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한겨레신문> 11. 14. opinion 게재분 轉載


새 電子住民證 姓名에 漢字 倂記해야


박광민(韓國語文敎育硏究會 硏究委員)


  子息에게 부르기 좋고 瑞氣도 담긴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 것은 이 世上 모든 父母의 바람일 것이다. 作名에 관해서는 ꡔ禮記ꡕ「曲禮」篇을 參考할 만하다.

  “子息의 이름을 지을 때는 나라 이름을 避하며, 해와 달로 짓지 않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 나는 病名의 글자를 섞어 짓지 않으며, 山川의 이름으로 짓지 않는다.”

  이렇게 父母가 苦心하여 지어주신 이름은 各 個人에게 所重하고 象徵的인 意味를 갖는다. 그래서 예전에는 이름 外에 字를 지어서 이름 代身 불렀고, 成人이 되면 號를 지어 불렀다. 歷代 임금의 이름字 大部分에 平素에 잘 쓰이지 않는 漢字를 쓴 것은 百姓이 임금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기 위해 애쓰는 不便을 덜어주고자 함이었다. 只今까지도 우리는 남에게 自己 父母의 姓名을 紹介할 때 “○字 ○字를 쓰십니다.”라고 하여 敢히 父母 姓名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는다. 이렇게 부르기조차 두려워하고 所重히 여겼던 것이 韓國人의 이름이다. ‘어찌어찌하면 내 姓을 간다.’는 말로 自己 確信을 表現하는 이도 있다. 그만큼 韓國人의 情緖에는 自己 姓名에 대한 自負心이 內在해 있는 것이다. 日帝 侵奪期에도 뜻있는 이들은 목숨 걸고 創氏改名을 拒否했고, 日帝의 劫迫에 못 이겨 姓과 이름을 바꾼 이들은 只今도 親日의 멍에에서 自由롭지 못하다.

  그렇게 지켜온 韓國人의 姓名이 危機를 맞았다. 行政自治部는 2009年부터 새로 發給할 새 電子住民證에 한글과 로마字를 倂記하고 漢字 姓名은 겉에는 보이지 않는 電子칩에 넣겠다고 한다. 判讀機가 있어야만 읽을 수 있으니 아주 뺀 것이나 마찬가지다.

  韓國人의 族譜 姓名에는 個人마다의 自己 뿌리가 담긴다. 그 姓氏와 行列字의 漢字를 보면 一家間 序階까지도 금세 알 수 있다. 韓國의 族譜를 最初로 硏究하고 電算化했던 美國 하버드大學의 故 와그너 博士는 “나는 曾祖父 以上의 얼굴과 이름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 바 있는데, 美國人들은 이제야 族譜에 關心을 갖고 뿌리 찾기를 始作했다. 舊韓末 學者인 鄭萬朝 先生은 ꡔ萬成大同譜ꡕ 序文에서 “옛날 中國 族譜는 4, 5代 記錄에 그쳤지만 韓國의 族譜는 始祖부터 詳記해 있다.”고 하였다.

  現行 한글表記法에서 ‘유’로 적게 되어 있는 姓氏는 ‘柳’ ‘劉’ ‘兪’ ‘庾’ 等이 있고 ‘신’ 氏는 ‘申’ ‘辛’ ‘愼’ 氏가 있다. 그 밖에 ‘鄭’ 氏와 ‘丁’ 氏, ‘趙’ 氏와 ‘曺’ 氏, ‘陳’ 氏와 ‘晉’ 氏, ‘姜’氏와 ‘康’ 氏, ‘朱’ 氏와 ‘周’ 氏 等 같은 한글 音의 姓氏는 많다. 새 住民證 姓名에서 漢字를 뺄 境遇 같은 한글 音을 가진 姓氏는 祖上이 다른데도 모두 한 個의 姓을 가진 一家가 될 판이요, 族親間의 序階도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1999年에도 行政自治部는 住民登錄證 姓名을 한글만으로 表記하려다가 輿論에 밀려 한글과 漢字를 倂記한 적이 있다. ꡔ禮記ꡕ「曲禮」篇에는 ‘잘못을 알았으면 즉시 고쳐야 한다.’고 하였다. 行政自治部는 이제라도 새 住民證 姓名의 로마字 倂記 案을 廢棄하고 한글과 漢字 倂記로 바로잡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語文생활> 통권 제109호,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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