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이 회사에 근무한 지 만으로 20년이 되었다. 창립기념일에는 회사에서 주는 포상을 받게 되는데, 그 때까진 아직 몇개월 남았고, 내가 이렇게나 오래되었다고 보쓰에게 알리니 보쓰는 내게 금열쇠를 선물해주셨다. 나 태어나서 금열쇠 처음 받아보고 그래서 넘나 떨렸더랬다. 여기가 내 첫직장은 아니지만, 어쨌든 여러분 나 여기 20년 다녔고, 그래서 감사하고 축하한다고 황금열쇠 받았고 연봉도 (쪼금이지만) 올랐다. 나는 보쓰에게 포부도 당당하게 '월급 올려주세요!' 했던 거다. 으하하하하. 다들 대단하다고 하는데, 엄마는 황금열쇠 받았다니 너무 축하하고 대견하지만, 그런데 니가 20년간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는지 알기 때문에 한편으론 짠하다, 고 하셨다. 그 말 듣는데 울컥 했네. 몇 번이나 그만둘까 생각하며 울던 날들도 분명 그 시간 안에 있었다. 그러나 어쨌든 나는 이렇게 한 직장에 20년째 다니고 있고, 이 회사에서 보쓰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나만큼 다닌 관리직이 없다. 여하튼 나 대단해.. 황금열쇠를 손에 쥔 자, 누구? 나다...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을 나는 자주 한다.

일전에 회사 동료가 내 생일 선물을 고르는게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뭘 사줄까 생각하다보면 모두 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더라고. 그런데 듣고 보니 정말 그랬다. 나는 없는 게 없었다. 나는 나에게 필요한 걸 이미 다 내가 갖추는 사람이었다. 이제 심지어 거기에 황금열쇠까지 추가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대단한 사람이야, 나는. 


게다가 사람에 대해서라면 더 그렇다.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존재들에 대해서도 나에게는 이미 갖추어져 있었고, 돌이켜보면 어떻게 나한테 이런 사람이 왔지 너무나 감사하다, 하게 되었다. 가족들이 그렇고 친구들이 그렇다. 게다가 새로 내 가까이 머물게 되는 사람들중에는 내 의지로 그렇게 만드는 관계들이 있지만,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내 사랑을 몽땅 끌어가는 이들도 있다. 나의 조카들.. 특히 이제 돌 지난 아가조카 때문에 내 안에 사랑이 넘실댄다. 가끔, 신이 특별히 나를 '더' 사랑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된다. 



이쯤하고.

엊그제였나, 퇴근 후 집에 갔는데 문 앞에 알라딘 박스 세 개가 있었고 ㅋㅋㅋㅋㅋ 어휴 귀찮아, 이러면서 그걸 다 가지고 들어와 포장을 뜯었다. 마침 분리수거 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박스를 갖다 버리려고 얼른 뜯었네. 그리고 거기에선 이런 책들이 나왔다.


















《가난 사파리》는 4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인 레이디 크레딧을 읽다가 사게 됐다. 아닌가, <성매매 상식의 블랙홀> 읽다가 사게 됐나. 레이디 크레딧에 대해서라면 리뷰를 써두긴 했지만, 읽고나서야 비로소 성매매가 가능성일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치열한 가난에 놓인 적이 없고, 현재의 나로서는 '내가 아무리 가난해도 성매매는 안할거야' 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러나 정말 그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만약 당장 내 형편이 어렵다면, 당장 현금이 필요하다면, 그렇다면 나 역시 내 삶에 성매매를 들여놓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당장 돈이 필요한데 일단 지금 필요한 현금을 줄게, 라고 한다면 내가 거기서 '아니오'를 말할 수 있게 될까? 그럴만큼 단단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필수고 돈이 생활을 더 편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는 이 돈이 나를 더 편하고 즐겁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돈이 없다면 불편할 것이고 마음은 자꾸 위축될 것이다. 경제적으로 약하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약한 것을 당연히 가져올텐데, 그럴 때 내가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지금의 내가 과연 확신할 수 있는 것일까? 성매매와 가난은 뗄래야 뗄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인용된 가난사파리가 궁금해졌다. 저 책탑 중에서 가장 읽어보고 싶은 책이 가난 사파리 이다.



