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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독서생활에서 큰 목표 중의 하나가 세계문학전집을 읽어내는 것이다. 어떤 전집이 좋을까하고 고르던 중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이 제일 나은 것 같아 세계문학전집 읽기를 시작하였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현재까지(2006년 5월 29일 월요일 01:26분) 15권을 읽고 16권째 읽는 중이다.

  참 느릿느릿이다. 이렇게 읽다가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민음사판의 세계문학전집 권수를 따라가기가 어려울 것 갔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것이니, 끝까지 해볼 작정이다. 몇 년이 걸릴지 그것도 참 궁금하긴 하다.

  지금까지 읽어온 세계문학전집을 정리해 보고싶어졌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이 책이다.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 제 4권이다. 예전부터 카프카를 읽어보려고 했으나 미루던 차에 이 책부터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골라잡았다. 읽고 싶은 책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 같았다. 이 책은 카프카의 단편들을 모아 놓은 것인데, 카프카의 대표작들을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카프카의 많은 단편들을 읽을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또한 남는다. 이것이 내게 남겨진 과제다. 이렇게 세계문학전집을 읽어내는 것은 나에게 주어질 많은 과제들을 발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두번째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다.

  재미있게 읽었다. 하루아침에 읽어버렸다. 서평으로도 남겼는데,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을 읽어가면서 읽은 책들을 서평으로 남겨보겠다는 계획을 세웠었지만, 지금은 접은 지 오래다.

 

 

 

  세번째는 샤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다.

  그런데 문제는 왜 이 책이 세계문학전집에 속해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는 것이다. 이 책은 샤르트르의 문학에 대한 견해내지 주장등을 닮은 책이지, 넓은 의미의 문학의 개념으로 생각해 봐도 이 책은 문학이라 이름하기엔 어려울 성 싶다. 어려운 책이다. 일단은 완독했다는 보람은 있지만, 재독 삼독 해야할 책이긴 하다. 앞으로 문학 운운할 사람으로서 이 책은 기본 소양이어야 하는 바, 남은 과제로는 이 책을 완파해 내는 것으로 한다.

 

 

  네번째

  <<한국단편문학선 1>>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편들을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해 많이 아쉬운 책이다. 아마도 민음사의 상업전략이 농후하게 담겨있는 책이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 근대문학의 거인들의 작품들을 한 데 모아놓은 책이라, 나름대로의 의의는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내게 남겨진 과제는 한국문학을 또한 독파해 내는 것이리라.

 

 

  <<한국단편문학선 1>>에 이어서 <<한국단편문학선 2>>을 읽었다.

  <<한국단편문학선 1>>이 1930년대의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것에 이어 이 책은 1950~60년대 전후세대의 작품들을 모아 놓았다. 어쩌면 이 책이 좀더 신선한 듯 하다.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다. 특히 <암사지도>의 경우 무진장 공감하면서 읽었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나와 똑같은 것이 아닌가!

 

 

  여섯번째는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이다. 읽어나가는 데에 다소간의 지리함이 있긴 했지만, 남는 것은 나름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나의 그 '핵심'을 발견하는데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으니, 재독이거나 혹은 我讀이거나!

 

 

 

  이어지는 나의 세계문학전집 읽기는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 제11, 12 두 권으로 된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 이다. 

  이 두 권의 책, 아니 이 소설 <<인간의 굴레에서>>는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필립'이라는 주인공은 '나'였고, 또한 '우리' 개개인이었다. '필립'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 장애는 우리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어떤 컴플렉스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을 극복해가는 것처럼도 보이고, 거기에서 결코 헤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 인생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소설의 주인공 '필립'이 겪었던 어떤 면에서의 파란만장한 인생은 우리에게 굴레지어진 보편적 운명인지도 모를 일이다. 생각할 것이 많은 그런 소설로 기억되고 오래 남아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이제 아홉번째가 되는데,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 제18 오노레 드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이다. 발자크라는 이름은 꽤나 유명하다. 그 유명세 덕이었는지, 아니면 유명세 탓이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저그랬다고나 할까. 아니면, <<인간의 굴레에서>>의 감동이 너무 크게 남아있어서 였을까? 이것도 재독이어야만 하는가?

 

 

  이제 열번째다. 

  아니 열번째와 열한번째다. 왜냐하면 다소 무리가 있을법은 하지만 한권으로 엮어도 될 성 싶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를 2권으로 쪼개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읽은 책이 한 권도 늘어났으니 감사해야 하나? 재밌으라고 한 소리다. 괴테는 문학한다는 사람들이 한번은 아니 그 이상 거쳐가야할 관문이라고 생각된다. 괴테의 작품들이 매우 많지만 그 중에서는 가장 먼저는 <<파우스트>>였고, 가장 나중도 이 <<파우스트>>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왜? 이 책 <<파우스트>>는 그의 처음이자 나중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그의 인생 전반에서 끓어올린 대작이니까!

