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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나의 하반기 첫 영화의 시작은 브로크백 마운틴이었다.
너무나 게을러져서 영화와 관련한 어떤 리뷰나 짧은 페이퍼조차 쓰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다.

영화 내용도 연기도 음악도 너무나 좋았다. 잔상이 쉬 사라지지 않는 영화.
영화의 첫 시작을 알린 처연하게 들리는 기타 선율도 생각나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 속에서 짧게 흐르던 ' I Don't Want To Say Goodbye - Teddy Thompson'
이란 곡이 가장 내 귀에 좋게 들려서 기억에 남는다.
이 음악을 영화보다 먼저 만나서 그런걸까.

허망하게 떠나버린 과거의 '히스 레저'를 더 이상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유일한 방법은 현재의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까.
추억할 수 있는 것이 남아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따금 그리워지면 또다시 보게 될 영화.
그리움도 외로움도 고칠 수 없다면 견뎌야 한다. 현실은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부정못할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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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처음 본 영화는 바로 <내일을 향해 쏴라>. EBS 일요시네마에서 그토록 보고팠던, 명작 반열에 예전에 오른 유명한 영화를 우연한 기회로 보게 되다니. 호사를 누렸다면 누렸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이 영화를 봤다는 만족감이 내겐 크다. 유명해서 그저 알고만 있었고 종종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토막낸 몇몇 자료화면으로만 만났던, 그때마다 보고픈 맘이 강렬했던 그 영화를 드디어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 마냥 좋았던 거다. 당연히 영화도 재미있었다.



1969년작. 폴 뉴먼,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1890년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금고를 털어대는 범죄를 저지르는 그러나 살인을 되도록이면 저지르지 않는다는 확실한 직업의식을 가진 부치와 선댄스.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사실과 서부극이지만 기존의 전형적인 서부극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서부극이라는 점이 더더욱 이 영화를 간결하게 표현해주는 소개글이 될 것이다. 그런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오래된 영화지만 낡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지나간 세월이 우스울 정도로 영화는 늙어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이야기 구조의 힘인지, 캐릭터들의 힘인지 구분이 잘 되지는 않지만 두 인물을 연기해낸 두 배우들의 빛나는 매력도 한 몫 거들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추적자들에게 쫓겨 광대한 사막 여기저기로 피해 다녔던 두 주인공들 뒤로 펼쳐지던 자연 풍경이나 영화 속에서 티격태격 하던 대사가 주던 재미도 나름 있었다.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총 들고 싸우던 서부극과 극명히 다른 서부극. 만들어진 시대와 상관없이 영화는 멋진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었다. 내겐 낯설었던 그러나 보기 좋은 젊은 시절의 로버트 레드포드의 그때를 볼 수 있어서도 이 영화는 특별하다. 명장면 중의 하나인 그 장면. 자전거 앞에다 엣타를 태우고 함께 자전거를 타던 그 장면. 혹시 이 영화가 자신의 시대와 시간적 차이로 인해 누군가에겐 모르는 영화 내지는 오래된 영화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를 본 내겐 더이상 그런 의미는 조금도 없는 스타일 살아있는 멋진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영화 속 삽입된 노래는 단언컨대 모르기가 더 힘들 정도로 유명한 그 노래가 흐른다. ‘Rain Drops Keep Falling On My Head’ 로 시작하는 그 노래. 주제곡이 영화의 유명세를 따라간 듯하다. 인상깊은 장면도 많은 영화다. 많은 장면이 있겠지만 빼놓으면 섭섭한 라스트 씬의 그 울림. 영화가 전체적으로 유쾌하면서도 왠지 인생의 씁쓸함을 내포하고 있는 듯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레 드는 생각은 '부치와 선댄스'를 기점으로 이 영화를 닮은, 흡사한 영화가 현재까지 많이 양산되고 있구나 하는 깨달음이었다. 역시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고전영화가 있기에 후대의 잘 만들어진 영화도 있는 법이겠지. 잘 쓰지 않았던 영화적 기법으로 신선함을 안겨주었던 그 시절의 그 영화는 여전히 젊었다. '1969' 란 숫자를 떠올리면 이젠 부치와 선댄스가 떠오를게 될 것 같다. 왜 이렇게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됐는지는 나 자신도 그 이유를 잘 설명할 수 없지만 내 기대에 꼭 부합했던 재밌고 스타일 살아있는 멋진 영화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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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즌 브레이크>의 스코필드, 웬트워스 밀러 내한 및 팬미팅 현장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뻐요!”
“눈빛만으로도 임신할 것 같아요~”
“1초라도 실제로 보고 싶어서 왔어요.”