《랫맨》은 얼마전 트위터에서 추천을 보고 바로 사게된건데, 분량도 얇은 만큼 얼른 읽어치우고 주말에 남동생에게 던져주려고 제일 먼저 들고 읽기 시작했다. 내가 본 추천에서는 반전이 대단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현재 절반을 아직 읽기 전, 나에게는 불쾌함만이 남아 있다.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물론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초등3학년 여자아이가 그 때 제법 또래보다 가슴이 볼록했다고 말할 때부터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그게 왜 필요했을까. 그런 식의 묘사가. 그 아이가 그 나이에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어쩌면 그 묘사는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끝까지 읽다보면 그래서 그랬구나 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현재로서는 전혀 필요하지 않은 묘사로 보인다. 게다가 여자친구가 임신했는데 2년전부터 사실은 여자친구와 섹스할 때 여자친구 동생의 얼굴을 떠올렸다고 말하는 남주를 보는 것도 꼴보기 싫고. 이게 더 진행되면 오 그렇지만 대단하군!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현재까지는 불쾌하기 짝이 없어서, 이 기분 그대로 유지된다면 남동생에게 던져주지 않고 팔아버릴 것이다. 



《해피엔딩보다 더》는 예전부터 사려고 계속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던 책인데 애초에 왜 넣어두었는지는 까먹었고 오래 있었으니까 그냥 샀다..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은 독서괭 님의 리뷰 읽다가 충동적으로 바로 질러버렸다. 나란 인간.. 알라딘을 끊어랏!!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죽음에 대한 책이라 예전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다. 나는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두려움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좀 더 읽어두자고 늘 생각하는 터다. 저 책은 이미 샀고, 내 장바구니 안에는 또다른 죽음에 대한 책이 있다. 물론, 사두고 아직 읽지 않은 죽음에 대한 책도 더 있다. 늙어가는 것에 대한 책도 있고.


《은밀한 호황》은 성매매 관련 책이고 4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하면서 더불어 읽고 싶어서 벼르던 책이었는데, 레이디 크레딧 읽고나서 너무 지쳐버린 나머지 지금 당장은 꼴도 보기 싫은 책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제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아, 들여다보고 싶지 않아..하는 마음이 생겨버렸다. 니네 너무 싫어, 대한민국, 한남민국, 성매매공화국 너무 싫고 징그럽고 끔찍하다, 해서 지쳐버렸다..


《경멸》은 미미 님과 새파랑 님이 칭찬하셔서 진작에 담아두었던 책인데 이번에 샀다. 사고 나서 넘나 놀란게, 저렇게 겉표지 보고 되게 얇은 하드커버 책일거라고 짐작하다가 생각보다 두꺼운 책이 와서... 아니, 두껍네? 하게 되었다. 흐미..



《킹덤》은.. 책박스에서 꺼내는 순간 가장 쎄했던 책. 나, 어쩐지 책장에 이 책이 이미 있을 것 같아. 그런 불길한 느낌이 들지만, 그러나 찾아보지는 않기로 했다. 있다면, 그러니까 두 권이라면.. 뭐 팔지, 뭐... 




요즘 읽었던 책들중에는 신간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어쨌든 읽고 나서 소장하지 않아도 될 책들은 바로바로 중고 팔기로 등록하고 있다. 나는 처분이 목적이지 돈을 많이 남기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저렴하게 등록하고 있는데, 그래서 한 두권 팔리면 예치금이 적게 들어온다. 엊그제는 이민진의 <파친코> 1,2 권을 올려두었다. 현재 판매중이지 않은 상품이기 때문에 다른 중고판매자들이 비싸게 올려두었더라. 두 권 정가가 29,000원인데 4만원대로 올리고 막 그랬어. 그래서 이번 책은 나도 비싸게 올릴까, 잠깐 갈등했다. 물론 내가 비싸게 올린다는 것은 정가에 비슷한 걸 말하는거지 결코 정가를 초과하는 걸 생각해보진 않았다. 여튼 그래서 얼마를 할까 하다가, 정말 깨끗하게 본 최상의 상품이며 책 띠지도 그대로 다시 원위치 시켜둔 바, 두 권을 24,500 원 최상으로 등록해 두었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등록하자마자 팔려버렸다. 세상에나... 

제가, 너무 양심적인 판매자이죠? 후훗.



아무튼 나라는 인간 자체도 모자람 없이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참, 완성형이야.

