년에 스웨덴으로 역사학 공부를 하러 가서 2009년에 논문 발표까지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3년을 스웨덴에서 있었던건데 스웨덴에서도 스톡홀름 대학이 아닌 웁살라 대학에 있었다고 한다. 저자가 밝힌 바에 의하면, 웁살라대학교는 영어로 개설된 과목이 다른 어느 대학보다 많고, 그래서 세계 각지에서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도 많다는 거다. 박수영도 공부하러 가서 같은 클래스의 터키, 이란, 미국.. 또 어디더라. 여하튼 글로벌 프렌십을 갖게 되는데, 그 친구들의 나이는 대부분 이십대 초반이었던 반면 그곳에 갈 때 박수영의 나이는 마흔즈음이었다. 이십년이나 나이 차이나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게다가 그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생각을 교환하고 친구가 된다는 것은.. 이건 어떻게 상상해볼 수 있을까, 하다가 내 대학교 4학년 때를 떠올렸다.


1학년때 학사경고를 받고 그 다음학기에는 간신히 학사경고를 면하고, 그 다음학기에도 F 가 빵빵 터져서 어쨌든 결과적으로 나는 남들이 쉬면서 어쩌다 학교 다니는 4학년 때,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에 매일 있어야 했다. 1학년 그리고 2학년 학생들과 수업을 같이 들어야 했는데, 그게 너무 부끄러워서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맨 뒤에 앉아있곤 했다. 1,2학년 때 학교 툭하면 빠지고 만화방가서 라면 먹고 있고 그랬는데, 4학년 때 그렇게 애긔들하고 수업 들을 때는 빠지니까 참 난처했다. 전 주에 혹시 숙제를 내줬는지 그렇다면 그게 뭔지.. 부끄러워 애긔들한테 물어볼 수가 없는 거다. 그래서 한 번은 수업 끝나자마자 번개같이 뛰어가서 교수님께 제가 지난 주에 결석했는데 과제가 뭐였나요, 물어봤더랬다. 인생이여... 부끄러움으로 점철된 나의 대학생활...


애긔들하고 수업 듣는 건 부끄럽지..라고 생각하다가, 아 그런데 나의 이 경험은 박수영의 것과는 현저히 다르다는 걸 이내 깨닫는다. 박수영은 원래 공부 잘했던 사람이(서울대 철학과 졸업) 어디 더 배워볼까? 하고 슝- 스웨덴으로 날아간거고, 나는 어떻게든 졸업을 해야 해서 그런거고..이건 경우가 달라도 아주 다르지, 달라.. 나도 안다.


나 대학 졸업식때 학사모 쓰고 있을 때 우리 과 애들이 와서 '너가 어떻게 제 때 졸업하냐'고 다들 한마디씩 했다. 너 빽있냐? 아버지가 학교 관련자분이시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내가 노력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에서 애긔들하고 수업 들었어.. 그래서 어쨌든 학사경고에 F 를 절친 삼아 학교 다녔던 나는, 조교 언니가 찾아와서 '너 계절학기라도 들어야 하지 않겠니?' 걱정해줬던 나는, 계절 학기 한 번도 없이, 그리고 휴학도 없이, 그렇게 제 때 졸업한 것이다. 물론 졸업당시 학점 평균은 2.0 으로 마감... 아, 힘들었다. 이거 만드느라고.. 이것도 다 막판에 학점이 잘나와서(라고 했지만 3점 넘어본 적 없는 사람) 2.0 됐지, 안그러면 .... 아무튼 딱 4년 다니고 제 때 졸업한 사람이다. 애가 참 망가져서 엉망진창으로 공부도 못하고 학교도 제대로 안다녔지만, 그래도 어떻게 또 제 때 졸업하게끔 지가 그렇게 해... 애가 결국은 참 바른 길로 간다. 참 인간이야. 트루 휴먼..