동방신기의 팬들도 아니고, 욘사마를 보러 온 일본 팬들도 아니다.
‘석호필’ 웬트워스 밀러를 보러 온 팬들이다.

3월 23일 신라호텔 로비에는 300명 가량의 팬들이 단 한순간이라도 웬트워스 밀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조퇴하고 온 여고생부터 등교를 미룬 남학생까지, 이미 국경을 초월한 그의 인기는 성별도 초월한 듯 했다. (하지만 밀러는 자신이 게이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전날 밤부터 신라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다가 밀러가 스파를 받고 잠자리에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잠시 눈을 붙였다는 한 팬은 “석호필을 볼 수 있다는 건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잖아요. 일생에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거에요.”라며 그의 모습을 잠시라도 볼 수 있기를 고대했다.

그가 살찌는 이유

팬미팅과 기자회견이 끝난 후 신라호텔 6층에서 매체별 인터뷰를 기다리는 현장. 한 관계자는 웬트워스 밀러의 내한 소식이 알려진 후 광고주 제일모직에 문의전화가 쇄도해서 1주일동안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며, 그의 인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또, 기자회견 전날 있었던 광고촬영에 신사동의 온 스튜디오를 다 뒤진 팬들이 몰려왔다고 귀띔해주었다.

기자회견에서 비원에 가보고 싶다던 웬트워스 밀러. 하지만 1분이라도 그와 더 인터뷰를 하려는 매체들이 많아, 밀러는 비원을 포기하고 대신 먹을 것을 선택했다. 에이전시의 한 관계자는 “그러니까 살이 찌지”라며 곰탕과 사골국을 메뉴로 추천했다. 밀러는 생크림과 초코시럽을 듬뿍 넣은 스타벅스 모카 프라푸치노를 하루에 3잔씩 마시고, 피부 유지비결은 피넛버터 쿠키라고 인터뷰한 바 있다.

그와의 인터뷰는 1분이 아쉬운 상황. “왜 4분이냐, 5분 달라.”며 취재진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석호필 측의 한 스탭이 “밀러씨는 언제나 happy to answer이십니다.”라며 인터뷰 시간을 조정했다.


인터뷰 | 웬트워스 밀러

t : 입국할 때는 팬들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을텐데, 오늘 이렇게 많은 팬들이 와줄거라고 예상했나?(웬트워스 밀러의 입국 당시 그를 환영한 팬은 2명이었다)
웬트워스 밀러
: <프리즌 브레이크>가 국경과 문화적 차이와 언어를 초월해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특히 한국에서 정식으로 방송되기 전에 인터넷을 통해 큰 흥행을 이룬 것을 알고 있었다. 팬들이 와줄거라고 어느 정도 기대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와줘서 고맙다. 영감을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t :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다른 역할을 맡는다면 누구를 연기해보고 싶은가?
웬트워스 밀러
: <프리즌 브레이크>의 모든 인물들은 흑백논리를 전혀 따르지 않는다. 선한 사람, 악한 사람으로 나뉘어져 있는게 아니라 회색조를 띤다고나 할까. 악당인 것 같은 캐릭터도 동정심을 유발하고 착한 캐릭터도 나쁜 짓을 하는 등 모든 등장인물들이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다. 굳이 다른 역할을 연기해보라면 아브루찌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 지금 아브루찌 역할을 맡은 피터 스토메어도 연기를 잘 했지만,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역을 색다르게 연기해 보고 싶기 때문에 아브루찌 역할도 해보고 싶다.

t : 배우를 직업으로 선택하게 된 배경이 있는가?
웬트워스 밀러
: 어릴 때부터 남에게 즐거움과 영감과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보수적인 대학에 진학해 (그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법, 금융, 의학계로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진로고, 연기는 취미에 불과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어릴 적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연기는 나에게 공기와도 같은 것이었다. 관객과의 교감에서 스릴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소중했기 때문에 배우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NO라고 이야기했어도 나는 마음 속으로 YES라고 생각하며 연기를 해왔다. 무명기간이 길었지만, 배우로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주어졌다고 본다. 만일 10년 전쯤에 더 젊었을 때 성공했다면 갑작스러운 유명세를 조절하지 못했을 것이다. NO라는 대답들을 통해 YES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고 감사해하게 되었다.