언젠가 친구가 '너는 꼬맹이때부터 완성형 인간이었을 것 같아'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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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4-28 09: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양심적 판매를 하셨군요 이런 양심적 판매자들을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지난번에 저 중고책 사려고 하는데 절판된 책이긴 해도 4만원 짜리를 8만원에 팔고 그러더라구요 나참-_- 저도 팔아야 할 책들이 많은 것 같은데 미루니 계속 책들이 쌓이네요. 진짜 더 읽을 책 아닌 책들은 정리 좀 해야겠어요^^;;;
그리고 20년이라니... 한 회사에서 정말 대단하셔요! 전 정말 자주 옮겨다녀서인지 다락방님이 더 대단해보입니다. 20년 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다락방 2022-04-28 11:43   좋아요 5 | URL
양심적 판매를 하면서 바로 주문이 들어오니 아아, 돈 욕심 생기더라고요. 그렇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자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책을 돈 벌라고 파는 것이 아니다! 하면서요. 후훗.
부지런히, 빠르게 정리하고 싶은데 개인에게 팔기를 하면 나가는 속도가 너무 더뎌요. 좀 더 많은 책들이 등록되어야 구매자들도 한꺼번에 여러권 사고 그럴텐데, 아무리 저렴하게 등록해도 권수가 적다보니 한 권씩 주문하시고 그래서인지 빠지는 속도가 더딥니다.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등록해서 구색을 갖춰야겠어요.

대단하다 해주셔서 감사해요, 거리의화가 님. 그러고보니 나 참 성실했네, 하고 제가 저를 많이 칭찬해주었답니다. 훗.
:)

persona 2022-04-28 09: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대단하세요. 저도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현실은 이렇네요. ^^ 앞으로도 다락방님의 삶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2-04-28 11:44   좋아요 5 | URL
저는 딱히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거 해본 적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그러고보면 잘 옮기지 않는 타입인 것 같아요. 직장도, 알라딘도, 사랑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훗. 응원 감사합니다, 페르소나 님!

잠자냥 2022-04-28 10:3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다. 이 여자 자뻑도 완성형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28 11:44   좋아요 5 | URL
저는 그냥 기본형이 완성형인가봐요. 애초에 타고나길 완성형으로 타고나서 완성형으로 진행되는...

그만하겠습니다.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4-28 11: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황금열쇠!! 20년동안 다니셨다니 다락방님 역시 존경받으실만한 이유가 많은 분이네요! 저는 한군데 붙어있질 못해서 여러분야를 갈아탔었어요 ^^;; 황금열쇠로 간직하셨던 꿈을 활짝 열게 되시길 바래요~♡

다락방 2022-04-28 11:45   좋아요 4 | URL
이 회사 들어와서도 입사 동기를 숱하게나 오늘 그만둘까 내일 그만둘까 삼개월만 다녀볼까 일년만 버텨볼까 하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그랬었는데 어느덧 이렇게 이십년이나 근무하게 되었네요. 저도 저를 잘 몰랐는데, 제가 잘 옮기지 않는 사람인가 봅니다. 나름 뿌리 내리는 사람인가봐요.
덕담 너무 감사하네요. 꿈을 활짝 열게 되길 바란다 해주시니, 기쁩니다, 미미님. 감사해요!

잠자냥 2022-04-28 11:2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 활동 꾸준히 하는 거 보고 감탄했지만(서재 저 옆에 황금 메달 좀 보라지!!), 진짜 꾸준하신 분이야......
꾸준히 두 끼 먹는 것도 그렇고. 대단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28 11:47   좋아요 6 | URL
저도 제가 꾸준한지 잘 모르고 살다가 이제와 돌이켜보면 제가 참 꾸준하고 성실했구나 싶어요. 그리고 잘 움직이지 않는 고정된 사람인 것 같아요. 알라딘도 벌써 몇년째 여기서 이러고 있는지... 한군데 정착하고 나면, 다른곳으로 잘 눈 돌리지 않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알라딘도 직장도, 이렇게나 꾸준히. 저는 사람을 한 번 좋아하면 그것도 좀 그런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다시 좋아하게 되는 일이 잘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건, 제가 한 번 좋아한 사람이 저를 실망시킬 리는 거의 없기 때문이지요. 으하하하.

그리고 두끼가 아니라, 두메뉴.. 말씀하시는 거죠? 저 세끼 먹습니다, 잠자냥 님. 두끼라뇨, 그건 억울합니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인생 길어봤자 백년인데 한 끼도 내칠 수 없습니다!!

잠자냥 2022-04-28 13:11   좋아요 5 | URL
아 두 가지 메뉴ㅋㅋㅋㅋㅋㅋ 저는 메뉴 하나당 한 끼라고 생각해서 그만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28 16:09   좋아요 5 | URL
오늘은 열무냉면 에 튀김만두 먹었는데 둘 다 너무 맛이 없었어요. 물론, 다 먹긴 했지만요... 흠흠.

