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美국방부 "北은 WMD 추구 잠재적 적대국"(종합)
출처: 연합뉴스 2006.02.04 08:41

 
  美國. 아름다운 나라. 박노자 교수가 노르웨이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중, 학생들에게 한국에서는 아메리카를 미국이라 부르고, 한자의 뜻을 풀어보면 아름다운 나라라는 뜻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단다. 그랬더니,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지않더란다.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가 어디 있냐는 것이다. 어불성설이라는 얘기겠는데, 언뜻 생각해봐도 노르웨이 대학생들의 반응이 그리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에는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결코 아름다운 나라는 될 수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미 국방부가 북한을 '잠재적 적대국'이라 칭한 것은 새삼 놀랄일은 아니다. 그들은 항상 표현을 달리 했을 뿐 북한을 언제나 그들의 적으로 봐왔기 때문이다. '악의 축'과 '잠재적 적대국'이 과연 무엇이 다르겠는가? 우리나라 국방부에는 '주적'이라는 개념이 있다. 우리의 '주요한 적'이라는 뜻인데, 다름아닌 북한을 가리킨다. 북한은 우리가 두 손을 잡고 통일을 이루어야 할 한 민족임과 동시에, 우리나라 60만 대군이 총뿌리를 겨누고 한시도 방심해서는 안되는 중대한 적이라는 얘기인데, 가슴 아픈 노릇이다. 어쨌거나 북한은 미국이나 우리나라에는 아직 적으로서 존재한다.
 
  미국이 북한을 잠재적 적대국이라 칭한 이유는, 그들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거나, 아니면 최소한 보유하려하고 있고, 그러한 대량살상무기를 직접적으로 미국에 대항하여 사용할지도 모르며, 테러단체와 연계하여 9.11 참사와 같은 위험을 발생시킬 대단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잠재적'이라는 수식을 붙인 것인데, 이 말이 소용없는 것이, '잠재적'으로 적이 아닌 나라가 없을 것이며, 언제나 북한은 미국에 적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악의 축'이라는 표현또한 이 '잠재적 적대국'의 의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논리에 따른다면, 즉 대량살상무기의 보유 및 보유가능성을 가지고 잠재적 적대국을 가려낸다면, 전세계에 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무기판매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나라가 어디인가를 생각볼 때, 미국은 전세계 모든 나라의 잠재적(혹은 직접적) 적대국이 되고도 남을 것이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모든 나라가(미국을 제외한) 미국을 잠재적 적대국으로 선언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미국이 우리나라의 적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일까?
 
  미국이 북한을 적으로 규정했다고 해서, 나를 슬프게 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나라가 북한을 주적으로 보아야 하는 서글픈 현실이 슬플따름이다. 또한 여기서 미국의 그러한 처사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서두에서 이야기 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도, 노르웨이 학생들과 같은 미국에 대한 보다 비판적 시각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미국이 과연 美國인가? 이런 의문하나 가져보기 바라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부국에서 주도하고 있는 전세계의 신자유주의 물결 가운데 놓여있는 우리의 현실, 세계화라는 미명아래, 우리는 이 신자유주의의 체제로 급속히 편입하고 있다. 이 신자유주의라는 것이 무엇인가? 말할 것 없이 미국의 세계지배를 공고히 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미국의 신개념 식민지화에 불과하다. 결코 헤어나올 수 없는 식민지.
 
  이 식민지화는 이전의 그것보다 더욱 잔인하다. 이라크를 보라. 아프간을 보라. 대량살상무기를 그들은 뿌려대고 있다. 이란이 어느 하늘 아래 이 미국과 같이 대량살상무기를 뿌려댄 적이 있는가? 또한 북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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