t : 지적인 면이 연기활동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웬트워스 밀러
: 배우는 자신이 아닌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기해야 하므로, 교육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통찰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나같은 경우는 영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스크립트를 읽고 해체하는 과정이 보다 수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t : 배우 외에 다른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웬트워스 밀러
: 언젠가는 감독이 되고 싶다. 결국 배우는 스토리의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러면서도 디테일한 점도 신경써야 한다. 어떤 장면이 전체 스토리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부터 배경음악 결정권까지 갖고 있다. 감독이 되어서 내가 관심있는 스토리를 이야기하고 전달하고 싶다.

http://www.magazinet.co.kr/Articles/article_view.php?mm=013001006&article_id=45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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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TV의 <프리즌 브레이크>

석호필의 팬들에겐 기쁜 소식! <할리우드 리포터>가 <프리즌 브레이크>의 세번째 시즌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인기 드라마인 탓에 다음 시즌의 플롯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지만, 마이클 스코필드와 윌리엄 버로우즈를 비롯한 탈옥수들이 감옥으로 돌아가는 것은 이미 정해진 이야기라고. <프리즌 브레이크>의 총괄 프로듀서이며 작가인 폴 셰링은 새 시즌에 대해 "당연히 새로운 장이 열린다. 하지만 근본적인 발상으로 돌아가 <프리즌 브레이크>가 본래 보여주려고 했던 것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 셰링은 이미 달라스,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등의 로케이션 스카우팅을 시작한 상태다.

<24>의 휴지기용 드라마로 제작했으나 엄청난 인기를 얻어 시즌으로 이어진 <프리즌 브레이크>는 첫 시즌에서 형제와 수감자들이 무리를 지어 탈옥에 성공하는 것을 보여줬고, 두번째 시즌에서 도망자들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일부는 추격중 죽음을 맞이하고, 일부는 다시 수감되었지만 새로운 시즌에서 감옥으로 함께 돌아오게 되는 도망자들은 첫번째 시즌과 마찬가지로 분쟁과 반목을 반복할 예정이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출연자들에게 새 시즌이 시작하게될 5월까지 다른 프로그램을 계약 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가을에 방송을 시작하는 새 시즌에는 두번째 시즌 주연급 연기자들이 대부분 출연하며, 이 외에도 많은 새로운 캐릭터들이 추가될 것이기 때문에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당연히 스코필드와 버로우즈 형제도 새 시즌에 출연하지만, 폴 셰링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에피소드 초반에 죽게될 수도 있다는 힌트를 흘렸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두번째 시즌에서 평균 910만명의 시청자를 TV앞에 모이게 했고 주요시청자 연령층인 18세에서 49세 그룹에서 3.7위의 순위를 기록했고, 월요일 프로그램 순위에서는 방송기간 동안 1위를 지켰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가을에 방송될 폭스 채널의 드라마 중에서는 <하우스> <본즈>에 이어 세번째로 시즌 방송이 결정된 프로그램이다.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article_id=45414&mm=0010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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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에 관한 영화로 기억에 남는 작품에는 “알카트라즈 탈출”이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외딴 섬 알카트라즈에 감금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낡은 콘크리트 벽을 손칼로 긁어서 구멍을 낸 후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밤마다 구멍 뚫는 작업을 하느라 침대를 비울 수 밖에 없는 이스트우드는 배개를 여러 개 집어넣어서 마치 사람이 자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하루는 순찰 돌던 간수가 이스트우드의 두툼한 침대를 보고 수상히 여겨서 이름을 부른다. 대답없는 주인공. 감방동료는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입만 다물고 있을 뿐이다. 화가 난 간수가 침대보를 열어젖히려는 순간, “왜 불러?” 하고 얼굴을 내미는 주인공. 정말 짜릿했다.





또다른 작품은 실베스터 스탤론이 나온 “락업 Lock Up”

80년대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열띤 경쟁을 벌였던 근육 액션스타 스탤론이 주연한 영화로, 전형적인 ‘감방부수고 탈옥하기’ 다. 감옥에 갇힌 스탤론이 동료 죄수들과 함께 폭동을 일으키고 교도소장을 인질로 잡아 탈출에 성공한다는 스토리. 죄수들끼리의 다툼, 간수와 죄수들 간의 싸움이 주된 내용인 치고받는 액션 영화.





