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경찰을 '민중의 지팡이'라고 누군가 아이러닉하게 비유를 붙였습니다. 애초에는 정말로 '민중의 지팡이'가 되어라고 그들에게 민중은 지팡이를 쥐여줬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민중이 쥐여준 그 지팡이로 시민을 때리고, 민중이 준 그 방패로 시민들을 내리 찍고 있습니다. 그들이 신고 있는 그 묵직한 군화는 과연 누구로부터 나온 것일까요? 그 군화로 연약한 여자의 머리가 짓밟혔습니다.

비폭력을 외치며 평화롭게 시위하는 시민들을 향해, 얼굴에 대고 물대포를 쏘고, 방패로 찍고, 몽둥이로 때리며, 도망가는 시민들을 쫓아가 몽둥이로 내리찍고 여럿이 둘러 짓밟습니다. 할아버지고, 여자고, 아이고 없이, 너무나 무참하게 그들은 '진압'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고 과연 그들이 '민중의 지팡이'입네 할 수 있을까요?

시위가 연일 격해지고 있습니다. 아니 시위 진압이 연일 격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야겠지요. 정부와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반정부' 시위라는 말들을 합니다. 예 맞습니다. 이것은 반정부 시위가 분명 맞습니다. 이 나라의 국민, 이 땅의 민중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정부에 맞서는 반정부, 국민을 바보로 취급하고 독단과 독선으로 국가를 주무르고 있는 대통령과 정권에 맞서는 반대통령, 반정권 시위 맞고도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 먼저 물어보아야겠습니다. 국민이 하지 말라는 것을 독단과 독선으로 밀어부치고, 국민의 생명권까지 팔아넘기고, 평화로운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하고, 시민들의 얼굴에 피를 흘리게 하고, 쓰러진 여자의 머리를 짓밟고, 노인, 여자, 아이 할 것 없이 모두다 잡아가고, 시위하는 사람의 옷을 벗기고, 그 얼굴을 겨냥하여 물대포를 난사하고, 도망가는 이들까지 쫓아가 몽둥이로 때리고 군화로 짓밟고, 시위하는 시민들에게 진압하는 전경들은 욕을 하고, 가만히 있어도 방패가 날아오며, 니들 때문에 잠못잔다고 악이 받친 전경들, 이렇게 시민들이 고통받고 피흘리고 있는데, 아직도 버팅기고 있는 대통령이란 작자. 이것들은 어떻게 말하시겠습니까?

이것은 반민중이요, 반시민, 반국민 행위입니다. 이 정권과 정부와 경찰과 여당이 먼저 반민중, 반시민, 반국민 했던 것 아닙니까? 친정부건 반정부건 그건 국민들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이 정권이 반민중할 수 있습니까? 이 정부가 경찰이 반시민할 수 있습니까? 여당이 반국민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그들은 이나라의 정권도 정부도 경찰도 여당도 될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은 반민중 정부, 반시민 경찰, 반국민 여당을 지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반정부 맞습니다. 아니 반 반민중 정부 맞습니다.

피 흘리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물대포에 쓰러지고 실신하는 민중들을 보면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나서서 이 몰상식과 싸우는 모습들을 보면서, 전경의 몽둥이에 맞고, 군화에 짓밟히고, 옷이 발가벗겨지고, 눈을 실명하고, 방패에 찍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보기만 하면서, 죄스럽게 분노하고, 안타깝게 눈물이 흐르려 합니다. 그러나 울컥하는 눈물을 참아야하겠습니다. 아직은 눈물을 보일 때가 아닐 것입니다. 내 손으로, 우리 손으로, 이 반민중 정부를 정신차리게, 아니 통째로 갈아엎어놓고 나서야, 나는 눈물을 한꺼번에 쏟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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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2 09: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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