잠자냥 2022-04-28 17:17   좋아요 3 | URL
역시 20년 인내의 힘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였어. 꾹 참고 맛 없는 것도 올클리어하는 다부장의 내공!

Joule 2022-04-28 12: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인간임이 서툰 저로서는 조금 부럽기도 하네요. 완성형이라니... 그런 사람도 있군요.

다락방 2022-04-28 16:10   좋아요 4 | URL
인간의 완성에 대한 기준을 낮춘다면 완성형 인간이 되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쥴 님. 저는 제가 지금보다 뭔가 더 크게 훌륭해질 것 같질 않아요. 하핫.

mini74 2022-04-28 1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감옥도 열쇠가 있다면 집이 될 수 있단 말이 떠오르는 ㅎㅎ 황금열쇠를 가지셨으니 다락방님 직장은 다락방님의 집?! ㅎㅎㅎ 대단하세요. 진짜 다락방님 서재에 글 올리시고 이끌어주시는 모습보면 뭔가 참 성실하다 그런 생각 들었거든요 👍

다락방 2022-04-28 16:11   좋아요 4 | URL
저는 어릴적에 성실하다는 말이 그렇게 듣기 싫었거든요. 그건 가진 재주가 아무것도 없는 사람한테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성실이야말로 가장 큰 재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0년간 한 직장 다닌 저를, 제가 자랑스러워 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blanca 2022-04-28 14: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한 직장에 20년간 근무하고 황금열쇠를 받은 여성이라니...박수 쳐드려요. 그간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다락방님 얼마나 마음 고생하시며 오늘 여기까지 왔을까, 감히 상상하니 제가 다 감격스럽네요. 다락방님의 사랑을 받는 돌 지난 아가 조카는 또 얼마나 이쁠까. 게다가 중고 거래 양심 거래까지.

당신은 완벽한 여성입니다. 짝짝짝.

다락방 2022-04-28 16:12   좋아요 3 | URL
맞아요, 블랑카 님. 제가 여기 다니기 싫다고, 이 직장도 싫고 상사도 싫고 모든게 다 싫어서 도망치고 싶다고 울었던 날들도 숱합니다. 20년 간 얼마나 많은 사건,사고와 그리고 스트레스가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20년 됐다고 축하와 수고의 말을 듣고 포상도 받으니, 다들 저처럼 살라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제가 저한테 잘했다고 칭찬은 해줘도 될 것 같아요.

감사해요, 블랑카 님! ㅜㅜ

책읽는나무 2022-04-28 15: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꼬맹이때부터 완성형!!
저도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하곤 했어요.
인정인정~^^
황금열쇠까지 가진 자!!!
금값 엄청 올랐는데 정말 행운이 굴러들어 왔어요.
20 년 직장생활 잘 해내신 것 축하드립니다.
이제 또 10 년 더 채워서 24K 금바를 향하여 달립시다^^

다락방 2022-04-28 16:14   좋아요 4 | URL
ㅎㅎ 그 친구는 제가 어린 시절에 했던 한심한 일들이나 멍청한 짓들 때문에 제가 스스로를 여전히 아직도 꾸짖고 있다고 한 얘기에 대해서 ‘너도 그랬냐, 너는 꼬맹이때부터 완성형인줄 알았다‘ 라고 한 얘기였습니다. 저는 여전히, 아직도, 어떤 과거의 어떤 일들에 대해서 가슴을 쥐어 뜯을 정도로 후회하고 안타까워 하고 있어요.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그런 말이나 혹은 그런 행동을 했을까. 나이들면서는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자고 아주 자주 되뇌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책나무 님!

프레이야 2022-04-29 16: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성형 다락방 님 축하드립니다 !!
20년 대단하구요 황금열쇠 보유자인 것도요 ㅎㅎ 갑자기 생각나는….전 칠 년 편집장일 한 단체에서 금목걸이 해주더라는 안비밀~
우리의 락방님은 무려 20년을 한 직장에!
칭찬받아 마땅해요. 어머니 짠한 마음 너무 이해되고요.