마지막으로는, 탈옥에 대한 가장 유명한 영화라고 해도 좋을, 스티븐 킹 원작, 팀 로빈스, 모건 프리먼 주연의 “쇼생크 탈출”. 화이트 컬러버전 탈옥스토리라고 해도 좋을 이 작품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팀 로빈스가 치밀한 계획을 세워,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굴을 파내고, 돈을 모두 마련한 뒤 탈옥에 성공한다는, 휴먼스토리이다. 제목이 The Shawshank Redemption 임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탈옥을 통해 한 인간이 다시금 태어난다는, 그리고 그의 동료 모건 프리먼 역시 용서를 받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감동적인 영화였다.





Fox의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는 위 세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모두 빌려왔다. 그리고 두 개를 더했다. 하나는 감옥에 갇힌 형을 구하기 위해 동생이 직접 감옥으로 들어간다는 역설적 상황설정과 다른 하나는 누명을 쓴 형을 구하기 위해 감옥 바깥에서 목숨을 걸고 정부와 그 뒤에 숨어있는 비밀음모와 싸우는 변호사들의 이야기가 병렬진행된다.





처음 프리즌 브레이크의 DVD 표지를 봤을 때는 사실 조금 망설였다. “겉표지를 보고 책을 판단하지 말라” 는 격언이 있다하더라도 휴대용 DVD 플레이어를 갖고다니면서 에피소드 하나만 돌려본뒤 모두 빌려볼 수도 없는 노릇. 시즌 1 DVD의 겉모습은 쓰는 이에게 실베스터 스탤론 류의 탈옥스토리를 떠올리게 했다. (쓰는 이가 그다지 점수를 주지 않는 장르인)





주변에서 프리즌 브레이크를 말하고, 한국사이트에서도 ‘석호필’이니 ‘프리즌 브레이크 폐인’ 이란 말이 나돌아도 표지에서 본 인상은 끝내 커다란 편견으로 자리잡았다. (좀처럼 다른 사람들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옹고집도 있거니와,,,)





그러다가 우연히 디스크 6장을 손에 넣게 되었고, 스캇필드가 온 몸에 문신을 새기고 거짓으로 은행을 터는 순간, 프리즌 브레이크의 감옥 안에 이틀 동안 꼼짝없이 갇혀버리고 말았다.





알고 보니 이 TV 드라마는 ‘알카트라즈 탈출’의 서스펜스와 ‘락업’의 액션, ‘쇼생크 탈출’의 감동을 모두 갇춘, 지금까지 본 미드 중 최고작에 꼽을 수 있는 대단한 작품이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다음 회가 기다려져서(DVD로 시즌 하나를 통째로 연달아 봤기 때문에 이건 좀 과장된 표현이다 ^^) 어쩔 줄 모르게 만드는 최고의 미드 중 하나였다.





주인공 스캇필드의 쿨한 캐릭터는 멋있었다. 좀처럼 속을 알 수 없는 녀석, 모든 복잡한 계획이 머릿 속 안에서(그리고 온 몸에 그려진 문신을 통해) 하나로 반듯이 정리가 되고, 그다지 떠벌이지 않으면서도 한마디 할때마다 주위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는 녀석. 천재라고 주변에서 떠들어대지만 정작 자신은 그다지 관심없다는 듯이 형을 빼낼 계획 하나에만 온 정신을 집중하는 녀석. 교도소 의사 새라와의 로맨스조차도 탈옥계획의 하나로 이용하는 녀석. 모든 걸 다 가졌지만, 형을 위해 모든 걸(두뇌 하나만 빼고) 포기한 녀석. 한국에서 왜 석호필 열풍이 부는 지 알것도 같았다.





