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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 [초특가판]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 브래드 피트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3년 8월
평점 :
드디어 '흐르는 강물처럼'을 봤다. 이 영화를 얼마나 미루었던가. 나의 게으름을 저주했다.
낚시를 통해 가족 그리고 인생의 그 무엇을 말하는 영화라고 하는데, 한마디로 잔잔한 영화였다.
조금 지루하다면 지루했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할 만한 지루함이라 만족했다.
이 영화가 1992년 작품이니까 오래 됐다.
풋풋한 젊은 브래드 피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에 나온 멋진 자연 풍경과 그 속에서 낚시하는 장면이 멋져 보였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 중 낚시하는 사람이 없어서 지금까지 낚시대 한번 만져본 적도
없는 나지만, 낚시라는 걸 하는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 영화는 회상을 통하는데 회상은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것이라고 이제껏
생각해왔던 나였지만 이런 회상은 지친다기 보다는 아련한 회상이다.
가족을 말하는 영화나 인생을 말하는 영화를 보면 잠깐이지만
깊은 생각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내 옆을 지켜주는 함께 사는 사람이 시간이 흐르거나 흐르기 전에 갑자기
내 곁을 떠난다면 어떨까. 그 상실감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하지만 시간이란 기억을 쌓는 과정이다.
사람은 죽어도 함께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기에 달라진 모습일 테지만 함께 할 수 있겠지.
기억에 남는 대사는 맥클레인 목사가 죽기 전 마지막 설교에서
"우리는 서로에 대한 완전한 이해없이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 있습니다." 라고 한 말.
맞다. 이해를 꼭 해야만 사랑하는 것은 아닐 테다.
마지막 장면에서 노인이 된 노먼이 흐르는 강물에서 낚시를 하는 장면에서
"이해는 못했지만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 그러나 난 아직도 그들과 교감하고 있다."
라고 했다. 난 이 말이 참 좋았다. 아직도 그들과 교감하고 있다는 말.
내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한 의미를 다 이해하지 못한 듯한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흐르는 강물처럼"은 내겐 가슴속에 남을 좋은 영화였다.
완벽한 이해 없이도 좋아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