아무튼, 박수영은 나의 경우와 다르고 그렇게 역사 공부 하러 갔는데, 박수영이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로 역사 공부를 하러 갔기 때문에 내가 알게된 사실은, 스웨덴이 복지가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아니, 대학등록금 까지 공짜인것입니다. .. 네? 세상에 그런 일이. 나 대학 다닐 때만 해도 등록금 인상한다고 하면 막 학생들이 시위하고 그랬는데(안그래도 개비싼데..) 스웨덴은 대학까지 등록금이 다 무료이고 이건 외국인 학생한테도 마찬가지라는 거다! 박수영이 다닐 때는 그래서 공짜로 다녔는데, 박수영이 공부를 마칠 때쯤 스웨덴에서 '외국인 학생에게는 유료로 하겠다'는 말이 나왔었다고 한다. 그래서 2022년 현재 웁살라대학교에서 공부하려면 외국인 학생에게는 돈을 받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그리고, 웁살라 대학교에, 젊은이들만 있는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수강생들도 있는데, 그들은 꼭 졸업해 학위를 따는게 목적이 아니라, 듣고 싶은 강의가 있으면 그것만 듣는 것도 가능하다는 거다. 세상에.. 내가 바라던 바로 그것이네?


내가 뉴욕대를 가고 싶다고 해도 거기 등록금 너무 비싸고 공부 하려면 거기서 거주해야 하는데 생활비도 너무 비싸고.. 그러니까 아마도 꿀 수 있는 꿈이라는 건 뉴욕대에 가서 강의 하나 들어보고 오기.. 정도가 다가 아닐까, 내심 생각했단 말이다. 그런데 웁살라대학교는 등록금이 공짜이며 게다가 듣고 싶은 강의가 있으면 그냥 들어도 된대. 세상.. 개꿀.. 내가 원하던 바로 그것이며, 듣는 수강생들의 나이나 국적도 다양하니, 내가 거기에 가있다 한들 뭐가 이상하리요? 만세만세만만세!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박수영이 공부하면서 사귄 학생들은 박수영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그러다보면 아시아, 한국, 남한에 대한 역사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제국주의나 민족주의 등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모르는 점에 대해 외국인 학생들이 물으면 박수영은 자신이 알고 있는 걸 다 답해준다. 그 질문이나 답을 읽노라니, 와 거기가서 공부한 게 박수영이라 다행이다, 싶었다. 나는 역사 1도 몰라서 대답해줄 수 있는게 없는데.. 어휴.. 공부 잘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려면 역시 공부를 잘하는게 답인가.. 어쨌든 나도 배우고 싶어서 웁살라대학교에 가도록 해보겠다! 그나저나, 그렇다면 영어 공부가 먼저겠구나... 영어.. 스웨덴은 영어를 다들 너무 잘한다고 하니, 스웨덴어까지 욕심내지는 말고 일단 영어 완전정복을 꿈꾸자. 


Hal Su It Da!!


웁살라대학교가 그리고 스웨덴이 너무 궁금해져서 스웨덴에 대한 책을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세상에, 대학 등록금이 공짜이며 누구나 공부하러 갈 수 있다는 거 너무 매력적이지 않은가. 누구나 공부하게 문을 열어둔다면, 공부하게 되는 더 많은 사람이 생기는것이고, 그것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나 매력적인 스웨덴을 알게된 건 이 책을 읽은 커다란 수확이지만,

그러나 에세이로서의 이 책을 말하자면 불편한 지점들이 있다.

에세이라는 특성 답게 글쓴이의 생각이나 감정이 드러나게 되는데, 간혹 어떤 생각들에 동의하지 못해 불편해지는 거다. 이를테면 처음 만난 그 학교의 학생들-나중까지 친구로 지내는-에 대한 외모 묘사가 좀 거슬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사생활을 이렇게 공개한다고? 거기에서 작가가 이들에게 허락은 받은건가 싶었다. 그들은 알고 있을까? 웁살라대학교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가 한국에 돌아가서 한국어로 자기들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걸? 그 이야기들 속에는 어떤 여학생이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것도 나오고(그래서 저자는 그 사랑을 그만두라 조언한다), 허영심에 가득찬 베트남출신 미국인에 대한 뒷담화도 나온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싫어하는 건 살면서 무수히 일어나는 자연스런 일이지만, 그걸 이렇게 책으로 쓴다고? 독자가 그 사람을 만날 일이 없으니까 괜찮은걸까? 무엇보다 미국에 사는 그 사람은 알고 있을까? 한국인들이 자기 뒷담화 읽고 있는걸? 설마, 이름은 다 가명이겠지? 읽으면서 내내 찜찜한 부분이었다.



자 그러면 미래 설계를 해보자.

몰타가서 어학연수 한 다음에 갈고 닦은 영어 실력으로 웁살라대학교 가서 공부해야지. 그런데 웁살라 대학교에 가면 뭘 한담? 여성학? 스웨덴은 그나마 성평등한 국가라니 여성학 있지 않을까? 후훗.



