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28일)이면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2006년 추계학술답사를 떠납니다. 대학생활의 백미라하면, 축제나 농활 등이 있겠지만은, 이 학술답사도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일 겁니다.

  그런데 나의 독고다이 생활방식과 귀차니즘의 여행기피증에 의해, 대학생활 내내 이 먼길 떠나는 답사를 경험한 기억이 없습니다. 이것이 대학을 졸업한 지금 저의 아쉬움으로 기억되는 것 중에 하나이지만, 그래서인지, 조교가 된 지금에야 답사를 떠나게 되는 것인가 봅니다. 아쉬움 하나 접을 수 있겠군요.ㅎㅎ

  물론 대학생의 신분으로 떠나는 학술답사의 추억을 만끽할 수는 없겠지만은, 조교라는 신분의 이질적이면서 양면적인 성격을 중용을 거부하고, 다분히 한쪽으로 기울이어 최대한 대학생답게 답사를 즐기고 싶습니다. 물론 조교로서 해야할 일들은 해놓고 말이죠.ㅎㅎ

  이번 학술답사는 그래서인지 많이 설레고 긴장됩니다. 아니, 그동안 나를 설레게하는 이 학술답사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해서였을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대강의 일정을 보면서 가장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은 안도현 시인과의 만남입니다. 얼마전 섬진강의 시인 김용택 선생님을 만났을 때보다 더 기대가 되는군요.

  올해 학술답사는 전라북도 일대의 군산, 익산, 김제, 만경 등지를 돌아보는 일정입니다. 전라북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문인이 바로 안도현 시인이 아닐까해요. 그러면서도 안도현 시인의 이력이 우리과의 학생들에게 더욱 많은 것을 배우게 해 줄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저에게는 시라는 매개가 하나 더 있어요.

  안도현 시인을 만난다기에 안도현 시인의 시집을 죄다 사 읽는 치밀함을 지니고 내일 떠납니다. ㅎㅎ 첫날 뵙게될텐데요. 최근 나온 2권의 시집을 짐꾸러미에 찔러두고 갑니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은 이번 강연에 주가되는 시들을 담아 놓고 있어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은 시인의 대표적 시집이기 때문에, 이 둘을 골랐습니다. 두 권 모두 재판된 새책들이네요.ㅎㅎ 여기에다가 싸인을 모두 받을 욕심으로 지금 가득차 있습니다.

 

  안도현 시인의 강연 외에, 또 저를 설레게 하는 것은 익숙한 곳이면서도(제 고향은 아닙니다만, 부모님이 익산에 사세요.)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아리랑>>의 주무대인 김제, 만경, 그리고 군산 일대를 돌아보는 것이지, 아직 그곳이 우리 민족의 애환과 아픔과 고통을 담아내고 있을테지요. 땅은 거짓말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어딘가에 숨어 있을 '아리랑'의 슬픈 곡조를 찾아내고 올랍니다.

  또한 전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하면 판소리를 빼놓을 수 없겠죠. 판소리를 집대성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신재효에 대해 세미나를 가지는 시간이 있답니다. 이참에 판소리 한 대목 배울 수 있으면 또한 좋겠네요. 아울러 채만식 기념관에도 가본다는 군요. 이래저래, 보람된 학술답사 되게끔, 대학생때 못한 것까지 모두 합쳐서 제대로 된 학술답사 만들어 가지고 오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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