다락방 2022-04-28 17:39   좋아요 3 | URL
우와, 금목걸이라니, 정말 좋은 단체네요. 저는 20년을 일해야 겨우... ㅠㅠ
그 누구보다 제가 제 자신을 많이 칭찬해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성실함은 재능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제가 이제 성실함이야말로 제가 가진 가장 큰 재능이라고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성실히 살았지 뭡니까. 후훗.
축하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님.
:)

공쟝쟝 2022-04-28 18: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기에 페미니즘의 도전 서문 25페이지 놓아드리고 갑니다
“우리 사회에서 서른 다섯 살이 넘은 여성이 공적 영역에서 건강하게 보람을 느끼고 자존감을 지키면서 일하기(버티기)란 쉽지 않다. 여성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가정과 일터에서 이중 노동을 요구받는 데다, 동료 남성보다 기회는 적으면서도 능력과 노력이 몇 배로 필요하다(혹은 그래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다).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기 어렵고, 언제나 부족하다는 결핍감과 누군가에게 미안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기 쉽다.
*도와주거나 지지하는 이들은 적고, 힘들면 그만두라고 ‘조언’하는 이들은 많다. 왜 어떤 이들은 열심히 하라고 격려받는데, 어떤 이들은 힘들다는 하소연을 조금만 내비쳐도 기다렸다는 듯이 그만두기를 ‘격려’받는가?*”

존재 자채가 황금열쇠! 나는 정말 다부장님의 20년 근속앞에 숙연해지고 그렇습니다! 어제처럼 오늘도 다락방 뽜이팅!!!

다락방 2022-04-29 09:04   좋아요 3 | URL
어휴, 정희진의 책을 읽고 저를 떠올려 이렇게 인용문 들려주시니 감사합니다, 쟝쟝 님.
그러고보니 제가 정말 장하고 자랑스럽고 그래요. 꾸준히 20년 일했다는 성실함으로도 그렇지만, 40대의 정규직 여성 화이트칼라 직장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남들에게 보여질 수도 있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일전에 친구가 그런 얘길 했거든요.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 40대 화이트칼라 정규직 여성이 얼마나 될 것 같냐고, 정말 소수라고, 그런데 우리는 그들중 하나인거라고. 그런 말을 듣고 더 버텨서 그런 사람이 있음을 더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더랬어요. 계속 진급하고 계속 연봉오르고, 그런걸 보여야겠어요. 이러다 이내 또 관두고 싶어지겠지만요. 그런 제게 쟝님의 인용문은 정말 의미있네요. 감사합니다, 쟝님!

공쟝쟝 2022-04-29 11:27   좋아요 2 | URL
제가 감사하죠. 정말요. 가끔씩 다 그만두고 싶어질 때, 정줄을 놓고 싶어질 때..... 저는 꼭 다부장님을 떠올릴 거예요.!! 부장님 원래 완전하셨지만 진짜 더 완전하신분..*

새파랑 2022-04-28 20: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 직장에 20년 있기는 엄청 힘든데~ 역시 이 작가님은 완벽한 사람입니다. 게다가 정가 구매 정가 판매~!!
내년에는 임원(?)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경멸> 전 좋았는데 이작가님은 열폭하실수도 있습니다 😅

다락방 2022-04-29 09:05   좋아요 3 | URL
저 정가보다 싸게 팔았습니다, 새파랑 님. 저 양심적인 판매자... ㅋㅋㅋㅋㅋ

20년간 존버하자! 라는 생각을 했던 건 아닌데 묵묵히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고 모레도 출근하고 글피도 출근했더니 20년이 되어 있었어요. 세상 대부분의 일들은 오늘 할 일을 오늘 함으로써 충족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경멸 두꺼워서 읽기 싫어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2-04-29 0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황금열쇠!!! @@ 추카추카!!!!

다락방 2022-04-29 09:0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난티나무 님. 부모님께도 황금열쇠 보여드리며 만지진 말고 눈으로만 보시라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감은빛 2022-04-29 09: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20년이라니! 축하드립니다.
어머님의 말씀처럼 그 긴 세월동안 온갖 어려움을 헤쳐오셨을텐데. 역시 다락방님은 대단한 사람!

저는 현재 일터에서 8년째 다니고 있네요. 그 전에는 4년쯤 다녔던 출판사가 가장 오래 다닌 곳이었어요. 여기 얼마나 더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2년 안에 그만둘 계획은 없으니 여기서 10년은 채우겠네요.

10년을 채우면 안식월 1달을 쓸 수 있는데, 그 1달 동안 뭘 할 수 있을지 즐거운 상상에 빠져봐야겠군요.

다락방 2022-04-29 09:48   좋아요 2 | URL
오! 한 달의 안식월 이라니, 너무 좋네요! 침대에 처박혀서 하루종일 책 읽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것 같고요, 가까운 곳으로 여행가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와도 좋을 것 같아요. 부디 2년간 더 다니셔서 안식월 얻고 충분한 휴식도 가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