어쩌면 정신질환의 하나일수도 있지만, 높은 IQ가 뒷받침되서 건물의 구조를 환히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스캇필드는 그러나 수퍼맨 같은 초인은 아니다.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모든 준비를 갖춘 뒤(위장결혼까지) 교도소로 들어오지만, 모든 일이 마음먹은 대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열심히 굴을 파서 탈옥에 성공하려는 순간, 병실로 이어진 쇠파이프는 굵은 철근으로 대체되었고, 주변의 동료들은 스캇필드의 두뇌 속에 만들어진 계획을 사사건건 훼방을 놓는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형의 사형집행일을 의식하면서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교도소 안의 상황 속에서 때론 울먹이고 주먹에 피가 나도록 벽을 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스캇필드에게 어느 누가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있을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밤마다 감방 뒷통로를 돌아다니던 스캇필드가 간수의 눈을 피하다가 뜨거운 파이프를 건드려 살이 타들어가던 상황에서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서 손을 이빨로 뜯어가면서 입을 막는 장면과(살이 그정도로 타들어가면 분명 냄새가 심하게 날 텐데, 왜 간수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술 마시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일까?) 없어진 문신을 기억하고 있는 정신질환에 걸린 옛 감방동료를 찾기 위해 미친 척하다가, 정신병동에 들어온 순간 눈빛이 싹 변하는 장면(대단했다. 움찔 소름이 돋을 정도로…)이었다. 스캇필드와 새라의 로맨스도 재미있었다. 쉽사리 상대의 매력에 항복하지 않고, 한 편으론 관심을 보이면서도 한 편으론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이들, 시즌 2에선 해피엔딩으로 맺어졌으면 좋겠지만,,, 워낙 뒤통수를 치는 작가들이라서…





사랑과 불륜, 간통이 드라마를 이어가는 주된 몸통이 되는 한국드라마에 비해 미국드라마에선 (어떤 형태로든 변형된 여러 종류의)사랑이 전반에 드러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미국드라마에서 사랑은 사이드잡으로 양념치기식으로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자주 묘사된다. 사랑과 비즈니스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이들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는 걸까? (그렇담 그레이즈 애너토미는 이 공식을 깨뜨려서 성공한 케이스가 되는 걸까? ^^; 일하는 직장이 온통 연애장소로 돌변하니 말이다.)





Have a little faith 를 가지고, 예상못했던 난관이 발생하면 계획을 수정하고, 이미 물건너간 플랜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Plan B를 재빨리 생각해내서 목적지인 교도소 담장 바깥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스캇필드와 동료죄수들의 자세가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잠시라도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교도소 안의 탈옥과 병행해서 진행되는 교도소 바깥의 음모파헤치기 스토리 역시 흥미진진했다. 형의 살인혐의가 에너지 대기업의 돈과 관련된 정부 최상층으로부터 만들어진 음모임을 목숨을 걸고 밝혀가는 베로니카와 닉과 LJ가 Secret Service로만 알려진 정부비밀조직으로부터 누명을 쓰고 쫓기는 부분에선, 교도소 안보다 바깥이 더 위험하고 못된 인간들로 우글거리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파워를 갖고 있다는 미국의 대통령과 정부도 이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대기업들의 허수아비에 불과한 것일까? 민주주의와 정의가 돈과 권력 앞에서 맥을 못추는,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이 민주주의와 정의를 두 손에 쥔 달러와 총으로 갖고 노는 세상에서 과연 사법정의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뒤통수를 치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프리즌 브레이크를 본 이틀동안은 근래들어 가장 짜릿한 TV와의 만남이 지속되었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소파 위에서 온 몸에 잔뜩 힘을 주고 TV에서 나오는 대사 하나하나, 등장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하는, 드라마 앞에 두 손 두 발 다든채로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 말 그대로 폐인이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하는, 그것이 그리 기분 나쁘지만은 않은 쏠쏠한 재미와 감동을 보는 이에게 선사하는 드라마였다.





시즌 1의 후반부로 갈수록 LOST를 연상케하는 플래쉬 백과 등장인물들의 현재를 있게한 과거의 사건들과 과거의 인물들(스캇필드와 링컨의 아버지의 등장, 역시 비밀요원 출신, 그래서 아들들이 다들,,,) 이 등장하면서 점점 드라마는 복잡하게 꼬여만 간다. 두번째 임기가 저물어가는 늙은 레임덕 대통령은 모든 음모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는 부통령에 의해 독살되고, 음식조리하는 부엌 안에서 헌법에 선서를 하면서 여자 대통령이 탄생한다.(힐러리를 풍자한 것일까?)





파워게임, 두뇌게임, 유혹게임, 탈옥게임



이 모든 것이 다 들어있는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 1.



최고다.



뭐니뭐니해도 프리즌 브레이크의 메시지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

http://www.cine21.com/Community/Netizen_Review/review_read.php?no=55601&s_from=s_field%3D3%26s_key%3D%25C7%25C1%25B8%25AE%25C1%25F0%2B%25BA%25EA%25B7%25B9%25C0%25CC%25C5%25A9%26s_movieid%3D%26s_sortfield%3D%26x%3D21%26y%3D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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