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움직인 한 卷의 冊]『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歷史 속에 놓여진 한 女人의 사랑
兪垣濬 (慶熙大 史學科 敎授)
高等學校 2學年 여름, 서울에 올라와 鐘路書籍에 갔다가 偶然히 ꡔ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ꡕ를 사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映畵라도 原作만 못하다는 國語 先生님의 말씀이 생각나 冊을 고르기는 했지만 너무나 두껍고 빽빽한 活字에 언제 이것을 다 읽을 수 있을까하는 負擔도 있었다. 하지만 高等學生이라면 이 程度의 冊은 읽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괜한 自尊心에 冊을 읽기 始作하였는데, 豫想과 달리 今方 冊에 魅了되기 始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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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때까지 ꡔ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ꡕ는 아름다우면서도 虛榮心 많고, 自由奔放하며 强忍한 女主人公 스카렛 오하라가 自身의 眞正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小說을 읽으면서 그러한 認識이 漸次 바뀌기 始作하였다.
메이 플라워호를 타고 新大陸으로 移住한 初期 移住民을 除外하면 거의 모든 移民者들은 굶주림과 가난을 떨쳐 버리고자 大西洋을 건너 왔다. 그들은 유럽에서 社會의 下層民이었고, 敗北者였으며, 尊重받지 못한 者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유럽의 上流層을 흉내내고 싶었고, 自身의 成功을 유럽人들로부터 認定받고 싶어하였다. 成功한 移民者들은 奴隸를 부리며 貴族 흉내를 냈고, 유럽 旅行을 通해 同質性을 確認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歲月의 흐름과 함께 美國은 美國일 수밖에 없는 方向으로 發展하였고, 그에 대한 認定과 不認定, 卽 繼續 유럽의 一部로 남고자 하는 勢力과 그렇지 않은 勢力과의 葛藤은 不可避한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스칼렛이 사랑했던 男子, 애슐리 윌크스가 뛰어난 知性과 節制力에도 不拘하고 軟弱한 理想主義者로밖에 그려질 수 없는 까닭이었다. 卽 스칼렛이 眞正한 사랑의 對象이라고 생각했던 애슐리는 事實은 漸次 사라질 수밖에 없는 유럽의 痕迹에 不過했던 것이다. 結局 스칼렛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淺薄한 商人이며 行動主義者로 보였던 레트 버틀러였는데, 그는 南部人에 依해 輕蔑의 對象으로 여겨졌던 ‘양키’의 典型이었지만 結局 그는 勝利者로, 그 땅의 主人으로 그려지고 있다.
南北戰爭은 美國이 美國답게 가기 爲한 不可避한 葛藤이었다. 映畵의 첫 場面에 나오는 멋진 파티, 그리고 戰爭, 輕蔑해 마지않았던 양키의 支配, 慣習을 뛰어넘어 製材所를 直接 經營한 스칼렛의 變身 等은 自身을 유럽과 同一視하려던 南部 美國人의 自己 催眠이 現實 속에서 어떻게 부서져 나갔는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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ꡔ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ꡕ를 읽으면서 發見한 이 같은 事實은 高等學校 時節 적지 않은 ‘自我陶醉’를 내게 안겨주었고, 繼續해서 ꡔ아메리카의 悲劇ꡕ, ꡔ忿怒의 葡萄ꡕ 等 美國 小說을 읽게 한 動機가 되었다. 結局 이 世上에서 歷史로 解釋하지 못할 일은 거의 없으며, 때로는 極히 個人的인 일로 여겨지는 ‘사랑’에서까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면 너무 지나친 擴大 解釋일까?
(<語文생활> 통권 제109호, 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