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항 57~60은 비문학제재 언어학관련 지문이 출제되었다. 대략 3,000개의 토착어가 소멸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언어의 다양성이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출제된 문제들을 보면 내용 일치, 글의 성격과 관련한 글쓰기 전략, 글의 적용, 어휘 등에 대해서 묻고 있다.

[57~6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언어는 배우는 아이들이 있어야 지속된다. 그러므로 ㉠성인들만 사용하는 언어가 있다면 그 언어의 운명은 어느 정도 정해진 셈이다. 언어학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추리하여 인류 역사에 드리워진 비극에 대해 경고한다. 한 언어학자는 현존하는 북미 인디언 언어의 약 80%인 150개 정도가 빈사 상태에 있다고 추정한다.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북부에서는 기존 언어의 90%인 40개 언어,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서는 23%인 160개 언어,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90%인 225개 언어,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는 기존 언어의 50%인 대략 3,000개의 언어들이 소멸해 가고 있다고 한다. 사용자 수가 10만 명을 넘는 약 600개의 언어들은 비교적 안전한 상태에 있지만, ㉡세계 언어 수의 90%에 달하는 그 밖의 언어는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소멸할지도 모른다.

언어가 이처럼 대규모로 소멸하는 원인은 중첩적이다. 토착 언어 사용자들의 거주지가 파괴되고, 종족 말살과 동화(同化) 교육이 이루어지며, 사용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 외에 ‘문화적 신경가스’라고 불리는 전자 매체가 확산되는 것도 그 원인이 된다. 물론 우리는 소멸을 강요하는 사회적, 정치적 움직임들을 중단시키는 한편, 토착어로 된 교육 자료나 문학 작품,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을 개발함으로써 언어 소멸을 어 정도 막을 수 있다. 나아가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라도 20세기의 히브리 어처럼 지속적으로 ㉢공식어로 사용할 의지만 있다면 그 언어를 부활시킬 수도 있다.

합리적으로 보자면, 우리가 지구상의 모든 동물이나 식물 종들을 보존할 수 없는 것처럼 모든 언어를 보존할 수는 없으며, 어쩌면 그래서는 안 되는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도덕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어떤 언어 공동체가 경제적 발전을 보장해 주는 주류 언어로 돌아설 것을 선택할 때, 그 어떤 외부 집단이 이들에게 ㉣토착 언어를 유지하도록 강요할 수 있겠는가? 또한, 한 공동체 내에서 이질적인 언어가 사용되면 사람들 사이에 심각한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있더라도 전 세계 언어의 50% 이상이 빈사 상태에 있다면 이를 그저 바라볼 수만은 없다.

왜 우리는 ㉤위험에 처한 언어에 관심을 가져야 하나? 언어적 다양성은 인류가 지닌 언어 능력의 범위를 보여 준다. 언어는 인간의 역사와 지리를 담고 있으므로 한 언어가 소멸한다는 것은 역사적 문서를 소장한 도서관 하나가 통째로 불타 없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또 언어는 한 문화에서 시, 이야기, 노래가 존재하는 기반이 되므로, 언어의 소멸이 계속되어 소수의 주류 언어만 살아남는다면 이는 인류의 문화적 다양성까지 해치는 셈이 된다.

57.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1점]

① 언어의 소멸 가능성은 사용 인구의 수와 연관이 있다.

② 언어의 소멸은 토착 언어 사용자들의 거주지를 파괴한다.

③ 언어의 소멸에는 전자 매체도 영향을 미친다.

④언어의 소멸을 막으려는 노력은 도덕적인 문제와 연관될 수 있다.

⑤ 언어의 소멸은 문화의 손실을 가져온다.

 

57번은 내용 일치 문제이다. 일치하지 않는 것을 고르는 것으로 정답은 ②다. "언어의 소멸은 토착 언어 사용자들의 거주지를 파괴한다."는 설명은 두 번째 단락을 보면 "언어가 이처럼 대규모로 소멸하는 원인은", "토착 언어 사용자들의 거주지가 파괴", "그 원인이 된다."라고 진술되어 있어, 토착 언어 사용자들의 거주지 파괴는 언어 소멸의 결과가 아니라 언어 소멸의 원인이 됨을 알 수 있다.

58.  위 글의 글쓰기 전략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실태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②문제의 복잡성을 드러내기 위해 관점이 다른 견해도 소개하고 있다.

③대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권위 있는 전문가의 견해에 기대고 있다.

독자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주장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기 위해 예측할 수 있는 미래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문항 58에서는 이 글의 글쓰기 전략에 대해 묻고 있다. 이 글은 토착 언어의 소멸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고, 그것은 언어적 다양성, 나아가 인류의 문화적 다양성까지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쓰인 전략으로는 우선 토착 언어가 소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①)하면서 그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또한 그 현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도 소개(②)하고 있으며, 문답식을 방식(④)을 사용하고 있다. 마지막 문단에서는 "인류의 문화적 다양성까지 해치는 셈이" 될 것이라는 예측(⑤)을 하고 있다. 답은 ②로, 대책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에 기대고 있는 것을 볼 수는 없다.

59.  위 글의 논지에 비추어 <보기>를 가장 적절하게 해석한 것은?

 

<보 기>

 

 

 

 

영어에는 1인칭 복수로 we 한 가지만 있으나, 자이세 어에서는 청자를 포함하느냐 제외하느냐에 따라 núyníy 구별되고, 체로키 어에서는 ‘화자+청자’를 가리키느냐 ‘화자+제3자’, ‘화자+복수의 타인’, ‘화자+청자+복수의 타인’을 가리키느냐에 따라 말이 달라진다.

①언어가 발전해 가면서 구분 체계도 복잡하고 정교해진다.

②언어 간의 차이는 인류의 언어 능력이 풍부함을 보여 준다.

문법적으로 더 세밀히 구분을 하는 언어일수록 생존에 유리하다.

④국제간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서는 언어 간의 차이를 줄여 가야 한다.

⑤경제적 발전을 위해서는 더 널리 쓰이는 언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59번에서는 제시된 지문에서 "언어적 다양성은 인류가 지닌 언어 능력의 범위를 보여 준다."는 진술을 토대로 <보기>에 제시된 내용에 적용해 볼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보기>에서는 영어의 1인칭 복수는 한 가지밖에 없으나 다른 언어에서는 2가지, 3가지로 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것을 해석해 보면, "언어 간의 차이는 인류의 언어 능력의 풍부함을 보여 준다."는 ②의 설명이 적절하다.

60.  ㉠~㉤ 중, 문맥상 이질적인 것은? [1점]

① ㉠      ② ㉡      ③ ㉢      ④ ㉣      ⑤ ㉤

 

60번에서는 사용된 표현이 무엇을 가르키는 지를 문맥에서 파악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 ㉡, ㉣, ㉤은 모두 토착어(토착 언어)를 가리키는 반면, ㉢공식어는 소멸되지 않는 언어, 즉 주류 언어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답은 ③이다.

지금까지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문제분석을 해봤다. 역량이 부족하여 문제분석보다는 문제풀이 위주가 되었다. 전반적으로 이번 문제들은 난이도가 평이했다고 판단된다. 언어사용능력 위주의 평가 문항이 주로 출제되었음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는 수능에서도 문학적 지식보다는 언어사용능력의 평가가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어지식과 관련하여 붐이 일고 있는 것을 볼때, 어문규범 및 인터넷 언어사용적 측면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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