Hal Su It Da!!


댓글(31)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2-09-07 08: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웁살라! 드림스 컴 트루~! 아니 근데 그나저나 평점이 2.0이요???? *동공지진*

다락방 2022-09-07 09:02   좋아요 5 | URL
4학년때 미친듯이 노력해서 최상으로 나온게 2.8 인가 그랬거든요. 그래서 2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왜, 내가 부끄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07 10:15   좋아요 5 | URL
다부장님 역시 낙하산이었어.... 그 학점으로 기업 들어가고, 부장자리까지 오르다니... 역시..............빡세게 일하고 돈 모아서 해외 가는 척하는 것도 어른들이 시킨 거죠? 사실은 경영 공부하고 오는 거면서......쳇. 이제 대표 취임만 남은 겁니까! ㅋㅋㅋㅋㅋㅋ

베트남도 네덜란드에서도 산다는 거 슬슬 밑밥 까는 거죠? 거기 다 다부장님 기업 있으면서... ㅠㅠ

다락방 2022-09-07 10:25   좋아요 5 | URL
아 역시.. 가난과 사랑은 숨길 수 없다더니 제가 보기엔 부유함도 숨길 수가 없나보네요. 다 티났어요?
제가 편의점 알바하던 대학시절부터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다 얘기했었어요. 나 사실 서민의 삶을 체험하기 위해 알바하는거지, 재벌의 딸이야, 라고.. 아무도 믿어주진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결국은 들통나네요.
그래도 절 미워하지 않으실거죠? 전 서민들의 편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소문 내지는 말아주세요.

잠자냥 2022-09-07 10:39   좋아요 5 | URL
휴... 어쩐지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위가 작아서라기보다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1끼 2메뉴 못 먹거든요... 부장님은 막 스타벅스에서도 2가지 메뉴 사 먹고, 매끼 두 가지 메뉴 먹잖아요. 막 남기고 그러잖아요. 역시.... 재벌2세....

급 멀어지는 느낌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07 10:48   좋아요 5 | URL
뭘 잘못 알고 계신것 같은데, 저 안남기는 편...........

미미 2022-09-07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이 책 빌리길 잘했다.Jal het da?
독일만 공짜가 아니네요?게다가 나이 제한도 없는 것 같으니...허허
영어와 체류비만 어떻게 마련하면! 일단 다락방님 먼저 고고씽!!^^*

다락방 2022-09-07 09:11   좋아요 4 | URL
백자평은 짧고 저 다섯줄 짜리 리뷰 쓰려고 창 열었는데 도대체 이거 무슨 일이에요? 수다 포텐 터져버렸네요. 에휴..
스웨덴 너무 가보고 싶어요, 미미 님! 저 다음 여행지는 스웨덴으로 잠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 번 가서 보고 와야겠어요. 앞으로 내가 공부할 나라가 어떤지 보자는 심정으로 ㅋㅋㅋ 답사 답사 ㅋㅋㅋㅋ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으쌰으쌰 합니다! 미미 님, 저랑 웁살라 대학교 동기가 됩시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9-07 0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Hal Su It Da!!를 마음에 새기고 시작하는 아침입니다. 만화방에서의 과거마저도 다락방님의 시간이라면 참 귀여웠을 거 같다는 예감이 ㅋㅋㅋㅋㅋㅋ 웁살라 가려면 제일 먼저 뭐 하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07 09:36   좋아요 3 | URL
어휴 과거를 돌이켜보면 언제나 후회뿐입니다. 왜그렇게 공부를 안했는지. 아니 대학이란 공간이 얼마나 공부하기 좋은 곳입니까. 도서관에 가면 책이 많고 모르는게 있다면 물어볼 교수님도 계시고. 그렇게 공부하기 최적의 환경인 곳을 4년간 곁에 두고서도 만화방가서 라면이나 먹고 술이나 퍼마시고 인생 왜그렇게 산건지 원.. ㅠㅠ
웁살라 대학교에 가서 제대로 만회하겠어요! 일단 그 전에는 영어공부를!! 아 힘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9-07 0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Hal Su It Da!!!
ㅋㅋㅋㅋ
아주 고무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 유급된 동기오빠가 한 명 있었는데 엄청 부끄러워 하면서 교실에 앉아 있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근데 부끄러운만큼 적극적으로? 공부하더니 결국 1등도 하고~^^
암튼 군대 다녀온 예비역들 그리고 나이 많으셨던 언니들도 몇 분 있었는데 그분들이 다 공부는 이렇게 하는 거야~를 보여줬던 게 아녔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들 하셨었죠. 몇 년 전 그 언니를 한 번 만났었는데 언니는 지금 50 중후반쯤 되셨을텐데...아, 아직도 공부를 하고 시험도 치고...대단하시다고 했더니 ˝할만 해!! 니네들은 더 젊은데 뭐하고 있노???˝ ㅋㅋㅋ
그래서 요즘 생각해보면 공부는 나이 들어 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노화된 뇌가 좀 문제이긴한데...ㅜㅜ
암튼 몰타 어학연수 그 뒤의 대학공부 그리고 그후엔 작업실에서 글 쓰고 계신 모습 상상해 봅니다. 상상하니 갑자기 제가 막 기분이 좋네요ㅋㅋㅋ