  열 두번째로 가자. <<파우스트>>를 읽고는 조금 뜸을 들였다. 약간은 지루한 감이 없지않다. 조금 휴식을 가졌다고나 할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읽기를 조금 보류하고 다른 책들을 읽어갔다. 참고로 알라딘 서평단에 뽑혀 서평을 쓰느라 그랬기도 했다. 하여간 다시 시작한 세계문학전집읽기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제1권과 2권으로 엮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다>>

  내가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을 시작하면서 왜 1권부터가 아닌지는 앞서 이야기 했지만, 어쩌면 첫 권이 그리스로마 신화여서가 아닌지도 모를 일이다. 그전부터 관심을 가져왔고, 그래서 대강대강 이상으로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고, 작가 이윤기가 크게 인기를 모은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도 2권까지나 읽다만 경력이 있어서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이 1권을 빨리 읽어야만 했다. 그것은 이 책의 역자 후기에서도 역자가 밝힌바와 같이 세계문학, 특히 유럽의 문학의 근간에는, 아니 그 문화의 전반에는 이 그리스 로마 신화가 각인되어 있기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이해하는데는 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알지 못하고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미루어 두었던, 민음사가 제1권으로 내세운, 나에게도 제1권이었어야만 한 이 책을 열 두번째이지만은 새로운 시작은 첫번째로 장식했던 것일터. 관심이 있었던 만큼, 그리고 어느정도 아는 얘기였던 만큼, 재밌고 빠르고 좀더 확실하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게되는 좋은 시간이었다.

  열 네번째는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였다.

  수용소와 관련된 책중에서 나는 전에, 빅터 프랭클의 자서전적 심리연구서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연구서라고 하기엔 전반부에는 수기와도 같이 감동적으로 읽어낼 수 있다. 아니 수기라고 하고 싶다. 이 책은 인기가 많아서였는지 디자인 등이 새로워져 계속 출간되고 있다. 내가 읽은 책은 맨 우편의 가장 촌스러워 보이는 책이다. 언제고 한 번은 소개하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그냥 이참에 해보는 것이다. 이정도로만 하고 제대로 된 소개는 조만간 서평으로 하기로 하자. 그러려고 한 번은 더 봐야하는데! 이런! 아무튼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는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감동, 혹은 쓰라림을 새롭게 불러일으킨 소설이었다. '수용소'라는 비인간적 세계, 혹은 현실(구소련)의 축소판으로써, 어떻게 인간을 무력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사실적, 비판적으로 고발하고 있는 소설이다. 읽기에 어렵지 않으나, 다소간의 지루감을 참는다면 읽어내는데 큰 무리는 없다.

  열 다섯번째는 현재진행형이다.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은 현재 중간정도 읽고 있는 책이다. 요즘 일이 좀 생겨서 중단까지는 아니지만 도통 진도를 못내고 있다. 그렇다고 어려운 책은 아니니 걱정 마시길. 골딩의 소설은 우연찮게도 알라딘 서평단 모집에 걸려 받게된 <<첨탑>>이 처음이었다. 잊어먹고 있다가(나는 사실 이 책을 받아놓고도 왜 이 책이 나에게 왔나 궁금해 했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왠걸 내가 서평단 신청을 해놓고도 잊고 있다가 서평 올리기로 한 몇 일 전에야 그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읽어대고 엉터리 서평을 써버린 것이다. 여기서 관계자 분들께 심히 죄송하다는 말 금치 못한다.) 읽게 된 것이다. 다소간의 무리가 있어서 이것도 재독으로 숙제를 남겨두었고, 지금 읽고 있는 이 책 <<파리대왕>>은 아직까지는 쉽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이 남는가 일 터, 다 읽고 그 남는 걸 찾으면, 그 때 또 이야기하자.

  아직 끝이 아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순서는 하나씩 뒤로 밀려야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내게 이 책

  <<이솝우화집>>이 있었기때문이다. 이 책은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 읽기와는 전혀 무관한 인연이다. 내가 대학시절(그래봐야 몇 년 안되었다.) 과제를 맡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우언문학에 관련된 것이었다. 참고차 이 책을 읽었던 것인데, 사실 대충대충 읽었던 것이고, 또 대충대충 읽어야 할 책이었다. 그래서 넣기도 그렇고 빼기도 그래서 일단은 번외로 하기로 한다.

 

 

  여기까지 현재 나의 세계문학읽기를 정리해 보았다. 참 갈길은 아직 멀다. 이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을 한꺼번에 구입하기에는 이래저래 불가능한바 한 번에 몇권씩 사서 보는 중인데, 현재 사두고 있는 것이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밀란 쿤데라의 <<농담>>이다. 두 권 다 기대가 크다. 그래서인지 <<파리대왕>>을 빨리 끝내야 겠다. 끝내야겠다, 끝내야겠다 하다보면 이놈의 나라는 사람은 못 끝내고야마는 성격이라, 참 걱정이 크다. 그래도 언젠가는 이 책도 끝내고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도 끝나리라. 근데, 민음사에서는 언제까지 이 세계문학전집을 출간해 낼 것인지 참 궁금도 하다.

 

  나의 세계문학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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