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6은 비문학 제재, 철학관련 지문이다. 인식론에서의 지식의 유형에 대한 설명으로 독해상 크게 어렵지 않았으리라 판단된다. 대체적으로 제시된 지문을 어느정도 이해했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로 출제되었다.

[33~3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지식의 본성을 다루는 학문인 인식론은 흔히 지식의 유형을 나누는 데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식의 유형은 ‘안다’는 말의 다양한 용례들이 보여 주는 의미 차이를 통해서 ⓐ드러나기도 한다. 예컨대 ‘그는 자전거를 탈 줄 안다’와 ‘그는 이 사과가 둥글다는 것을 안다’에서 ‘안다’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전자의 ‘안다’는 능력의 소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절차적 지식’이라고 부르고, 후자의 ‘안다’는 정보의 소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표상적 지식’이라고 부른다.

어떤 사람이 자전거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해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며, 자전거를 탈 줄 알기 위해서 반드시 자전거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아무 정보 없이 그저 넘어지거나 다치거나 하는 과정을 거쳐 자전거를 탈 줄 알게 될 수도 있다. ‘자전거가 왼쪽으로 기울면 핸들을 왼쪽으로 틀어라’와 같은 정보를 이용해서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운 사람이라도 자전거를 익숙하게 타게 된 후에는 그러한 정보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서도 자전거를 잘 탈 수 있다. 자전거 타기 같은 절차적 지식을 갖기 위해서는 훈련을 통하여 몸과 마음을 특정한 방식으로 조직화해야 한다. 그러나 특정한 정보를 마음에 떠올릴 필요는 없다.

반면, ‘이 사과는 둥글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둥근 사과의 이미지가 되었건 ‘이 사과는 둥글다’는 명제가 되었건 어떤 정보를 마음속에 떠올려야 한다. ‘마음속에 떠올린 정보’를 표상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지식을 표상적 지식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어떤 표상적 지식을 새로 얻게 됨으로써 이전에 할 수 없었던 어떤 것을 하게 될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표상적 지식은 절차적 지식과 달리 특정한 일을 수행하는 능력과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다.

표상적 지식은 다시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나눌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경험적 지식’과 ‘선험적 지식’으로 나누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경험적 지식이란 감각 경험에서 얻은 증거에 의존하는 지식으로, ‘그는 이 사과가 둥글다는 것을 안다’가 그 예이다. 물리적 사물들의 특정한 상태, 즉 사과의 둥근 상태가 감각 경험을 통해서 우리에게 입력되고, 인지 과정을 거쳐 의 표상적 지식이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는 감각 경험을 통해 직접 만나는 개별적인 대상들로부터 귀납추리를 통해 일반 법칙에 도달할 수 있다.따라서 자연 세계의 일반 법칙에 대한 지식도 경험적 지식이다.

한편, 같은 표상적 지식이라 할지라도 ‘2+3=5’를 아는 것은 ‘이 사과가 둥글다’를 아는 것과는 다르다. ‘2+3=5’라는 명제는 감각 경험의 사례들에 의해서 반박될 수 없는 진리이다. 예컨대 물 2리터에 알코올 3리터를 합한 용액이 5리터가 안 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해서 이 명제가 거짓이 되지는 않는다. 이렇게 감각 경험의 증거에 의존하지 않는 지식이 선험적 지식이다. 그래서 어떤 철학자들은 인간에게 경험 이외에 지식을 산출하는 ⓔ다른 인식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며, 수학적 지식이 그것을 보여 주는 좋은 예가 된다고 믿는다.

33.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1점]

①‘앎[知]’이란 어떤 능력이나 정보의 소유를 의미한다.

②절차적 지식은 다른 지식 유형의 기반이 된다.

표상적 지식은 특정한 수행 능력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④경험적 지식은 표상적 지식의 일종이다.

⑤감각 경험의 사례를 근거로 선험적 지식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33번은 내용 일치 문제이다. 절차적 지식이란 '능력의 소유를 의미'한다. 자전거 타기가 그러한 지식에 해당된다. 이런 절차적 지식은 "특정한 정보를 마음에 떠올릴 필요는 없다." 특정 정보를 알고 있어도, 또는 모르고 있어도 '자전거 타기'에는 별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절차적 지식이 다른 지식 유형의 기반이 될 수는 없다. 정답은 ②이다.

34.  밑줄 친 말이 의미하는 바가 표상적 지식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①나는 그 노래를 부른 가수의 이름을 알아.

②나는 세종대왕을 알아. 그분은 한글을 창제한 분이시지.

우리 아저씨만큼 개를 잘 다룰 줄 아는 사람은 아직 못 봤어.

내 동생은 2를 네 번 더하면 8인 줄은 아는데, ‘2×4=8’은 모른단다.

⑤퀴즈의 답이 ‘피아노’인 줄 알고 있었는데, 너무 긴장해서 아무 말도 못했어.

 

문항 34에서는 제시문에서 설명하고 있는 지식의 유형, 즉 절차적 지식과 표상적 지식을 구분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절차적 지식은 '능력의 소유를 의미'하고 표상적 지식은 '정보의 소유를 의미'한다. ③ "개를 잘 다룰 줄 아는"에서는 '개를 잘 다루는' 능력의 소유를 의미하므로 절차적 지식에 해당한다.

35. ㉠으로부터 ㉡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생략된 전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귀납추리는 일반 법칙에 기초해 있다.

② 귀납추리는 자연에 대한 지식을 확장해 준다.

③ 귀납추리는 지식의 경험적 성격을 바꾸지 않는다.

④ 귀납추리는 지식이 경험 세계를 넘어서도록 한다.

귀납추리의 결론은 전제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되지 않는다.

 

35번 지문에 진술된 문장에서 생력된 전제를 찾을 수 있는 가를 묻고 있다. "우리는 감각 경험을 통해 직접 만나는 개별적인 대상들로부터 귀납추리를 통해 일반 법칙에 도달할 수 있다."와 "따라서 자연 세계의 일반 법칙에 대한 지식도 경험적 지식이다."라는 논리적 과정에서 어떤 전제가 생략되었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전제라고 하는 것은 어떤 논리가 성립되기 위해서 미리 갖추어져 있어야 할 명제이다. 우선 위의 문장을 살펴보면 '귀납추리를 통해 일반 법칙에 도달'하고 그렇게 도달한 '일반 법칙에 대한 지식도 경험적 지식'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렇다면 여기에 '귀납추리'와 '경험적 지식'에 대한 어떤 관계 설정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여기에 생략된 전제로는 ③ 귀납추리는 지식의 경험적 성격을 바꾸지 않는다. 가 가장 적절하다.

36.  ⓐ~ⓔ를 바꿔 쓴 말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① ⓐ: 천명(闡明)되기도       ② ⓑ: 습득(習得)한

③ ⓒ: 의거(依據)하여         ④ ⓓ: 형성(形成)된

⑤ ⓔ: 별개(別個)의

 

36번 문항을 어휘력을 측정하고 있다. 한자어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가를 묻고 있는데, 정답은 ①이다. ⓐ드러나기도 에서 '드러나다'는 "가려 있거나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게 되다."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널리 밝혀지다."의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천명(闡明)'은 '진리나 사실, 입장 따위를 드러내어 밝힘.'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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