다락방 2022-09-07 11:35   좋아요 2 | URL
공부는 계속 하는게 맞는것 같아요. 공부는 그만두어서는 안되는 것 같아요. 일전에 정희진 선생님 강연 갔을 때 선생님이 그러셨거든요. 사람은 계속 공부해야 한다, 공부하지 않으면 제자리에 있는게 아니라 퇴화하는 거다, 라고요. 저는 선생님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젊어서도 해야하고 나이 들어서도 해야하는것 같아요. 그리고 해도해도 여전히 모르는게, 모르는걸 많다는 걸 알게 되는게 공부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책나무 님, 우리 열심히 책 읽고 생각하고 쓰고 의견을 나눕시다!!

그렇지만 노화된 뇌도 문제고 노안도 문제긴 합니다 ㅠㅠㅠㅠㅠ
저는 언제 몰타에 가고 언제 웁살라 대학교를 가고 언제 작업실을 마련해서 글을 쓰게 될까요... 인생, 어떻게 펼쳐질까요? 아무쪼록 아름답고 화려하고 보람차기를 바랍니다. 후훗.

거리의화가 2022-09-07 0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Hal Su It Da!가 뭔가 했어요ㅋㅋㅋㅋㅋ
대학생 때 에피소드 재밌었네요^^ㅎㅎㅎ 저는 2년만에 졸업해야해서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학교 때 추억이 많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저도 등록금 공짜인 학교로 고고씽하고 싶습니다! 나이 불문하고 배우려는 의지가 있다면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다락방 2022-09-07 11:38   좋아요 2 | URL
거리의화가 님, 할수있다는 이 명품 칼럼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얼마전에 장안의 화제였던 칼럼이죠.

https://m.hani.co.kr/arti/opinion/column/1056213.html#cb

저는 사람이 참 고집스러워서 공부가 중요하다는 말을 듣는 척도 안하다가 이 나이 되어서 아아 과거의 내가 왜그랬을까 바보 똥꼬 멍충이다 ㅠㅠ 이러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젊은이들에게 공부가 중요하다, 열심히 해라 전하고 싶어도 그러나 그들의 귀에는 꼰대의 잔소리로 들리겠죠. 인간은 어느 한 때 어리석은 순간을 거쳐가는 것 같아요. 저는 젊은 시절 정말 어리석었습니다. 후회후회... ㅠㅠ

맞아요, 거리의화가 님. 직업이 뭐든, 나이가 어떻든,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언제나 열려있는 배움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면 좋겠어요. 저도 계속 배우고 공부하겠습니다. 빠샤!!

건수하 2022-09-07 09: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학창시절 이야기도 듣고 재밌네요.
이제 너무 옛날 일이라 학점이 얼마였는지 기억도 안나요 ㅎㅎ

저는 웁살라나 몰타까진 안 가도 괜찮고 모 대학 여성학협동과정.. 이런 거 듣고 싶은데
(소박한 꿈)
마음의 여유가 없네요 휴.. 사람이 대범해야 하는데.

다락방 2022-09-07 11:40   좋아요 3 | URL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점을 기억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이유는 학점이.. 너무 똥망.. 남들이 받지 않는 학점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수하 님이 저같은 학점을 받으셨다면 저처럼 기억하셨을 겁니다. 그러니 학점을 기억못하는 자신을 많이 예뻐해주세요. 으하하하.

