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에 나는 감행했다. 무엇을? 빚을 지고 야밤을 틈타 도주하는 야밤도주는 아니다. 울산행. 언젠가 한번쯤 가보리라던 울산을 향해 감행한 것이다. 울산에는 참 그리운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12시 버스를 타려고 밤 11시쯤 집에서 나와 택시를 잡아 탔다. 택시기사분께 물었다. "울산엘 가면 뭘 봐야될까요?" 시원스럽 대답을 듣지 못하였다. 그러고 보니 울산하면 딱히 떠오르는 그 무엇은 없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이런 노래가 생각이 난다. 

"동해나 울산은 잣나무 그늘
경개도 좋지만 인심도 좋구요
큰애기 마음은 열두폭치마
실백잣 얹어서 전복쌈일세
에헤에야 동해나 울산은 좋기도 하지

울산의 아가씨 거동좀 보소
임오실 문전에 쌍초롱 달고요
삽살개 재놓고 문밖에 서서
이제나 저제나 기다린다네
에헤에야 울산의 아가씨 유정도 하지" -울산아가씨

이 노래는 민요다. 고등학교 음악시간에 배운 기억이 난다. 국악인 김영임씨의 목소리로 들으면 참 구수하면서도 애절하다. 이 노래를 찬찬히보니, 울산에 대한 정보도 참 많다. 우선 '잣나무'가 좋은가 보다. 그러니 잣도 자셔야겠다. 바닷가이니 전복도 좋단다. 혹시나 울산의 특산물이 잣과 전복인가? "실백잣 얹어서 전복쌈"을 먹어야 겠다. 사람 인심도 좋다니 듬뿍듬뿍 많이도 줄테지.

바닷가라서 그런지 울산의 노래들은 여인들의 애닲은 이별이야기들이 주테마인듯 싶다. 어느 항구도시나 이런 이별노래 쯤은 다 가지고 있기는 하다. 위의 민요에서도 떠나 임을 그리는 울산아가씨의 마음이 참 '유정'도 하다.


운무를 품에안고 / 사랑찾는 무룡산아 /산딸기 머루다래 / 따다주던 그손길

앵두같은 내입술에 / 그이름 새겨놓고 / 꿈을 찾아 / 떠난 사람아

둘이서 거닐던 / 태화강변엔 / 대나무 숲들은 / 그대로인데

어느곳에 정을두고 / 나를 잊었나 / 나를 나를 잊었나

돌아온단 그약속에 / 내청춘이 시든다 / 까치들이 울어주니 / 님 오시려나
아 울산아리랑

석양을 품에안고 / 사랑찾는 문수산아 / 산딸기 머루다래 /따다주던 그손길

배꽃같은 내가슴에 / 그리움 물들이고 / 꿈을 찾아 / 떠난 사람아

둘이서 거닐던 / 정자 바닷가 / 하얀파도는 그대로인데 / 어느곳에 정을두고
나를 잊었나 / 나를 나를 잊었나

돌아온단 그약속에 / 내청춘이 시든다 / 까치들이 울어주니 / 님 오시려나
아 울산아리랑  (울산아리랑, 작사 오은정, 작곡 김정일, 노래 오은정)

아~ 애절하다. 그런데 여기에도 참 좋은 울산정보가 있다. 무룡산, 태화강변, 대나무 숲, 문수산, 정자 바닷가. 그러고 보니 태화강변은 전에 들어 본 적이 있는 듯하다. 이 노래는 민요풍의 트로트로 오은정이란 가수가 불렀다. 나름대로 구성지고 간드러지게 잘 불러냈다.

말이 나온 김에, 가수 김상희가 불렀 나름 히트한 노래가 있다. <울산 큰애기>란 노래인데, 이 제목은 맨 위에서 말한 <울산아가씨>도 간혹 <울산큰애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어찌보면 이 노래들이 비슷한 연원을 가지고 있지 싶다. 김상희의 이 노래에서는 울산에 대한 정보는 울산이 경상도 소속이라는 정보 정도이다. 그런데 울산에 김상희의 울산큰애기 노래비가 있단다.

자! 이만하면 울산에 대한 정보는 많이 얻은 듯 하다. 12시차를 타고 왔더니 4시가 좀 넘어 도착을 했다. 인천에서는 고속버스는 없고 시외버스만 있어 6시간이 걸린단다. 그런데 막차여서 이리저리 걸치지 않고 직행을 해서 4시간밖에 안 걸렸다. 새벽에 도착하고 보니 어딜 갈 수도 없고 해서 찜질방을 찾아 보았다. 앗 그런데, 울산의 관문이랄 수 있는 울산터미널의 주변은 기대이하였다. 여기저기 남성휴게실 아니면, 안마시술소, 술집, 성인오락실, 뭐 무슨 유리방이라는 것만 있다. 찜질방을 열심히 찾아 주변을 돌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고, 잠시 사우나에 갔다가 지금은 근처 PC방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기대를 크게 품었지만 첫 대면은 실격이다. 그런데, 울산기행은 이제부터이니 "동해나 울산은~" 이래서 좋은 것이여! 그것을 찾아 오늘 하루 햇볕에 살을 태우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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