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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
윌리엄 세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지금 우리 시대에는 문학이라 이름지어진 것들이 무척이나 많이 있다. 예로부터 주어는 것이나, 현대에 이르러 탄생되어진 것이나, 우리는 문학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그것들을 묶어 놓는다. 거기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그 종류안에서도 질적이 차이를 가진다. 그러한 것들에 어느 것은 문학이고, 어느 것은 문학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수세기를 거쳐 우리에게 주어졌고, 많은 학자들이 나름대로 그것에 답하려 하였지만, 아직까지도 딱부러지게 정의되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는가, "시의 정의의 역사는 오류의 역사"라고 말이다. 여기에 시를 문학으로 대체하여도 이 말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문학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그 시대와 사회에 걸맞게 문학은 재정의되고, 재탄생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문학사의 재정립이 되고, 그 시대의 고전은 변화하였으며, 정전의 목록은 새롭게 제시되어졌다. 그러나 그러함에도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이 있다. 우리가 문학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어떤 것이 있으니, 우리는 이것을 문학중의 문학, 정전중의 정전으로 인식하게 된 어떤 것이 있다. 세대가 바뀌고, 시대는 변하여도 우리에게 여전히 문학의 정수로써 손 꼽히는 그 무엇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아닐까?
사실상 영문학의 시작이라하면 셰익스피어라고 해야할 것이다. 이것은 비단 영문학의 시작이 아니라, 세계문학사에서도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의 철부지 어린 아이들도 로미오와 줄리엣을 알며,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들의 내용도 줄줄이 꿰고 있다. 초등학교의 교과서에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실려있을 정도이다. 어떻게 보면, 셰익스피어의 문학은 근대문학의 시초이자 뿌리라고 볼 수도 있겠다.
셰익스피어가 차지하는 비중만큼이나 이 시대에는 무수히 많은 책들이 그의 작품을 내어놓고 있다. 그것은 이야기로, 혹은 그림책으로, 때로는 영화로 수없이 재창조되어 나타나고 있고, 다만 책으로 출간되어진 것도 다양다종하다. 하지만 이것은 셰익스피어를 널리 알리는 하나의 방도도 되지만, 셰익스피어의 진수를 맛볼 수 없게하는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그것은 새로이 번역되고 재구성되며, 정작 셰익스피어가 전하고자 했던 바를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가 정전이라 일컫는 많은 고전들에 고통으로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한데, 그 해결방법은 그것의 원전을 찾아내어 읽거나, 원전을 충실히 연구하고 해석한 완역본을 찾아 읽는 것이다.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외국의 원전을, 그것도 고전의 원전을 읽어낸다는 것은 전문 연구가나 가능하지 않겠는가? 또한 최상의 번역본을 찾아내어 읽는 것도 일반인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것은 이 민음사판 세계문학전집이 아닌가한다. 여기에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원전에 충실히 번역하여 내어놓은 책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았던 <햄릿>을 보다 흥미롭게, 보다 짜릿하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여기에 나타난 셰익스피어를 체감할 수 있었다.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셰익스피어와 그의 유명 작품들을 원전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읽는다면, 보다 흥미롭게 새롭게, 그리고 진정한 셰익스피어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