저도 얼마전에 지방에 여성학과정 있다는 거 알고 오옷 하고 혹했었는데, 그렇게 공부해도 좋을것 같아요. 다만 저는 직장을 다니면서 그렇게 본격적인 공부를 하기가 망설여지더라고요. 체력 어쩔거냐며.. ㅠㅠ
그런데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저는 이미 대학원을 다닌다거나 여하튼 뭔가를 하고 있겠죠? 흐음. 역시 그만큼의 의지는 없는 것인가..........

바람돌이 2022-09-07 11: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얼레리 꼴레리 학점 2.0... 제가 이겼어요. 저는 졸업 평균학점 2.1
강조하건대 우리과 꼴찌 절대 아니었음. 내 뒤에 사랑하는 친구 1명 더 있었어요. ㅎㅎ
아 근데 좀 안타까운건 전 계절학기도 하고, 결국 제 때 졸업 못해서 1학기 더 했다는.....ㅠ.ㅠ 그럼 다락방님이 이긴건가요????

스웨덴은 대학 학비가 공짜일뿐 아니라 학기초면 책도 사고 준비물도 사라고 학생들한테 생활비도 지급하는걸로 알아요. 그리고 대학들어가기가 워낙에 쉬워서 그냥 나 대학 입학하고 싶어 하면 다 해주는, 대신에 졸업은 진자 빡세게 공부해야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 다락방님은 이제 공부천재로 거듭나셨으니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열심히 응원 응원합니다. 저는 스웨덴 대학 말고 오로라 보러 놀로가고 싶습니다. ^^

얄라알라 2022-09-07 11:31   좋아요 3 | URL
화려한 입담에 넋을 놓게 되는 여기는 다락방님 서재 ㅋㅋ

ㅋㅋ화려한 마무리는 바람돌이님께서 공부천재 다락방님 응원차 스웨덴 ˝놀로가시˝는 미래형으로^^

책읽는나무님 말씀처럼 노화된 뇌가 장애물이긴 하지만, 10대 때의 공부와는 어른 되어 하는 게 차원이 다른 거 같아요. 욕구 솟는 페이퍼였습니다!!!!!

잠자냥 2022-09-07 11:33   좋아요 2 | URL
아니, 바람과 돌이 님 바람이하고 돌이가 1.05씩 받았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07 11:43   좋아요 6 | URL
세상에, 바람돌이 님, 공부 잘하셨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계절학기까지 들으셨기 때문에 저보다 더 높은 점수로 졸업하실 수 있었던것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니 그런데 평소의 바람돌이 님 생각하면 의외의 점수기는 하네요. 대학때 공부 안하셨네요? 저 첫직장 합격했는데 성적증명서를 나중에 추가로 요구해서 가져다주니까, 면접관이었던 분이 당황하시면서

˝공부를.... 안하셨네요?˝

이러면서 천장을 자꾸 보시더라고요. 이미 합격은 시켜놨는데 이걸 어쩌나.. 하셨던 듯. 그래서 제가 대답했습니다.

˝방황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인간.. 참 잘 살고 있다 진짜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웨덴에 제가 학교 다니면 숙소도 마련해야 할터이니, 그러면 오세요, 바람돌이 님. 오로라 보러! 오로라 보는 건 저의 소원이기도 합니다. 후훗.


얄라알라 님, 우리 계속 공부합시다. 빠샤!! 공부하는 사람들로 늙어갑시다!!


잠자냥 님, 2점을 초과하는 학점은 역시 혼자서는 불가한것이었군요....

책읽는나무 2022-09-07 12:07   좋아요 5 | URL
제 답글 읽다가...왜 이렇게 대댓글이 많지? 하며 읽다가....ㅋㅋㅋ
우리 알라딘 더 오래 하다간...ㅋㅋㅋ
본인의 모든 것이 탈탈탈 다 털리겠어요.ㅋㅋㅋ
그런데 사생활을 듣고 나면 왜 애정이 더 생기는 거죠??? ㅋㅋㅋ
점심 먹으면서 계속 웃겠습니다ㅋㅋ
다들 맛난 점심시간 되시길요~ㅋㅋㅋ

바람돌이 2022-09-07 12:50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의 ˝방황했습니다˝에 박수!!!! 우와 멋짐 터집니다. ^^

공쟝쟝 2022-09-07 15: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 웁살라 대학 뒤메질 옹이 꽂아줘서 푸코가 열심히 강의하던 그 대학인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푸하하하 ㅋㅋㅋㅋ (혼자 푸코이야기해서 죄송합니다…)

다락방 2022-09-08 08:36   좋아요 1 | URL
그 대학 맞아요! 그래서 책 읽다 보면 푸코가 언급됩니다. 작가가 엄청 똑똑한 분이시더라고요...

mini74 2022-09-07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희 조카가 1학년 1학기애 좀 논다고 학고맞아서 지도 교수님 전화왔는데 울 언니 …. 보이스피싱인줄 알았대요 ㅎㅎㅎ

다락방 2022-09-08 08:37   좋아요 2 | URL
학사경고는 놀랍게도 아버지 이름으로 오거든요. ㅋㅋㅋ 저희 대학교 소인인데 아버지 이름으로 와서 ㅋㅋ 엄마가 뜯어보지도 않으시고 왜 니네 학교에서 아빠한테 오냐? 이래서 제가 뜯었더니 학사경고가 똭-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별 거아니야 나한테 온거야 이러고 얼버무렸는데 남동생이 그걸 알고는 ˝누나 학고는 좀 심한거 아니냐? 부모님이 힘들게 돈벌어서 200만원이나 등록금 내는건데 그건 진짜 아닌것 같다˝ 이래서... 당시 남동생 중학생이고.. 전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mini74 2022-09-08 08:39   좋아요 1 | URL
ㅎㅎ 저희조카는 탑으로 들어갔거든요. 그래서 지도교수님이 혹 집안에 우환이 있냐고 ㅎㅎㅎ 질문도 보이스피싱같았다고 ㅠㅠ4년장학금 날리고 군대갔습니다. 오면 노가다 보내서 메꾼답니다 언니가 ㅎㅎ

다락방 2022-09-08 08:41   좋아요 1 | URL
아니, 탑으로 들어갔다가 학고라니요!!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뭔가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요? 저는 처음 수업 제끼기 시작한게 좀 일이 있었던거긴 하거든요. 교수님한테 연락올만 했네요 진짜 ㅠㅠ

alummii 2022-09-08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F밍아웃!! ㅋㅋㅋㅋ 😆다락방님 좀 놀던 분이군요...의외입니다 ㅎㅎㅎ 그래도 제때 졸업은 훈훈한 마무리입니다 👏👏 (참고로 저는 1년더다님 ㅋㅋㅋㅋ;;;)

다락방 2022-09-08 08:39   좋아요 2 | URL
좀 놀던 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뭐 그렇다고 제가 뭐 특별히 기억에 남게 잘 놀거나 한 것도 아니고요 진짜 말그대로 방황이었어요. 만화방에 가거나 술 뽀지게 마시거나 그런것 밖에 없어요. 그러게요. 제때 졸업은 정말 칭찬합니다. 그렇지만 그 당시의 제가 어리석었다고 생각하고 후회는 수시로 해요 ㅠㅠ 그리고 그 때 내가 왜그런걸까에 대해서도 간혹 생각해본답니다.... 인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은빛 2022-09-08 16: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학사경고와 F학점. ㅎㅎㅎㅎ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이 드네요.
1학년 때는 강의실이 아닌 거리에서 시위하느라 학점이 엉망이었고,
군대 다녀와서 복학한 뒤로는 그래도 학점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는데,
국문과 복수전공 하려고 멀리 떨어진 다른 캠퍼스(차로 약 30분 거리)에 혼자 다녔는데,
(국문과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그때 국문과 과목 대다수가 학점이 엉망이었지요.
두 과목 F를 받아 학사경고도 그때 받았구요.

결국 4학년 때 친한 후배가 조교가 된 후 복수전공을 포기하지 않으면 절대 졸업 못 한다고 조언해서
무조건 그 후배가 시키는 대로 해서 어떻게든 졸업을 할 수 있었어요.

그 당시엔 운동하다가 학사경고 받은 것이 아니라,
아는 애들 하나 없는 국문과 수업 받느라 학사경고 받았다는 사실이 무척 부끄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래도 대학 다니면서 학사경고 한번도 안 받은 것 보다는
한번쯤 받아본 경험을 했다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드네요.
안 받아봤으면 그거 받을 때 어떤 기분인지 평생 모를 거 아니예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